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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스며든 너
작가 : Hee Yeon Je
작품등록일 : 2016.10.10

초시계가 뛰면, 내 심장이 뛰고,
내 심장이 뛰면, 널 향한 내 뜀박질이 시작된다.

관음증의 진혁과 이중생활 하나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
극과극의 두사람, 그러나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는 그들.
그렇게 서로가 스며들듯 사랑에 빠지는데..

 
18. 사랑의 확인은 위험수당을 건다.
작성일 : 16-10-31 23:08     조회 : 455     추천 : 0     분량 : 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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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고민은 오래 지속할 수가 없었다.

 

 본가의 호출,

 기나긴 방황을 끝내야 할 시간이었다.

 진우의 말대로 아버지의 인내심은 한계가 있었다.

 

 진우의 집에 있는 것을 뻔히 아는

 아버지가 그녀를 오랫동안 혼자 있게 둘 리가 없었다.

 

 어찌되었건, 아버지에게 하나는

 자신의 욕망과 성취를 이루기 위한 쓰기 좋은 카드중 하나다.

 

 하린이가 시집가면서 아버지에게 막대한 이득을 주었다.

 막강한 정치인의 뒷배를 봐주며,

 아버지의 사업은 승승장구 해나갔고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크기를 불렸다.

 

 그러나 만족을 모르는 아버지의 욕심은,

 결국 하나 또한 이용하자는 결론을 내린 모양이었다.

 

 그러나 평소와 달랐다.

 원래대로라면 항상 진우가 그녀를 데리러 왔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빠의 비서가 왔다.

 

 이상하다 여겼지만, 요즘 아버지의 일로

 바쁜 진우인 듯했다.

 평소라면 몇 번이라도 오피스텔에 들리고

 하나에게 안부전화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동안 몇 일을 잠잠했다.

 그냥 아버지 일이 어려운 것이라

 연락을 못하나 여겼다.

 

 하나는 본가로 들어가는 와중에도

 별 큰 의심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집 안에 인기척이 하나도 없다.

 불 빛도 최소한의 불 빛만 있었다.

 

 하나는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가며 어머니를 찾았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그 때 였다.

 

 뒤에서 괴한의 손에 입이 막히고 하나는 그대로 기절했다.

 괴한은 조심히 하나를 들쳐 업어 방으로 옮겼다.

 방 안에 그녀를 묶어두고는,

 나갈 수 있는 모든 곳을 봉쇄했다.

 

 그랬다.

 진우를 믿지 못한 김회장은 자신의 비서를 시켜,

 하나를 데리고 왔고 집 안에 감금했다.

 

 그렇게 김회장은 치밀하고 약삭빨랐다.

 자신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서는 가족도 뭐도 없었다.

 단지 이용가치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 이용가치가 없어진 부인을 버리고,

 하린과 강의원을 배신하고,

 더 큰 그림과 권력 앞에 무릎꿇고,

 하나를 제물로 받치고 있었다.

 

 도대체가 무엇을 위한 부이며, 권력인 것일까?

 김회장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하지만 나락은 언제나 존재 하는 법,

 가족을 버리고 이용하고,

 사람의 가치를 함부러 여기는 자의 말로는

 한마디로 비참했다.

 

 인과응보, 그가 치루고자 하는 것은 가족을 버린 댓가였다.

 

 

 진혁과 진우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하나를 보호하는 것에는 한발 늦었다.

 

 김회장이 어느새 하나의 신변을 확보하고 있었다.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었다.

 둘은 자신들 각자가 모은 자료를 가지고 반격할 준비를 했다.

 

 진혁의 집요한 추적과 자료수집으로

 드디어 그들을 잡을 증거를 확보했다.

 

 그리고 진우는 동생들을 움직여 각종 포털사이트와 SNS에

 동영상과 사진을 유포했고, 그 것들은 순식간에 퍼졌다.

 

 투표를 조작하고자 했던 각종 여론조사와

 투표현황 조작 하려던 상황,

 언론사 대표들과의 성접대 만남까지,

 그 모든 내용들이 여당 대선대표가 지시하고,

 김회장이 자금을 대고 사람들을 움직인 정황까지

 낯낯이 밝히고 까발려졌다.

 

 덕분에 여당 대선대표는 사퇴를 해야했고,

 김회장은 강의원에게까지 버려지게 되었다.

 

 

 나중에 하린은 강의원과 이혼을 해야했고,

 하지만 넉넉한 위자료를 받으며

 오히려 자유로운 삶을 누리게 되었다.

