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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헬리아스: 대륙의 구원자
작가 : 인프제
작품등록일 : 2022.2.8

역사적 사건 이후 A.O 396년, 이레네 대륙에 다시한번 전운이 감돈다. 암흑과 공포, 그리고 혼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든 '하지드'가 깨어나려 한다!
'하지드'가 봉인된 이후 수백년간 원수지간이 되어버린 인간과 드워프, 엘프 그리고 마법사가 다시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인 가운데, 이들을 하나로 묶어 줄 유일한 희망은 예언된 구원자, '헬리아스'다.
대륙이 400년을 기다린 구원자, 누가 될 것인가?

 
9화 - 두 가문의 비극(3)
작성일 : 22-02-21 14:38     조회 : 180     추천 : 0     분량 : 6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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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문을 열어라! 왕께서 돌아오셨다!!!”

 

 경비병의 외침과 함께 베렌투스의 성문이 열렸다.

 

 성문 너머에 안뜰이 보였고 그곳엔 아이작과 필리아, 그리고 에단이 나란히 서서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별일들 없었느냐?”

 

  “마침 아버지께 급하게 말씀드릴 일이 있었습니다.”

 

 제넌은 궁금한 듯 세 자녀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자초지종을 들은 제넌이 말했다.

 

  “다들 어디 다친 곳은 없어서 정말 다행이구나...”

 

  “아버지, 그럼 저희만이라도 금지된 골짜기로 가 보는 겁니까?”

 

 아이작의 질문에 제넌이 잠시 고민하고 대답했다.

 

  “우선, 콜란 왕국이 구두로 약속을 했단다. 조만간 그들이 합류할 거야. 그때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다.”

 

  “가디언까지 와서 경고했는데, 빨리 안 움직여도 괜찮을까요?”

 

 에단도 형을 거들며 말했다.

 

  “너희도 봐서 알겠지만, 가디언들은 보통 놈들이 아니야. 그들이 해결책을 찾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들의 대화가 한창일 때, 경비병 두 명이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제넌이 말해보라는 듯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폐하, 시스웰과 칼라덴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현재 소튼 성이 함락 위기라고 합니다.”

  “놈들이... 결국 정말 움직였구나!”

 

  “전쟁이요?”

 

 세 남매가 동시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불과 일주일 전에 회담이 열렸던 장소였던 만큼 충격도 컸다.

 

 칼라덴 왕국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시스웰 왕국이 무너진다면 아니발 왕국과 나머지 왕국들은 큰 위기를 맞게 되기 때문에 다른 것에 신경 쓸 시간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렇게 되면, 금지된 골짜기에는 못 가게 되겠는데?’

 

 에단은 홀로 생각했다.

 

  “군대를 준비해야겠다. 아이작, 영주들을 불러 모아다오.”

 

 아이작이 자리를 일어나 밖으로 향했고 필리아도 방으로 돌아갔다.

 

 그때 에단의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였다.

 

  “아버지, 놈들이 시선을 돌리려 한다면요?”

 

  “그게 무슨 소리니. 에단?”

 

 제넌이 그를 돌아봤다.

 

  “카일 왕자의 말에 따르면 자기 나라에서도 오크가 출몰하기 시작했다고 했어요. 그런데도 왕과 신하들은 왜 그걸 보고도 가만히 있었을까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얘야, 다시 말해주겠니?”

 

  “마법사들에게 일어난 사건도 그렇고... 갑작스러운 전쟁도 그렇고 누군가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서요.”

 

  “에단, 그럴듯한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조금 앞서 나가는 것 같구나. 우선, 눈앞에 닥친 일부터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단의 날카로운 추리가 제넌에게는 너무 앞서간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분명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 그럼 저 혼자라도 병사들을 어느 정도 붙여주시면 갔다오겠..!”

 

  “안돼.”

 

 제넌이 말을 끊었다.

 

  “조만간, 마법사들과 가디언들이 나설 거야. 급한 사안이긴 해도 우리 왕국부터 지켜야 하지 않겠니. 두 곳으로 병력을 나눌 순 없다.”

