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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꽃을 베다
작가 : 단산
작품등록일 : 2022.2.18

1604년.
임진년에 벌어진 왜란의 막바지에 퇴각하는 왜군 패잔병에게 온가족이 도륙당하고 사울만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가족을 학살한 사무라이의 이름은 미우라 다이크케.
사울은 5년간 무술을 배워 복수하러 왜국으로 찾아간다.
천신만고 끝에 미우라를 찾았지만 그는 최고의 사무라이를 이끌고 조선에 잠입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미우라의 배신으로 가문이 적몰된 미우라의 정혼녀를 만난 사울은 그녀와 함께 조선에 들어와 뒤쫓는다.
사무라이들의 임무는 조선에 남아있는 항왜군 6,000명을 이끌고 저선 국왕을 해치고 조선을 정복하는 것을 알게된다.
하지만 조정에서 사울의 말을 믿지 못하자 사울은 가나에와 함께 사무라이와 6,000명의 항왜군을 막는 싸움을 시작하는데...

 
15
작성일 : 22-02-18 16:22     조회 : 161     추천 : 0     분량 : 6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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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사울과 가나에가 도착하기 직전에 다대반도를 나온 사무라이들은 부산포 쪽으로 걸어갔다.

  앞서 미우라와 마사무네가 걸어가고 한참을 뒤에 기요하라가 뒤따랐으며 기요하라의 모습이 보일 듯 말 듯 한 거리를 두고 요사유키와 다케다가 쫓아갔다.

  물론 남자 5명이 우르르 몰려다니면 이목을 끌 수 있기에 나누어서 걸어가는 것이었다.

 

  남으로 두송반도, 북으로 양산에 이르는 길에 이르자 걸음을 멈춘 미우라와 마사무네가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다리쉼을 하듯 앉았다.

  이미 해가 한 뼘도 안남은 시간이기에 주위에 사람은 그들 밖에 없는데도 경계를 하며 주위를 살폈다.

  뒤이어 기요하라가 도착해 합류했다.

 

  “아이쿠 어서 오시오. 어디 갔다 오시는 거요?”

  “아 예... 다대포에 어물 좀 사러 갔는데 장이 영 시원찮아 빈손으로 오는 길이외다.”

  “집이 어디신데 다대까지 장을 보러 나오셨소이까?”

  “양산이외다. 양산만 해도 뱃삯이 붙어 여간 비싼 게 아니오. 다리품을 팔아 다대까지 내려왔다가는 중이외다.”

 

  미우라와 기요하라가 그리 수작을 할 때 마사무네가 주위를 살피고 왔고, 요사유키와 다케다가 도착했다.

 

  어느새 해가 붉은 노을로 지고 있었다.

  마사무네가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말하자 그제야 안심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자, 여기서 헤어져야 하네. 다들 조선이름은 잘 알고 있겠지?”

  “이대조님은 걱정 마시게. 나 박강부는 우리 반남 박씨의 조상의 이름을 걸고 이번 일을 잘 할 수 있게 맹세할 수 있네.”

  “박강부... 자네는 늘 믿음을 주니 걱정이 없네. 김행길은 어디로 가시는가?”

 

  기요하라를 바뀐 이름 박강부로 부른 이대조가 요사유키의 조선인 이름 김행길을 부르며 물었다.

 

  “양산으로 향하겠소이다. 양산에 큰 장이 선다기에 찾아보려는 것이오.”

  “나, 전홍지도 김행길과 같이 갈 것입니다.”

  “그럼 수고들 해 주시게. 난 정강성이와 함께 부산으로 가겠네.”

 

  강성이라 불린 마사무네가 일행을 보고 빙긋 웃었다.

  사무라이들은 서로의 이름과 임무를 다시 확인했다.

 

  마침내 석양을 받아 붉게 물든 산을 보며 기요하라가 먼저 한양으로 출발하고 노을도 사라질 무렵 같은 한양 방향으로 다케다와 요사유키가 나란히 출발했다.

  그들이 사라지자 다른 방향인 부산으로 미우라와 마사무네가 출발했다.

 

  객사의 뒷 숲에서 한나절 동안 땅을 걷어낸 사울은 14구의 산적들 시신을 확인하였다.

  늑대가 뜯어먹은 팔을 보았을 때부터 가나에를 멀리 떨어져 있게 한 사울은 혼자 땅을 걷어냈다. 깊게 묻히지 않은 시신은 모두 칼로 베인 것이었다.

 

  “사무라이에요.”

