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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반로국왕자 비름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11

대가야의 전신인 반로국에 관한 역사 판타지입니다. 조그만 반로국이 철을 이용하여 여러 나라와 해상무역으로 성장하여 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오래전 백제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이 있다는 기사를 접한 후 그보다 훨씬 빨리 제철기술이 뛰어났던 가야국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지고 이 글을 썼습니다. 가야의 여러나라들도 여러 다양한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은 있지만 역사적 자료가 극히 부족합니다. 하지만 금관가야의 왕비 허황후도 파사의 석탑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오래 전 가야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멀리, 그리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류를 했을 것이라는 작가의 개인적인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 글을 조심스럽게 써보았습니다.

 
불행의 씨앗
작성일 : 22-02-15 09:55     조회 : 197     추천 : 1     분량 : 6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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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의 씨앗

 

 삼 년 후, 반로국 수장 고광의 집에 다시 산파가 분주히 드나든다. 여자들이 물을 끓이고 바쁘게 움직인다. 방안에서는 금마타리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문밖에서는 손녀를 안은 은난부인과 고광이 불안스럽게 서성이고 있다.

 “도대체 야고는 어딜 간거요?”

 고광이 은난부인에게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저도.”

 “하여튼 참 이놈. 뭐하나 마음에 드는 데가 없구만. 쯧쯧쯧.”

 고광이 못마땅한 듯 말하자 은난부인은 냉소를 흘리면서 대꾸했다.

 “야고가 젊었을 적 당신과 똑같은데 뭘 새삼스럽게 그러세요?”

 고광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한숨을 쉬었다.

 잠시 후, 고양이 울음소리같은 것이 방에서 새어나왔다.

 산파가 무심한 듯한 얼굴을 하고 방문을 열고 나왔다.

 “순산입니더. 아기씨와 산모 둘 다 건강하고예.”

 은난부인이 산파에게 황급히 물었다.

 “그래, 이번에는 뭔가?”

 산파는 곤란한 표정을 짓고 손녀를 눈짓으로 가리키면서 나지막히 소곤댔다.

 “이번에도 이쁜 공주님입니더.”

 순간 은난부인과 고광은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못했다.

 “아휴~~~이를 어쩌나.”

 고광은 한숨을 푹 쉬면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은난부인이 방으로 들어가서 금마타리의 손을 잡아주면서 말했다.

 “그래, 고생했구나. 아기도 너도 모두 무사하니 다행이다.”

 하지만 금마타리는 서러운 마음에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들이야 다음에 또 낳으면 되지. 뭘 그런 일로 우느냐?”

 은난부인은 남편 야고의 관심을 그다지 받지 못하는 금마타리가 안쓰러워서 어깨를 쓸어주었다.

 “무심한 놈. 제 자식이 태어나는 줄도 모르고 어디를 나가서 몇 날 며칠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내가 그런 아들놈을 낳아서 너한테 미안하다.”

 

 잠시 후, 야고가 여자와 술을 마시고 쓰러져있는 주막으로 야고의 호위무사 천남성이 앞장서고 은난부인과 시녀들이 따라왔다.

 “여깁니다.”

 천남성이 은난부인에게 말했다.

 은난부인은 다짜고짜 방안으로 들어가서 쓰러져있는 야고의 귀싸대기를 마구 때렸다.

 야고는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소리쳤다.

 “뭐...뭐...뭐야? 이건!”

 “이 쓸개빠진 놈아! 안일어나? 안일어나? 쳐죽일놈아! 오늘 네 자식이 또 태어났다. 어서 니 안사람에게 가봐! 처가에서 알기전에. 내가 뭘 먹고 널 낳았는지 모르겠다! 이놈아.”

 야고는 부스스 일어나서 은난부인을 보고 말했다.

 “벌써 낳았어요? 아직 낳으려면 멀었는줄 알았는데.”

 “아이구, 이 미친놈아. 너도 애비냐? 애비면 애비값을 해야지.”

 은난부인은 야고의 가슴을 마구 두드렸다.

 야고와 은난부인이 다투는 소리를 들은 천남성은 피식 냉소를 흘렸다.

