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현대물
태권도사
작가 : 우주수
작품등록일 : 2022.2.3

원치 않은 과거 회귀.
배운 게 도둑질이라 태권도를 또 하게 되었다.
근데 뭔가 잘 못 됐다.
악마가 나타났다.
너 퇴마 한 번 해보지 않을래?

 
프롤로그
작성일 : 22-02-17 18:48     조회 : 373     추천 : 0     분량 : 297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인생은 불공평하다.

 이 진리를 나는 너무 늦게 깨닫고 말았다.

 나는 한 때 잘나가는 태권도 유망주였다.

 그럼 지금은 뭐냐고?

 3류 웹툰 작가다. 그것도 무려 19금...

 그나마도 인기가 좋다면 모르겠는데, 나는 인기조차 없었다.

 순위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딱 중간.

 차기작 이야기는 나오고 있어도 MG(기본고료)는 변함이 없었고 RS(유료결제고료)는 단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웹툰을 연재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던가 하는 설래임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19금을 그린다는 남에게 말 못할 족팔림 뿐.

 심지어는 부모님 조차 내가 무슨 웹툰을 그리는 지 몰랐다. 그냥 그림 그려서 밥먹고 사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친구는 물론 없었다...

 나의 일상이란 먹고 자고 그림그리고 그 패턴을 끝없이 반복할 뿐인 재미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큭, 또 발목이 욱신거리네.”

 

 날씨만 흐리면 어김없이 발목이 쑤셔 왔다.

 내가 태권도를 하차한 이유가 바로 이 발목 때문이었다.

 고딩때 대련 중 다친 이 부상 때문에 태권도 ‘마기스터가’ 되고자 하는 나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방황도 참 많이 했다. 아킬레스 건을 다쳤기 때문에 군대도 공익근무로 대체 받았다.

 당시 나는 그야말로 미칠 것만 같았다.

 고2 때부터 시작된 나의 태권도 인생이 단 한순간 무너져 버렸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내가 방황하든 말든 흘렀고, 나 역시 입에 풀칠은 해야만 했다.

 발목 때문에 몸 쓰는 일은 할 수 없었고, 온갖 잡일을 하다, 우연히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19금 웹툰 인생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개발새발 그려도 상관없는 썰툰 위주로 연재를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처럼 디테일 떨어지는 그림체는 시장에 먹히지 않게 되었다.

 나는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면서 그림연습을 했다. 그리고 겨우 입에 풀칠할 수 있을 정도까지 그림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벌써 약 먹을 시간이네. 종합병동이 따로 있나 대체 약을 몇 가지 먹는 거지?”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약은 혈압약, 지방간약, 고지혈증약, 우울증약, 심지어는 얼마 전 당뇨 초기라는 이야기까지 병원에서 들었다.

 이제 겨우 29살에 말이다. 이건 살아도 살아있는 산 것이 아니었다.

 

 “아, 오늘 태권도 16강전 하는 날이었지.”

 

 코로나로 미루어지던 도쿄 올림픽이 결국 열렸다. 나는 애써 외면하려고 했지만, 태권도 경기를 안 볼 수 없었다.

 TV를 켜니 때마침 16강전이 시작되고 있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출전한 사람은 나의 발목을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 차정태였다.

 당시에는 때려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다 부질없는 치기일 뿐이었다.

 이제는 그저 한국이 금메달을 땄으면 하는 기대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정태는 대한민국 태권도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였지만, 상향 평준화된 세계태권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정태는 이번이 올림픽 출전만 세 번째였다.

 원래 저곳에 있어야 할 사람은 저 녀석이 아니라 바로 나였다.

 나라면··· 나라면 저런 수모를 당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망상을 펼쳐 보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망상일 뿐이었다.

 지금의 나는 태권도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19금 웹툰 그림작가일 뿐이었다.

 

 “하아, 담배나 사러 가야지.”

 

 지난번 병원에서는 담배를 끊으라고, 죽을지도 모른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들었다.

 하지만 담배가 없이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웹툰 그림작가라는 것은 얼핏 보면 매력적인 직업인지는 몰라도, 실상은 몸 쓰는 막일이나 다름없는 하드 고어 한 직종이었다.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면서 그림을 그려도 항상 시간은 모자랐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으려면 니코틴의 도움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했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난 그랬다.

