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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새 세상
작가 : 지니0
작품등록일 : 2022.2.13

'새 세상'은 핵전쟁 이후. 지구에 존재하는 전혀 다른 두 세계, 화이트마타와 그레이마타. 그 안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통해 드러난 이기적 문명의 실체를 그린 SF스릴러 작품이다. 인간 안에 내재된 자유와 존엄에 대한 갈망,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신인류의 음울한 단면 그리고 우생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선별해 종의 영속성을 추구한 설계자가 어떤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지 그려보았다.

 
제 15 화
작성일 : 22-02-22 10:59     조회 : 173     추천 : 0     분량 : 5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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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시토와 헥터

 

 [화이트마타. 자이러스 마을]

 

 청년 한 명이 폐공장 안으로 달려왔다. 칼시토를 향해 소리쳤다.

 "칼시토. 큰일 났어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기를 손질 중이던 칼시토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방금 비둘기가 소식을 전해왔는데 그레이마타 수비대들이 탱크와 정찰기를 이끌고 이리로 오고 있답니다."

 "뭐?"

 그 순간 뜨거운 모래 바람 같은 공포감이 그들 주위로 휘몰아쳤다. 주민들이 웅성거렸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던 칼시토가 헥터와 그 무리들을 향해 말했다.

 "내 말 잘 들어라. 너희 독수리들은 지금 즉시 트래버스와 호리존 마을로 가 도움을 청해. 거기서 지원군들을 모아서 돌아와."

 헥터가 동그랗게 눈을 뜨고 물었다.

 "그럼 마을은 누가 지킵니까?"

 칼시토가 나머지 주민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모두의 손에 무기 한 자루씩은 들고 있었다.

 "여긴 걱정하지 마. 너희들 말고도 싸울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어."

 "그래. 우리도 제 몸 하나는 지킬 줄 알아."

 누군가 말했다. 전에 소쿤과 설전을 벌이던 자였다. 그는 이미 각오를 마친 사람처럼 의연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소쿤이 불안해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맞아. 너희들은 다치면 안돼. 그러면 우리가 싸우는 의미가 없으니까."

 또다른 나이 지긋해 보이는 남성이 덧붙였다.

 "동굴로 피신한 아이들과 여자들… 앞으론 너희들이 그 사람들을 돌봐줘야 해. 알지?"

 헥터는 목이 메는 듯했다. 잔뜩 눈에 힘을 주고서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제 곧 해가 질 거다. 어서 서둘러."

 칼시토가 말했다. 헥터가 갑자기 덜컥 그를 껴안았다.

 "칼시토. 제가 앞으로 누나 몫까지 잘 할 게요. 그러니까…"

 그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홱 돌아서 공장 밖으로 달려나갔다. 다른 아이들도 마지막 인사를 건네듯 주민들을 돌아보고 그의 뒤를 따라나갔다.

 멀어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고 칼시토는 눈을 감았다.

 '부디 살아만 다오…'

 

 :::

 

 라마

 

 [파리에탈 지역구. 하이포피시스 본사]

 

 엘리베이터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내렸다.

 "생각보다 큰 규모군."

 라마가 끝없이 이어진 복도와 양옆으로 늘어선 사무실을 보고 물었다.

 "면적이 어느 정도 되나?"

 "그레이마타 북쪽 경계 지역 땅 절반 정도는 쓰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이포피시스 신약개발지원팀장 사이토가 대답했다.

 라마 일행들은 사이토의 안내를 받으며 복도를 걸었다. 복도 창으로 하얀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제 일에 몰두해 있는 모습이 보였다. 라마의 발걸음은 갑자기 들린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에 멈췄다. 그가 물었다.

 "이건 무슨 소리지?"

 "동물 실험실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동물 실험실?"

 "임상 시험용으로 키우는 동물들이 있거든요."

 "한 번 보고 싶은데."

 "이리로 오십시오."

 사이토가 앞장섰다. 라마와 일행들은 그의 뒤를 따라 복도 끝으로 향했다. 사이토가 복도 끝 방 커다란 문 앞에 서자 안면 인식기가 그의 얼굴을 스킨하고 잠김 버튼이 해제되었다. 그리고 또다시 나타난 두 번째 문. 소독을 위한 분무 시스템 공간이었다. 벽 양옆에서 하얀 멸균 복을 입은 직원이 나타나 라마와 일행들에게 가운과 마스크를 지급했다. 일행들이 모든 준비를 마치자 정말이 비밀 번호를 누르고 철제 문을 활짝 열어제쳤다.