 

  사울이 한사코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지만 가나에는 어느 틈에 다가와 시선을 보고 말했다.

 

  “한칼에 한번... 미우라의 검은 깊고 잔인해요.”

 

  가슴에서부터 배까지 길게 베어져 죽은 산적의 시신을 보고 가나에가 말했다.

  시신 14구를 확인한 후에 다시 흙으로 덮었다.

 

  산적들의 시신으로 사무라이들이 조선에 들어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미우라를 포함하여 이에야쓰가 뽑은 일본 최고의 사무라이 5명이 조선에 온 것이다.

  산적의 시신을 파내고 다시 묻는 작업을 혼자 한 사울은 지칠 대로 지쳤다.

  비록 오래되었지만 마른 짚이 쌓여있는 광으로 간 사울은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사울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자 입구에 앉아 있던 가나에가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기울어져 가는 햇빛이 창으로 들어와 사울을 비추었다.

 

  “얼마나 지났소?”

  “한식경 정도 지났어요.”

 

 사울이 일어나 손바닥으로 마른세수를 했다.

 

  “여기 좀 보세요.”

 

  가나에가 사울이 정신을 차리길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사울이 의아한 얼굴로 가나에를 바라보자 가나에가 사울이 깔고 누운 짚을 손으로 치웠다.

 가나에가 치운 바닥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아까 창으로 햇빛이 들어와 여기를 비추었어요.”

 

  가나에가 그림을 발견하게 된 이유를 말하며 사울이 깔고 앉은 짚까지 걷었다.

  사울이 급히 일어나 비켜주었다.

 

  가나에가 걷은 짚 밑에 미우라가 그린 조선반도 그림이 있었다.

  떠나기 전에 지워서 형체의 반은 사라졌지만 분명히 조선반도를 그렸으며 남쪽에서부터 북쪽 끝까지 곳곳에 동그라미로 표시를 한 흔적도 남아있었다.

 

  “春長......”

 

  부산은 지워졌지만 그 아래에 춘장이란 한문은 남아있었다.

 

  “하루나가...... 이름 같아요.”

 

  가나에의 말에 사울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사무라이 이름일까...?”

 

  사울의 물음에 가나에가 빙긋 미소만 지었다.

  산적의 시신은 일단 관에 신고해야했다.

  14명의 사람이 사무라이에게 죽었든지 다른 누구에게 죽었든지 시신을 발견하였기에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늑대가 훼손했듯이 다른 동물이 훼손시킬 수도 있었다.

  동물들이 훼손하지 못하게 처음보다 더 두텁게 흙으로 덮어두었지만 썩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동물들은 금방 발견할 것이다.

  그렇다고 사울이 직접 찾아가 신고하기에는 위험이 많았다.

  사무라이들이 살해했다고 말해도 믿어주지 않고 사울부터 의심을 할 것이었다.

 

  사울은 주막에 들려 다대포진에서 낯선 사람을 목격했다는 내용만 적어 김해도호부에 보냈다.

  도호부에서 의지만 있다면 시신을 발견할 것이다.

 

  서신을 보내고 부산포로 향했다.

  사무라이들이 그린 그림에 있는 ‘춘장’이 누군지 몰라도 일단 부산포 밑에 적은 이름이기에 부산포에 가면 다른 단서를 잡을 것이라는 생각했다.

 

  “조선이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인줄 몰랐어요. 저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굴뚝인가요?”

 

  가나에가 저녁노을에 퍼지는 굴뚝의 연기를 보고 감탄하며 소리쳤다.

  가나에의 목소리가 커지자 사울은 자기가 불안하여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마을이 가까이 있으니 어느 곳에 사람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곳이었다.

 

  사울은 이런 가나에가 이해되지 않았다.

  가족의 원수를 갚겠다고 사울을 쫓아 생면부지의 나라에 왔으면서도 전혀 두려워하는 모습이 아니었으며 더욱이 조금 전에 떠난 다대포진에서 처참하게 죽은 14구의 시신을 보고 역겨워했다.

 

  그런데 다대반도를 떠나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에 저녁노을에 올라오는 굴뚝의 연기를 보고 감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가나에는 아예 그 자리에 서서 저녁노을에 비친 마을을 바라보았다.

  그런 가나에의 모습은 장난기 많은 미소년같았다.

  처음 해보는 상투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타고난 미모를 감출 수는 없었다.

 

  “가나에님, 조선말이 아니면 벙어리가 되겠다고 약속했어요.”

 

  사울이 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일부러 경계하듯 둘러보며 말했다.

