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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르한 연대기
작가 : 아노락
작품등록일 : 2022.2.13

대자연 '마테르'를 섬기며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율타족.
그러나 거대 제국의 등장으로 부족은 존망의 위기에 휩싸인다.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바르한, 그는 거대한 힘 앞에 어떻게 맞설 것이며 어떤 꿈을 꾸고 이뤄낼 것인가...!

 
2화
작성일 : 22-02-20 10:12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5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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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후

 

 “타르시여, 최근 들어 마테르의 영토 외곽이 불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장로 야르파가 말했다.

 “지금은 건기도 아닌 시기인데 산불이라도 난다는 겁니까?”

 “아니요, 부족 이례 이렇게 자주 산불이 난 적은 처음입니다. 어쩌면 누가 인위적으로 불을 지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만......”

 장로의 말에 족장 오도르는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누가 감히 마테르의 육체에 해를 가한단 말입니까!”

 율타족의 대전사 중 하나이자 오도르의 충신인 발리야바가 화를 냈다.

 발리야바의 말은 응당 맞는 말이었다.

 마테르 아래에 있는 부족들에게 있어서 숲에 불을 지르는 행위는 어머니의 육체를 해하는 패륜적인 행동으로 여겨졌다.

 “허나 마테르의 영역이 줄어드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대전사 발리야바님께서도 얼마 전 외곽에 마물토벌을 나서시게 되면서 느끼시지 않으셨습니까?”

 대전사 발리야바는 장로 야르파의 말을 듣고 보니 최근 들어 숲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는 게 떠올랐다.

 대형마물은 마테르의 힘으로 인해 마테르의 대지에는 발을 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자면 마테르의 대지 바깥은 대형마물들의 서식지라는 말이다.

 그곳은 드넓은 사막의 형태를 띄고 있는데, 마물들이 모래 속에서 치솟음으로 그 위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율타족의 전사들이 마물토벌에 나서는 것은 마물은 좋은 식재료나 도구로서의 쓰임이 있기도 해서다.

 그러나 마물은 전사가 아닌 부족민들에게는 위험한 존재다.

 대형마물은 마테르의 영역에 들어서지 못한다지만 작은 개체의 마물들은 마테르의 영역에 들어서는 데 문제가 없었다.

 그로 인해 전사들은 정기적으로 마물토벌을 통해 마물의 개체 수를 조절했다.

 전사는 부족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존재이기에 모든 이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허나 마테르의 영역이 불타 줄어든다면 전사들이 대형 마물로부터 모든 부족 사람들을 지킬 수는 없게 될 것이다.

 율타족의 타르 오도르는 사태의 진위를 직접 파악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직접 외곽지대로 나가 상황을 확인해야겠소.”

 “안 됩니다! 곧 있으면 있을 오름 의식에 차질이라도 생기시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오도르의 부인이자 율타족의 어머니인 샤피아는 반대했다.

 일 년마다 돌아오는 오름 의식은 율타족 뿐만 아니라 마테르 영역 안에 있는 모든 부족이 모여 치르는 성대한 의식이다.

 각 부족에서 검은 산기둥을 오를 전사들을 차출해 서로를, 또 스스로를 증명하는 전사의 의식으로서 율타족의 족장 오도르 또한 그 대상 중 하나였다.

 “부족의 일에 족장이 나서지 않는다면 그 어느 누가 날 믿고 따라주겠소? 걱정 마시오, 부인.”

 족장 오도르는 샤피아를 진정시키며 나갈 채비를 마쳤다.

 

 한 편,

 바르한은 또래 아이들을 모아 다른 산을 향했다.

 전사의 의식을 치르지 않은 아이들은 검은 산기둥에 오를 수 없다는 부족의 규율에 따라 바르한은 먼저 다른 산의 절벽들을 점령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높은 데를 올라간다고?”

 가파르게 기울어진 절벽을 아래부터 위로 훑는 듀프레는 침을 꿀꺽 삼켰다.

 바르한은 거침없이 우뚝 솟은 절벽 앞으로 나아가 몸에 밧줄을 둘렀다.

 손에는 땀이 흘렀지만 주저하지 않고 성큼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바르한 네가 오른다면 나 역시도 뺄 수 없지!“

 절벽이라는 두려움보다 뒤처지는 게 더 두려웠던 듀프레는 바르한을 뒤쫓아 절벽을 올랐다.

  갈라진 바위 틈 사이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한 차례씩 위로 향하는 바르한과 듀프레.

 “바르한! 위험해! 너무 높게 올라가면 안돼!”

