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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경성몽중록: 당신을 위하여
작가 : 이후
작품등록일 : 2022.1.24

1895년 조선 여인 희수, 1921년 일제강점기로 타임슬립하다. 왜 이곳에 왔을까? 왜 자꾸 이상한 꿈을 꾸는 걸까? 꿈과 현실 사이, 과거와 미래 사이, 끊임없이 고뇌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나가는 청춘들의 기록.

 
18. 서로 다른 발걸음
작성일 : 22-02-21 17:41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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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서로 다른 발걸음

 

 깊은 밤

 문과 창문들을 두꺼운 커튼들로 가려놓아 어떠한 빛도 새어 나오지 않는 춘몽. 하지만 그 안은 어느 때보다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우선 공통점은 모두 경성 남촌 일대에 모여있다는 점입니다.”

 벽장을 걷어 놓고 지도를 보며 정현이 설명을 이어갔다.

 “여기 두 곳을 제하면 유력 거취는 예장동, 남산동, 필동으로 추정됩니다.”

 승원이 지도의 상부를 가리키며 묻는다.

 “저 두 곳은 어떻습니까?”

 “이곳은 명륜동과 동숭동인데 북촌은 아직 일본인들이 세를 확장하지 못한 지역인지라 타츠오도 구입만 해놓고 쉽게 접근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실제로 이곳에 직접 방문한 적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예장동, 남산동, 필동 세 곳의 주거지를 중심으로 거사를 치르면 되겠습니다.”

 진오가 말하자 송연이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이번에는 세 조로 나눠 각 예상지를 동시에 공격할 계획이네. 주거지를 직접 공격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할 테니 은밀하게 접근해 한 번에 성공해야 하네.”

 “예, 수장.”

 “하지만 예상지가 타츠오의 본거지가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해. 조선인의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게 제일 우선이네.”

 “예, 그럼 거사 전까지 계속 동향을 살피겠습니다. 거사 일은 언제입니까?”

 진오가 송연에게 물었다.

 “이틀 후네, 시간을 더 끌면 예상 범위를 넘어 이동할 가능성도 생기니 최대한 서둘러야겠어. 그때까지 계속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또 주위를 경계하게.”

 “알겠습니다, 수장님.”

 

 다음날

 정현이 덜컹덜컹 흔들리는 전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창밖의 풍경은 점점 더 고즈넉해진다. 정현이 알고 있는 조선의 모습이다. 정현이 옛생각에 잠긴다.

 엄마... 엄마...

 거기 멈추지 못하겠는가?!

 일본군에게 맞고 있는 어머니를 구해준 희수의 모습. 아직도 정현에게는 생생했다. 그때부터 희수는 정현의 마음에서 영원토록 아가씨였다. 고맙고 소중해 이름조차 부르기 어려운 그런 아가씨였다.

 ‘희수...’

 그저 속으로만 희수의 이름 되뇌어보는 정현이다.

 “혜화요!”

 전차 승무원의 외침에 정현이 생각을 멈추고 몸을 일으켜 내린다. 조금 더 걸어 도착한 곳은 동숭동이었다.

 “자네가 내일 동숭동에 한번 가보게. 확인해볼 필요는 있으니.”

 어제 송연이 정현에게 한 부탁이었다. 정현이 조심스럽게 타츠오의 동숭동 가옥으로 접근한다. 별다른 움직임은 없어 보였다.

 ‘역시 이곳은 아직 쓰지 않는가 보군.’

 탓탓

 정현이 뒤돌아 떠나려는데 가옥에서 들리는 소리. 2층 창가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정현이 근처 건물에 몸을 숨기고 2층을 주시한다.

 “?”

 창 너머로 희미하게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나이 든 사내였다. 사내는 자신이 여기 있다는 걸 알리려는 듯 없는 힘을 끌어모아 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누구지?”

 그때 희수와 재영이 한 말이 떠올랐다.

 ‘저 사내가 아가씨와 재영이 찾는 그 사내인가?’

 정현이 다시 사내를 살피려는데 안에서 누군가 사내를 잡아당기는 듯 사내가 정현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린다.

 ‘...’

 정현이 잠시 응시하다가 자취를 감춘다.

 

 다음날, 춘몽

 송연이 춘몽 밖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재영에게 다가온다.

 “오늘 자네는 희수와 명륜동 저택으로 가게.”

 재영이 편히 있다가 긴장하며 송연에게 묻는다.