 

 에단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흠... 계속 신경쓰이겠는 걸..?’

 

 머릿속에는 여전히 숲에서 만난 가디언의 경고가 맴돌았다.

 

 그는 할 말을 마친 후 알현실을 벗어나려 했다.

 

  “에단.”

 

 제넌이 그를 불러세웠다. 무언가 잔뜩 할 말이 있는 눈치였다.

 

  “너 생일 때부터 많이 신경 써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구나. 온전히 너만을 위한 잔치였어야 했는데...”

 

 에단은 대답 대신 얕게 웃어 보였다.

 

  “네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한참을 방황했단다. 너의 누나와 형은 알게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런데 결국은 시간이 지나니 점차 무뎌지더구나. 그녀가 좋아했던 장소, 책, 꽃 냄새, 말투... 다 잊게 되는 줄 알았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요즘 널 보니 일리아가 떠오르는구나, 말하는 것도 읽는 책도 그녀가 자주 가던 곳도.. 너무나도 닮았어. 일리아가 나에게 주고 간 마지막 선물이 네가 아닐까 싶다.”

 

 제넌이 에단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어린 시절을 보냈던 네가 어엿하게 성장한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도 그렇게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믿는 것을 꼭 지키며 살면 좋겠구나.”

 

 에단은 이해했다는 듯 끄덕이며 아버지를 바라보며 활짝 웃어 보였다.

 

 .

 .

 .

 

 카일은 어느덧 칼라덴 왕국의 수도, 딕토에 다다라있었다.

 

 돌고 돌아 그의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결국 다시 이곳이구나...’

 

 딕토 성의 검은색 휘장과 그의 흑색 갑옷은 닮아있었다.

 

 그는 담담하게 성안으로 들어갔다. 대장장이 들이 철을 두드리는 소리를 제외하면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최소한의 병사들만 남아있는 듯했다.

 

 왕궁의 그레이트 홀에 들어서자, 헥터 제이드가 한창 점심 식사 중인 듯 보였다.

 

 그런 그를 확인하고 조용히 지나쳐 가려고 했다.

 

  “카일!”

 

 헥터가 칠면조 다리를 열심히 뜯으면서 그를 불렀다.

 

 카일이 큰 한숨을 한번 쉬고 돌아섰다.

 

  “이젠 애비를 보고 인사도 안 하기로 한 게냐?”

 

  “...”

 

  “됐다. 꼴도 보기 싫으니, 그냥 들어가거라.”

 

 왕이 꺼지라는 듯 손짓했다.

 

  “가끔 보면 내 자식인지도 의심스럽단 말이야..”

 

 그의 귀에 왕이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칼라덴의 왕, 헥터는 어느 시점인지 모르게 그의 둘째 아들을 유난히 미워했고 카일은 그런 아버지와 거리를 두려고 했다.

 

 둘 사이에는 냉랭한 분위기가 오갔다.

 

 헥터는 식사가 끝나고 싱싱한 포도를 씹으며 바엘을 불렀다.

 

  “바엘!”

 

  “바엘!!!”

 

  “예, 폐하.”

 

  “위치는 알아냈나?”

 

  “아직, 정확한 위치는 찾지 못했습니다.”

 

  “바엘, 서둘러야 하네. 그 힘을 이용하려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마법 의회당에서 가져온 그 서적만 있으면 바로 해결될 거라고 하지 않았나?”

 

  “...”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뭐 숨기는 거 없지? 바엘.”

 

 헥터가 포도 껍질을 질겅질겅 씹다가 뱉으며 말했다.

 

 그가 대답이 없자, 왕이 말을 이었다.

 

  “바엘, 내일 아침에 금지된 골짜기로 직접 가 보고 싶네.”

 

  “‘하지드’의 혼이 주인을 찾고 있습니다. 오크들과 다른 괴수들이 하나둘 그의 파수꾼이 되고 있지요. 가시게 되면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세상이 내 발아래 오길 원해. 내가 그 힘을 얻게 되면 마법사들도 내가 뭘 하든 관여하지 못할 테니 말일세. 그러니 하루빨리 결과물을 내게 보여주게.”

