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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새 세상
작가 : 지니0
작품등록일 : 2022.2.13

'새 세상'은 핵전쟁 이후. 지구에 존재하는 전혀 다른 두 세계, 화이트마타와 그레이마타. 그 안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통해 드러난 이기적 문명의 실체를 그린 SF스릴러 작품이다. 인간 안에 내재된 자유와 존엄에 대한 갈망,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신인류의 음울한 단면 그리고 우생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선별해 종의 영속성을 추구한 설계자가 어떤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지 그려보았다.

 
제 14 화
작성일 : 22-02-20 11:51     조회 : 174     추천 : 0     분량 : 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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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마

 

 [파리에탈 지역구. 시체검안실]

 

 시체 부검실. 라마는 문제의 제보자 앞에 섰다. 보육원 아이들에게 하이포피시스 사가 제공한 약물의 부작용에 관해 알려주고 비밀리에 다른 약을 구해 주었던 자. 바로 야노였다. 그는 라마와는 다르게 너무나 평안한 얼굴로 누워있었다.

 "사인은?"

 라마가 물었다.

 "객관적인 증거 자료로 추정컨대 자살로 보입니다."

 건너편 수혁이 말했다.

 "뭐?"

 "약물 과다 복용 및 오남용이랍니다."

 "오남용? 훗, 약을 연구하는 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인이군."

 "…"

 "자살로 보이기 쉽게 만들어 놓았어. 자네 생각은 어떤가?"

 "동감입니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죠. 이틀 전 만났을 때만 해도 자살할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서장님도 아시다시피."

 이틀 만에 시체로 다시 나타나다니.

 "도대체 누가, 왜 죽였을까요?"

 수혁이 물었다. 라마는 골몰히 생각에 잠겨 있다 다른 질문을 던졌다.

 "타살이라면 어떤 방법을 사용했을까?"

 "일단 강제로 먹인 흔적은 없습니다. 몸에 특별한 타박상이나 주사 바늘 자국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입가에 묻은 거품 자국으로 보아 독극물을 마신 것 같습니다."

 "이 자는 심성이 여린 사람이었어. 루퍼스가 친한 동료를 죽인 것은 맞지만 모든 것은 보육원의 잘못된 약물 사용 때문이라고 믿었지. 왜냐면 두 가지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면 잘못될 게 뻔했거든. 그리고 이 자는 한스 박사는 그렇게 죽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어. 그러면서 자신이 그 죽음을 헛되게 만들지 않겠다고 도 했고. 그게 무슨 뜻일까?"

 "한스 박사가 하던 일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요? 하이포피시스 사에서 수거해 간 연구 자료를 검토해 보면 알 수 있을 텐데요."

 "현실적으로 힘들어. 그 쪽에서 순순히 원본 자료를 건네주지도 않을 거고. 분명 이 자는 한스 박사가 하던 일에 대해 알고 있었어. 그리고 하이포피시스 사에서 그것을 알아채고 발 빠르게 움직였어."

 라마는 부검실의 차가운 금속 침대에 누워 있는 요노의 핏기 없는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이 자의 입은 다물 줄 몰랐고 안경 너머로 보이던 두 눈은 작은 단서라도 생각해 내려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 자를 만나기로 한 것을 '루저회' 멤버들과 자네 말고 또 누가 알고 있었나?"

 "글쎄요. 저도 서장님 연락 받고 당부하신 대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당분간 몸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부검실에서 나온 라마는 다시 한 번 요노의 연구실을 찾아갔다. 연구실은 말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약 병과 조제 도구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놓여 있었고, 쓰레기통도 깨끗이 비워져 있었다. 발견 당시, 요노는 자신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라마는 요노의 책상 의자에 앉았다. 책장에는 의학 전문 서적들과 관련 잡지들이 꽂혀 있었고, 한쪽에 동료들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보였다. 사진 속 요노의 수줍은 미소는 먼저 죽은 여자 동료를 향하고 있었다.

 서랍 안에는 칫솔, 세면 용품, 일회용 면도기나 수건 그리고 여분의 셔츠들이 차례로 담겨 있었다. 라마는 책상 아래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 쓰레기통 뒤편 책상 구석 자리에 검은 봉투 꾸러미가 처박혀 있는 게 보였다. 라마가 봉투를 잡아 꺼냈다. 봉투는 생각보다 가벼웠다. 쓰레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손끝으로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꺼냈다. 실험실 에서 입는 가운이었다. 두 개의 방울 모양과 함께 하이포피시스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왜 이 가운을 여기다 처박아 두었을까?