 “어찌?... 명륜동은 후보지에도 없지 않았습니까?”

 “...”

 재영이 답을 하지 않는 송연의 눈치를 살핀다. 어딘가 평소의 송연과는 달라 보였다.

 “무슨 일이 있는 것입니까?”

 “... 일이 다 끝난 후에 말해주겠네. 몸조심하게.”

 재영이 춘몽으로 들어가려는 송연의 팔을 붙잡는다.

 “너도 몸조심해. 친구로서 하는 말이야.”

 송연이 재영의 말에 애써 밝게 미소짓는다. 어딘가 불길한 느낌이 드는 재영이었다.

 

 그날 저녁, 재영의 방

 희수와 재영이 총알을 세며 준비하고 있다. 재영이 희수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묻는다.

 "요즘도 계속 악몽 꾸나?"

 희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랬다. 이제 악몽은 희수의 일상이었다. 희수가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의 집에 불을 지르는 꿈은 매일같이 계속됐다. 다만 익숙해지지도 않고 꿈을 꿀때마다 늘 소름끼치는 끔찍한 기분이 드는 것이 희수는 괴로웠다.

 "뭐... 차라도 마셔보는 거 어때? 잠 잘 온다는 차같은 거 있잖아."

 재영의 어이없는 말에 희수가 피식하고 웃는다.

 "농하시는 겁니까?"

 "농 아닌데..."

 재영이 서운한 듯 희수를 보다가 담담하게 송연의 명령을 전달한다.

 “수장이 직전 회의에서 뭐라고 하든 우린 명륜동으로 간다.”

 희수가 고개를 들며 되물었다.

 “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수장이 직접 준 임무야. 우리는 믿고 따르면 돼. 이전의 작전과 다를 거 없다.”

 “예, 알겠습니다.”

 희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재영이 잠시 망설이다가 희수를 보며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좋겠지만 누군가 잘못될 수도 있어. 그러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네가 할 일을 해. 나도 그럴 테니까.”

 희수가 재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방으로 들어오는 정현.

 “준비 중이었나?”

 “그래.”

 정현이 잠시 망설이다가 열린 문을 닫고 둘에게 다가온다.

 “왜 이리 얼굴이 심각해 보여?”

 “둘에게 할 얘기가 있어.”

 “무슨?...”

 희수와 재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정현을 바라본다.

 “자네들이 찾는 사내는 동숭동 가옥에 있네.”

 “자네가 그걸 어찌 알았나?”

 “그걸 어떻게?...”

 재영과 희수가 놀라 되묻는다. 그러자 되려 태연스럽게 행동하는 정현.

 “그러게, 그리 빈틈 많게 행동하면 어떻게 하나? 내가 알 정도면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안다고 봐야 하네.”

 당황해하는 재영과 희수를 농담으로 안심시키는 정현이다.

 “수장께는 말하지 않았네. 하지만 분명 둘에게 중요한 일인 것 같아 이리 규칙을 어긴 거야.”

 재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고맙습니다, 선비님.”

 미소짓던 정현이 둘에게 되묻는다.

 “그럼 어찌할 계획이십니까?”

 재영이 고민하며 답을 하지 않자 희수가 말을 꺼낸다.

 “제가 동숭동으로 가겠습니다.”

 “예? 홀로 말입니까?”

 “예. 저 홀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자 재영 역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혼자 할 수 있겠어? 내가...”

 “할 수 있습니다. 선비님께서는 수장의 명령을 따르십시오. 저 때문에 괜한 일에 휘말리실 필요 없습니다. 선비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희수가 정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 때문에 곤란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요. 모든 일은 제 독단적인 행동이니 제가 모두 책임질 것입니다.”

 정현이 잠시 생각하다가 희수에게 물었다.

 “그렇게 중요한 사람입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무슨 느낌인진 모르겠지만 그 사내를 꼭 구해야만 합니다.”

 정현과 재영이 단호한 표정의 희수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잠시 뒤, 야심한 밤

 춘몽회의 단원들이 송연을 중심으로 둘러선다.

 “모두 다 알고 있듯 오늘 우리는 이케다 타츠오와 이케다 노리코를 암살한다.”

 “예, 수장.”

 “나와 정현, 승원은 예장동으로, 진오와 경하는 남산동으로, 재영과 희수는 필동으로 이동해 작전을 행한다. 모두 무탈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송연의 말에 단원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하나둘 춘몽을 빠져나간다.

