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2. 떡볶이 가게
작성일 : 22-02-20 19:10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286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제 30대 후반이 되고 나니 이상하게 어릴 적 기억이 잘 나지 않고 꿈조차 꾸지 않는 날이 많더군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초등학교 앞 떡볶이를 팔던 분식집은 가끔씩 생각납니다.

 

 그 집은 걸쭉한 국물 떡볶이를 팔았는데, 밀떡인지 쌀떡인지 뭔진 몰라도 떡이 쫀득쫀득한 게 참 맛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이 먹어도 맵지 않은 국물에 약간 새콤한 맛이 들어 있어 말 그대로 달콤 새콤 매콤 그 자체였습니다.

 

 어른이 되어 그 맛을 느껴보고 싶어서 여러 떡볶이를 사 먹어 봤지만 그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더군요.

 

 그 집은 떡볶이만 판 건 아니었습니다.

 

 붉은 꽃게랑 각종 야채가 들어간 오뎅도 있었고 큼직막한 오징어 튀김도 있었습니다.

 

 떡을 좋아했던 저는 오뎅 국물에 들어간 커다란 가래떡 꼬치도 참 좋아했습니다.

 

 빨간 작은 모자처럼 생긴 플라스틱 그릇으로 국물을 떠 마시면 어린 나이에도 나도 모르게 캬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날이면 어린 시절 그 떡볶이집이 그리워졌습니다.

 

 그 날은 연말 송년회 겸 작은 동창회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대학 때 유행하던 아이러브스쿨을 통해 만나던 친구들이었는데요.

 

 이런저런 사유로 한 명씩 빠지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6명만 모였습니다.

 

 약속장소인 횟집으로 가던 도중 우연히 분식집을 본 나는 동창회에서 애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참 너희들 그거 기억나? 우리 초등학교 앞에 이름은 모르겠는데 작은 떡볶이 집 하나 있던거."

 

 "아 그 새싹 분식. 겁나 매웠었는데. 흐흐흐흐."

 

 "맞아. 고구마 튀김이 내 개취였지."

 

 물론 새싹 분식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알던 그 떡볶이 집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그 집 말고."

 

 미간까지 찌푸려가며 곰곰히 생각하던 내 머릿속에 그 집의 위치가 어렴풋이 떠올랐습니다.

 

 "그 태양 문방구랑 조그만 골목 슈퍼 사이에 있던 집 말이야."

 

 "..."

 

 내 말에 친구들은 잠시 기억을 떠올리는 듯 했습니다.

 

 한참 생각해보던 한 친구가 입을 열었습니다.

 

 "아닌데. 거기 그냥 전봇대 하나 있고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어서 아무 것도 없었는데."

 

 그 친구의 말에 다른 친구들도 동조했습니다.

 

 "맞아. 맞아. 그래 거기 그냥 쓰레기밖에 없었는데."

 

 순간 나는 멍해졌습니다.

 

 이상했습니다.

 

 분명히 여기 있는 창식이와 광일이도 같이 갔었기 때문입니다.

 

 "야. 야. 뭔 소리야. 창식이랑 광일이 너도 같이 갔었잖아."

 

 그러나 나의 지목을 받은 창식이와 광일이도 인상을 쓸 뿐 기억해내지 못했습니다.

 

 "야. 야. 됐다. 됐어. 그 어린 시절 기억까지 다 하면 머리 터져. 자자 자 술이나 마셔. 마셔."

 

 한 친구의 제안으로 소주를 털어 마시던 나는 그 떡볶이집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지만 이상했습니다.

 

 연말 휴가 때문에 본가에 내려와 있던 저는 그 다음날 초등학교 앞에 가 보았습니다.

 

 태양 문방구와 떡볶이 가게가 있던 곳은 이미 모두 허물어져 새 건물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에이구 그럼. 그렇지."

 

 나는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온 터라 나는 그 날도 동네 친구와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고등학교 친구인 그 애한테 저는 물어봤습니다.

 

 "야 너 혹시 저기 초등학교 앞에 떡볶이집 아냐?"

 

 "야이. 미친 무슨. 내가 거기 다니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냐?"

 

 "그렇지? 흐흐흐 그러게. 내가 미쳤나보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더 생각이 나는 겁니다.

 

 뽀글머리를 한 젊은 아줌마 혼자 하던 떡볶이 집이 분명 있었는데 기억 못하는 친구들도 이상했구요.

 

 거나하게 술이 취해서 비틀비틀 집으로 걸어가던 저는 지하철이 끊어졌기 때문에 집으로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걸으면 30분 정도 걸렸기 때문에 부담은 없었습니다.

 

 비틀비틀 걷던 나는 어느새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앞에 와 있었습니다.

 

 "어?"

 

 나는 내 눈을 의심했습니다.