 

  “정말, 진정으로 ‘하지드’의 힘을 원하십니까?”

 

 바엘의 질문에 왕은 뭘 더 말이 필요하냐는 듯 눈을 끔뻑거렸다.

 

 그날 새벽, 바엘의 집무실 책상에는 책 한 권이 펼쳐져 있었다.

 

 펴진 페이지에는 일반인은 알아볼 수 없는 고대어들이 나열되어있었다.

 

 그는 책을 뒤로 하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발걸음이 왕의 침실로 향했다.

 

  끼익 -

 

 그곳엔 칼라덴 왕국의 왕비, 쥴리아 제이드만이 잠에 빠져있었다.

 

 침실에 왕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집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비로소 왕을 발견한 바엘이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헥터 앞에 가만히 섰다.

 

 헥터는 의자에 기대어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안쓰러운 인간... 자신이 가는 길이 벼랑 끝인지도 모르고 욕망만 가득하다니. 너는 수년을 계획해 왔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수백 년간 이 순간을 계획했어. ‘하지드’를 깨우는데, 필요한 희생양이 되어줘서 고맙습니다. 폐하...”

 

 바엘이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혼자 말하더니 잠든 그에게 손을 가져다 대고 알 수 없는 고대어를 한참 쏟아냈다.

 

  “끄아아아악!”

 

 누군가의 날카로운 비명에 카일의 눈이 번쩍 뜨여졌다.

 

  우당탕!!!

 

 바깥이 요란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그의 검을 챙겼고 방문을 살며시 열어보았다.

 

 하인 몇 명과 왕이 마치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세히 보니, 술주정을 부리는 헥터 제이드를 신하들이 겨우 말리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폐하! 고정하십시오.”

 

  “왜 이러십니까!!!”

 

  “으악!”

 

 카일은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왕이 갑자기 미친 것이 분명했다.

 

 헥터 제이드가 검을 뽑아 들고 저항하던 하인 한 명을 내려찍은 것이다.

 

 황급히 문을 닫고 심호흡을 했다.

 

 창밖은 서서히 동이 트고 있었다.

 

 카일은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아버지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

 

 그가 다시 방문을 열었을 때는 널브러진 하인의 시체만 있을 뿐 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바닥을 보니 핏자국이 이어져 있었다.

 

 핏자국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고 카일은 금세 그것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단번에 알아챘다.

 

  “꺄아아악!”

 

 어머니, 쥴리아의 비명이었다.

 

 카일이 재빠르게 왕의 침실을 향해 뛰어갔다.

 

 그의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

 

 왕이 왕비의 목에 칼을 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금방이라도 밸 것 같은 분위기 속 왕과 카일의 눈이 마주쳤다.

 

 왕의 눈동자는 하얗게 변한 것 같았고 피부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얼굴은 피가 낭자해 있었으며 카일을 향해 끔찍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카일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어머니에요!!! 당신 아내라고!”

 

  “카일!!!”

 

 쥴리아 제이드가 울면서 외쳤다.

 

  끄그그그극 끄그그그극

 

 하지만 왕은 꿈쩍하지 않고 목에서 기이한 소리만 낼 뿐이었다.

 

 카일이 왕의 손에 들린 검을 힐끗 봤다. 검을 빼앗을 심산이었다.

 

 숨을 한 번 가다듬고 한 발짝 다가섰을 때였다.

 

  컥!

 

 왕이 왕비의 목을 그어버렸다. 붉은 피가 그녀의 목을 타고 내려왔다.

 

 쥴리아가 쓰러지기 무섭게 왕이 카일을 향해 달려들었다.

 

 간발의 차이로 뒤로 넘어지면서 그를 피할 수 있었다.

 

  탱!

 

 재차 다음 공격을 받아내자 왕의 손에서 검이 힘없이 떨어졌다.

 

  “아버지!!!”

 

 계속해서 달려드는 왕을 밀어냈다. 왕은 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쫓기고 쫓겨 그레이트 홀까지 나오게 되었다.