 돌아온 싱글로 하린은 연예계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하며 전과는 다른 본인 자신만의 톡톡튀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전보다 더 좋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

 

 한마디로 아버지 뒷배 없이 그녀의 힘으로 굳게 섰다.

 

 

 진우는 마지막 뒷처리는 자신이 하겠다고 하며,

 진혁에게 얼른 하나를 본가에서 데려 오라며,

 그의 동생들 몇 명을 붙여 주었다.

 

 진혁은 서둘러 하나가 있는 본가로 갔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하나가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미칠 지도 몰랐다.

 

 이제서야 그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본인의 마음을 열어준 유일한 여자다.

 

 그동안 여자는 더럽고 추악하며 육정에 들뜬 존재였다.

 그의 욕정을 해결하고 분출하게 하는 도구였다.

 그리고 단지 수집할 사냥감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하나는

 그의 심장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다시 뛰게 만들어준 유일한 여자였다.

 

 그와 같은 상처를 지니고 있지만,

 자신과 다른 따뜻한 성품을 이미 지니고 있는 여자였다.

 

 그런 그녀를 상처주고 아프게 만들었다.

 그저 사냥감으로 대하고 취하고자 했다.

 

 자신이 김회장이나 강의원, 그 늙은 여당 대선주자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녀는 그의 상처를 보았고,

 보듬어 안아주었으며, 사랑으로 치유하고자 했다.

 

 먼저 그에게 손내밀어 주었으며,

 사랑하고자 했다.

 

 그녀의 눈빛은 천천히 그에게 와서 스며 들었고,

 어느새 사랑이 되었다.

 

 온 가슴이 그녀의 사랑으로 스며오듯 다 물들었다.

 

 하나에게로 가는 지금 이순간이

 가장 떨리고 터질 듯한 심장이 벅차오른다.

 

 본가의 문이 열리고 방 안으로 뛰어 올라갔다.

 다행히 온 온라인을 떠들석하게 만들어 놓은 덕분에

 김회장은 미처 딸을 감시할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터진 사태를 수습하기에 바빴을 터이다.

 하나는 무사했고, 무방비 상태로 방에 누워있었다.

 

 문뜩 욕정이 잃어 평소처럼 촬영을 시도했으나,

 하나의 번뜩 뜨이는 눈에 놀라 멈추고 말았다.

 

 그녀의 눈빛이 진혁의 얼굴에,

 그리고 연달아 그의 손에 들린 전화기에 꽂힌다.

 

 직접 말하진 않았어도 이미 그녀의 욕지거리가 들린다.

 그래,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입이 막혀있길 천만다행이라 여겼다.

 진혁은 잽싸게 핸드폰을 바지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그리고 그녀를 일으키고 품에 안았다.

 

 잠시 서로의 온기를 나누자, 품안에서 몸부림 치던,

 하나의 요동이 잦아 들었다.

 

 그리고 이내 어깨의 그녀의 따뜻한 눈물이 젖어온다.

 진혁은 조심스레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고는

 입에 묶여있던 손수건을 풀어준다.

 

 

  " 이 미친놈아! 넌 그런 와중에도 찍고 싶니! "

  " 이건 본능입니다만,

  그리고 자태가 너무 유혹적이지 않습니까? "

  " 미친새끼! "

  " 어떻게 온 것인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

  " ...그러게 나 여기 있는 것 어떻게 알았어? "

  " 이야기를 하자면 깁니다.

  일단은 여기를 나가시지요. "

  " 으..응. "

 

 

 뭔가 아직 미심적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하나는 진혁이 눈 앞에 나타나 준 것 만으로도 좋았다.

 

 이상했다.

 

 꼭 자신이 필요한 순간에 눈 앞에 마법처럼 등장한다.

 마치 그녀의 부름에 응답하듯이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들의 첫만남도 그랬다.

 그 춤에 취한 여름밤,

 하나는 간절히 그녀의 옆에 누군가 나타나 주길 빌었다.

 

 그리고 나타난 것이 진혁이었다.

 마치 부름에 응답하듯 나 여기있소 하고 나타났다.

 

 진혁은 늘 그 순간 그 자리에

 그녀가 원할 때 나타나고는 했다.

 

 그렇게 처음부터 서로에게 꽉 스며 들어 묶인듯,

 한몸인양 잘 맞아 들어갔다.

 

 처음에는 악연이라 여겼지만, 지금은 인연인듯 했다.

 

 그런데 진혁의 행동이 무엇인가 어색했다.

 도대체 뭐 마려운 강아지 마냥 끙끙거리는 것이 수상스러웠다.

