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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전생을 잊은 그대에게
작가 : 장은한
작품등록일 : 2022.2.15

1,000년을 채워야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는 선녀.
마지막 1년을 남기고 400년 전 너무나 사랑했던 능창대군<이전>의 환생을 보게 된다.

"사람인 내가 선녀인 너를 은애한다고 하였다."
사랑한 기억이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선녀와 전생의 기억이 있을리 없는 두 사람.

"당신을 사랑한다면 믿을 수 있겠어요?"
이번엔 선녀가 먼저 고백을 한다.
"스토커예요?"
이 남자, 전생에서도 잘나가더니 현생에서도 국내 가구 1위 기업인 고원의 본부장이란다. 본부장이 아니라 최현우를 사랑하고 싶지만 선녀의 사랑에는 장벽이 많다. 그 사람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3. 전생과 현생의 그 사람_2
작성일 : 22-02-17 11:20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6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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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무안에 선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용기를 내어준 남자에게 고맙다는 말도 사치인 사건이었다. 호의를 베풀어준 사람에게 민망이라는 처우를 했으니 선녀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한쪽 마음에서는 능창대군을 다시 만났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고 선녀를 혼란스럽게 했다.

 

 ‘차라리 사랑을 몰랐다면 원망했던 시간들이었어요. 원망이 컷지만 내 마음엔 그대로 한 사람 뿐이었어요.’

 남자의 손에 있는 흉이 눈에 밟혔다. 능창대군이라는 증거였지만 그는 날 잊는 걸 택했다.

 

 “본부장님 이제 내려야 돼요.”

 “나도 알아.”

 “모르면서 아는 척은. 그럼 어떻게 내리는데요?”

 “이거 누르는 거잖아.”

 남자는 하차벨을 당당히 가르켰다.

 

 “오오. 눈썰미는 좋아요. 언제 봤대.”

 “날 뭘로 보고.”

 두 사람의 킥킥대는 모습을 선녀는 멀리서 바라봤다.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남자가 힐끔 선녀를 바라봤지만, 선녀는 빠르게 고개를 창밖으로 돌려 외면했다.

 

 두근두근.

 심장은 빨리 뛰었지만, 절벽 끝에 있는 절망감도 들었다.

 

 정류장에 도착하고 두 사람이 내렸다. 버스 안에 있는 선녀와 밖에 나간 남자의 눈이 마주쳤다. 선녀의 마음이 애닳았다. 지금이라도 따라 내릴까 고민했지만, 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

 

 **

 

 선녀는 굽이굽이 힘든 산길을 올라갔다. 날개를 펴면 쉽고 빠르게 날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게 되면 큰일 날 게 분명해 등 뒤로 흐르는 땀을 벗 삼아 한발자국씩 정상을 향해 걸었다.

 몸이 힘드니 선녀의 마음 안에서도 선과 악이 싸우고 있었다. ‘날개를 펴서 쉽게 가자’, ‘참아야 한다. 들키면 실검이다.’ 마음 안에서 싸워대는 통에 선녀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때 산 멀리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이고, 이제 올라가면 해가 질 텐데.”

 내려오는 한 남자 등산객이 선녀에게 걱정스러운 말을 건넸다.

 

 “밤 산행이 더 좋죠.”

 “아가씨가 산 탈 줄 아네.”

 남자 등산객은 호탕하게 웃고 지나갔다. 편하게 가고 싶은 욕망을 억누른 이성을 칭찬했다. 날개라도 폈으면 난감했을 상황이었다.

 

 ‘꼬라봐?’

 버스에서 만난 전생의 능창대군이 생각났다. 이번생에도 생겨 그 예쁜 입에서 나오는 말이 왜 그 모양인지. 사람이 모든 걸 다 가질 수 없다던데.

 

 ‘이번 생에서 부족한건 인성인가?’

 하지만 자신이 변태에게 당하고 있을 때 도와준 유일한 사람.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

 

 불에 화상을 당해도, 역모고변을 당해 위험에 처해도 은애한다 했던 한 사람.

 

 선녀의 코 끝이 찡해졌다.

 

 ‘어디 있을까...’

 선녀는 자신이 가진 힘을 사용해서 남자를 보고 싶었다.

 선녀의 힘은 모두 세가지를 기본으로 갖고 있었다.