 밑에서 바라보던 다른 아이들이 점점 멀어져가는 바르한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그때였다.

 탁...타닥...!

 “머리 위를 봐!”

 절벽 중간에서 사람 머리만한 낙석이 떨어졌다.

 “듀프레! 벽으로 밀착해!”

 바르한의 순간 판단에 듀프레는 가까스로 절벽으로 밀착했고 밑에서 바라보던 아이들 사이로 돌덩이가 떨어져 아찔한 상황을 만들었다.

 바르한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모두 괜찮아?”

 “그래, 간신히 살았다...”

 “이제 그만 하고 내려와!”

 밑에 있던 아이들이 바르한과 듀프레를 말렸다.

 그러나 둘은 여전히 내려갈 생각이 없었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반드시 절벽 위에 올라가고야 말겠어!’

 바라보는 이들은 불가능일거라 여겼던 바르한의 무모함은 끝내 정상에 다다르게 되었다.

 어느 누가 저 나이에 가파른 절벽을 거침없이 오를 수 있을까.

 보는 이들은 바르한의 강인한 육체도 부러웠으나 무엇보다도 용맹한 정신력에 감탄했다.

 산 정상에 오르자 바르한은 저 편에 우뚝 솟은 검은 산기둥을 바라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산기둥을 바라보며 바르한은 다짐했다.

 ‘반드시 검은 산기둥의 정상에 오르고야 말겠어.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그 끝에 서서......’

 검은 산기둥은 구름 위로 하염없이 뻗은 채 우뚝 솟아 있었다.

 그리고 존재를 잊어버린 채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이가 있었다.

 듀프레.

 “드디어 정상이다!”

 바르한의 자칭 라이벌 듀프란 역시 뒤늦게 정상에 다다랐다.

 

 * * *

 

 “워, 워.”

 질주하던 호르콘(*네 발 달린 말과 비슷한 동물)의 고삐를 잡아채며 진정시키는 타르.

 율타족의 부락에서 마테르의 영역 외곽까지 쉼 없이 달려온 끝에 드디어 사건의 중심지에 도착했다.

 부족 회의에서 장로가 한 말은 사실이었다.

 정말로 누군가가 마테르의 대지에 불을 지른 흔적이 남아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인 것인가...!”

 두 눈으로 직접 훼손된 숲을 본 율타족의 타르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불타버린 숲은 검은 재만이 가득했고 일부는 서서히 사막화가 되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타르와 전사들은 모두 호르콘에서 내려 잠시 묵념했다.

 이들이 나고 자라온 곳이자 앞으로의 후손들이 살아갈 대지에서 전대미문의 일이 발생한 건 심각한 일이었다.

 율타족의 전사들은 울부짖었다.

 모두가 침울함에 빠져있던 때.

 “타르! 저쪽 방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전사 중 하나가 동쪽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모든 전사들은 다시 호르콘을 타고 나를 따르라! 샤이엔, 너도 나서야겠다.”

 타르의 명령에 율타족의 전사들은 호르콘에 올라타 외곽 사막 지대를 따라 다시 달려 나갔고, 오도르와 함께하는 푸른 매 샤이엔은 그의 어깨에서 상공을 향해 날아올랐다.

 먼저 날아가 하늘에서 동태를 살피는 푸른 매 샤이엔.

 샤이엔은 오도르의 사역마로서 서로 시야를 공유할 수 있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되는 거야? 왜 이렇게 진척이 없어? 노예새끼들을 더 굴리란 말이야!”

 “듀공 백작님, 이 이상 노예들을 숲에 가까이 붙이다간 숲이 불타기 전에 노예들이 먼저 불타 죽습니다요......”

 “저딴 노예새끼들이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지금 그 전에 내가 쪄죽겠는 거 안보여? 이래가지고 언제 저 시커먼 기둥에 가까이 가보기나 하련지...”

 불태우는 숲을 앞에 두고 낯선 이방인이 더위에 투덜거리는 모습이 오도르의 눈에 들어왔다.

 ‘저 거대한 새 위에 올라 있는 이들은 도대체 누군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체와 낯선 이방인을 본 율타족의 타르는 의문만이 가득했다.

 마테르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강줄기 위에 세워진 거대한 돛단배는 지금껏 율타족의 문명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오도르는 돛단배를 거대한 새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

 낯선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생전 처음 보는 옷차림과 더불어 다리에 무거운 족쇄를 채운 채 숲에 불을 지르는 또 다른 사람들을 보며 도저히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분명 이들이 자신들의 대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오도르는 율타족의 타르로서 명령을 내렸다.

 “일단 죽이지 말고 모두 생포하라!”