 

 

  " 너 대체 왜 그래?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

  " 그 것이 말입니다. 사실 하나씨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

  " 뭔데? "

  " ...음 그 것이.. "

  " 무슨 용건인지 빨리 말해!! "

  " 당신이 필요합니다. "

  " 뭔 개소리야? 이상한 소리 지껄일꺼면 꺼져. "

  " 제가 미친 것 압니다.

  어떻게 보일지도 압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말씀 드리는 것은 진심입니다.


  하나씨 당신이 내 곁에 있어주었음 좋겠습니다. "

  " !! "

  " 미친 소리 같겠지만..

  전 여전히 당신의 몸이 궁금합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안고 싶고,

  만지고 싶은 여자는 당신이 처음입니다.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

  " 뭐..뭐라는거야! 지금 이게 다 무슨 소리야. "

  " 말 그대로 입니다.

  저와 계약을 계속 이어 나가시겠습니까? "

  " ! "

  

 

 미친 소리 같았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조차 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사랑고백이 이 따위 비정상적 말인가.

 

 그런데 꼭 이때까지 이 말 한마디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하나는 미친듯이 뛰는 심장이 주체되지 않는다.

 그녀가 확인하려던 감정을

 돌직구로 날리는 진혁의 말이 꽂혔다.

 

 그랬다.

 그는 지금 그녀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분명히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그는 진심을 전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랬다.

 똥 마려운 강아지인줄 알았는데,

 저 슬픈 표정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알을 깨고 자신의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새의 날개 짓은 참으로 어렵다.

 그렇게 그 틀을 깨고 나올 때 두렵고 무섭다.

 

 하지만 그 세상 밖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 했기에 그리고 원했기에 기꺼이 나간다.

 

 진혁이 하고 있는 행동은

 하나가 미처 용기가 없어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의 용기와 진심이 그리고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가 그녀를 원하고 있었다.

 간절히 진심을 다해 원하고 있음을 전하고 있었다.

 아주 슬프고 떨리는 불안감을 안은 두 눈으로 말이다.

 

 결국 하나는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손 끝을 살며시 잡았다.

 

 처음 두 사람이 하는 터치.

 그리고 진심이 와 닿는 순간이었다.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하나는 그의 품에 살포시 안겼다.

 

 하나의 틀도 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녀 또한 어떠한 남자와 진심을 나누어

 본 적이 없기에 지금 이순간이 숭고하기 마저 하다.

 

 처음엔 어색해서 당황하며 몸까지 떨던,

 진혁은 이내 진정을 하며 서로의 온기를 느꼈다.

 

 그리고 더 용기를 냈다.

 

 그녀의 두 눈을 마주보고,

 그녀의 얼굴을 조심히 두 손으로 감싸고는

 살포시 조심스럽게 그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부드럽고 촉촉한 촉감이 느껴진다.

 그저 지켜보고 상상만으로 느꼈던 감촉이 느껴진다.

 

 달랐다.

 상상과는 다른 느낌, 감촉,

 서로의 숨결이 와 닿는다.

 

 그렇게 입술을 마주하는 순간,

 하나의 심장은 터져버릴 것만 같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

 바로 이렇게 깊은 스킨십과 진도에 숨이 막혀온다.

 

 그러나 희열과 기쁨은 감출 수가 없다.

 

 사랑이라는 것이 이리도 짜릿했을까?

 그녀의 발그레 달아오르는,

 얼굴이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진혁도 마찬가지였다.

 불그레하게 달아오르는 얼굴과

 뭔가 약간 부족한 듯한,

 아쉬움이 교차되는 표정이 서린다.

 진혁은 급하게 입술을 떼어내더니,

 하나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 그게 말입니다.

  저는 이런 접촉은 별로인 것 같습니다만. "

  " 응? "

  " 하나씨, 저희 집에 가서

  촬영을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아직까지는 그 것이 제게

  더 큰 흥분을 안겨줄 것 같습니다. "

  " 이 미친 새끼가!! 돌았나?

  넌 이 순간에 그딴 소리가 나와!! "

 

 

 그랬다.

 한순간이라도 이 미친놈의 마음이 진심이라 느낀,

 이순간이 너무 병신같았다.

 

 하지만, 그의 미소에 장난이 어린 것을 보니,

 그래 완전히 거짓은 아닌 듯 보인다.

 

 처음부터 한꺼번에 다 바뀔 수는 없는 일.

 차차 우리의 계약을 이어나가면서

 서서히 바꿔나가면 될 것이라

 그녀는 그렇게 여겼다.

 

 

 최대한 지금 이순간 서로에게 스며 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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