 

 끼익-

 

 보증금 500에 월세 30만원인 나의 자취방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방안으로 후끈 들어왔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나는 그렇저렇 돈을 버는 그림작가였고 에어컨 정도는 마음껏 틀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점이었다.

 

 “아 더워. 후딱 다녀 와야지.”

 

 밖으로 나가자 마자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나는 구름에 가려져도 여전히 뜨거운 햇살을 가로질러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편이점으로 뛰어 갔다.

 

 “어서오세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자 익숙한 알바의 얼굴이 보였다. 하도 담배사러 왔다갔다 해서 알바 역시 내 얼굴을 알아보았다.

 

 “아저씨, 또 담배사러 왔어요?”

 

 나름 귀여운 얼굴의 여자 알바. 그녀는 대학생인데 휴학했다고 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때문에 그녀의 얼굴 전체는 본 적 없었다.

 하지만 한눈에 봐도 딱 내 취향인 귀여운 얼굴이었다. 그러나 나는 감히 그 애에게 말을 걸 엄두를 난 내지 못했다. 나이는 아직 20대였지만, 나의 외모는 30대 후반의 아저씨나 다름 없었으니까.

 

 “신경끄고, 말보래 한갑 줘.”

 “국산 피세요. 요즘 국산담배 맛이 얼마나 좋아졌는데.”

 “얼씨구 꼴깝을 떨어라. 너나 국산담배 많이 피세요. 난 매국노라 양담배가 좋으니까.”

 “아 또 그런다. 여기요.”

 

 담배를 내미는 알바. 나는 얼른 카드로 결제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다시금 나를 격렬히 맞이해 주었다.

 

 “아 더럽게 덥네. 지구 온난화라더니 정말 사람 잡는다. 잡아.”

 

 나는 허겁지겁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길건너편 마이 스위트 홈으로 발을 쩔뚝거리며 달리기 시작했다.

 

 “빨리 가서 또 그려야지. 마감이 또 아슬아슬한데... 오늘도 철야를 해야...?!!”

 

 길을 건너던 나는 나도 모르게 길 반대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보인 것은 커다란 8톤 트럭이었다.

 트럭기사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그 모습이 내 눈에 선명히 들어왔다.

 

 “마, 망할!”

 

 나는 이를 악물고 몸을 날렸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내 몸은 허공으로 튕겨 올랐다. 극심한 고통 엄습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깜깜해졌다.

 마치 전원을 뽑아버린 컴퓨터처럼.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9 28화 2022 / 2 / 18 246 0 5068   
28 27화 2022 / 2 / 18 216 0 5533   
27 26화 2022 / 2 / 18 215 0 4151   
26 25화 2022 / 2 / 18 233 0 4085   
25 24화 2022 / 2 / 18 229 0 4098   
24 23화 2022 / 2 / 18 232 0 4001   
23 22화 2022 / 2 / 18 224 0 4019   
22 21화 2022 / 2 / 18 230 0 4076   
21 20화 2022 / 2 / 18 224 0 4029   
20 19화 2022 / 2 / 18 224 0 4053   
19 18화 2022 / 2 / 18 217 0 4023   
18 17화 2022 / 2 / 18 224 0 4024   
17 16화 2022 / 2 / 18 210 0 4069   
16 15화 2022 / 2 / 18 240 0 4064   
15 14화 2022 / 2 / 18 219 0 4169   
14 13화 2022 / 2 / 18 233 0 4035   
13 12화 2022 / 2 / 18 238 0 4057   
12 11화 2022 / 2 / 18 237 0 4084   
11 10화 2022 / 2 / 17 227 0 4387   
10 9화 2022 / 2 / 17 215 0 4148   
9 8화 2022 / 2 / 17 241 0 4096   
8 7화 2022 / 2 / 17 243 0 4162   
7 6화 2022 / 2 / 17 240 0 4053   
6 5화 2022 / 2 / 17 257 0 4079   
5 4화 2022 / 2 / 17 228 0 4137   
4 3화 2022 / 2 / 17 243 0 4144   
3 2화 2022 / 2 / 17 234 0 4194   
2 1화 2022 / 2 / 17 270 0 4046   
1 프롤로그 2022 / 2 / 17 374 0 297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회귀군주
우주수
기갑전설 엑스칼
우주수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