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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반로국왕자 비름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11

대가야의 전신인 반로국에 관한 역사 판타지입니다. 조그만 반로국이 철을 이용하여 여러 나라와 해상무역으로 성장하여 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오래전 백제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이 있다는 기사를 접한 후 그보다 훨씬 빨리 제철기술이 뛰어났던 가야국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지고 이 글을 썼습니다. 가야의 여러나라들도 여러 다양한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은 있지만 역사적 자료가 극히 부족합니다. 하지만 금관가야의 왕비 허황후도 파사의 석탑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오래 전 가야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멀리, 그리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류를 했을 것이라는 작가의 개인적인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 글을 조심스럽게 써보았습니다.

 
길략족 사냥꾼들
작성일 : 22-02-20 12:38     조회 : 206     추천 : 1     분량 : 6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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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단의 일꾼들은 겁을 집어먹고 모두 흩어졌다. 숲속에서 짐승같이 재빠른 몸놀림이 보였다. 짐승가죽을 입고 머리카락은 산발을 해서 풀어헤친 사내 몇 명이 창을 들고 아주 빠르게 나무와 바위 뒤로 숨었다. 얼핏보면 야수같기도 했다.

 이진아시는 재빨리 활을 꺼내어 쏘았지만 길략족이 워낙 재빨라서 모두 빗나가고 말았다.

 길략족의 한 사내가 이진아시에게 화살을 쏘았다. 이진아시는 화살을 강철검으로 쳐내었다.

 벌노랑이는 이진아시의 뒤에서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활을 당겨 연달아 쏘았다. 숲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상단의 호위무사들도 모두 활을 쏘면서 길략족이 몸을 숨긴 숲으로 슬금슬금 다가갔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드디어 몸에 짐승가죽옷을 입은 한 사내가 창을 들고 번개처럼 튀어나왔다. 이진아시와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는 서로 검과 창을 휘두르면서 공격했다.

 짐승가죽옷을 입은 사내는 무서운 힘으로 이진아시의 공격을 맞받아쳤다. 그 두 사람의 칼과 창이 허공에서 부딪치는 순간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의 창이 부러졌다. 하지만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는 발로 이진아시의 가슴을 힘껏 걷어찼다. 이진아시는 순식간에 사내의 공격을 받고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이진아시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었다.

 “앗! 이진아시!”

 벌노랑이가 이진아시를 구하기 위해 검을 들고 뛰어들었다.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는 부러진 창을 들고 무지막지한 힘으로 벌노랑이의 검을 쳐냈다. 벌노랑이의 검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가 벌노랑이의 목을 손아귀에 잡고 졸랐다. 벌노랑이가 숨이 막혀 발버둥을 치자 모자가 벗겨졌다. 그러자 사내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벌노랑이를 놓아주었다.

 “이건 여자잖아”

 그때 길략족의 사내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벌노랑이의 목에 창과 활을 겨누었다.

 “움직이면 이 여자를 죽이겠다.”

 그것을 본 까마중이 상단의 일꾼들 중 가장 나이많은 딱쇠에게 말했다.

 “내 말을 통역을 하게. 사냥한 곰을 돌려주든지 다른 것을 준다고.”

 딱쇠가 길략족에게 외쳤다.

 “곰 때문에 그런 거라면 우리가 잡은 곰의 고기와 가죽을 모두 돌려주겠다.”

 그때 길략족의 젊은 염탐꾼이 말했다.

 “곰은 우리 숲의 정령 팔 으즈의 아들이자 신이 우리에게 보내준 선물이다. 왜 남의 영역에 와서 곰을 함부로 죽였는가?”

 “곰이 먼저 우리를 공격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이 너희들의 영역이라는 것을 몰랐다.”

 “곰을 잡을 때는 숲의 정령에게 제물을 바치고 허락을 받은 다음 하늘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래야 곰이 우리의 선행을 하늘신에게 알리고, 신은 다시 우리 부족을 위해서 많은 짐승들을 보내주신다. 그런데 너희들이 불경스럽게도 이것을 망쳤다! 그러니 이 여자는 우리가 데려가겠다.”

 짐승가죽을 입은 나이 지긋한 사내가 딱딱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자 까마중이 딱쇠에게 눈짓을 보냈다.

 “여기 소를 한 마리 주든지 다른 것을 준다고 해. 원하는 것은 뭐든지.”

 “소를 주겠다. 아니면 말도 주겠다. 아니,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주겠다.”