 지하 동물 실험실은 수십 대의 컨테이너를 보관해 둘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였다. 실험용으로 보이는 포유류들이 종에 따라 분류되어 철장 안에 갇혀 있었는데 그 중에는 지구상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판다나 고릴라도 있었다. 학교나 박물관에서도 본 적 없는 희귀한 동물이나 곤충들도 보였다. 특히 거대한 수족관 안에 들어있는 바다 생물들은 그 생김새가 포유류, 조류와 어류의 특징을 한데 섞어 놓은 듯했다. 인간 같은 얼굴에 작은 앞발, 긴 꼬리지느러미를 가진 생명체가 물 속을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는데 그 광경은 놀라움을 넘어 역겹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저렇게 날개가 달린 투명한 물고기는 처음 봅니다."

 누군가 감탄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보통은 심해에 서식하는 놈인데 육상에 사는 포유류의 줄기세포를 이식해 키우는 중입니다."

 사이토가 뿌듯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도대체 이런 종류의 생물들은 어디서 구한 건가?"

 라마가 물었다.

 "저희가 실험을 이종교배로 얻어낸 것도 있고, 탐험을 통해 구해 온 것들도 있습니다."

 "이 동물들을 모두 임상 시험에 쓰나?"

 "반반입니다. DNA를 연구해 약재로 쓰기도 하고, 대체로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는 임상 시험군에 넣습니다."

 "보육원에서 쓰는 약물은 여기서 공급 받는다고 들었는데…"

 "그레이마타 내 모든 보육원 약품은 하이포피시스 사에서 제공합니다. 재료나 실험 도구 뿐만 아니라 그곳 보건직원들도 대부분 본사에서 파견 보낸 자들이고요."

 "하이포피시스라면… 제약회사 아닌가?"

 두 개의 방울 모양의 하이포피시스 마크가 붙은 가운과 마스크를 쓴 연구원들이 수시로 지나다니고 있었다. 동물들을 실은 카트를 몰고 여러 게이트를 드나들었다.

 "이곳에서 이루어진 모든 실험들은 시의 허가를 받은 일입니다.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는데 쓰입니다. 사실 보육원 아동들에게 제공되는 약품은 저희 하이포피시스가 사회 기부 차원에서 제공한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요."

 "한스 박사가 담당했던 일은 뭐였지?"

 "한스 박사님은 제1집단보육원장과 함께 예방 의학 연구팀에 계셨던 분입니다. 주로 동물 실험에 관여하셨습니다. 그 분야에 전문가이시니까요. 정말 유능하신 분이셨는데…"

 사이토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라마가 말했다.

 "죽은 박사가 연구했다는 그 실험 자료를 검토해보고 싶은데…"

 "그건 이미 다 폐기했는데요."

 "뭐?"

 "위에서 내려온 결정에 따른 겁니다. 박사의 연구 자료는 모두 하이포피시스 사의 소유니까요."

 라마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자료를 살펴보려면…"

 "직접 가셔야 할 겁니다."

 사이토의 손가락이 위를 가리켰다.

 

 

 :::

 

 드레아

 

 [파리에탈 집단보육원]

 

 드레아는 바깥이 조용해지길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 빼꼼 캐비닛 문을 열고 나왔다.

 그사이 현장은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죽은 남자의 시신도 영상도 모두 사라졌다. 출입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다. 문 앞에는 사건 현장임을 알리는 폴리스 라인이 붙어 있었다. 드레아는 실내를 두리번거리다 출입문 반대쪽에 있는 또 다른 출구로 향했다. 아까와 달리 손잡이를 잡고 돌리자 한 번에 열렸다. 경고 문구도 뜨지 않았다. 복도 쪽 출입문을 잠그면서 여기를 잠그는 걸 깜빡한 것 같았다.

 드레아는 출구를 통해 다른 공간으로 들어갔다. 캄캄한 방이었다. 더듬거리며 벽을 짚어 스위치를 켰다. 드레아는 벽면을 가득 채운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보는데 한참 걸렸다. 낙서를 휘갈겨 놓은 듯 어지럽게 그려진 글자들과 괴괴하고 음산한 그림들이었다. 테이블에는 음식 포장지가 널려 있었고, 소파는 칼로 도려낸 듯 찢겨져 나가 허연 충전물이 훤히 드러냈다. 그때 익숙한 물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드레아가 매고 있는 천 가방과 비슷한 것이었다. 젤라 것이 분명했다. 드레아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젤라가 이런 곳에 가방을 두고 갈 리 없었다. 위험에 빠진 게 분명했다. 가방마저 빼앗길 정도로 손을 쓸 수도 없었던 거다. 얼마나 대단한 놈이길래.

