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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르한 연대기
작가 : 아노락
작품등록일 : 2022.2.13

대자연 '마테르'를 섬기며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율타족.
그러나 거대 제국의 등장으로 부족은 존망의 위기에 휩싸인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바르한, 그는 거대한 힘 앞에 어떻게 맞설 것이며 어떤 꿈을 꾸고 이뤄낼 것인가...!

 
3화
작성일 : 22-02-21 22:04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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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이방인들과의 조우로 율타족은 긴급하게 부족회의를 열었다.

 “그들이 마테르의 대지에 불을 지른 이유를 알아낼 순 없었소. 다만,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피부와 외견을 가졌고 알아 들을 수 없는 언어를 사용했으며 특히 거대한 새를 타고 다녔는데 그 탓에 더는 뒤쫓을 수조차 없었소.”

 오도르는 족장으로서 자신이 직접 목격한 상황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 설명했다.

 “타르시여, 사람을 태울만한 거대한 새라니요? 백 년 전에 멸종된 ‘아르젠타비스’라도 부활했다는 말씀이십니까?”

 장로 야르파는 거대한 새의 이야기에 눈이 희둥그레졌다.

 “그게 아니오, 그 거대한 새는 수 십 명은 거뜬히 태우고도 남을 덩치를 가졌더군요. 그리고 하늘이 아닌 강 위를 유영하고 있었소.”

 “심지어 거대한 쇳덩어리를 토해내 샌드 스콜피온을 공격하기까지 했습니다. 이걸 보십시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대전사 발리야바가 직접 외곽지대에서 들고 온 대포알이 탁자 위로 올려졌다.

 “그러나 분명한 건 타르께서 직접 샌드 스콜피온을 물리치는 모습에 낯선 이방인들은 놀라 황급히 도망갔다는 사실이지요!”

 발리야바는 한차례 호탕하게 웃고는 존경의 눈빛으로 타르를 치켜세웠다.

 분명 샌드 스콜피온은 부족의 일반 전사들만으로는 쉽게 사냥하기 어려운 마물.

 타르이자 부족 내 가장 강한 전사인 오도르였기에 손쉽게 처리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오도르는 아무것도 풀리지 않는 의문에 불쾌함이 그득했다. 그렇다고 별다른 해결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소. 한동안 안정화 될 때까지 외곽 지대를 철저히 경계하도록 하시오.”

 “타르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타르의 명령에 율타족 전사들은 일제히 대답했다.

 

 한 편,

 부족 내에선 낯선 이방인들의 정체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들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부족의 아이들 역시 모이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재밌는 주제였다.

 “부족 어른들 말씀으로는 그 이방인들은 머리카락 색이 금빛이었대. 거기다 코도 크고 오똑하다고 하더라.”

 두루마리를 손에 쥔 채 걸어가던 샤트란이 먼저 얘기를 꺼냈다.

 “정말? 우리랑 완전 다르게 생겼잖아. 그럼 마테르의 한 뿌리에서 태어난 이들이 아니란 얘기야?”

 바르한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샤트란을 붙잡았다.

 “에휴, 네가 못 믿을 거 같아서 내가 여러 얘기들을 종합해서 얼굴을 한 번 그려봤지. 봐봐.”

 샤트란은 두루마리를 펼쳐 바르한의 얼굴 앞으로 가져다댔다.

 “이렇게 생겼단 말이지. 음, 자세히 봐도 못생겼네. 역시 내가 더 빼어난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우월한 마테르의 유전자를 물려받았으니 말이야.”

 바르한은 우쭐거렸다.

 ‘그들이 너를 보면 너랑 똑같이 얘기할 거다. 멍청한 바르한! 아무리 내 오라버니라지만 어딘가 덜 떨어져 보인단 말이지.’

 샤트란은 오늘도 어김없이 자신이 모아둔 기록들이 가득한 아지트로 향했는데, 바르한 역시도 동행했다.

 그러나 샤트란 아지트 안에서 전에 없던 흔적들이 발견되었다.

 “바르한...!”

 “쉿.”

 바르한은 샤트란을 아지트 바깥으로 다시 나가라고 손짓했다.