 딱쇠가 다급하게 외쳤다. 그러나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는 비웃음을 흘렸다.

 “어리석은 침입자들이여. 우리는 너희들이 기른 가축을 먹지 않는다. 우리는 바다의 신령 톨 으즈가 보내주신 물고기와 숲의 신령 팔 으즈가 보내주신 산짐승만을 먹는다. 천박하게 어디 너희가 기른 가축을 곰 대신 먹으란 말이냐? 곰 대신 이 여자를 잡아가겠다.”

 길략족 사내들은 활을 겨누면서 벌노랑이를 끌고 가려고 했다. 벌노랑이는 자신을 붙잡고 있던 젊은 길략족 염탐꾼의 손을 깨물었다.

 “으악!”

 젊은 염탐꾼이 벌노랑이의 따귀를 때렸다.

 “이건 뭐야? 무슨 짐승도 아니고. 왜 이렇게 사나워?”

 어느새 정신을 차린 이진아시가 길략족에게 기어가서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의 다리를 붙잡고 매달렸다.

 “원하는 것을 말하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제발 그 여자를 놓아줘라.”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는 이진아시를 걷어차면서 말했다.

 “정말 귀찮은 족속이구나.”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가 이진아시에게 흑요석(청석)도끼를 휘두르려고 하자 벌노랑이가 사내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안돼!”

 “으악!”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가 비명을 지르자, 길략족 염탐꾼이 독화살을 하나 꺼내어 벌노랑이의 어깨에 꽂았다. 그러자 벌노랑이의 몸이 뻣뻣해지더니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

 “벌노랑이아씨가 쓰러졌다. 화살을 쏴라! 공격하라!”

 까마중이 외치자 숨어있던 상단의 무사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길략족 젊은 염탐꾼이 짐승가죽을 입은 남자에게 말했다.

 “화살이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짐승가죽을 입은 남자는 숫적으로 열세를 느끼고 외쳤다.

 “일단 달아나자. 후퇴한다!”

 길략족은 순식간에 모두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벌노랑이는 차가운 땅 위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었다.

 “벌노랑이! 정신차려! 벌노랑이! 죽으면 안돼!”

 이진아시가 벌노랑이의 어깨를 흔들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아이고, 이 피 좀 보십쇼. 도련님도 지금 급합니다요.”

 딱쇠가 다가와서 이진아시의 머리를 삼베끈으로 감아주었다.

 “벌노랑이아씨는 독에 당한 것 같다. 이 일을 어쩐다?”

 벌노랑이를 살피던 까마중이 말했다.

 “제가 저들의 뒤를 쫓아가서 해독제를 구해오겠습니다.”

 “저들이 순순히 해독제를 줄 것 같으냐? 그리고 아마 이건 산에 자라는 독버섯 같은 것을 채취해서 만든 것이 틀림없다. 자연상태의 버섯은 해독제가 없느니라. 이 일을 어찌한다?”

 하늘에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일단 이곳에서 야영을 하십시오. 제가 저들의 뒤를 쫓아 최대한 빨리 해독제를 구해오겠습니다.”

 이진아시는 바람처럼 달려 길략족의 뒤를 쫓아갔다. 산꼭대기를 넘어서자 저 아래 계곡쪽으로 길략족 사내 몇 명이 나무 사이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이진아시가 산을 뛰어넘는 동안 눈을 더 굵어져서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산 아래 계곡쪽으로 들어서자 온천지가 눈으로 뒤덮혀 방향을 분간할 수 없게 되었다. 어느새 어둠이 숲을 뒤덮었다.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다.

 이진아시는 아무것도 없이 단신으로 눈길을 달려온 것이 후회가 되었다. 삼베천으로 싸맨 머리에서도 피가 배어나왔다.

 ‘아! 춥고 배고프다! 앗!’

 이진아시는 눈 덮인 길을 걷다가 발을 헛디뎌서 계곡 아래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이진아시의 몸은 눈 덮인 비탈길 위를 데굴데굴 굴러서 얼음으로 덮인 계곡 앞에 있던 바위에 부딪쳐서야 멈추었다. 이진아시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일어설 수가 없었다.

 “악! 다리가! 이런 빌어먹을.....”

 바위에 부딪쳐서 다리가 부러진 이진아시는 일어나려고 애쓰다가 다시 차가운 눈 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눈 덮인 계곡 위쪽에 늑대무리까지 나타났다.

