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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사가 최종보스인 세계
작가 : 일월달
작품등록일 : 2022.1.4

용사가 지배해버린 세상
악인 들은 전부 처단당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펼쳐질 줄 알았건만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선과 악의 수치에 따라 애꿎은 사람들조차 용사에 의해 처단당하는 절망적인 세상 거기에 노예처럼 살아가는 거지 카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5-9화 투기장9
작성일 : 22-02-18 21:01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6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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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경기장의 광경은 처참했다.

 참가자들의 모습은

 마치 해안으로 떠밀려온

 물고기처럼 보였다.

 그들은 피를 잔뜩 묻힌 채

 헐떡대고, 펄떡대고,

 허우적대며, 무기력하게 누워있었다.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들의 몸에는 날카로운 검에

 물린 상흔이 선명히 남아있었고

 그 상처에는 아직도

 뜨거운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중에 몇 명은 숨을 거뒀는지

 완전히 눈을 감은 상태였고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는 참가자도 있었다.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누군가의 이웃이었던 자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미,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안돼. 죽지마. 살아야 돼! 제발."

 

 그들 옆에는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얼굴도 몰랐던 사람들이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거나 미안하다고 사과하거나

 혼을 놓은 채 멍하니 앉아

 중얼거리고 있었다.

 

 돌바닥은 참가자들이 흘린

 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쩌면 흘린 피가 너무 많아

 삼키지 못하는 걸 수도 있었다.

 흘러나온 붉은 피는 고이고 퍼져나가며

 바닥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피를 보고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참가자들만이 씩씩거리며

 분을 삭이고 있었다.

 그들은 성난 동물처럼

 날뛰고 싶어 했지만 신관 기사에 의해

 제압되어 그러지 못하는 거 같았다.

 베르벨은 한숨을 내쉴 시간 없이

 제일 위급해 보이는 참가자에게

 달려들어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도착한 수습 신관들 역시

 베르벨을 보고 참가자들에게

 달려들어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숨을 거둬버린

 참가자들의 혼을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8명 정도는 위급 상태에서 구해냈지만

 불구가 되어 싸우지 못하거나

 한동안은 안정을 취하며

 치료가 필요할 거 같았다.

 결국 시합을 진행할 수 있는

 인원은 에이드를 제외한

 경상을 입은 17명 정도였다.

 

 경기는 잠시 소강되었다.

 신관들은 치료를 계속했고

 신관 기사들은 시체를 치우고

 경기장의 피를 닦아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며

 참가자들은 이성을 차렸다.

 그제야 참가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흥분에 취해 죄라는 검은 늪 속으로

 계속해서 빠져 들어가던 참가자들은

 이성이 깨어나자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깊은 곳까지

 잠겨버렸는지를 깨달았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죄책감을 느꼈고

 자신이 저지른 일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모, 못하겠어."

 

 "나, 나는 더, 더 이상 못해."

 

 참가자들이 하나 둘 주저앉기 시작했다.

 피가 묻어있는 자신의 검을 보고

 화들짝 놀라 집어 던지는 참가자도 있었고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벌벌 떨며

 자신이 저지른 일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빛이 꺼지고 어둠이 찾아오는 것처럼

 흥분이 꺼기자 두려움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베르벨은 자신의 판단이

 처참히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했다.

 그러나 실패했다고 이대로

 에이드의 승리라는 선택을 내릴 수는 없었다.

 귀족들한테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준 것도 큰 잘못인데

 결과마저 실망스럽게 끝내버릴 수는 없었다.

 

 베르벨은 어떻게 해야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우선은 계속 시합을

 진행시키는 게 제일 중요했다.

 

 "모두 일어나십시오.

 시합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모, 못합니다. 저, 저는 못하겠습니다."

 

 "하, 항복할게요. 저도 못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무기력하게 항복을 선언했다.

 

 한 명의 전사를 만드는 데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정신 교육이었다.

 아무리 좋은 무기를 쥐여주고

 좋은 기술을 가르쳐 준다 하더라도

 결국 싸우는 것은 살아있는 인간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싸울 의욕을 만들어 주고

 전투 중에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정신무장은 필수적이었다.

