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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반로국왕자 비름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11

대가야의 전신인 반로국에 관한 역사 판타지입니다. 조그만 반로국이 철을 이용하여 여러 나라와 해상무역으로 성장하여 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오래전 백제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이 있다는 기사를 접한 후 그보다 훨씬 빨리 제철기술이 뛰어났던 가야국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지고 이 글을 썼습니다. 가야의 여러나라들도 여러 다양한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은 있지만 역사적 자료가 극히 부족합니다. 하지만 금관가야의 왕비 허황후도 파사의 석탑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오래 전 가야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멀리, 그리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류를 했을 것이라는 작가의 개인적인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 글을 조심스럽게 써보았습니다.

 
질투의 끝자락에서
작성일 : 22-02-15 10:02     조회 : 177     추천 : 1     분량 : 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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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투의 끝자락에서

 

 하늘말나리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서 한참동안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시어머니 은난부인의 거처로 갔다. 이른 시간부터 방안에서는 금마타리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어머니, 정말 너무 하시는군요. 정처인 제가 있는데, 첩실도 아니고 또 정처를 들이다니요. 그것도 포로로 끌려온 여자를.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어쩌면 저한테 이러실 수가 있어요? 저는 이대로 보고만 있지 않겠습니다. 제 친정에 기별을 넣어 알리겠어요.”

 금마타리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이어 은난부인은 금마타리를 달래고 있었다.

 “첩실로 들인 찔레까지도 딸만 줄줄이 낳았으니 아들을 낳아야한다는 네 아버님 말씀을 어떻게 거역하겠니? 그러게 너라도 아들을 하나 낳았더라면 좀 좋았겠니?”

 그러자 금마타리가 방문을 박차고 나왔다. 화가 잔뜩 난 금마타리는 하늘말나리를 보고도 못본척 휙 나가버렸다. 하늘말나리는 은난부인의 방으로 들어가서 은난부인의 눈치를 살피면서 자신이 기도를 올리면서 받은 여신의 신탁을 말해주었다.

 “이 혼인은 말려야합니다. 불길한 기운이 느껴져요.”

 하지만 은난부인은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혼인이다. 그리고 네가 꾼 꿈이 정녕 맞는 거냐? 불꽃이 태양을 만나다니. 불꽃은 누구이며 태양은 누구인거니? 그거 개꿈 아니니?”

 은난부인도 적화국의 철산에서 생산할 수많은 쇳덩이에 정신이 팔려서 은방울과 야고의 혼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마음이 생겼다.

 하늘말나리는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 기분이 무척 상해서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사실 적화국에서 나는 철로 반로국이나 가시혜국이 이익을 얻고 많은 혜택을 입는다는 뜻으로 해석을 할 수도 있는 신탁이었다. 단 시어머니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들었던 말을 모두 옮길 수는 없었다.

 ‘불꽃이 은방울이면 태양은 야고님인가? 푸른 곡옥이 그 불꽃에 빨려들어간다니. 푸른 곡옥은 나를 말하는 걸까? 아니면 가시혜국을 뜻하는 걸까? 그게 무슨 뜻일까? 은방울이 반로국에서 중요한 인물이 된단 뜻일까.’

  이런 이야기를 섣불리 시어머니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자칫 질투한다는 오해만 받을 수 있는 말이었다. 비름의 형 야고의 둘째 부인이 될 은방울이 아들이라도 낳아서 그 아이가 반로국의 군장이 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렇게 된다면 금마타리나 하늘말나리 자신에겐 상당히 큰 타격이지만 시부모들에게는 누가 낳든 아들을 낳아주기만 하면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은방울의 목에 걸린 푸른 곡옥이었다.

 얼마 전 연못 근처에서 비름과 은방울이 서로 심하게 다투던 모습에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다.

 그토록 심하게 다툰다는 것은 그들이 그만큼 깊고, 뭔가 복잡한 사연을 안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비름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하늘말나리는 혼자서 가슴앓이를 했다.

 며칠 후, 야고와 은방울의 혼례식이 치러지던 날 금마타리는 아예 앓아누웠다.

 혼례가 끝나고 잠자리에 누웠던 하늘말나리는 뭔가 허전함을 느끼고 한밤중에 잠에서 깨었다.

 비름은 자리에 없었다. 하늘말나리는 남편의 흔적을 더듬기 시작했다. 집 밖으로 조용히 빠져나가서 연못가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비름이 어둠 속에서 형 야고와 은방울의 신방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늘말나리는 예전부터 비름과 은방울의 관계가 심상치 않았음을 직감했다. 가슴이 갈래갈래 찢어지는 듯했다. 그리고 은방울이 한없이 미워졌다.

 야고와 은방울의 첫날밤, 두 사람이 자고 있는 머리맡에 보랏빛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대지의 여신이 나타났다. 대지의 여신이 들고 있던 곡식자루에서 씨앗을 뿌렸다.

 “어째, 오늘은 쭉쟁이만 가득하구나!”

 은방울이 문득 눈을 뜨자 대지의 여신은 순식간에 한줄기 빛이 되어 사라졌다.

 

 

 한편 비름은 형 야고와 은방울의 혼례식을 바라보면서 온갖 미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형 야고의 옆에 서 있는 은방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막 찢어지는 것 같았다.

 오래전, 은방울이 함정에 빠진 자신을 구해주었던 모습과 대신녀 산울림의 눈을 피해 둘이서 계곡에서 물장난을 치던 모습이 떠올랐다. 비름이 뱀무상단에서 일한 댓가로 받은 비단을 주자, 은방울이 해맑게 웃던 모습도 떠올랐다. 비름은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아니야. 이런 생각은 이제 죄악이야. 은방울은 형님의 아내가 되었는걸.’

