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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반로국왕자 비름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11

대가야의 전신인 반로국에 관한 역사 판타지입니다. 조그만 반로국이 철을 이용하여 여러 나라와 해상무역으로 성장하여 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오래전 백제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이 있다는 기사를 접한 후 그보다 훨씬 빨리 제철기술이 뛰어났던 가야국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지고 이 글을 썼습니다. 가야의 여러나라들도 여러 다양한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은 있지만 역사적 자료가 극히 부족합니다. 하지만 금관가야의 왕비 허황후도 파사의 석탑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오래 전 가야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멀리, 그리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류를 했을 것이라는 작가의 개인적인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 글을 조심스럽게 써보았습니다.

 
질투의 끝은 파멸
작성일 : 22-02-15 10:04     조회 : 198     추천 : 1     분량 :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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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투의 끝은 파멸

 

 

 은방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를 가졌다. 그걸 가장 먼저 알아차린 사람이 야고의 첩 찔레였다. 찔레는 정실부인인 금마타리처럼 드러내놓고 마음껏 질투를 하지도 못했다. 귀한 철이 많이 나는 적화국의 신녀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은방울이 엄청난 특혜를 받고 두 번째 정실부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찔레가 고개를 숙여야할 입장이었다.

 야고의 첫 번째 연인이었던 찔레는 질투가 나날이 심해졌고, 뭐라도 꼬투리를 잡을 것이 없나 은방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뭔가를 알아내면 하늘말나리나 금마타리에게 번개처럼 일러바치는 것이었다.

 “옷으로 가리고 있어서 몰랐는데, 벌써 다섯 달이나 되었답니다.”

 하늘말나리도 찔레로부터 은방울이 아기를 가졌다는 말을 듣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난 뱃속의 아이도 잃고, 은방울 때문에 남편까지 멀리 떠나버렸는데. 그 계집이 참으로 원망스럽구나.’

 은방울이 아들을 낳기라도 하면 하늘말나리와 금마타리에게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다.

 하늘말나리는 평소 같지않게 손톱을 잘근잘근 물어뜯었다. 하늘말나리는 금마타리의 처소로 갔다.

 금마타리는 머리를 싸매고 드러누워 있었다.

 금마타리의 낯빛을 보니 역시 은방울이 아기를 가졌다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

 “흑흑흑.”

 금마타리는 하늘말나리를 보자 울기 시작했다.

 ‘남편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시부모에게 인정도 받지 못하는 불쌍한 여인이로구나. 나도 저 여인과 똑같은 처지로구나.’

 하늘말나리는 금마타리에게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꼈다. 하늘말나리의 눈에서도 분노의 눈물이 흘렀다. 두 여인은 서로 얼싸안고 한참을 울었다.

 아기를 가진 은방울은 하늘말나리와 금마타리 두 여인에게 공동의 적이 되고 말았다.

 “은방울이 비름과 혼인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 같아요. 돌아가신 비름어머니의 유품인 곡옥목걸이를 은방울이 걸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남편에게 좀 따졌더니 그 사람이 상단을 따라 떠나버렸어요. 동생과 친하게 지내다가 혼인은 그 형님과 하다니.”

 금마타리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뭐..뭐라. 그게 사실이오?”

 금마타리는 벌떡 일어나 앉더니 부들부들 떨었다.

 “천하의 여우같은 계집. 뻔뻔하기 이를 데가 없구나. 내 이것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금마타리는 당장 벌떡 일어나 방문을 박차고 나가려고 했다. 하늘나리는 금마타리를 붙잡고 말했다.

 “아니, 어쩌시려구요? 아무 생각도 없이 무작정 이리 하시면 안됩니다. 이건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이에요.”

 하늘말나리의 말에 금마타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날 금마타리는 시아버지 고광의 처소로 가서 한참동안 나오지 않았다.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나온 금마타리의 뒤로 그녀의 남편 야고가 고광의 처소로 불려갔다.

 금마타리는 남편 야고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지만 야고는 아내 금마타리를 외면했다.

 금마타리는 시어머니 은난부인의 처소로 갔다.

 야고가 들어서자 반로국 군장 고광이 잔뜩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네 처에게 들은 말이 사실이냐? 은방울과 비름이 아주 예전부터 정인이었다는 것이 사실이냔 말이다.”

 야고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웃었다.