 첫 번째는 목적지를 떠올리면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것, 두 번째는 누군가를 생각하면 그 사람이 현재 뭘 하고 있는 지 볼 수 있는 것이었고, 세 번째는 본인과 타인의 상처를 치유시키는 능력이었다.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지상에 내려왔을 때 필요한 최소한의 힘이었다. 오늘은 산신령을 찾아가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 일도 종종 했어야 했다.

 

 자신의 그릇된 마음으로 선녀의 힘을 사용한다는 양심의 가책이 든다는 걸 선녀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현생의 능창대군을 보고 싶은 마음을 참고 또 참았다. 선녀는 마음이 벅차올라 걸을 수 없어 멈추고 잠시 바위에 앉아 숨을 골랐다.

 

 생각만 하면 능창대군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주 잠깐만 보자. 결국 그리움이 이겼다.

 

 선녀는 눈을 감고 그 남자의 방향을 찾았다. 성도 모르고 핸드폰 번호도 모르지만 아는 얼굴 하나 찾아내는 건 일도 아니었다.

 

 ‘찾았다!’

 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 남자는 한 카페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전화가 왔는지 핸드폰을 귀 옆에 갖다댔다. 그리고 그 남자가 환하게 웃었다. 선녀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남자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웃었어.”

 동그란 눈에 눈물이 고여, 손등위로 뚝뚝 떨어졌다.

 방심하다 당했네.

 

 ‘환히 웃는 모습을 보니 당신은 잘 지내고 계셨군요. 저는... 하루도 대군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선녀는 소매로 눈물을 쓱쓱 닦은 뒤 일어나 다시 산에 올랐다.

 

 힘들었지만, 죽을 만큼 마음이 아렸지만 시간만 죽일 순 없었다.

 

 ‘나도 잘 지냈어요. 대군 덕분에.’

 

 “오느라고 고생이 많네.”

 산속에 어울리지 않는 하얀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가 선녀를 보고 반겼다.

 

 “헉. 헉. 오랜만에 봬요. 산신님.”

 산신은 북한산 정상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선녀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산신 옆에 앉았다. 그리고 산신이 바라보는 도시를 같이 바라봤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고 야경이 하나둘씩 빛나고 있었다.

 

 “사람들 사는 곳 보는 것도 지겹지 않으세요?”

 “얼마나 재밌는데.”

 환생한 대군의 일과는 어떨까. 선녀는 문득 궁금해졌다.

 

 “오늘 오다가 이상한 사람을 봤어요.”

 “이상한 사람?”

 “네.”

 자신을 보고 뾰루퉁한 표정을 짓던 그의 눈썹이 생각났고, 통화를 하며 웃던 남자의 환한 표정이 생각났다.

 다시 눈물이 차오를 뻔 했다.

 

 “버스에서 변태를 만난거예요!”

 선녀는 애써 남자를 지웠다.

 

 “이런! 그 흉한일을 당하다니! 가만히 뒀어?”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평범한 사람이 아닌 걸 알면 제가 더 위험할텐데요.”

 “그도 그렇지. 네가 많이 놀랐겠구나.”

 “괜찮아요. 근데 산신님 궁금한게 있는데요, 요즘 사람들은 어때요? 이제는 예전과 달리 천상계와 인간이 공존 할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평소 하지 않던 질문에 산신은 선녀를 빤히 바라봤다.

 

 “하긴 이제 좀 있으면 환생을 할 테니 궁금할 법도 하지.”

 선녀는 산 밑 사람들이 사는 곳을 바라봤다. 저 불빛 중에 그 남자가 있는 곳이 있을텐데... 하는 아련함을 감춘채.

 

 “요즘 사람들도 옛날 사람들이랑 똑같아. 조선 시대에도, 일제강점기에도, 그 후 나라를 찾았을 때도 똑같아.”

 “시대가 다 다르잖아요.”

 “뭐 그때라고 착한 사람만 있었겠나. 그때도 살인자도 있었고, 사기꾼도 있었지. 사람들은 지금과 똑같아.”

 선녀는 또다시 환생한 대군이 생각났다. 연신 툴툴거리는 것을 보면 착한 사람은 아닌 느낌이었다. 하지만 불의의 상황에서 용기를 발휘했는데…. 요즘 말대로 츤츤인걸까?

 

 “선녀야! 선녀야!”

