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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태권도사
작가 : 우주수
작품등록일 : 2022.2.3

원치 않은 과거 회귀.
배운 게 도둑질이라 태권도를 또 하게 되었다.
근데 뭔가 잘 못 됐다.
악마가 나타났다.
너 퇴마 한 번 해보지 않을래?

 
2화
작성일 : 22-02-17 18:49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4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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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주 선생님의 권유.

 우리 학교는 골프 특성화 고등학교였다.

 그 이름도 서울 골프 고등학교.

 일반인들이 보면 골프를 전문적으로 배우는 학교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골프 외에도 다양한 부가 존재했다.

 그 부들 중 하나가 바로 태권도부였다. 태권도부는 사회체육과에 속해 1,2,3학년 약 50여 명의 학생들이 각자 겨루기, 품새, 시범단, 그리고 지도자과정에서 특성화 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동안 태권도는 엘리트 선수 위주의 입상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주를 이루었지만, 서울 골프 고등학교는 달랐다.

 뒤늦게 태권도로 진학을 선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겨루기, 품새, 시범 등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늦은 나이에 태권도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태권도부의 코치인 학주 선생님은 무려 태권도 금메달 리스트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태권도를 권유하지는 않았다.

 그는 나름 태권도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고, 자기 손으로 금메달 리스트 제자를 육성하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때? 내가 확실히 지도해 주마. 너라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금메달 따는 것도 말이야.”

 “저기 너무 띄워 주시는 것 아닌가요?”

 

 나는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학주 선생님을 한번 떠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무슨 소리냐? 나는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아니다. 나는 사실만을 말했을 뿐이야.”

 

 확실히 그랬다. 학주 선생님은 학상 냉철했고 모든 것은 확률로 계산하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생각... 해 보겠습니다.”

 

 짧게 대답한 나는 입을 닫았다. 아직 회귀한 것이 실감도 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또다시 태권도에 인생을 갈아 넣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럼 결심이 서면 이야기 해줘. 돌아가도 좋다.”

 

 학주선생님의 말을 들은 나는 선생님께 고개를 숙인 후 밖으로 나갔다.

 나는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찾기 위해 주머니를 뒤져 보았지만, 폰은 없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집은 꽤 가난해, 다른 아이들이 다가지고 다니는 폰을 나는 가지지 못했다.

 

 “음, 몇 시나 되었으려나...”

 

 밖을 보니 태양이 서산 너머로 이동해 있었다. 이미 수업은 끝난 것 같았고, 나는 옛 기억을 더듬어 부모님이 기다리시는 집으로 향했다.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자니 지금의 상황이 실감이 나지가 않았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이 2009년 이라는 점이었고, 나는 아직 학생이라는 것이었다.

 

 “뭘하면 잘 했다고 소문이 날까?”

 

 나는 최대한 미래의 기억을 떠올리며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나의 과거에서의 하루가 끝나가고 있었다.

 

 

 ***

 

 

 2009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5월에 노무현 전대통령이 실족사하고 8월에는 김대중 전대통령이 병사한다.

 전년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때문에 국내 경제도 개판 오분전이라 많은 사람이 실직했다. 그리고 그 실직한 사람들 중에 나의 아버지도 있었다.

 

 “왔냐, 현아.”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 홀로 집안에 있었다. 어머니... 어머니는 노무현 전대통령이 실족사하는 날 집을 나가셨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아버지와 나 둘 밖에 없었다.

 

 “점심 식사는 하셨어요?”

 “뭐 대충때웠다. 저녁먹어야지?”

 “전 알바시간이 다되서 나가 봐야해요.”

 

 나는 이렇게 말하며 교복을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었다.

 아버지가 실직 하신지 벌써 5달이 지났다. 그 때문에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나는 야간 편의점 알바를 뛰어야만 했다.

 매일 야간알바를 뛰고 학교에 갔으니, 학교에서 조는 건 다반사였고, 그러다 석환이의 눈에 찍힌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미안하다. 현아.”

 

 아버지는 담배를 입에 물면서 말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1년 후 오늘 폐암으로 돌아가신다.

 아버지와 딱히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사이였지만, 당시엔 무능한 아버지가 미칠 듯 미웠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어리석은 짓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원래 사람이란 그런 것이다. 잃어보기 전엔 그것이 소중한 것인지 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식음을 전폐하고 난 몇 주나 집에 처박혀 있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살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렀고, 아버지는 내 기억에서 잊혀졌다.