 “아버지, 은방울은 신녀였습니다. 신녀가 산사에서 고립되어 사는데 비름과 관계가 있으면 얼마나 있겠습니까? 서로 얼굴 정도는 알 수도 있겠죠. 아버지께서 비름을 어릴 때부터 뱀무상단에 딸려보내서 적화국에 드나들게 하셨잖아요. 적화국이 얼마나 좁습니까?”

 “처음에 내가 병사들에게 듣기론 은방울이 적화국 군장 뚝갈의 아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고광은 야고를 날카롭게 바라보면서 물었다.

 “뚝갈의 아내는 그날 밤 뚝갈과 함께 제 칼에 죽었습니다. 은방울은 뚝갈의 여동생이에요.

 은방울이 적화국 신녀였기 때문에 산사에 있었습니다. 은방울은 자기 가족들이 죽은 것을 모르고 자기 가족을 보호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정확한 거니?”

 고광이 아들 야고에게 다짐하듯 물었다.

 “은방울은 저를 만났을 때 숫처녀였어요. 그건 제가 아는 사실입니다. 금마타리가 샘이 나서 말을 부풀리는 겁니다. 신경쓰지 마세요.”

 “네가 무턱대고 은방울편을 들어서는 안된다. 이건 다음 후사문제에서도 큰 우환거리가 될 수 있어. 조금이라도 의심의 여지가 남아있다면 은방울을 내쳐야한다.”

 “그건 안됩니다. 절대.”

 고광이 염려스러운 눈빛으로 아들 야고를 바라보았다.

 “자신 있느냐?”

 “은방울의 뱃속에 있는 아이는 제 아이가 확실해요. 그리고 아무래도 아들같아요. 믿으세요. 아버지께 첫 손자를 안겨줄 여자니까요.”

 고광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야고는 자신있는 표정을 지으며서 아버지의 처소에서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금마타리에게 갔다. 야고의 표정은 화가 나서 무서워보였다.

 금마타리는 남편의 표정을 보고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 달아났다.

 야고는 금마타리의 머리채를 붙잡고 바닥에 쓰러뜨렸다. 그리고 금마타리를 깔고 앉아서 목을 졸랐다.

 “컥! 왜...왜 이래?”

 금마타리가 반항하면서 물었다.

 “왜 이러는지 몰라서 묻느냐? 지금?”

 “나...난 ..난 있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난 아무죄가 없어!”

 야고는 단검을 뽑아서 금마타리 바로 옆의 이불 위에 꽂았다.

 “아악!”

 야고는 핏발이 선 눈으로 금마타리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한번만 더 헛소문을 퍼뜨렸다간 그땐 이 칼이 네 목에 박힐 것이다. 네가 내 자식을 몇 낳았다고 해서 봐주진 않아. 더이상 기어오르지 마라.”

 그때 야고의 첫째 딸 구름송이가 달려들어와서 야고의 팔에 매달렸다.

 “아버지, 엄마를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야고는 딸 앞에서 마음이 약해져서 이불 위에 꽂힌 칼을 뽑아 얼른 칼집에 넣었다.

 야고가 돌아서서 나오자 금마타리는 슬프고 분해서 짐승처럼 처절하게 울었다.

 방으로 어린 딸들이 들어와서 금마타리 옆에서 함께 울기 시작했다.

 

 금마타리는 세 딸을 안고 더 슬프게 울기 시작했다.

 “불쌍한 내 새끼들......흑흑흑”

 그러다가 금마타리는 문득 시녀를 불러 무언가를 가져오게 하고 야고의 첩 찔레의 방으로 갔다. 금마타리는 금붙이가 든 주머니와 천조각에 싼 뭔가를 찔레에게 내밀었다.

 “내가 직접 하기에는 의심을 받기 쉽다. 믿을만한 아이를 시켜서 이걸 은방울이 먹는 음식에 꼭 집어넣도록 해. 내 자식과 너의 자식들이 살려면 은방울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지워야해.”

 찔레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은난부인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은방울의 처소로 갔다.

 은난부인은 은방울이 인사를 하려고 일어서려고 하자 다짜고짜 은방울의 뺨을 때렸다.

 “어..어머니..흑흑...”

 은방울이 다시 자리에 쓰러지자 은난부인이 은방울 곁으로 가서 나직하게 말했다.

 “네 뱃속에 든 아이가 정녕 누구의 아이더냐?”

 “네?”

 은방울이 은난부인을 마주보았다. 은난부인은 무서운 눈으로 은방울을 노려보았다.

 “네가 적화국에서부터 비름을 알고 지낸 것이 맞느냐?”

 고개를 떨군 은방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하지만 비름은 제 어릴 적 친구였습니다.”

