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일반/역사
반로국왕자 비름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11

대가야의 전신인 반로국에 관한 역사 판타지입니다. 조그만 반로국이 철을 이용하여 여러 나라와 해상무역으로 성장하여 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오래전 백제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이 있다는 기사를 접한 후 그보다 훨씬 빨리 제철기술이 뛰어났던 가야국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지고 이 글을 썼습니다. 가야의 여러나라들도 여러 다양한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은 있지만 역사적 자료가 극히 부족합니다. 하지만 금관가야의 왕비 허황후도 파사의 석탑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오래 전 가야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멀리, 그리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류를 했을 것이라는 작가의 개인적인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 글을 조심스럽게 써보았습니다.

 
만나는 사람들 & 떠나는 사람들
작성일 : 22-02-16 23:15     조회 : 185     추천 : 1     분량 : 456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나친 욕심의 끝

 

 몇 년 후, 여러 부족장들이 가시혜국 장대의 집에 모여 뭔가 수군거리고 있었다.

 “천남성이 철제무기를 팔아서 제 사리사욕만 채우기 급급하지 않습니까?”

 “그러게 말이오. 우리도 반로국의 백성들인데 우리한테는 쇠낫, 쇠호미 한 자루 주질 않고 다 팔아처먹고. 그 돈으로 호의호식 제 놈 배만 불리는 것이 무슨 군장이오?”

 “또 강 건너 달벌국에서 쳐들어올지 모르는데, 산성이나 하나 쌓을 생각은 하지 않고 제집 주위에 하늘같이 높은 성만 쌓고 있소. 누가 자기를 칠까봐 겁을 먹은 게지요.”

 “어디 그뿐입니까? 농번기에 젊은이들을 모조리 불러내서 농사도 제대로 못짓게 하니 군장이라는 놈이 머리가 나쁜 것인지 생각이 부족한 것인지. 병사들을 부려먹고 주먹밥 한 덩이 달랑 주는 게 다랍니다. 이래서는 안 될 것이오. 무슨 방도를 강구해야지 않겠소.”

 여러 사람의 불만을 듣던 장대가 나직하게 말했다.

 “이대로 가다간 안되겠소. 우리가 먼저 천남성을 치는 수밖에. 이판사판이오.”

 

 그 시각 천남성은 기생 히어리의 집에서 호위무사들을 대동하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요즘 다른 부족장들이 가시혜국 장대의 집에서 자주 모인다고 합니다.”

 천남성은 히어리의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

 “그깟 늙은 족장들이 모여봤자 뭘 할 수 있단 말이냐?”

 “그래도 자주 모여서 무슨 작당들을 하는지..........”

 “백날 모여서 늙은이들이 여자처럼 수다나 떨어봤자 무슨 힘이 있어야 말이지. 절벽같이 쌓은 성을 넘어 이곳에 들어올 수 있겠느냐? 아니면 그깟 허접한 돌도끼나 돌삽으로 나를 칠 수가 있겠느냐? 웃기지 않느냐? 아무리 모여봐라. 그깟 놈들이 나를 이길 수 있나. 여봐라. 여자들을 더 불러라. 오늘은 마음껏 마시고 취하는 날이다.”

 천남성과 호위무사들은 밤새도록 퍼마시고 자리에 쓰러졌다.

 이 모습을 은난부인이 몰래 엿보았다.

 ‘어휴, 참 한심하구나. 내가 저런 놈을 군장으로 만들었으니.’

 은난부인이 방으로 들어가 쓰러져서 자는 천남성과 여자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낙랑국. 뱀무상단의 거처에 비름과 까마중이 수십명의 호위무사와 상단의 무리를 이끌고 들어왔다.

 나이가 든 뱀무행수가 그들을 맞아주었다.

 “먼 길 다녀온다고 수고했다. 천하가 어지러운데 한나라까지 다녀오다니. 정말 용하구나.”

 “안그래도 난리가 나서 도적들도 들끓는 바람에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까마중이 뱀무행수에게 설명했다.

 “당분간은 푹 쉬도록 하라.”

 비름이 뱀무행수의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며칠만 쉬고 적화국 야철소로 떠날까합니다. 더 가볍고 강한 철갑옷을 만드는 것 때문에 저 먼저 가 있겠습니다.”

 “그곳에는 다른 사람을 보내면 된다. 왜, 고향이 그리운 게냐?”

 비름이 머뭇거리자 뱀무행수가 말을 이었다.

 “안그래도 내가 너 때문에 요즘 반로국의 상황을 늘 주시하고 있었다. 너를 쫓아낸 큰어머니은난부인은 여전히 성미가 괄괄하다더군. 큰어머니가 내세운 새로운 군장 천남성이라는 자는 제 사리사욕만 채우느라 다른 부족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아무래도 반로국 분위기가 곧 싸움이 나서 다시 흩어질 것 같더군. 이런 상황에서 꼭 적화국 야철소에 가야겠느냐?”