 산신은 생각에 빠진 선녀를 몇 번이고 불렀다.

 

 “아, 네!”

 뒤늦게 정신이 든 선녀는 머쓱해졌다. 혹시라도 그 남자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들켰을까 선녀의 마음이 콩알만 해졌다.

 

 “옥황상제께서 전하실 게 있어서 보낸 게 아니냐?”

 “아 맞다.”

 선녀는 서둘러 가방에서 복주머니를 꺼내 산신에게 건넸다.

 

 “여기요.”

 “이제 너를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산신은 복주머니를 건네는 선녀를 빤히 바라봤다. 성격도 좋고 수더분한 선녀는 어디를 가도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맺곤 했다.

 

 “글쎄요. 많으면 두세 번? 환생하면 북한산으로 자주 올게요.”

 “환생하면 넌 내가 보이지 않는데?”

 “그래도 산신님이 기억해주시겠죠.”

 “그렇긴 그렇지. 이제 내려가야 하지? 같이 가자.”

 

 ***

 

 선녀는 다시 버스를 탔다. 아까 그 남자를 만난 버스였다. 이번에는 남자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이 자리에 앉아 불만을 쏟아내던 남자가 생각나자 선녀는 피식하고 웃었다.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능창대군이 환생을 적어도 다섯 번은 넘게 했을텐데 그동안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토록 갈망했던 만남은 환생 1년을 남기고 이뤄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품고 몇 백년을 지내는 외로움 속에서 선녀는 자책을 했고 자신에 대한 원망을 했다.

 

 ‘대군에게도 제가 따뜻한 사랑이었을까요.’

 묻고 싶었지만 물을 사람이 없던 지난날이었다.

 

 선녀는 창밖을 바라봤다. 아까 그 남자가 내린 정류장이었다. 선녀는 하차 벨을 누르고 정류장에 내렸다.

 

 저녁의 흙내음이 선녀를 감쌌다.

 

 선녀는 정류장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 사람은 뭐 하고 있을까, 자고 있겠지, 오늘 나를 만난 건 생각한 적 있을까. 기억하고 있을까. 수많은 물음이 선녀의 머릿속을 에워싸 떠나지 않았다.

 

 선녀는 다시 한번 그 남자를 보러 가고 싶었다. 만나서 확인을 하고 싶었다.

 

 ‘정말 대군인가? 내가 잘못본게 아닐까?’

 선녀는 괴로웠다. 차라리 잘못봤길 바랐다. 1년 밖에 안남은 선녀 생에 사랑에 희망을 갖는 게 더 잔인했다.

 

 선녀는 크게 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남자를 생각했다.

 남자는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었다. 선녀는 지금 있는 곳에서 남자의 집까지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생각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것처럼 길이 펼쳐졌다.

 

 선녀는 천천히 그 길을 따라갔다.

 

 ***

 

 선녀는 남자의 집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남자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선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무작정 집으로 찾아갈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확률만 커졌다.

 

 “당신을 만나는 게 맞을까요.”

 선녀의 머리가 아파오자 바람이 휭 불어왔다.

 

 “대신 바람이 왔나.”

 선녀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때 선녀의 앞으로 남자가 지나갔다. 선녀는 놀라 동상이 되어버린 듯 굳었다.

 

 이렇게 만난다고?

 이상한 우연의 반복은 선녀를 괴롭게 했다. 선녀는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봤다. 전생의 능창대군의 뒷모습과 겹쳐 보이자 선녀는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엄지손톱으로 검지손가락을 꾹꾹 눌렀다. 울면 안돼. 절대 울면 안돼. 계속 읊조렸다. 고민하던 선녀는 조심스레 남자의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남자가 도착한 곳은 편의점이었다.

 선녀도 들어가 쭈뼛쭈뼛하며 남자의 옆에 섰다. 남자가 라면을 만지작거리다 컵라면을 하나 들자 선녀도 똑같은 라면을 집었다.

 그리고 남자가 냉장고에 가 음료수를 집었다. 이번에도 선녀는 똑같은 음료수를 집었다.

 

 남자가 계산하고 테이블에 가 컵라면 비닐을 떼며 라면 먹을 준비를 했다.

 똑같이 선녀도 계산하고 남자의 옆으로 가 남자와 똑같이 했다. 선녀 생활 999년 차였지만 선녀에게 컵라면은 처음 접해 보는 신문물이었다.