 “하! 친구? 포로로 끌려온 하찮은 노비를 반로국 수장의 아들과 혼인을 시켜주었더니 기껏 한다는 짓이 천한 천출놈과 추잡한 소문이나 만들고. 네가 감히......”

 은난부인은 은방울의 뺨을 때리려다 그만두었다.

 “자중하고 있거라. 아이를 낳을 때까지는.....”

 은난부인이 일어서서 은방울을 향해 싸늘하게 말했다.

 “너와 그 천한 천출놈의 죄는 아이를 무사히 낳은 후에 다시 묻겠다. 알겠느냐?”

 은난부인은 홱 돌아서서 방을 나가버렸다. 은방울은 자리에 주저앉아서 흐느껴울었다.

 

 잠시 뒤, 부엌에서 은방울의 시녀 개별이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개별이 잠시 뭔가를 찾으러 자리를 비운 사이 그림자 하나가 다가와서 주전자에 뭔가를 넣었다.

 잠시후 돌아온 개별이는 별 의심없이 주전자를 들고 은방울의 방에 갖다놓았다.

 은방울은 차를 마시려다가 문득 이상한 냄새를 맡고 개별이를 불렀다.

 “은수저를 가져오너라.”

 은방울이 은수저를 차에 담그자 은수저가 시커멓게 변했다.

 “에그머니, 아씨 이게 어찌된 영문일까요? 제가 조금 전에 마련해온 것인데....”

 “네가 부엌에 있을 때 다른 사람은 없었느냐?”

 “제가 잠깐 찻잎을 가지러 창고에 갔었습니다. 그 사이 누가 왔다갔는지는 모릅니다.”

 개별이가 찻주전자를 들고 나가려고 하자 은방울이 말렸다.

 “일단 거기 잠깐 두거라. 누구의 소행인지 알아내야하니.”

 “아무래도 금마타리님 아닐까요? 찔레마님의 시녀가 그러는데 오늘 야고님이 금마타리마님의 처소에서 칼부림을 하고 난리가 났대요.”

 은방울은 개별이의 말을 듣고 두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야고가 서슬퍼렇게 은방울의 처소에 들어섰다. 시녀 개별이가 은방울에게 뭔가 소곤거리고 있다가 무서운 기세의 야고를 보고 말없이 달아났다. 은방울은 아무말없이 야고를 쳐다보았다.

 은방울의 눈은 울어서 퉁퉁 부어있었다.

 야고는 은방울의 목에서 비취곡옥이 걸린 가죽끈을 거친 손길로 단번에 잡아뜯었다.

 은방울이 손으로 목을 움켜잡았다. 야고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

 그리고 곧바로 그 목걸이를 들고 하늘말나리를 찾아갔다. 하늘말나리는 자신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야고를 보고 뒷걸음질을 쳤다.

 야고는 하늘말나리 앞에 비취곡옥이 매달린 가죽끈을 패대기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물었다.

 “이게 그 비름어머니의 유품이라는 그건가?”

 야고의 목소리는 분노로 부들부들 떨렸다.

 야고의 눈은 핏빛으로 벌겋게 물들었다.

 “은방울이 누가 땅에 떨어뜨린 목걸이를 주웠다고 하더군. 알아들었느냐? 하늘말나리.”

 하늘말나리는 떨리는 손으로 비취곡옥을 주워들었다. 그리고 두려운 마음을 겨우 누르고 야고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이건 가시혜국 신녀들만 갖고 있는 목걸이에요. 난 내 목걸이 잃어버리지 않았어요. 반로국 사람 중에 이 비취곡옥을 갖고 있는 사람은 비름이 밖에는 없었어요.”

 “입 다물어. 하늘말나리. 내가 너를 봐주는 건 오늘까지다. 왜 그따위 헛소리를 지껄이고 다닌거지?”

 야고는 단검을 뽑아들고 하늘말나리의 목을 움켜쥐고 벽에 밀어부쳤다.

 “네 혓바닥을 잘못 놀리는 바람에 나, 네 남편 비름, 은방울, 그리고 뱃속의 아이. 모두 죽을뻔했다. 그 혓바닥 함부로 놀리지 마라. 혹시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네 혓바닥을 잘라버리겠다.”

 “컥...난 거짓말 하지 않았어요.... 두..둘이서 만나는 걸 봤어요. 두 사람이 뭔가 심각하게 다투는 걸...그래서..”

 야고는 하늘말나리를 바닥에 팽개치면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하늘말나리의 손에서 비취곡옥 목걸이가 떨어졌다.