 율타족의 전사들이 이방인들을 기습적으로 다가가던 순간, 그 중심 공간에서 대형마물이 치솟았다.

 크르르륵...!

 “뭐...뭔가, 저 괴수는...?”

 듀공 백작은 돛단배 위에서 앉아 있다가 크게 놀라 뚱뚱한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바닥으로 넘어졌다.

 노예들도 대형마물의 등장에 기겁하며 작업을 멈추고 배로 올라서려 뛰기 시작했다.

 “뭐해? 당장 배를 다시 강 중앙으로 띄워!”

 “예...예, 알겠습니다!”

 백작의 명령에 거대한 돛단배의 선원들은 황급히 육지와 배를 잇는 사다리를 거둬들였다.

 “우리들도 태워주십시오!”

 “아... 안돼!”

 수많은 노예들이 허리까지 차오르는 강물에 들어가 배 옆구리를 두들겼지만 사다리는 끝내 내려오지 않았다.

 “뭣들 하느냐, 어서 배를 움직이지 않고!”

 노예들의 외침 따윈 모조리 무시한 채 백작은 선원들이 끌어올리는 닻조차 느리다며 손수 도끼로 줄을 끊어버렸다.

 배가 수심 깊은 강의 중간에 도달하고 나서야 백작은 한 숨을 돌렸다.

 노예들은 대형마물을 피하려 사방으로 흩어져야만 했다.

 “으아아악! 살려줘! 사... 살려줘!”

 거대한 집게발을 지닌 대형마물은 노예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잠깐 저 노예 놈들이 다 죽어버리면 작업은 또 누가 해?’

 백작은 노예가 전부 죽어 없어지면 저 번거로운 작업은 누구에게 시켜야 할지 머리가 아팠다.

 “젠장... 당장 대포로 저 괴물을 잡아라!”

 듀공 백작의 말에 선원들은 배에 장착된 대포를 장전했다.

 거대한 굉음과 함께 발사된 대포는 대형마물에 명중했다.

 대포를 발사시킨 선원은 확신했다.

 ‘정확하게 맞았다...!’

 허나 흩날리던 모래가 걷히고 선명해지자 눈에 들어온 건 멀쩡한 대형마물의 모습이었다.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듀공 백작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화를 냈다.

 대포는 몇 차례 더 명중했으나 대형마물의 외피엔 가벼운 생채기만 날 뿐, 오히려 자극만 한 꼴이 되었다.

 그들은 몰랐지만 다행히 사막에 사는 대형마물들은 원래 물을 극도로 꺼려하는 탓에 배에 타격을 주지 못했다.

 그 때였다.

 “전방에 샌드 스콜피온 하나, 대형마물 진형으로 방진!”

 율타족의 전사들이 어느새 대형마물을 둘러싸고 있었다.

 맘베리(*만도, 구부러진 검)를 양손에 쥔 오도르는 이 순간에 푸른 매 전사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전사들의 포위에 혼란스러워 하는 틈을 이용해 샌드 스콜피온의 최대 약점인 머리 위로 일순간에 도약했다.

 샌드 스콜피온은 꼬리에 달린 독침을 휘둘렀지만 오도르의 검인 맘베리에 단칼에 베여 독침은 바닥으로 나뒹굴었는데,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손잡이를 힘껏 움켜쥐며 맘베리의 날카로운 끝에 힘을 실어 샌드 스콜피온의 단단한 외피를 뚫어냈다.

 대포가 통하지 않는 대형마물에게 율타족 전사의 무기와 힘은 영향을 끼쳤다.

 샌드 스콜피온은 순식간에 율타족 전사들에게 토벌되었다.

 ‘저 야만인들의 무력은 도대체 어떻게 되었단 말인가! 우리 제국의 신문물인 대포가 통하지 않는 괴수를 고작 칼 따위로 잡아내다니...“

 그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본 듀공 백작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백작은 겁을 먹었고, 본래의 하던 일조차 내팽개친 채 배의 선미를 돌리라고 명령했다.

 ‘거대한 새를 타고 다니는 저 무리의 목적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구나.’

 강인한 무력을 지닌 율타족의 전사들은 깊은 강을 두고 멀리 떠나가는 배를 잡을 수는 없었다.

 덩그러니 버려진 노예들은 율타족의 전사들과 조우하기도 전에 벌써 샌드 스콜피온에 의해 전부 살해된 탓에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는 노릇.

 그러나 살기 위해 우거진 마테르의 숲으로 숨어들어간 노예 하나가 율타족 전사들에게도 발각되지 않은 채 어딘가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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