 

 남자가 능숙하게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받았다. 선녀도 눈 깃으로 남자를 보며 따라 했다.

 

 “아 뜨거워!”

 뭣도 모르고 뜨거운 물을 받는데 컵라면의 밑을 잡고 있던 선녀가 화들짝 놀랐다. 남자와 편의점 직원 모두 선녀에게 집중됐다.

 

 “괜찮아요.”

 선녀는 바닥에 쏟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위안했다. 물이 너무 뜨겁고 컵라면의 용기도 뜨거운데 어떻게 해야 하나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컵라면 처음 먹어요?”

 남자가 다가와 선녀의 라면을 들어 자신이 앉은 테이블 옆에 컵라면을 옮겨줬다.

 

 “고맙습니다.”

 아까 버스에서 툴툴거린 남자맞나? 분명 똑같이 생겼는데 자상한 모습에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왜 날 몰라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진 알 수 없었지만, 내색이 없었다. 선녀는 남자에게 진 기분이 들었다. 헤어지고 나서 계속 남자 생각뿐이었는데 남자야말로 자신을 행인1 취급을 당했다.

 

 남자는 컵라면이 익자 뚜껑을 열고 후후 불어 면을 맛있게 먹었다. 선녀는 그 모습에 토라진 마음이 사라져 흐뭇하게 웃으며 몰래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손등의 상처에 선녀는 마음이 아려왔다.

 

 ‘이렇게 만났는데, 저만 알아보네요. 서로 잊지 않을 거라는 그 약속은 저만 지키고 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선녀는 젓가락으로 괜히 라면을 휘저었다.

 

 ‘괜찮아요. 내가 기억하니까. 우리의 사랑을.’

 

 선녀는 라면을 앞에 두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흑.”

 선녀는 애써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새어나오는 우는 소리에 남자는 선녀를 의아하게 바라봤다. 그리고 별거 아닌 일인 듯 테이블에 있던 휴지를 빼 선녀에게 건넸다.

 

 “왜 따라 왔어요? 내 집을 어떻게 알고...?”

 “그게...”

 “당연히 우연일텐데 신기하네요. 혹시 스토커?”

 “스토커라뇨!”

 선녀는 발끈했지만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 보니 스토커와 다름이 없긴 했다.

 

 “그렇겠죠? 우연이겠죠? 그렇지 않으면 납득이 안되니까.”

 “아까 버스에선 고맙고, 죄송했어요.”

 선녀의 말에 남자는 피식 웃었다. 미소에 또다시 속이 울렁거렸다.

 

 “고마운건 맞고, 죄송할 건 없고.”

 “그래도...”

 “아까 김비서가 그러더라고. 우리 누나가 그런 사람한테 몇 번 당한 적이 있는데 말문이 막혀서 신고도 한 번 제대로 못했다고. 여자와 남자가 많이 다르다고.”

 “그런 것... 같아요.”

 “한국에서 살면서 왜 이렇게 남자, 여자 삶이 다른지.”

 

 ‘지구에서 살면서 왜 이렇게 사람, 선녀 삶이 다른지. 같았다면 우린 더 행복했을까?’

 전생의 능창대군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잊고 있었는데, 이 앞에 앉은 남자가 떠올려줬다. 대군이 자신을 얼마나 은애했는지.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대가 무섭소.’

 능창대군은 무섭다는 말을 많이 했다. 누군가를 은애한다는 건 무서운 거라고 했었다.

 

 “제가 무서워요?”

 왜 갑자기 이 말이 생각났을까.

 

 “내가? 그쪽을? 풋.”

 남자는 웃었다. 입을 가린 왼쪽 손등의 흉이 다시 눈에 밟혔다.

 

 “이보세요. 늦은 밤 괜히 돌아다니다가 해코지 당하지 말고 어서 집에 들어가요.”

 남자는 일어나 자리를 정리하자 선녀의 마음이 급해졌다.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는데...

 

 “저기요.”

 남자는 멈칫하고 선녀를 바라봤다.

 

 우리가 왜 이제 만났을까요.

 라고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 없었다.

 

 남자는 선녀를 남겨둔 채 편의점을 나갔다.

 

 남자의 행동이, 느껴지는 아픔에 선녀는 한동안 마음에 생채기가 난듯 따갑고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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