 

  “알아요. 하지만 가나에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표현하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요.”

 

  가나에는 벙어리가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주위에 사람이 없으면 거리낌 없이 일본말을 하여 사울을 조마조마하게 했다. 사울은 가나에가 다시 말을 붙이지 못하게 성큼 앞서 걸어갔다.

 

  “무사님!”

 

  뒤에서 가나에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사울은 부지런히 걸어 모퉁이를 돌아갔다.

  ‘무사님...!’

  하고 부르는 가나에의 부름이 계속 들렸지만 무시하고 성큼성큼 걸어가던 사울은 어느 순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멈춰서 뒤를 돌아보았다.

 

  가나에의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한동안 멈춰서 기다리던 사울은 가나에가 나타나지 않자 짜증도 났지만 걱정이 불쑥 쏟아났다.

  가나에가 일본말을 하는 것을 들은 조선 사람이 있다면 가나에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은 사울을 마음이 바빠져다.

  급히 돌아서 가나에에게 뛰어갔다.

  모퉁이를 돌자 가나에가 천연덕스럽게 바위에 앉아있었다.

  사울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했다.

 

  “갑시다.”

  “무사님하고 같이 가고 싶어서...”

  “일본말 쓰지 말라고 했잖소!”

 

  천진하게 웃으며 말하는 가나에를 보고 사울이 버럭 소리쳤다.

  사울이 소리치자 가나에게 그 큰 눈을 어디를 볼지 모르는 것처럼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시무룩해졌다.

 

  “왜국이 침입한 이후에 왜놈만 보면 치를 떠는 게 조선백성들이오. 만약 낭자가 왜국 여자인걸 알면 밭을 갈다가도 낫을 들고 쫓아와 죽이려고 할 조선백성이란 말이오.”

 

  침울해지는 가나에를 보며 사울이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조선 사람에게 잡혀서 죽기 싫으면 벙어리처럼 입 다물고 다니시오.”

  “칫! 아무도 없는데….”

 

  사울이 다시 조용히 타이르듯 말하자 가나에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런 가나에를 무시하고 사울이 다시 앞서 걸었다.

 

  “다른 조선 사람이 있으면 벙어리 행세하라는 무사님 말 명심할게요.”

 

  사울이 대답 없이 걸었다. 가나에가 옆에 나란히 걸으며 말했다.

 

  “심심하단 말예요.”

 

  가나에의 말에 사울이 픽하는 실소가 터졌다. 다시 걷다가 불쑥 물렀다.

 

  “미우라의 검은 어떻소?”

  “일본 내에서 미우라와 대결하여 이길 사람은 없을 거예요. 무사님도 정면 대결은 피하세요. 기습공격이나 암기를 써서...”

  “조선의 무사는 대결할 때 암기를 쓰지 않아요.”

  “하지만 만약에 실력이 뒤지면 사용해야 해요. 미우라는...”

 

  가나에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말했다.

 

  “미우라는 대결할 때 첫 공격을 어깨부터 벤다고 했어요. 오른쪽으로 칼을 올려 상대의 왼쪽 목을 노리고 벤다고요. 무사님도 기억해두면 좋을 거예요.”

  “그놈 무예가 깊다는 것은 알아요. 그놈이 어떤 방법으로 공격해도 난 꼭 대결해서 그놈을 죽일 거요. 대결해서 진다면 그건 내 운명이요. 비겁한 방법으로 부모님의 원수를 갚을 수는 없소.”

  “가나에는 미우라를 잘 아니까 무사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낭자의 말을 고맙지만 어차피 낭자는 그놈의 정혼...”

 

  사울이 말을 말실수를 깨닫고 멈추었다.

  그러나 이미 가나에의 얼굴은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무사님은 가나에를 믿지 못하는군요.”

  “아니요.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가나에는 무사님을 위해 목숨이 위험해도 구했어요.”

 

  가나에의 말에 사울이 당황했다.

 

  “알아요. 내말은...”

 

  사울은 변명할 말이 없었다.

 

  “어서 갑시다.”

 

  사울이 변명을 못하고 그냥 앞서 걸으면 재촉했다.

 

  “흐흐흐...”

 

  가나에가 갑자기 주저앉아 흐느꼈다.

  여자의 직감이란 때론 말보다 정확한 것이었다.

  사울이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을 느끼고 가나에가 서럽게 흐느끼자 사울은 어쩔 줄 몰랐다.

  여자가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며 알아달라고 재촉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배우지 못했지만 이 일본 여인은 자신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울음을 터트린 것은 알 수 있었다.