 

 “아버지.”

 “왜? 현아.”

 “담배 좀 끊으세요. 몸에 해로워요.”

 “어, 그래. 미안하다. 노력해보마.”

 

 아버지는 물고 있던 담배를 끄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를 충분히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고무신을 꺼꾸로 신고 자신은 잘다니던 회사에서 짤리고, 난데없이 백수가 되었으니 답답하지 않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당장은 아버지도 나도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늘 그렇듯 알바를 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향했다.

 길거리는 한산했다. 날씨는 6월치고는 꽤 더웠지만 그렇저렇 버틸만 했다.

 집에서 알바하는 편의점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30분.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였다.

 나는 거의 뛰다 싶이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편의점에 도착하자 익숙한 얼굴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왔냐 현아. 오늘은 웬일이냐 평소보다 20분이나 빨리 오고.”

 “가끔은 이럴때도 있어야죠.”

 

 편의점 주인은 이제 막 40을 넘긴 외삼촌이었다. 어머니가 가출을 하신 후 우리집의 딱한 사정을 알고, 나에게 알바자리를 준 고마우신 분이었다.

 하지만 외삼촌은 몇 년 뒤 교통사고로 돌아가신다. 피치 못할 사고였다.

 할 수만 있다면 이 교통사고도 막아봐야겠다. 누가 뭐래도 외삼촌은 나의 은인이었으니까.

 

 “그럼 오늘도 맞긴다. 내일 아침에 보자.”

 “네. 안녕히 가세요. 외삼촌.”

 

 외삼촌이 가고 난 뒤부터는 내 시간이었다. 이 편의점은 관악구에서도 꽤나 외진 곳에 있어서 밤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편의점 특성상 24시간 영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나는 그 시간을 주로 멍때리는 데 사용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밤을 꼬박 새우는 것은 무척이나 외롭고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만은 달랐다. 오늘은 멍때리는 대신 앞으로 뭘 할지를 생각해야 할 아주 중요한 밤이었다.

 

 “자아, 뭘 하면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일단 지금 나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앞으로 12년 후간 벌어질 미래의 기억이었다.

 이 기억만 잘 활용해도 나는 재벌. 아니 재벌은 못된다 하더라도 중견 회사의 사장급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상상도 잠시, 나는 이 생각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망할, 나 기억력 안좋았지.”

 

 나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괴로워했다. 앞으로 12년 동안 다가올 굴직굴직한 사건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디테일한 사건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젠장 이러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머릿속에는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왜일까 하고 머리를 쥐어 박아 보았지만, 떠오르는 것은 내가 지독히 암기과목에 약하다는 것과, 그 와 더불어 공부와는 인연이 없다는 사실 뿐이었다.

 

 “하긴 주식을 하려고 해도, 시드머지가 없지.”

 

 나라고 회귀물이라 일컬어지는 과거회귀 현대판타지 소설을 안 본 것이 아니다.

 과거로 회귀한 주인공들은 주식이나 복권으로 대박을치고 막대한 시드머니로 인생을 다시 썼지만 나와는 인연이 없는 이야기였다.

 나의 회귀는 갑작스러운 것이었고, 그 때문에 복권 번호를 외운다던지 하는 짓을 할 이유가 없었다. 뭐 외웠다 하더라도 그걸 재대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의문이었지만...

 어쨌든 나의 미래의 기억은 인생역전에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기껏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역사의 흐름을 알고 있으니 그에 걸맞게, 주식 정도를 할 수 있다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시드머니가 없는 지금의 상태로서는 그냥 그림에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은행대출이라도 땡길 수 있다면 또 모르겠는데 지금 있는 집도 월세인데 어디서 돈을 구한단 말인가?

 

 “이래서는 젓같은 인생을 반복하는 것밖에 안돼잖아!”

 

 나는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카운터 구석의 의자에 앉았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떴다. 벌써 시간은 자정이 다되어 갔다.

 손님은 오늘따라 더 없는 것 같았다.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나는 편의점 안의 라디오를 틀었다. 라디오를 틀자 동방신기의 노래가 기다렸다는 듯이 흘러나왔다.

 

 “간만에 들으니 이것도 나쁘지 않네.”

 

 나는 대중가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음악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기껏 들어봤자 팝송이나 클래식만 조금 들을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간만에 듣는 라디오 방송이 무척이나 감미롭게 느껴졌다.

 

 “하아, 과거로 회귀하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니구나.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은 시궁창이지. 크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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