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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황금에 미친 이 세상을 뿌리째 들어내겠어!
작가 : 화블루
작품등록일 : 2022.2.1

가주의 빚을 갚기 위해 상인의 신부로 팔려갔던 아멜 그린, 가문의 낮은 작위 때문에 팔려가다시피 외국으로 끌려갔던 에릭 화이트는 황금에 미쳐있는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그들의 인생을 바친다. 그들이 당당한 군주가 되어 이 세상을 통째로 바꿀 수 있을 때까지!

 
14화. 에밀리의 분노
작성일 : 22-02-22 22:50     조회 : 194     추천 : 1     분량 : 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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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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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 왕국의 여성들은 결혼하게 된 남자의 성을 따랐다.

 

 따라서 본래 에믹 남작부인도 ‘에믹’ 남작부인이 아니라 전 남편인 페트릭 그린의 성을 따라 ‘그린’ 남작부인이라고 불리었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짐레트 2세는 남들이 그녀의 이름에 다른 남자 성을 붙여서 부르는 것에 치를 떨었다. 그게 싫어서 귀족의 정부를 두 번이나 거쳐간 그녀를 왕비자리에 앉히려고까지 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훌륭한 정부였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인 왕비의 자리에 앉기에는 평판에 지나치게 흠이 많았다.

 

 신료들의 열렬한 반대에 그녀를 왕비자리에 앉히는 것을 실패한 그는 에믹을 아예 새로운 유령 가문을 만들어 그곳의 일원으로 입적시키려 했으나, 실재하지 않는 귀족남성의 부인으로 만드는 것은 에믹에게 정말로 몹쓸 짓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만두었다.

 

 에믹을 왕비의 자리에 앉히는 데 실패한 짐레트 2세는, 신료들을 불러모아 놓고 남편의 성을 따르는 것은 그대로 하되, 호칭을 할 때는, 그린 남작부인 대신 그녀의 이름인 에믹을 그대로 부를 것을 명했다.

 

 에믹만 그렇게 부르면 이상하니 웬만하면 그대들의 부인들도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불리기를 권하면서 말이다.

 

 

 신료들은 이미 한 번 자신의 의견이 묵살되어 잔뜩 화가 나있는 왕의 뜻을 차마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 뒤로 아무도 에믹을 그린 남작부인으로 칭하는 이는 없었다.

 

 다른 귀부인들도 왕의 눈에 잘 보이기 위해 남편의 성 대신, 서로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

 

 

 

 딸들이 떠나가고 난 뒤, 자신의 거처로 돌아온 에믹 남작부인은 쓰러지듯 의자에 몸을 뉘였다.

 

 그리고는, 창 밖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자신의 딸들이 다리를 건너서 베르세 거리까지 안전하게 가는 것을 지켜보기 위함이었다.

 

 그녀는 에밀리와 에뮬이 베르세 거리에 도착해서 삯마차에 탑승하는 것까지 보고나서야 창문에서 눈을 뗄 수 있었다.

 

 아까 세르레나 후작부인이 찾아와서 에밀리와 에뮬이 찾아왔다고 전할 때에는 정말 심장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줄 알았다.

 

 짐레트 2세는 초록덩굴가문의 사람들을 치가 떨리게 싫어했다. 그것은 남편의 사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하루에 한 번씩 그녀의 일과를 보고 받는 의처증인 왕을 떠올린 그녀는 속이 메슥거렸다.

 

 그녀와 친분이 두터운 세르레나 후작부인이 딸들을 맞이한 것은 정말 행운 중에 행운이었다.

 

 아마 그들을 다른 시녀가 맞이했더라면 그들이 찾아왔다는 소식은 곧장 짐레트 2세의 귀에 들어 갈 수 밖에 없었다. 이 넓은 왕궁의 모두가 그녀를 감시하고 있었다.

 

 에믹 남작부인은 오늘 저 아이들이 자신을 보러 왔다는 것을 절대로 짐레트에게 들켜서는 안 되었다.

 

 

 

 삯마차에서 내린 에밀리와 에뮬은 말 없이 저택을 가로지르는 정원을 걸어갔다.

 

 에뮬은 에밀리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에밀리의 표정을 보아하니 대화를 더 이어갈 상태가 아닌 듯 했다. 그들은 그렇게 침묵을 지키며 저택에 도착했다.