 아무리 월등한 실력을 가졌다 해도

 싸울 의지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작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만에

 이들을 전사로 바꾸는 것은 무리였다.

 특히 목검이 아니라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진검을 들고 싸우자 그것은 더욱 두드러졌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힌다는 게 얼마나

 커다란 일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당장 일어나! 싸우란 말이야!"

 

 베르벨이 크게 소리쳤다.

 그러나 아무리 소리치고

 신관 기사들을 시켜

 참가자들을 일으켜 세웠지만

 그들은 힘없이 주저앉았다.

 이미 공포와 무기력이

 몸에 배어버린 것이다.

 

 베르벨은 이를 악 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 있는

 참가자들 모두를 죽여버리라고

 명령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어떻게 해야 이들이 싸울 의지를

 보일지 대해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만약 31번을 쓰러트리는 사람은

 2차 시험은 보지 않고 통과시켜주겠다."

 

 그러나 뼛속까지 공포가 베어든

 참가자들에게 그 제안은 먹히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지금 눈 앞에 현실도 버거웠다.

 2차 시험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5명이 지원하긴 했지만

 베르벨이 생각하기에도

 에이드를 상대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인원이었다.

 베르벨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이어갔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10골드를 상금으로 주겠다.

 그리고 쓸 수 있는 기회도 주겠다.

 원한다면 가족에게

 전달할 수도 있게 해주지."

 

 참가자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베르벨이 단호한 어조로 이어갔다.

 

 "대신관이라는 이름을 걸고 맹세하마.

 31번만 쓰러트린다면

 2차 시험에서 제외해 주고

 상금도 지불하겠다."

 

 그제야 몇몇의 인원이

 용기를 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31번과 싸우겠다는 참가자를

 추려낸 결과 17,18번

 그리고 25번을 포함한 12명이 되었다.

 

 개인의 만족을 위해 싸우려는

 참가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가족들을 위해

 공포를 억누르고 일어난 참가자였다.

 

 "대신관 나리가 급한가 본데."

 

 18번이 냉소를 짓자

 17번 역시 동감하며 말을 꺼냈다.

 

 "그러게 만약 둘 중 한 명이 잡더라도

 꼭 나누어 쓰는거야. 알았지?"

 

 18번은 고개를 끄덕이며

 싸울 자세를 갖추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에이드는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입을 열었다간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튀어 나올거 같았다.

 이렇게 처참하고 비참하게

 싸워야 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회의감이 들었다.

 에이드는 이 경기가 끝나고

 베르벨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어떻게든 싸우는 이유를

 자신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 거 같았다.

 

 에이드는 씁쓸한 눈으로

 목검을 들어올려 싸울 준비를 갖추었다.

 어찌 됐든 지금은 싸우는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아직 앙금이 남아있는 참가자들끼리

 화합을 도모하는 것은 무리였기에

 12명은 그냥 에이드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12명이었지만,

 에이드에게 싸움이 될 리가 없었다.

 그들에게 무기는 검뿐이었지만

 에이드는 전신이 무기였다.

 

 처음 달려든 참가자가 검을 내찌르자

 에이드는 그 검을 피하며

 참가자의 팔을 잡아 자신쪽으로 당겼다.

 

 당황한 참가자가 반응하기도 전에

 팔꿈치에 뒷덜미를 맞고 기절했다.

 

 그 외에도 에이드는 발차기를 이용하여

 상대를 쓰러트리거나 참가자들이

 생각지도 못한 자세로

 검을 내뻗으며 참가자들을 쓰러트렸다.

 그들이 보기에 에이드의 몸짓은

 거의 곡예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에이드의 손은 두 개뿐이었고

 그에게 달려드는 손은 10개도 넘었다.

 에이드도 무조건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에이드는 검에 찔리거나

 베이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싸워본 적이 없는 참가자들은

 에이드가 발차기를 하거나

 목검이 내뻗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거나 반응했지만

 에이드는 치명적인 공격이 아닌 이상

 검에 찔리더라도 그냥 달려들었다.