 “공연한 질투하지 마라. 네 남편이 멀리 떠난 것은 네 탓이다. 돌아오게 만드는 것도 네 능력이고. 제 잘못으로 벌어진 일로 남을 원망하지 마라.”

 야고는 차갑게 내뱉고는 하늘말나리가 떨어뜨린 푸른 비취 곡옥이 매달린 목걸이를 주워들고 사라졌다. 방 안에 홀로 남은 하늘말나리는 어깨를 들썩이면서 눈물을 흘렸다.

 

 야고는 그날 밤, 밤새도록 다른 여자를 앉혀놓고 술을 마셨다.

 야고의 눈앞에서 은방울과 비름이 서로 껴안고 있는 환영이 보였다.

 “으아아악!”

 야고는 술을 퍼마시다가 술병을 벽에 던졌다. 술병이 벽에 부딪쳐깨졌다.

 그리고 비틀거리면서 일어섰다. 은방울의 방 앞으로 온 야고는 잠을 자지 않고 앉아있는 은방울의 그림자를 보았다. 야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은방울의 방문을 벌컥 열었다.

 야고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있었고, 술 냄새가 심하게 났다. 은방울은 놀라지도 않고 야고를 쳐다보았다.

 “왜 자지 않고 앉아있는 거냐?”

 야고의 물음에 은방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야고는 은방울의 앞에 푸른 비취곡옥을 내밀었다.

 “이 목걸이는 내가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봤던 것이다. 비름이란 놈이 항상 목에 걸고 있었거든.”

 은방울이 놀란 표정으로 야고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푸른 비취곡옥을 손에 꼭 쥐었다.

 “이것이 비름이 생모의 유품이라는 것 내가 모를 줄 알았느냐? 너, 여기 와서도 비름이를 여러 번 따로 만났었지? 그렇지? 그걸 본 사람이 있어. 거짓말할 생각하지 마!”

 “술이 과하셨군요. 술 깨고 다시 얘기해요.”

 은방울이 돌아서자 야고는 은방울의 멱살을 잡았다.

 “왜 하필 비름이놈과 이따위 소문이 나게 한 거냐? 응? 이 아이가 내 아이가 맞긴 한 거냐?”

 은방울은 야고를 노려보았다.

 “마음대로 생각해.”

 은방울이 야고의 손을 뿌리쳤다. 야고는 은방울의 머리를 잡고 힘을 주었다.

 “이대로 네 머리통을 부수어버릴 수도 있다. 내 말 한마디면 비름이 그놈도 바다에 던져서 물고기밥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그놈은 앞으로 다시는 여기 반로국에 발을 들이지 못해. 내가 자객을 보내 죽여버릴거니까!”

 은방울은 증오스러운 표정으로 야고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쳐서 야고의 손아귀에서 달아났다.

 “당신은 살인마야! 내가 왜 부모형제를 죽인 너와 혼인한지 알아? 내 나라를 무너뜨린 이 반로국에 적화국의 핏줄로 군장을 세우기 위해서였어. 그게 복수라고 생각했어. 그게 아니었다면 난 너 따위와 혼인해서 아이까지 갖느니 차라리 목을 매고 죽는 길을 택했을 거다. 그런데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은방울은 말을 마치자마자 탁자에 놓인 비상이 섞인 차를 단숨에 마셨다.

 “이 안에 비상이 들었더군. 금마타리 소행인지 하늘말나리의 소행인지 모르지만 상관없어. 나도 죽고 내 뱃속에 든 네 자식도 죽는다. 너 때문에. 그러니까 비름이는 건드리지 마!”

 깜짝 놀란 야고는 뛰어가서 은방울의 입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뱉아라! 뱉지 못해?”

 하지만 은방울은 입에서 주르르 피를 쏟았다. 은방울은 자리에 그대로 쓰러졌다.

 방문 밖에 숨어서 그걸 엿보던 시녀 개별이 비명을 질렀다.

 “악! 사람 살려! 아씨. 아씨.”

 시녀 개별이 은방울을 안고 흔들었다.

 야고는 옆에서 미친 것처럼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악!”

 야고는 탁자 위의 찻주전자에 든 찻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같이 가야 해! 너는 네 마음대로 나를 떠날 수 없다! 넌 죽어서도 내 것이니까.”

 야고는 입에서 피를 쏟으면서 은방울 옆에 쓰러졌다.

 시녀 개별이는 소리를 지르면서 뛰쳐나갔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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