 그리고는 허리에 쥔 작은 단검을 빼고는 서서히 안으로 들어섰다.

 아지트는 계곡 옆 동굴을 사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때때로 몸을 피신하러 작은 마물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대형 마물이 나타나지 않는 안전지역이지만 작은 마물 역시도 아이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바르한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바르한은 입구를 등진 채 더욱 깊숙이 들어갔다.

 등불을 켜야 보일 정도로 깊숙한 위치에 다다르자 한 쪽 구석으로 웅크린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내 크게 놀라게 되었다.

 ‘이..., 이방인?’

 이방인은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혼절한 상태였고, 다친 흔적들 때문인지 아니면 고생을 한 탓인지 몰골마저도 형편없었다.

 “샤트란! 빨리 들어와 봐!”

 바르한의 부름에 아지트로 들어간 샤트란은 이방인의 모습에 흠칫 놀랐다.

 미지의 사람과의 조우.

 하지만 율타족의 사람들은 다친 이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쌍둥이 역시도 그리 배웠다.

 먼저 바닥에 천을 깔고 그 위에 눕혀 상처를 살펴보았다.

 ‘이건 뭔가에 베이고 쫓기면서 난 상처. 모양을 보아하니 사람으로 인한 상처가 아니라 마물로 인한 것 같은 걸...“

 상처를 둘러보다 어깨에 독특한 문양의 문신이 새겨져 있는 걸 보았지만 일단은 치료가 우선이었다.

 아지트에는 상비된 치료약들이 있었다.

 툭하면 다치는 바르한을 위한 샤트란의 준비성 덕분이었다.

 모든 치료는 끝이 났고 이제 이방인이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기다리는 동안 바르한은 이방인의 다리에 줄만 끓어진 채로 채워진 족쇄를 끊어냈다.

 얼마나 오래 채워져 있었던지 족쇄가 채워졌던 부위만 피부가 새하얗게 되어 있었다.

 치료하며 닦아 깨끗해진 이방인의 얼굴을 보니 스무 살 정도는 되어 보였다.

 “바르한, 너는 이제 부락으로 돌아가서 아버지께 이 사실을 알려.”

 그러나 바르한은 반대했다.

 “그럴 수 없어. 분명 이 자는 사형을 당하게 될 거야.”

 “아니, 다친 사람을 당장 죽이진 않을 거야. 그리고 판단은 우리가 내릴 일이 아니야. 부족의 지혜로운 어른들은 어리석은 판단을 하지 않아.”

 샤트란은 명철했다.

 단순한 바르한을 상대로 이해시켜주기 위해선 항상 설명이 필요했다.

 “이 사람은 아마 누군가의 소유물처럼 다뤄진 흔적이 있어. 영양상태도 좋지 않고, 족쇄가 채워져 있는데다가 거칠게 갈라진 손끝은 오랜 노동의 흔적임을 증명하고 있어.”

 “그럼 죽지 않는다는 거야?”

 “그에겐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기회가 주어질 거라는 말이야.”

 “말도 통하지 않는 이방인이라면서. 네가 말이라도 가르치게?”

 “그래,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그게 내가 가장 잘하는 일 중에 하나니까.”

 바르한은 언제나 옳은 결정을 내렸던 샤트란의 말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 * *

 

 죽음 앞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이방인.

 그는 한 때 노예가 아닌 ‘셰이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샤이트 제국에서 나름대로 명문 있는 귀족가 출신이었지만 몰락한 탓에 노예로 전락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끝내 이름조차 잘 모르는 먼 타지에까지 오게 되었다.

 샌드 스콜피온을 피해 숲으로 뛰어들어 유일하게 생존한 노예 셰이버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괴수는 처음보는 전사의 검에 쓰러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숲 밖으로 나가려 들었다.

 ‘잠깐... 저들이 날 해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잖아.’

 그는 제국에 있던 때에 들어왔던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제국 멀리 떨어진 나라에는 인육을 즐기는 야만인들이 있다고 하던데...’

 차라리 도망치는 게 나을 거라 판단한 셰이버는 다시 뒤돌아 수풀을 헤치며 숲 속으로 들어갔다.