 말 그대로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에이드는

 참가자 한 명 한 명을 쓰러트려 갔고

 결국 경기장에는

 4명의 사람만이 남아있었다.

 17,18번과 25번 그리고

 온몸이 피로 붉게 물든 에이드였다.

 

 "에잇!"

 

 25번이 머리를 노리고

 검을 휘두르며 들어왔다.

 에이드가 자세를 낮추며 들어가자

 25번의 검은 허공을 갈랐다.

 

 25번이 급하게 검을 당겼지만

 에이드의 발차기가 빨랐다.

 

 에이드에게 오금을 얻어맞은

 25번은 무릎을 꿇었고

 그다음에 머리를 맞아 기절했다.

 

 18번이 미소를 지었다.

 

 "결국 우리 둘만 남았군.

 이번에는 쉽지 않을 거야."

 

 "그러길 바라지."

 

 에이드 역시 미소로 답했다.

 18번이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자신이 진검을 들고 있어

 유리하다 생각해서 인지

 최대한 짧고 간결하며

 반격할 여지를 주지 않는 자세였다.

 찰나의 틈에 에이드가 빈틈을 포착했지만

 바로 17번이 검을 휘두르며 빈틈을 막아섰다.

 

 둘이서 서로 보안하며

 에이드를 몰아붙이는 것이다.

 

 "제법 매서운데."

 

 "아까 당하고 나서 보안을 좀 했지."

 

 에이드의 감상평에 대꾸한 18번은

 다시 에이드를 압박했다.

 에이드는 뒤로 물러나며

 18번과 17번의 패턴에 대해

 파악해 보려 노력했다.

 옆으로 돌기도 했고

 앞으로 달려나갈듯한 자세를 취했다가

 뒤로 물러나며 어떻게든 둘의

 반응을 유도하려고 노력했다.

 그럴 때마다

 둘은 간결하고 짧은 휘두름으로

 에이드의 움직임을 차단했다.

 

 상처가 하나 둘 늘기 시작하자

 에이드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상처 없이 둘을 제압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상처가 자신의 예상보다

 좀 깊게 입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에이드는 달려들었다.

 

 역시 먼저 검을 휘두르는 것은 18번이었다.

 에이드는 최대한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목검을 휘둘렀다.

 18번의 진검과 목검이 맞부딪쳤다.

 진검이 목검을 파고들자

 에이드는 손목을 비틀어 목검을 기울였다.

 그러자 진검은 목검을

 완전히 잘라내지 못하고 중간에 박혀버렸다.

 

 18번은 당황했다.

 설마 목검으로 진검을

 맞상대할줄은 몰랐던 것이다.

 진검을 빼내려 했지만

 깊게 박힌 진검은 빠지지 않았다.

 그 틈을 노려 에이드는

 노련하게 목검을 움직여

 목검에 박힌 18번의 진검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져갔다.

 기다렸다는 듯이 들어오는

 17번의 검쪽으로 18번의 검이 움직였다.

 

 날카로운 검의 비명과 함께

 18번의 검과 17번의 검이 맞부딪쳤다.

 그 힘에 의해 목검은 잘려나갔지만

 에이드는 미련없이

 목검을 내팽개치며 달려들었다.

 

 "이 이런!"

 

 18번이 당황하며 팔을 당기려 했지만

 에이드가 더 빠르게 달라붙은 뒤였다.

 인중을 맞은 18번의 고개가 심하게 뒤로 젖혀졌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에이드는

 18번의 고개를 잡아 다시 무릎으로 갈겼고

 코피를 터트리며 18번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 자식이!"

 

 분노한 17번이 달려들었지만

 18번이 없는 이상

 에이드에게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검을 피한 에이드가 발차기로 턱을 갈기자

 뇌가 흔들린 17번 역시 기절해버렸다.

 

 "31번 승리!"

 

 재빠르게 은페론이

 에이드의 승리를 외치며

 상황은 종료되었다.

 

 

 

 짝짝짝짝

 관전실에서 박수 소리가

 퍼지기 시작했다.

 래프가 손뼉을 치자

 뒤늦게야 퍼델의 귀족들도

 손뼉을 치기 시작한 것이다.