 “아우우(고기다)!”

 “저 빌어먹을 늑대들이 나를 잡아먹으려고 기다리고 있구나.”

 땅바닥에 주저앉은 이진아시는 늑대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자꾸만 졸음이 오는 것을 느꼈다.

 함박눈을 펑펑 맞으면서 이진아시는 스르륵 잠이 들었다. 그때 이진아시가 목에 걸고 있던 푸른 비취곡옥에서 환하고 푸른 빛이 나더니 주변까지 환해졌다. 대지의 여신이 나타나 이진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들아! 여기서 잠들면 넌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다. 눈을 떠라!”

 대지의 여신의 음성을 들은 이진아시는 억지로 눈을 반쯤 떴다.

 “어머니, 추워요.”

 대지의 여신이 부드러운 손길로 이진아시를 쓰다듬자 봄날같이 따뜻한 기운이 이진아시를 감쌌다. 대지의 여신은 이진아시의 다친 머리를 어루만지고, 부러진 다리를 쓸어주었다.

 그러자 다친 머리에서 흐르던 피가 멈추었고, 부러진 다리뼈가 금세 아물었다.

 대지의 여신이 이진아시의 몸을 아기처럼 안아들자 푸른 빛이 이진아시를 감싸고 두둥실 떠올랐다.

 대지의 여신은 어느 산기슭의 동굴 앞에 이진아시를 안고 나타났다. 그 동굴 안에는 아까 도망쳤던 길략족들이 모닥불을 피우고 쉬고 있었다.

 “이진아시, 나는 오래전 이 푸른 곡옥의 주인이 위험에 빠질 때 세 번 도와주기로 약속했단다. 오늘이 세 번째이니라. 다음부터는 위험에 빠져도 구해줄 수 없다. 앞으로는 너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어느덧 대지의 여신은 커다란 흑곰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길략족은 곰을 숭상한다. 내가 곰의 모습으로 그들 앞에 나타날 것이니 그들에게 가서 숲의 신이 보내서 왔다고 말하라! 그리고 그들이 너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거든 숲의 신에게 잘못을 모조리 일러 바친다고 하면 그들이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이진아시는 졸음에 못 이기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흑곰은 이진아시의 옷깃을 물고 동굴 앞으로 다가가서 커다랗게 포효했다. 그 소리를 들은 염탐꾼과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가 동굴 입구로 나왔다. 옆에 북슬북슬한 짐승털옷을 입고 머리에 울긋불긋한 줄이 주렁주렁 달린 모자를 쓴 길략족의 주술사도 따라나왔다.

 “아니? 저건 흑곰이 아닙니까? 저렇게 큰곰은 처음 보는데요?”

 “숲의 신이 우리에게 보내는 정령이다!”

 길략족의 주술사가 흑곰을 향해 절을 했다. 커다란 흑곰은 동굴 안의 길략족들을 사나운 눈길로 바라보면서 우우 소리를 내며 울부짖었다. 그리고 땅바닥에 쓰러진 이진아시를 바라보았다.

 “숲의 정령이 저 사람을 보호하고 있다. 저 사람을 동굴 안으로 데리고 와야한다.”

 길략족 주술사가 염탐꾼과 다른 길략족 사내들에게 말했다.

 “그런데 저놈은 아까 우리와 싸웠던 그놈 같은데요?”

 염탐꾼이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에게 말했다. 커다란 흑곰은 앞발로 가슴을 쿵쿵치면서 포효했다.

 “우우우우”

 길략족의 주술사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흑곰을 향해 두 손을 싹싹 빌기 시작했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주술사는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와 염탐꾼을 향해서 소리쳤다.

 “족장과 그대들. 혹시 아까 숲에서 무고한 사람에게 독화살을 썼는가? 숲의 신이 노하셨다. 무엇하는가? 어서 빌지 않고?”

 모두들 땅바닥에 엎드려서 곰을 향해 두 손을 모아 빌기 시작했다.

 커다란 흑곰은 한 줄기 푸른 빛이 되어 사라졌다. 그러자 동굴 안에 있던 길략족들은 눈 위에 쓰러져있던 이진아시를 들쳐업고 들어와서 모닥불 옆에 눕혔다.

 잠시 후, 눈을 뜬 이진아시는 눈앞에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해독제를 줘! 너희들 때문에 벌노랑이가 독이 퍼져 죽게 생겼어!”

 이진아시는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주술사가 이진아시를 말리면서 말했다.