 

 잠시 뒤 북촌

 재영과 희수가 한참을 말없이 걷다가 재영이 희수를 툭하고 건드린다.

 “뭐, 알아서 잘 하겠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애써 숨기는 재영의 서투른 응원에 희수가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응원이지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단한 스승을 두었으니 제자도 평균은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재영이 걸음을 멈추자 희수도 멈춰 선다. 이런 재영의 표정은 처음이었다.

 “오늘따라 왜 그리 긴장하십니까?”

 “내가? 아니야!"

 "선비님..."

 "별로 떨어져 있지도 않으니까 이쪽 일 마치는 대로 내가 갈게. 떨지 말고.”

 평소와 달리 많이 초조한 듯 빠르게 말하는 재영. 그런 재영을 안심시키려는 듯 희수가 재영에 눈을 맞춘다.

 “떨지 않으셔야 할 분은 선비님인 듯 합니다. 모두 괜찮을 겁니다.”

 "...."

 재영이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희수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어?..."

 "그저..."

 재영이 말을 잇지 못하자 희수가 재영을 바라보며 밝게 웃는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희수가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자 재영도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손을 내린다. 희수가 씩씩하게 길을 나서자 재영이 속삭이듯 말한다.

 "그저 다치지만 말라고..."

 희수가 서서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그를 한참 바라보던 재영도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 시각, 예장동

 송연과 정현, 승원이 조심스럽게 타츠오의 가옥을 향해 걸어간다. 승원이 앞장서 걸어가고 송연과 정현이 그 뒤를 따른다. 세 사람 사이에는 적막만 흐를 뿐이다.

 이때 승원이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듯, 정현과 송연을 향해 돌아보니 뒤에는 아무도 없다.

 “제길.”

 그러자 바로 품에서 총을 빼드는 승원. 주변을 둘러보지만, 송연과 정현은 없다.

 이때 갑작스럽게 나타난 정현이 승원을 재빨리 바닥에 밀어 넘어뜨리자 승원이 정현을 겨냥한다. 그러자 능숙하게 팔다리를 눌러 승원을 제압하는 정현.

 “악!”

 그러자 승원이 거세게 저항한다.

 “이거 놔! 놓으란 말이야!”

 그때 나타난 송연이 승원의 이마에 총구를 겨눈다.

 “한승원.”

 송연의 등장에 승원이 당황한 듯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수장, 아니 송연아. 저 밀정 놈이 갑자기 나를 공격해서...”

 “밀정은 정현이 아니라 너겠지.”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밀정이라니...”

 “그럼 우리가 사라지자마자 총을 꺼낸 이유는 뭐지? 정현에게 총을 겨냥한 이유는 뭐고?”

 “그... 그건...”

 “총을 쓸 때 우리가 정한 규칙이 뭐였지?”

 “...”

 승원은 면목이 없는 듯 답을 하지 않는다.

 “동지에게는 총을 겨누지 않는다.”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송연이 규칙을 읊자 정현이 잇는다. 이어서 승원을 추궁하는 송연.

 “제일방직 거사 때 타츠오에게 정보를 제공한 것도 너지? 어디까지 얘기한 거야?”

 그러자 두려움에 떨며 말을 꺼내기 시작하는 승원.

 “그 사람은 알고 있었어. 윤희수가 우리에게 올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단 말이야. 그 사람은 미래를 알고 있어. 그런 사람을 우리가 무슨 수로 이겨? 무슨 수로 이기냐고?”

 승원의 말에 정현이 당황하여 되묻는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알고 있었다니?”

 “이대로라면 우린 다 죽을 거야. 어차피 다 그자의 손아귀에 있다고.”

 “아니, 우린 죽지 않을 거야.”

 송연이 말을 끝내자마자 승원의 머리를 세게 쳐 기절시킨다. 승원이 의식을 잃자 정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송연을 본다.

 “수장, 이게 다 무슨 소리입니까? 그자가 알고 있었다니... 아가씨 이야기까지...”

 송연 역시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정현을 올려다볼 뿐이었다.

 

 그 시각, 타츠오의 명륜동 가옥

 이케다 노리코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방을 서성이고 있다. 이때 한 사내가 다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온다. 조선말을 하는 사내.

 “오늘입니다. 타츠오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러자 노리코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사내와 마찬가지로 조선말로 답한다.

 “그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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