 “반로국에 두고 온 아내가 있습니다. 조카들도 궁금하고 그리고 찾아봐야할 사람도 있구요.”

 “네 아내 하늘말나리는 조카들과 함께 감금되어 산다는 말이 돌더군. 그래. 가봐야지. 까마중만 데려가면 위험하니 상단의 호위무사들과 함께 데려가거라.”

 며칠 후, 비름은 상단의 호위무사들 수십 명을 데리고 적화국의 야철소로 떠났다.

 “반로국 땅을 다시 밟는 게 몇 년 만입니까? 도련님? 그래도 고향이라고 마음이 설레입니다요.”

 까마중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몇 날 며칠을 달려 비름일행은 적화국 야철소 근처에 도착했다.

 

 이른 새벽, 하늘말나리는 성 밖 암각화 앞에서 새벽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때 그림자 하나가 다가왔다.

 “그믐날 밤, 거사를 치른다고 합니다. 그때 아무도 몰래 성문을 열어달라고......”

 하늘말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자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하늘말나리가 새벽기도를 마치고 성문 안으로 들어왔다. 어디선가 천남성이 나타나서 하늘말나리를 매섭게 쏘아보면서 물었다.

 “이 새벽에 어딜 갔다오는 겁니까?”

 하늘말나리가 고개를 숙이고 천남성의 눈길을 피하면서 대답했다.

 “늘 새벽에 암각화에서 기도를 올립니다.”

 “앞으로는 처소에서 기도를 올리도록 하시오. 민심이 흉흉하니.....”

 “저는 반로국의 신녀입니다. 기도를 하는 것까지 일일이 막으시면...”

 “당신 아버지가 사람들을 모은다는 소문이 파다해! 살고 싶으면 알아서 기라고.”

 천남성은 하늘말나리에게 윽박지르고 매몰차게 돌아섰다. 하늘말나리는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하늘말나리가 처소로 돌아오자 구름송이와 벌노랑이가 다가와 안겼다.

 

 적화국 야철소에 도착한 비름은 대장간에서 연약한 여자들과 어린 아이들이 일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속에서 얼핏 은방울과 비슷한 여자가 다 만든 괭이자루를 짊어지고 지나갔다. 제법 많이 자란 구슬붕이가 쇠호미와 쇠낫을 여러 자루 들고 뒤를 따랐다.

 ‘은방울? 구슬붕이? 산속 은신처에서 내려온건가?’

 비름이 그들을 몰래 뒤따랐다. 구슬붕이가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칭얼거렸다.

 “고모, 나 배고파.”

 그러자 은방울이 말린 노루고기를 꺼내주면서 말했다.

 “아무도 안볼 때 어서 먹어.”

 “고모는 안먹어?”

 “고모는 배가 불러.”

 그들을 본 비름은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 야철소 대장장이 쇠고비가 비름에게 뛰어와서 소매를 붙잡았다.

 “부행수님. 오셨습니까요?”

 비름은 야철소 대장장이 쇠고비에게 강철검을 만들 때 더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드는 방법을 설명했다.

 “이것이 한나라에서 검을 만드는 방식이오. 이렇게 일천 자루를 만들어주시오.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소.”

 비름은 쇠고비에게 곤륜의 부남에서 가져온 황금동전을 몇 개 집어주었다.

 “내가 바닷길로 왜나라와 곤륜에 다닐 때 물건값 대신 받은 것이오. 이것이 서역보다 더 멀리서 온 것이라는군.”

 쇠고비는 황금동전을 받아들고 입이 헤벌죽 벌어졌다.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입이 무겁고 발이 빠른자를 보내어 가시혜국의 수장 장대 어르신을 모셔와주게. 아무도 모르게 말일세.”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그런데 저기 대장간에서 일을 하는 아녀자들과 아이들은 뭔가?”

 그러자 쇠고비는 두 손을 내저으면서 말했다.

 “아유, 여기 이 근처에 사는 백성들입니다요. 반로국 군장이 쇠로 호미, 낫, 괭이 같은 걸 다른 나라에 사사로이 파는데 하도 많이 만들라고 성화여서 적화국 백성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사람들 모두 불려와서 매일같이 일을 하고 있습죠. 저 위에 산속에 살던 신녀들까지 불려와서 일을 돕고 있습니다요.”

 “신녀들까지. 너무 하는구만.”

 “반로국 호위무사들 서슬에 못이겨서 나오지요. 안나오면 경을 칩니다.”

 비름은 쇠고비의 도움으로 비밀리에 가시혜국의 수장 장대를 만나게 되었다.

 “장인어른, 오랜만에 뵙습니다.”

 장대는 비름을 보고 뭔가 복잡하고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 살아있었는가? 내 딸을 생각하면 섭섭한 게 많지만 더 급한 일이 있으니 이만 접어두겠네. 사실 우리가 도모하는 일이 있는데, 자네가 돕는다면 큰 힘이 될걸세. 그리고 이건 자네집안일이기도 하고.”