 드레아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젤라, 넌 내가 구한다."

 그리고 젤라의 가방을 챙겨 그 방을 나섰다.

 

 

 :::

 

 

 토니와 라흐만

 

 [파리에탈 지역구. 노스텔지아]

 

 토니의 방문을 예상한 듯 기도가 건물 뒤편 좁은 골목길로 그를 데리고 갔다.

 "어디로 가는 거지?"

 토니가 물었다.

 "너희는 존댓말하면 혀가 섞냐?"

 기도의 핀잔을 무시하고 토니가 다시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거냐고?"

 "잔말 말고 따라와."

 잠시 후 기도와 토니는 어느 건물의 뒷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건물을 가로질러 가다 다시 계단으로 내려갔다. 좁고 어두운 복도를 한참을 걷다 보니 뜻밖에 터널이 나타났다. 일반인들 모르게 비상 터널로 만들어 둔 듯했다. 기도가 토니에게 말했다.

 "다 왔어. 여기야."

 그런데 주변에 보이는 거라곤 습기를 머금은 공기와 그레이마타로 들어오기 전 지나쳐 왔던 하수구 벽과 비슷한 붉은 벽돌 뿐이었다.

 "난 라흐만을 찾아왔어. 시간이 없어. 내 친구가 잡혀 갔다니까!"

 토니가 목청을 높였다.

 "아, 새끼… 반말 되게 거슬리네."

 그때 두 사람의 옆 쪽 벽이 갈라지더니 터널과 전혀 다른 새로운 통로가 보였다. 통로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여러 명 인듯했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토니는 본능적으로 뒤로 주춤 물러섰다.

 "날 속였다가는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여차하면 쏠 기세로 화살에 손을 댔다. 기도가 토니를 보고 히죽 웃었다.

 잠시 후 통로에서 라흐만과 휠체어에 앉은 거구의 남자, 그리고 그의 경호원 쯤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토니가 라흐만을 향해 무슨 말인가를 하려는데 그가 한 손을 들어 제지 했다.

 "알아. 자네 친구가 경찰한테 잡혀갔다는 거, 그래서 도움을 요청 하러 여기 왔다는 거. 맞아?"

 "..."

 "그래서 말인데 일을 쉽게 풀어보자고. 우선 여기 계신 분한테 자네가 가진 것을 먼저 보여줘. 그런 다음 그 친구를 어떻게 구할지 논의해보자고."

 "뭘 말이야?"

 토니가 물었다.

 "그, 그거 있잖아."

 라흐만이 손가락을 오물거리며 역겨운 쥐 흉내를 냈다. 기도는 보기도 전에 구역질이 난다는 듯 인상을 구기고 한 발자국 물러섰다.

 토니가 마지못해 가방에서 쥐를 꺼냈다. 그리고 거구의 남자 앞에서 로튼이 했던 것처럼 쥐를 꺼내 배를 갈라 니오븀을 보여주었다.

 거구의 남자가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됐지? 시간이 없어. 어서 경찰서로 가자고!"

 토니가 재촉했다. 거구의 남자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덩치에 걸맞게 크고 느긋했다.

 "거기 가봐야 헛수고야."

 토니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야?"

 "경찰서에 도착하지 않았어. 다른 경찰들도 당신 친구의 행방을 몰라."

 토니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그럼…"

 "그 말은 누군가 다른 곳으로 빼돌렸다는 뜻이지."

 "빼돌려? 누가? 어디로?"

 토니는 마음이 급했다.

 "그런 일을 이렇게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건 한 사람 밖에 없지."

 거구의 말에 기도가 무심코 말했다.

 "…현자"

 "네 친구, 말이야. 현자를 죽이겠다고 공언하더니, 현자가 그걸 어떻게 알고 데려갔나 봐."

 라흐만이 킥킥거렸다. 그는 이 상황이 아주 재밌다는 듯했다. 토니는 지금 이 순간 그와 로튼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무척 짜증스러웠다. 도무지 예측하기 힘들었다.

 "하긴 이 도시에 비밀이란 건 있을 수 없지. 현자의 감시에서 벗어나 움직인다는 건 거의 신기에 가깝지.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만나고 있는 것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지도 모르고."

 라흐만의 말에 거구의 남자가 미간을 모았다. 그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내가 궁금한 건, 현자는 자네 친구를 왜 데려간 걸까? 그것도 이렇게 급하게 말이야. 내가 알기로 현자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나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

 "됐고. 도와줄 건지나 빨리 말해!"

 토니가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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