 

 분명 낮에 왔을 때는 초등학교 앞에 건물과 건물만 있었는데, 지금은 그 건물 사이에 작은 가게가 하나 보였습니다.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다가가 가게 안을 들여다 보던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분명 내 기억 속 그 떡볶이 가게의 내부와 똑같았습니다.

 

 나는 뭐에 홀린 듯이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래? 뭐 줄까?"

 

 뽀글머리의 아줌마였습니다.

 

 놀란 나는 되물었습니다.

 

 "어? 아.. 아줌마. 저 모르세요?"

 

 나의 말에 아줌마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내 등짝을 때리며 말했습니다.

 

 "야. 야 어서 나가. 나가.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벼락같이 화를 내는 아줌마 때문에 놀란 나는 나도 모르게 문을 열었습니다.

 

 탁

 

 "아얏."

 

 작은 꼬마애 3명이 들어오다가 그 중 한명의 이마에 문이 부딪힌 것이었습니다.

 

 어찌나 세게 부딪혔는지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울고 있었습니다.

 

 "넌 어서 나가고, 어이구나. 어여 이리와. 에구 자 이걸로 피 닦고."

 

 그 뽀글머리 아줌마는 나를 내보내더니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그 애를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콰당.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정신이 없었습니다.

 

 술이 깰 정도로 번쩍 정신이 든 나는 뒷걸음질을 치다 그만 도로로 가버렸습니다.

 

 분명 아까는 차나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데, 지금은 행인들도 있고 도로에 차도 보이는 겁니다.

 

 빵빵

 

 콰당

 

 달려오던 차에 부딪힌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아니 그렇게 도로로 나오면 어떡해? 이 사람이. 뭐 자해공갈단 그런거 아냐?"

 

 택시에서 택시기사나 내리며 나에게 소리를 쳤습니다.

 

 "야. 뭐 다 필요없고 경찰서 가자고. 가."

 

 놀란 나는 허둥댔습니다.

 

 "아. 아닙니다. 전 괜찮습니다. 아니 뭐 공갈단 그런 건 아니구요."

 

 괜찮다는 말에 택시기사는 차에 오르더니 차를 몰고 쌩하니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분명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던 그 떡볶이 집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연말 연휴가 끝난 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 나는 바쁜 나날을 보내며 그 날의 기억을 썩 잊어버렸습니다.

 

 6월 동창 모임이 오기 전까지 말입니다.

 

 분명 아무 것도 없었던 광일이의 이마에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작은 흉터를 발견한 것입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0 40. 버스터미널 2022 / 2 / 26 192 0 4834   
39 39. 게임을 찾아주세요. 2022 / 2 / 26 187 0 4146   
38 38. 펜션 마지막집 2022 / 2 / 26 187 0 5052   
37 37. 지문 2022 / 2 / 26 198 0 3817   
36 36. 사신 2022 / 2 / 26 184 0 3205   
35 35. 건설 현장 감독관 2022 / 2 / 26 190 0 4513   
34 34. 담력 체험 2022 / 2 / 26 194 0 3779   
33 33. 보이스피싱 2022 / 2 / 26 217 0 4210   
32 32. 야간알바 2022 / 2 / 26 216 0 4751   
31 31. 쌍둥이 2022 / 2 / 26 192 0 4150   
30 30. 과양생이 2022 / 2 / 25 216 0 4834   
29 29. 명계의 음식 2022 / 2 / 25 188 0 4443   
28 28. 전원 주택 2022 / 2 / 25 184 0 3889   
27 27.나무인형 2022 / 2 / 25 214 0 4327   
26 26. 인터넷 전쟁 2022 / 2 / 25 199 0 4429   
25 25. 중고마켓 2022 / 2 / 25 196 0 3586   
24 24. 톡친구 2022 / 2 / 25 202 0 4532   
23 23. 교전 2022 / 2 / 25 194 0 2262   
22 22. 유서 2022 / 2 / 25 195 0 3941   
21 21. 꿈 속의 장례식 2022 / 2 / 25 206 0 4059   
20 20. 내집 마련 2022 / 2 / 23 196 0 4623   
19 19. 사이에서 2022 / 2 / 23 184 0 2489   
18 18. 나이테 2022 / 2 / 23 185 0 4362   
17 17. 공장 창고 2022 / 2 / 23 196 0 3665   
16 16. 엄마의 품속 2022 / 2 / 23 202 0 3579   
15 15. 저승가는 길 2022 / 2 / 23 182 0 3629   
14 14. 밤마실 2022 / 2 / 23 206 0 2937   
13 13. 캠핑 2022 / 2 / 23 203 0 4501   
12 12. 옆 집 아가씨 2022 / 2 / 23 197 0 4374   
11 11. 백구의 복수 2022 / 2 / 23 203 0 4849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구령세기
김선을
수학자
김선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