 

 헥터는 다시 한번 그를 덮쳤고 카일은 검을 놓치고 말았다.

 

 핏기없는 얼굴을 들이밀며 카일의 얼굴을 물어뜯으려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화분이 눈에 들어왔고, 그것을 있는 힘껏 왕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화분이 산산조각이 났으나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화분의 잔해를 잡아 그의 가슴에 꽂았다.

 

 몇 번의 발작을 일으키던 헥터는 곧 잠잠해졌다.

 

  “헉헉...”

 

 카일은 옷을 털면서 겨우 일어났다.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이 몰려왔다. 머릿속이 혼잡했다.

 

  ‘내..내가 아버지를 죽였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충격에 휩싸인 상태로 겨우 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카일?”

 

 전쟁터에 있어야 할 홀더 제이드가 팔에 붕대를 감은 채 서 있었다. 그는 도대체 이 상황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카일과 아버지의 시체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형, 나, 나 아니야... 아버지가, 아버지가 이상해서 어쩔 수 없었어. 엄마까지 죽였다고!!!”

 

 카일은 당황한 나머지 자리를 피하려 했다.

 

  “멈춰, 카일!”

 

 홀더 제이드의 뒤로 바엘이 천천히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경비대도 뛰어 들어왔다.

 

  “체포해! 반역이다!!!”

 

  “형, 제발 믿어줘! 아버지 정말 이상했어. 괴물이 되었었다고!!!”

 

 저항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던 카일은 경비대에 의해 쉽게 끌려 나갔다.

 

  “폐하의 시신을 거두어라!”

 

 .

 .

 .

 

 티르겔 궁전의 침실

 

 항상 그렇듯 아이어 왕비는 아들, 구스를 가슴에 안고 있었다.

 

  똑똑

 

  “들어오게, 라드나.”

 

 라드나가 침실로 들어왔다.

 

  “그래, 그럼 우리 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이 뭔지 물어봐도 괜찮겠나?”

 

  “그럴 줄 알고 이걸 챙겨왔습니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푸른 액체가 든 병을 꺼내 들며 말을 이었다.

 

  “이 약을 드시면 왕자님의 이상 증세가 한층 완화될 것입니다. 엘프들의 숲에서 따온 푸른 비단 버섯을 우려낸 약물입니다. 왕비마마도 한번 마셔보시지요.”

 

  “오오, 나도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오. 그대의 노고가 항상 고마울 뿐이오..”

 

  “그럼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라드나는 그들이 약물을 마시는 것을 지켜보고는 방을 빠져나갔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전쟁터에 갔던 프레데릭이 갑옷을 벗어 던지면서 헐레벌떡 성안으로 들어왔다.

 

  “라드나, 라드나!!!”

 

 라드나는 보이지 않았다.

 

  “서기관, 라드나는 어디 갔나? 소튼이 함락당했네. 용병이 꼭 와야 해!”

 

  “몇 시간 전부터 보이질 않습니다만..”

 

  “이거 참 어찌한단 말인가... 서기관! 지금이라도 다른 왕국들에게 서신을 써주게 위급하다고 말이네!!!”

 

 프레데릭이 서기관에게 말을 남기고 방으로 향했다.

 

  ‘왕비와 왕자라도 도피시켜야 해.’

 

  똑똑

 

  “...”

 

 그의 노크 소리에도 침실에서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힘껏 침실 문을 열어젖혔을 때, 펼쳐진 모습에 그는 충격에 휩싸였다.

 

  “아..아이어...? 구스? 대답 좀 해봐!”

 

  “...”

 

 대답은 없었고 곤히 잠든 것 같이 보이는 두 사람의 입술에는 붉은 피가 조금 묻어있을 뿐이었다.

 

 그는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절망에 빠졌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왕비와 왕자를 끌어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왕의 침실, 창문틀 위에는 시스웰 왕국의 부유함을 상징했던 왕관이 조용히 놓여있을 뿐,

 

 여느 때와 같이 아침 햇살에 비친 티르겔 성은 그의 슬픔이 무색하게 아름다웠고 봄을 알리는 제비의 지저귐이 성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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