 

 저택에 도착한 그들을 반긴 것은 다름 아닌 아멜이었다.

 

 아멜은 마치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아멜은 정문에서 그들이 왔다는 소식을 전하는 하녀의 말을 듣고,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와서 그들에게 달려오다시피 걸어오더니 그들을 꽉 껴안았다.

 

 

 “언니 왜 그래?”

 

 

 에밀리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하자, 아멜은 대답 대신 그들을 더 세게 껴안았다.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람 같았다. 에밀리와 에뮬은 오랫동안 큰언니의 따스한 품에 안겨있었다.

 

 

 “일단 내 방으로 갈까?”

 

 

 아멜은 그들을 흘깃흘깃 바라보는 하녀와 하인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품속에 있는 동생들에게 말했다.

 

 아멜의 방으로 자리를 옮긴 에밀리와 에뮬은, 자리에 앉지 않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큰언니의 모습을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언니.. 뭐하는 거야..?

 

 

 에뮬이 이상행동을 하고 있는 아멜에게 물었지만, 보석함을 꺼내놓고 안의 장신구들을 정확히 반씩 나누는 작업을 하고있던 아멜에게는 그녀의 작은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정확히 반 씩 나눠진 보석들을 보며 뿌듯한 표정이 된 아멜은, 이제는 상자 두 개를 놓고, 예쁜 옷가지들을 반씩 나누고 있었다.

 

 

 “언니 뭐하냐니까??”

 

 

 이번에는 에밀리가 물었다. 새된 목소리로 날카롭게 말하는 에밀리의 목소리는 들린 모양인지 아멜이 그녀들을 돌아보기는 했지만, 이내 다시 고개를 돌리고 옷가지를 정리하는 것에 열중했다.

 

 

 그녀의 평소답지 않은 행동이, 에밀리와 에뮬에게 기분 나쁜 미래를 예측하도록 만들었다.

 

 

 “됐다!”

 

 

 물건 정리를 끝낸 아멜이 환하게 웃으며 동생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자, 얘들아 이거 봐. 왼쪽이 에밀리꺼고 오른쪽이 에뮬꺼야.”

 

 

 아멜은 정확히 반반 나뉘어져 있는 장신구들과 옷가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왼쪽의 장신구와 옷가지들은 대체로 옅은 파스톤텔을 띄고 있었고, 오른쪽의 것들은 차분하고 톤다운 된 색채를 띄고 있었다.

 

 에밀리와 에뮬의 취향이 아주 잘 반영된 물건들을 보며 뿌듯하게 설명을 늘어놓는 아멜은 마치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자신의 물건을 자식들에게 나누어주는 노인 같아 보였다.

 

 

 “내가 너네 취향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아니, 갑자기 왜 그래? 펠트로가 내일 당장 떠나래? 내일 당장 결혼하래?!”

 

 

 에밀리가 짜증스레 지르는 소리에 아멜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멜의 고갯짓에, 에밀리와 에뮬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까 콜튼이 찾아왔었어. 펠트로가 피드에게 연통을 보냈으니 결혼식이 잡힐 날짜는 시간문제라고. 벌써 청첩장을 작성하고 있나 봐. 꼭 초대해야 할 영애가 있는지, 어디 의상실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은지 물어보던데.. 아마 내일 피드가 이곳으로 방문할 것 같다고 말하더라.”

 

 

 “하루만..! 아니 이틀만 더 늦추면 안돼? 피드는 스케줄이 없대? 이렇게 연통을 보낸다고 내일 바로 찾아와? 평민들은 자존심도 없어?!”

 

 

 에밀리가 마구 소리를 질러 댔지만 아멜은 조용히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아니면 언니, 언니가 엄마한테 도와 달라고 해보자. 나랑 에뮬은 엄마랑 별로 안 친하지만 언니는 다르잖아. 언니는 가끔 엄마랑 무도회에서 만나지 않아?”

 

 

 “에밀리, 엄마는 우리를 도와줄 수 없어. 다른 집안 사람이잖니. 이미 집을 떠난 사람에게 손을 벌리는 건 예법에 어긋나는 일이란다.”

 

 

 “예법? 예법?!”

 

 

 에밀리는 예법이라는 말에 크게 코웃음을 쳤다.

 

 

 “사람 인생이 송두리 채로 시궁창으로 쳐 박히게 생겼는데 고작 우아한 척, 고상한 척하는 사교계의 예법 따위가 대수야?!”