 그때 그의 전화가 울렸다. 수혁이었다.

 "그래, 뭐 알아 낸 것이 있는가?"

 "서장님, 어젯밤 지하 9층에 드나든 사람은 모두 16명이었고, 약품 저장실에 드나들 수 있었던 사람은 죽은 직원과 당직 근무 직원, 단 2명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직 직원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퇴근한 것으로 확인되었고요."

 "특이한 건?"

 "영상에는 분명 죽은 직원이 약을 한꺼번에 들이마시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럼 자살이 맞단 말이야?"

 "저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자가 자살을 했을 거라는 것 같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영상을 살펴봤습니다."

 "그랬더니?"

 "자세히 보니 죽기 몇 시간 전부터 감시 카메라에 찍힌 자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카메라가 등 쪽을 향하고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합니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는 거지?"

 "발이요."

 "발? 다리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그날 오전 내내 카메라에 잡힌 자는 의자에 앉아서도 두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영상에 찍힌 자는 의자 하단에 뒤꿈치를 걸치고도 앞쪽은 바닥에 충분히 닿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분명 다른 자가 여기에 앉아 있었던 거군. 자살로 위장하려고 한 것이야."

 "분명합니다."

 "그 자를 찾아내야 해. 다시 한 번 영상을 샅샅이 뒤져봐."

 전화를 마치고 라마는 자신의 손에 들린 가운을 내려다보았다. 구김도 비교적 오래 되어 보이지 않았고 묵은 빨래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도 나지 않았다.

 라마는 요노와 나누었던 대화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았다. 그는 정이 많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보육원 아이들과도 잘 지내는 편이어서 루퍼스나 ‘루저회’ 소속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주었다. 아마 그도 원장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한스 박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한스는 동물 실험실에서 일했다. 그리고 죽기 얼마 전 하이포피시스 실험실에 다녀온 것이 분명했다. 거긴 왜 간 거지? 어쩌면 두 사건의 실마리는 하이포피시스에 있을지 몰랐다.

 

 

 :::

 

 

 칼시토와 헥터

 

 [화이트마타. 자이러스 마을]

 

 청년 한 명이 폐공장 안으로 달려왔다. 칼시토를 향해 소리쳤다.

 "칼시토. 큰일 났어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기를 손질 중이던 칼시토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방금 비둘기가 소식을 전해왔는데 그레이마타 수비대들이 탱크와 정찰기를 이끌고 이리로 오고 있답니다."

 "뭐?"

 누군가 놀라 소리쳤다. 갑자기 뜨거운 모래바람 같은 공포감이 공장안에 휘몰아쳤다. 주민들이 웅성거렸다. 칼시토가 헥터와 그 무리들을 향해 말했다.

 "너의 독수리들은 즉시 트래버스와 호리존 마을로 가 도움을 청해. 거기서 지원군들을 모아서 돌아와."

 헥터가 동그랗게 눈을 뜨고 물었다.

 "그럼 여기는 누가 지킵니까?"

 칼시토가 나머지 주민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모두의 손에 무기 한 자루씩은 들고 있었다.

 "여긴 걱정하지 마. 너희들 말고도 싸울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어."

 "그래. 우리도 제 몸 하나는 지킬 줄 알아."

 누군가 말했다. 전에 소쿤과 설전을 벌이던 자였다. 그는 이미 죽을각오를 한 사람처럼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소쿤은 울컥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맞아. 너희들은 절대 나서지 마라."

 또다른 나이 지긋해 보이는 남성이 덧붙였다. 꼭 마지막 부탁처럼 들렸다.

 "동굴로 피신한 아이들과 여자들… 너희들이 잘 돌봐줘야 해. 알지?"

 헥터와 독수리들 모두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목이 메는 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모두 잔뜩 눈에 힘을 주고서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제 곧 해가 질 거다. 어서 서둘러."

 칼시토가 말했다. 헥터가 갑자기 덜컥 그를 껴안았다.

 "칼시토. 제가 앞으로 진 누나 몫까지 잘 할 게요. 그러니까 제발 다치지 마세요."

 그가 입술을 깨물고 홱 돌아서 공장 밖으로 달려나갔다. 다른 아이들도 마지막 인사를 건네듯 주민들을 힐끗 돌아보고 따라나갔다.

 멀어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고 칼시토는 눈을 감았다.

 '부디 살아만 다오. 그러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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