 앨버트와 핍잔의 귀족들은

 이를 악문 채 경기장을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만족할 만한 시합이었습니다. 대신관님."

 

 래프가 웃으며 말을 건네자

 베르벨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만족할 만한 시합이었을 리가 없었다.

 베르벨 자신이 보기에도 이번 경기는

 아마 역대 최악의 시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형편없는 경기였다.

 그러나 유일하게 내기에서 이긴

 래프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거기다 내기에 걸린 금액 역시

 혼자 독차지하게 됐으니

 미소가 지어질 만했다.

 

 "오늘 시합은 이걸로 끝이지요?"

 

 베르벨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다음 최종 시합은

 3주 후에 있을 예정입니다."

 

 "기대하도록 하지요.

 그럼 3주 후에 뵙겠습니다."

 

 래프가 영지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베르벨에게 악수를 청한 래프는

 기분 좋은 미소로 밖으로 나갔다.

 퍼델의 귀족들 역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베르벨과 악수를 했지만

 그들은 래프와 달리

 만족스러운 표정이 아니었다.

 

 퍼델의 귀족들이 전부 나가자

 앨버트와 핍잔의 귀족들이 일어섰다.

 

 "만족할 만한 경기였습니다."

 

 베르벨에게 악수를 청하며

 앨버트가 말을 건넸다.

 그러나 앨버트의 눈에는

 실망과 래프에게 진 것으로 인한

 분노가 가득차 있었다.

 

 "죄송합니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군요."

 

 "아닙니다. 만족했습니다."

 

 악수를 마친 앨버트가 빠져나갔다.

 다른 핍잔의 귀족들 역시

 베르벨하고 악수를 한 뒤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 역시

 앨버트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귀족들이 전부 빠져나가고

 관전실에는 베르벨만이 혼자 남게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베르벨은 주먹으로 의자를 내리쳤다.

 그걸로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베르벨은 몇번이나 더

 주먹으로 의자를 내리쳤다.

 

 "제기랄!"

 

 분노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분노뿐만이 아니었다.

 수치, 굴욕, 한심,

 어떤 비관적인 감정을 가져다 붙여도

 지금 베르벨이 느끼는

 감정과 비슷할 정도였다.

 

 베르벨은 아려오는 손을 흔들며

 어떻게 해야 다음 경기에선 영주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대신관이라 해도

 영주들과 귀족들이 공물을 바치는 이상

 눈치를 안 볼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만약 다음에도 이런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였다가는 귀족들은

 베르벨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것이다.

 그리고 낮아진 기대치만큼

 공물의 양도 적어질 것이다.

 그랬다간 베르벨은 평생

 대신관 자리에 만족하며

 지내야 할지도 몰랐다.

 그보다 더 최악인 것은

 대신관에서 신관으로 강등당해

 다시 영지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런 일이 생긴다면 수도는커녕

 다시는 대신관 자리로도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베르벨은 습관적으로

 오른쪽 엄지를 입으로 가져왔다.

 그러나 아까 부서져버렸기에

 엄지에는 씹을만한 손톱이 없었다.

 베르벨은 왼쪽 엄지를 입으로 가져와

 손톱을 잘근 잘근 깨물기 시작했다.

 

 "화이트 폰 에이드. 이 개같은 자식.

 이 자식만 없었어도 무난했을 텐데."

 

 신관으로서 해서는 안 되지만

 베르벨은 온갖 욕설과 저주를

 에이드에게 퍼부어댔다.

 거기에는 너같은 자손을 낳지 말라는

 생식 기관에 관한 욕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베르벨의 머릿 속으로

 좋은 생각 하나가 스치고 지나갔다.

 

 "이 모든 게 전부 화이트 가의

 셋째 도련님 때문에 생긴 일이란 말이지."

 

 잠시 후 베르벨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화이트 가의

 셋째 도련님이 책임지게 하면 되겠군."

 

 베르벨은 밖에 있는 신관 기사에게

 에이드를 불러오라고 시켰다.

 
작가의 말
 

 기다리던 금요일이 왔습니다.

 주말 편안히 보내시길 바랍니다.

 월요일에 만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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