 

 

 에밀리는 언니를 도와줄 수 없다고 못 박던 에믹 남작부인을 떠올리며 비명을 질렀다.

 

 마치 부품을 갈아 끼우듯 남편을 갈아 치우며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그 여자! 고작 남편의 눈치 따위를 보면서 평민에게 팔려가는 딸조차 도와주지 못하는 그 여자!!!

 

 

 “하, 그냥 내가 시집갈래. 도저히 마음이 불편해서 안 되겠어. 피드도 원래 내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며?”

 

 

 잔뜩 흥분해서 아멜을 향해 말하는 에밀리의 눈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난 곧 스무 살이 되고, 너는 나보다 두 살이나 어리잖아. 지금 내 또래의 영애 중에 나처럼 약혼자도 없는 사람이 드물어! 벌써 결혼해서 후계자를 낳은 친구도 있단 말이야. 내가 가는 게 맞아.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네가 피드에게 시집가면 나는 어딘가 하자가 있다는 소문이 날지도 몰라. 그러면 빼도 박도 못하고 수녀원에 가야할텐데 너는 내가 그랬으면 좋겠니?”

 

 

 에밀리가 수녀원이라는 단어를 듣고 움찔거렸다. 그곳은 말이 수녀원이지 실상은 신을 모시는 사람들이 아닌, 귀족가의 영애 중 악성재고만 모여 있는 장소였다.

 

 그곳에 가면 평생을 금욕 하며 살아야 하고 마음대로 외출조차 할 수 없었다.

 

 그동안 에밀리는 언젠가 그녀들이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에믹 남작부인이 그녀들을 도와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하지만 왕궁에서 본 에믹 남작부인의 태도를 보아하니, 아멜, 에밀리, 에뮬 셋 중 누가 수녀원에 보내지게 되더라도 전혀 도움울 줄 것 같지가 않았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조차 도와주지 않는데 수녀원에 간다고 해서 다른 태도를 보일 리 없었다. 갖잖은 노력 운운하면서 ‘수녀원장이 되면 되잖니, 그러면 외출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라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일 것이 뻔했다.

 

 에밀리가 대답하지 않자 아멜은 에밀리의 어깨를 부드럽게 잡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피드랑 결혼할 거야. 긍정적으로 생각해봐 얘들아. 피드는 돈이 많잖아! 뭐니뭐니해도, 돈이 최고 아니겠어? 게다가 물려 받은 것도 아니고 자수성가한 거라니, 정말 대단하지 않아?”

 

 

 아멜은 손가락으로 금화를 뜻하는 동그라미 사인을 만들며 웃어 보였다.

 

 

 “나는 잘 살 거야. 아예 멀리 떠나는 것도 아니니까 너네가 나를 보러 오면 되잖아. 피드는 부자라서 베르세 거리에저택도 있대! 거기 집값이 얼마인지 알지? 저 고고한 척하는 귀족들 중에 현금으로 베르세 거리에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

 

 

 베르세 거리의 저택들은 그야말로 대부호들을 위해 준비된 집이었다. 봉건귀족의 성채만큼 거대하지는 않지만, 유려한 곡선들과 황금으로 지어진 집들은 누가 보아도 화려함 그 자체였다.

 

 신흥 귀족들 모두가 베르세 거리의 저택에 살고 싶어하지만 집안에서 개인적으로 무역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그 정도의 돈을 벌기는 쉽지 않았다.

 

 

 “아마 그 기세등등한 아트란 블루도 바로는 못 살 걸?”

 

 

 파랑진주가문의 아트란 블루는 사치스러운 모든 향락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영애였다. 집안에 돈이 많을뿐더러 후작인 아버지가 그녀를 끔찍이도 아끼기 때문에 물질적으로는 이 나라의 공주만큼 풍요롭게 자란 영애일 것이다.

 

 정기 무도회에서 레이스 대신 진짜 다이아몬드들이 박혀있는 드레스를 입고 나올 정도의 사치를 부리는 그녀도, 적게는 300골드(한화 30억), 많게는 5000골드(한화 500억)까지 하는 베르세 거리의 저택을 바로 살 수는 없을 것이었다.

 

 

 “베르세 거리에 집이 있대..?”

 

 

 죽자 살자 소리 지르던 에밀리의 표정이 애매모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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