 몇 시간이 지나고 이정도면 안전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셰이버는 긴장이 한순간에 풀렸다.

 “읍... 이 상처는...”

 셰이버의 옆구리에는 자신도 모르게 생긴 깊은 상처가 생겼다.

 샌드 스콜피온이 휘두르는 집게발에 당한 듯한 상처였는데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느라 솟아지는 생존의 본능이 통증을 억제하고 있었던 탓에 이제야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

 이미 피를 상당히 흘린 터라 셰이버는 지치다 못해 점점 나른해지는 몸을 질질 끌고 눈앞에 보이는 어두운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죽는 건가...’

 핏기 셰이버는 주변에 놓인 종이들을 흐트러뜨리며 정신을 잃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여긴 어디지?”

 눈을 뜬 셰이버는 주변을 둘러보고자 몸을 일으키려 들었다.

 “윽!”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큰 통증에 신음이 나왔다.

 그리고 신음소리에 셰이버를 감시하던 전사들이 그가 깨어났음을 눈치챘다.

 곧이어 셰이버가 누워있는 천막 안으로 율타족의 타르와 그의 전사들이 들어왔다.

 펄럭이는 입구에서 바람과 함께 등장한 강골의 전사들을 보고 놀란 셰이버는 눕지도 앉지도 못하는 자세로 어쩔 줄을 몰랐다.

 오도르가 먼저 말을 건넸다.

 “그대는 우리의 말을 할 줄 아는가?”

 역시나 알아듣지 못했다.

 오도르는 주변에서 쏟아지는 시선이 신경 쓰였다.

 “이방인은 아직 부족의 재판을 받은 죄인이 아니다. 그대들은 이방인의 치료에 먼저 전념해라.”

 “타르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마테르의 대지를 불태웠던 이방인들의 만행을 알고 있는 부족민들은 당장이라도 셰이버를 죽이고 싶은 심정이였지만 타르의 명에 가까스로 참아냈다.

 “치료가 끝나면 그의 과오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겠다.”

 타르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천막 안으로 들어오는 샤트란.

 “제가 직접 그에게 우리의 언어를 가르치겠습니다!”

 “샤트란...! 어찌 네가 함부로 여기에 들어오느냐?”

 “저 이방인을 치료한 것도, 부족에 알린 것도 접니다. 저는 이 일에 관여할 권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똑 부러지게 말하는 샤트란의 모습에 아버지인 오도르는 한편으로는 흐뭇했지만 그는 율타족의 족장으로 판단해야 했다.

 “위험하다! 낯선 이방인이 어떠한 사람인지 모르지 않느냐. 혹여나 그가 네게 해코지라도 한다면 어떡하란 말이냐.”

 샤트란은 그게 무슨 걱정이냐는 듯이 웃었다.

 “제가 이방인을 가르칠 때마다 옆에서 가장 용맹한 율타족의 전사들이 저를 보호할 텐데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이방인이 우리의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저 이방인이 아는 모든 정보들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넌 아니 된다. 차라리 내가 가르치는 게 맘이 편하겠구나!”

 “아버지는 족장으로서 부족에 기여할 일이 많습니다. 저는 시간이 넉넉하니 제가 가르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오도르는 샤트란을 보며 지혜로운 아내 샤피아의 모습이 비춰졌다.

 오도르는 한참을 고민했고 결국 샤트란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천막 밖으로 모두 나온 뒤 오도르는 자신의 딸인 샤트란을 꼭 끌어안았다.

 “이제 겨우 11살인데 말 한마디를 이길 수가 없구나...! 널 믿지만 그래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

 “예, 아버지.”

 부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용맹한 전사들이 말했다.

 “저희들이 철저하게 지켜보겠습니다!”

 

 2주의 시간동안 쌍둥이는 바쁘게 움직였다.

 어느 덧 셰이버의 건강 상태는 호전되어갔고, 샤트란의 뛰어난 가르침 덕에 조금씩 부족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셰이버는 몰락했지만 귀족 출신이었던 점 덕분에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제법 빨랐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타르는 이제는 부족 재판을 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이방인을 불러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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