 “숲의 정령 팔 으즈의 아들이여! 진정하시오. 우리들은 해독제를 갖고 있지 않소.”

 이진아시는 화가 나서 주술사의 멱살을 잡았다.

 “그럼 해독제는 어디 있어?”

 “나..나가서 구해야 하오. 계곡 근처 바위에 끼어있는 푸른 이끼를 긁어서 돌로 으깨어 독화살을 맞은 부위에 바르면 됩니다. 신의 아들이여! 새벽에 날이 밝는 대로 나가서 해독제를 구해드릴테니 진정하시오.”

 “안돼! 지금 당장 나가서 구해줘! 안 그러면 숲의 신이 너희 부족을 벌할 것이다!”

 이진아시의 엄포에 길략족 주술사는 벌벌 떨면서 말했다.

 “네..네.. 지금 당장 횃불을 만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주술사가 대답하고 나서 길략족의 사내들에게 횃불을 만들라고 손짓을 했다.

 이진아시는 곧장 동굴 밖으로 달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진아시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고 힘이 빠져서 무릎이 꺾여 쓰러지고 말았다. 길략족 염탐꾼이 뭔가 미안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이진아시에게 말린 연어를 주었다.

 “신의 아들이여! 이걸 드십시오. 힘이 나실 겁니다.”

 이진아시는 말린 연어를 먹고 다소 기운을 차렸다. 그러자 이진아시는 염탐꾼의 멱살을 잡았다.

 “이놈! 네가 독화살로 벌노랑이를 찌른 놈이지? 그렇지?”

 “잘못했습니다. 신의 아들이여! 지금 당장 푸른 이끼를 긁어모아 그분께 갖다 드리겠습니다. 부디 숲의 신이 노하시지 않도록 잘 좀 이야기해주십시오.”

 염탐꾼은 이진아시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횃불을 든 이진아시와 길략족 사내들은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계곡으로 가서 칼로 푸른 이끼를 긁어모았다. 그리고 다시 눈 덮인 산을 바람처럼 달렸다.

 ‘역시 이놈들은 평범한 인간들이 아니야. 어쩌면 날쌘 범처럼 가뿐하게 눈 덮인 산을 뛰어오를 수가 있지?’

 이진아시는 헐떡이는 숨을 참으면서 길략족 사내들의 뒤를 따라서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산을 넘었다. 어느덧 희끄무레한 새벽이 밝아오자 저 멀리 야영을 하고 있는 뱀무상단의 모습이 보였다. 이진아시는 푸른 이끼를 들고 쓰러진 벌노랑이에게 달려갔다.

 “벌노랑이! 정신차려. 내가 약초를 구해왔어.”

 “이진아시! 기어코 해독제를 구해왔구나. 다행히 아직 벌노랑이 상태가 많이 나빠지진 않았다.”

 잠에서 깨어난 까마중이 다가와서 이진아시에게 속삭였다.

 이진아시는 옆에 있는 돌 위에 푸른 이끼를 놓고 강철검의 칼등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푸른 이끼가 으깨져서 물기가 뚝뚝 흘렀다. 이진아시는 벌노랑이의 옷을 찢고 독화살에 찔린 부위에 푸른 이끼를 펴서 바르고 삼베천으로 꽁꽁 싸매주었다.

 “으...”

 벌노랑이는 통증으로 신음소리를 내었다.

 “벌노랑이, 이제 괜찮을거야. 조금만 참아. 죽으면 안돼.”

 이진아시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 창백한 벌노랑이의 얼굴을 적셨다.

 벌노랑이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있었고 입술에는 핏기가 없어보였다.

 “신의 아들이여! 푸른 이끼를 뜨거운 물에 넣고 우려낸 물을 마시게 하면 더 빨리 해독이 됩니다.”

 멀찌감치 서서 바라보던 짐승가죽을 입은 사내가 말했다. 상단의 일꾼들이 불을 지피고 물을 끓여 푸른 이끼를 한 줌 집어넣었다. 이진아시는 푸른 이끼가 우러난 물을 벌노랑이의 입속에 흘려넣었다.

 “벌노랑이, 그동안 내가 심하게 군 것 정말 미안하다. 용서해라.”

 이진아시가 벌노랑이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 그때 정신이 어느 정도 돌아온 벌노랑이가 눈을 떴다.

 “응. 용서해줄게. 네 노력이 가상하니까.....”

 벌노랑이는 이진아시를 향해 희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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