 

  부산까지 가려면 먼 길이기에 사울은 부아가 치밀어 가나에를 남겨두고 그냥 갈까하고 생각도 했지만 조선말도 못하는 일본여자를 혼자 버려둔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대체 왜 이러시오? 내가 뭘 어쨌기에 울음을 터트리신 게요?”

 

  사울이 곤혹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흐흐흐... 가나에는... 가나에는 너무 힘이 듭니다.”

  “뭐가 힘이 듭니까? 내게 말씀해주시오.”

  “무사님이 혼자 간다고 미우라가 앞으로 걸어와서 내가 미우라요 할 줄 아십니까? 무사님이 미우라는 물론 다른 사무라이를 알아보지 못하면 그들이 옆에 다가와도 모를 겁니다. 그러면 무사님은 한칼에 죽습니다.”

  “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무사님은 사무라이를 알아볼 수 있는 저를 무시하고 야단만 치시고...”

  “아, 아니 그건... 내가 잘못했소. 내가 잘못했으니 용서하시오.”

  “정말 잘못했습니까? 뭘 잘못했습니까?”

 

  무조건 잘못했다고 달래려는 사울에게 가나에가 쿡 찔러왔다.

 

  “낭자가 말한 것 말이요.”

  “제가 뭘 말했는데요? 무사님이 뭘 잘못했는지 말해주세요.”

 

  사울은 화를 참으며 지그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낭자를 무시하고 야단친 것을 잘못했소. 그러니 그만 우시오.”

 

  사울이 가까스로 생각해내어 달랬다.

 

  “무사님은 제가 반드시 필요한 거죠?”

  “그럼요. 낭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낭자가 없으면 어떻게 복수를 하겠습니까. 그러니 이제 마음 풀고 어서 갑시다.”

  “제 이름은 가나에라고요, 다카하시 가나에. 낭자가 아니라 다카하시 가나에라고요.”

  “아... 알겠어요. 가나에... 사람이 없을 때는... 가나에로 부르겠소.”

 

  사울은 가나에의 얼굴이 다시 시무룩해지자 급히 가나에로 부르겠다고 말했다.

  가나에의 얼굴에 웃음이 피었다.

 

  “무사님 이름은요? 조선이름?”

  “사울이요. 윤사울.”

  “저도 무사님을 사울님이라 부르겠어요.”

  “아니 그건... 조선에서는 남자... 나이든 남자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소.

  “그럼 무사님으로 계속 부를 까요?”

  “그것도... 어차피 나만 있을 때 입을 열 테니... 그러시오. 이름을 불러도 괜찮소.”

  “전 사울님이랑 있을 때는 말하고 싶어요. 벙어리 흉내를 내고 이름도 모른다면 사무라이를 봤을 때 어떻게 알려줘요. 멀리서 소리쳐야 할 수도 있는데.”

  “알았어요. 하지만 보통 때는 사람들 없을 때 속삭이듯 나한테만 말해야 해요.”

 

  가나에가 갑자기 몸을 기울여 ‘알았어요’ 라고 사울의 귀에 속삭였다.

  가나에의 행동에 사울은 어이가 없었다.

 

  “가나에님이 해야 할 행동을 세워야 해요. 만약에 사무라이를 만나면 무사님이 곁에 있을 때는 속삭이듯 말하지만 멀리 있으면 제가 먼저 칼을 뽑겠어요.”

 

  사울이 잠자코 듣고 있었다.

 

  “만약 급박한 상황에서 사무라이를 만나면 사울님! 하고 크게 부르겠어요.”

  “알았소.”

 

  마치 금방이라도 사무라이를 만날 것처럼 이야기하는 가나에를 보며 사울이 대답했다.

  다시 사울과 가나에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갔다.

  저녁노을이 더욱 짙어져 하늘마저 빨갛게 물들였다.

 

  모퉁이를 돌자 멀리 여우고개라고 불리는 긴 언덕길이 보였다.

  그 언덕길을 두 명의 사내가 내려오고 있었다.

  남자들을 보자 사울은 저절로 긴장되어 가나에를 돌아보았다.

  지나치게 예쁜 남자라는 것 뿐 일본인이라는 티는 나지 않았다.

  가나에도 잔득 긴장하며 남자들에게 눈을 떼지 않고 걸었다.

  고갯길을 내려오는 남자들의 얼굴에 석양이 물들었다.

  점점 서로를 느낄 수 있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요사유키와 다케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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