 몇 달 후, 대방과 낙랑을 거친 뱀무상단이 다시 반로국으로 들어왔다.

 “이번에 한나라에거 들여온 종이와 비단을 팔고, 여기서 강철검과 농기구를 사서 남쪽 지방을 거쳐 바다 건너 유구(오끼나와의 옛 지명)와 곤륜(동남아시아)까지 한바퀴 돌고 올까합니다.”

 뱀무가 고광에게 말했다.

 “그럼 몇 년이 걸리겠군요.”

 “예. 그렇죠. 저도 넓은 세상까지 장삿길을 뚫어볼까 합니다. 곤륜의 여러나라들 중 부남국까지 한번 가보려고요. 옥에오가 무척 번성하다고 들었습니다. 온갖 나라의 사람들과 물건들이 다 모여있는 신기한 곳이죠.”

 그러자 옆에 있던 비름이 고광에게 말했다.

 “아버지, 저 이번에 뱀무행수님을 따라가게 해주세요. 바다 건너 섬나라들까지 한번 다녀오고 싶습니다. 다른 나라의 형편도 살필겸.......”

 “아니, 네가?”

 고광은 평소같지 않은 작은아들 비름을 바라보면서 눈을 커다랗게 떴다.

 “이제 적화국도 손에 넣으셨으니 앞으로 철산에서 나는 쇳덩이도 제값을 받고 파시려면 누군가 견문이 넓은 사람이 필요하실 겁니다. 사실 이곳 반로국 사람들은 농사짓고 강에서 고기를 잡느라 다른 세상은 잘 모르지 않습니까? 허허허”

 뱀무의 말을 들은 고광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나이가 들었지만 이곳에는 야고가 있었고 누군가 넓은 세상을 배우고 오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그러렴. 그런데 네 처가 마음에 걸리는구나.”

 “제가 잘 말할게요.”

 

 그날 저녁, 비름이 하늘말나리에게 뱀무상단을 따라서 몇 년 동안 넓은 세상을 보고 오겠다고 말하자 하늘말나리는 무척 섭섭하고 화가 났다.

 “아니, 그렇게 오래? 갑자기 왜? 이유가 뭐야?”

 화가 난 하늘말나리는 어린 시절 친구이기도 한 비름에게 대뜸 반말로 물었다.

 “그냥, 그냥 넓은 세상이 보고 싶어서....”

 하늘말나리는 남편에게 화가 치밀어올랐다.

 “혹시 은방울 때문이야?”

 비름의 표정은 갑자기 굳어졌다.

 “무..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니? 너, 말 지어내는데 아주 도가 텄구나.”

 “네가 형님과 은방울의 혼례식 날 밤에 연못가에 숨어서 혼자 우는 것 봤어. 너 옛날부터 은방울 좋아했지? 상단을 따라다니면서 적화국에도 들렀을테고 너희 두 사람 아는 관계일뿐만 아니라 뭔가 있는 게 틀림없어!”

 하늘말나리가 집요하게 캐묻자 비름은 머리를 흔들면서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니야! 아니야! 그냥 아는 사이일 뿐이야.”

 “아는 사이일 뿐인데 맨날 숨어서 은방울만 쳐다보고. 눈물이나 흘리고. 대체 왜 그러는 건데?”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자꾸 그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테다!”

 비름은 차가운 표정으로 하늘말나리를 노려보더니 방문을 박차고 나갔다.

 “나가지 마!”

 하늘말나리가 비름의 옷자락을 붙잡았지만 비름은 거세게 뿌리쳤다.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명령하지 마!”

 비름은 밤새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날이 밝자 비름은 뱀무상단을 따라 배를 타고 떠났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하늘말나리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타고 상단의 뒤를 쫓아 강을 따라 내려갔다. 말을 타고 한나절을 달린 하늘말나리가 다음 배가 서는 나루터에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비름을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가버리면 어떻해?”

 하늘말나리가 비름의 짐을 싼 보퉁이를 내밀었다. 은방울은 비름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달래었다.

 “그래, 넓은 세상 구경하고 돌아와. 기다릴게.”

 하지만 싸늘하게 변해버린 비름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멀어지는 배를 배웅하고 돌아선 하늘말나리가 한숨을 쉬었다.

 어린 시절부터 봐온 비름은 우유부단하고 정에 약한 성격이었다. 소심하고 자기주장도 별로 없어보였다.

 그런 그가 은방울이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자기주장이 부쩍 강해졌다. 좋고 싫고가 너무 분명해졌다. 무엇이 비름을 그렇게 변하게 했을까. 하늘나리는 그것이 은방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한 질투가 아닌 복잡한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인 것 때문에 비름이 혼란스럽고 힘들거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하늘말나리는 그가 넓은 세상을 구경하고 훌훌 털어버리고 돌아오길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비름이 은방울 때문에 멀리 떠난 것 같아서 은방울에 대한 하늘말나리의 미움은 점점 커져만 갔다. 가만히 있어도 속에서 천불이 나는 것 같았다.

 며칠 후, 하늘말나리는 잠을 자다가 배가 아파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불을 걷자 이불에 피가 흥건하게 묻어있었다.

 “아악!”

 하늘말나리는 비명을 질렀다. 시녀가 뛰어오더니 하늘말나리를 부축하면서 말했다.

 “하혈이 심합니다. 아씨. 의원을 불러야겠어요.”

 하늘말나리는 유산을 했다. 그 후 하늘말나리는 우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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