 “천남성을 치시는 겁니까?”

 비름이 짐작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반로국의 수장 천남성은 덕이 없어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야. 그래서 우리가 천남성을 치기로 했네. 그놈은 철산의 철을 팔아 이문을 남겨 제 배만 채우고 있네. 그리고 제 사병을 길러 주변 부족들을 핍박할뿐만 아니라 내 딸을 감금하였네. 그믐날 밤, 하늘말나리가 성문을 열어주기로 했으니, 자네는 휘하의 무사들과 함께 거사를 치르는데 힘을 보태게.”

 그날 밤, 장대가 돌아가고 난 후 비름은 적화국 산사 위의 동굴로 올라갔다. 휘영청 밝은 달빛이 오솔길을 비추어주었다. 비름이 동굴이 있는 절벽 위로 올라가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부엉이가 나무 위에서 부엉부엉 울었다. 그때 동굴 속에서 작은 아이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비름은 바위 뒤에 몸을 납작히 엎드렸다.

 “부엉이가 분명히 밖에 낯선 사람이 왔다고 말하는 것 같았는데?”

 구슬붕이였다. 비름은 바위 뒤에서 몸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구슬붕이야. 나를 알아보겠니?”

 “앗! 비름아저씨? 비름아저씨가 돌아왔네!”

 구슬붕이가 달려와서 비름에게 안겼다. 그리고 이내 뒤돌아서서 은방울을 부르면서 달려갔다.

 구슬붕이가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 난 후, 여인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비름의 그림자와 여인의

 그림자가 하나로 포개어졌다. 그 뒤를 구슬붕이의 그림자가 뒤따라왔다. 구슬붕이의 그림자 뒤에 더 작은 아이의 그림자가 또 나타났다.

 “엄마, 엄마.”

 작은 아이는 은방울의 치마에 매달렸다.

 비름은 다섯 살쯤 된 아이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아니, 이 아이는 누구야? 은방울?”

 은방울이 아이를 안아올리면서 말했다.

 “우리의 아이야. 비름. 네가 떠나고 나서 낳았어. 우리 아들. 이름은 이진아시라고 지었어.”

 “뭐라고? 너 혼자 아이를 낳아서 키웠단 말이야.”

 비름은 다소 충격을 받은 얼굴로 아들 이진아시를 안았다. 비름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미안하다. 이진아시. 난 네가 태어난 줄은 꿈에도 몰랐구나.”

 비름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은방울과 이진아시, 구슬붕이를 끌어안았다.

 그런 모습을 동굴 앞에서 신녀들이 눈물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9 정복전쟁 (5) 2022 / 2 / 20 246 1 3387   
28 사랑의 힘 (2) 2022 / 2 / 20 217 1 5908   
27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다 (2) 2022 / 2 / 20 215 1 4119   
26 길략족 사냥꾼들 (1) 2022 / 2 / 20 206 1 6632   
25 길략족의 땅으로 들어서다. (1) 2022 / 2 / 20 210 1 5662   
24 눈과 얼음의 나라. 북국으로 (1) 2022 / 2 / 20 215 1 4878   
23 이진아시의 첫사랑 2022 / 2 / 20 187 1 8679   
22 거래 2022 / 2 / 20 190 1 5690   
21 다래의 작은 야망 2022 / 2 / 20 183 1 5492   
20 이방의 신, 이방의 공주 2022 / 2 / 20 178 1 7019   
19 운명의 고리 2022 / 2 / 20 187 1 5378   
18 전투 2022 / 2 / 20 189 1 4336   
17 바다 멀리 새로운 나라로 2022 / 2 / 20 185 1 3942   
16 지나친 욕심의 끝 (2) 2022 / 2 / 16 215 1 4167   
15 만나는 사람들 & 떠나는 사람들 2022 / 2 / 16 186 1 4568   
14 재회, 그리고 또 다른 이별 2022 / 2 / 16 190 1 5984   
13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2022 / 2 / 16 194 1 3945   
12 죽음 (2) 2022 / 2 / 15 213 1 5314   
11 질투의 끝은 파멸 2022 / 2 / 15 199 1 6800   
10 질투의 끝자락에서 2022 / 2 / 15 178 1 4350   
9 태양과 불꽃이 만나면 2022 / 2 / 15 191 1 5164   
8 삼각관계 2022 / 2 / 15 191 1 4447   
7 적화국의 멸망 2022 / 2 / 15 181 1 4202   
6 배신 2022 / 2 / 15 191 1 6018   
5 불행의 씨앗 2022 / 2 / 15 197 1 6940   
4 하늘이 내려준 배필 (2) 2022 / 2 / 11 223 1 7059   
3 새로운 인연들 2022 / 2 / 11 188 1 3283   
2 시련 2022 / 2 / 11 188 1 3460   
1 탄생 (1) 2022 / 2 / 11 309 1 399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버들밭아이들(작
코리아구삼공일
시나의 결혼기록
코리아구삼공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