 

 비름은 뱀무상단을 따라서 적화국 야철소로 향하고 있다.

 비름의 손에는 보퉁이가 하나 들려져있다. 비름은 보퉁이를 내려다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상단 일꾼 벌개미가 비름에게 물었다.

 “비름아. 손에 든 그거는 무엇이냐? 먹을 거냐?”

 “이리 줘봐. 너희집에서 엿이라도 갖고 온 거 아냐?”

 벌개미와 일꾼들이 장난삼아 비름에게서 보퉁이를 낚아채려했다.

 “형. 아니야. 이거 먹을 거 아니야.”

 잠시 후, 비름은 혼자서 적화국 산사가 있는 산자락을 마구 뛰어올라가고 있었다.

 계곡 근처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 뒤에는 은방울이 서 있었다. 은방울의 이마에 있는 타오르는 불꽃 모양의 얼룩은 색깔이 옅어져 희미해보였다.

 “비름아! 여기야.”

 비름은 은방울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아니, 내가 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

 “하늘을 나는 참새들이 우는 소리를 듣고. 참새들이 땅 위에 사람들과 말이 길게 줄을 지어 온다고 지저귀더라고.”

 비름과 은방울이 손을 마주 잡았다.

 “이번에는 생각보다 일찍 왔네.”

 “상단 짐을 끄는 말들을 새말로 바꾸었어.”

 비름이 은방울에게 보퉁이에서 아름다운 비단을 꺼내어 펼쳐보였다.

 “우와. 너무 예쁘다. 이거 나 주는 거니?”

 “응.”

 “이렇게 값비싼 비단을 네가 어떻게 구했니?”

 “우리 형이랑 내가 가을에 산에서 멧돼지를 잡아서 가죽을 벗겨서 팔았어. 그걸 팔아서 산거야.”

 “나중에 내가 커서 대신녀 산울림님에게 내림굿을 받을 때 그때 예쁜 옷을 만들어서 입을게.”

 그러자 순간 비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내림굿? 그럼 은방울 너. 신녀가 되는거야?”

 “응.”

 은방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넌 커서 혼인을 하지 않고 산사에 혼자 살아야 하는 거 아니야?”

 “혼자가 아니라 다른 신녀들과 같이 살아.”

 “네가 신녀가 되는 걸 도대체 누가 정한거니?”

 비름이 다소 화가 난 목소리로 물었다. 그제야 은방울도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게? 그런 걸 물어본 건 네가 처음이다. 그냥 어릴 때부터 대신녀님이나 신녀언니들이나 가끔 산사에 오시는 타래이모님이랑. 그리고 사촌 뚝갈오빠까지 모두들 나는 커서 대신녀님의 뒤를 이어야한다고 하셨어. 그래서 나도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비름이 뚱한 얼굴로 말했다.

 “난 네가 신녀같은거 되는거 싫다! 그냥 커서 혼인도 하고 아기도 낳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알았어. 내가 대신녀님의 뒤를 이어서 꼭 신녀가 되어야하는지, 아니면 안되어도 좋은지 언니들한테 한번 물어볼게. 나도 꼭 신녀가 되고 싶은 건 아니야.”

 “그렇지? 신녀가 되는 것보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게 더 좋은 거 아니니?”

 비름이 활짝 웃으면서 은방울의 손을 잡고 빙빙 돌리면서 물었다.

 “그래. 그것도 좋은 것 같아. 하하하. 어지럽다. 우리 계곡에 가서 놀자.”

 두 사람이 계곡에 앉아서 발을 물에 담그고 장난쳤다.

 은방울이 비름의 목에 걸린 푸른 곡옥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 목걸이 정말 예뻐.”

 그러자 비름이 곡옥이 매달린 가죽끈을 풀어서 은방울에게 걸어주었다.

 “네가 걸고 있으니까 선녀같다. 이거 너에게 줄게.”

 “내가 정말 이걸 가져도 될까?”

 “아버지가 주신건데 난 이제 다 큰 남자니까 여자처럼 목걸이는 안하려고.”

 은방울은 목걸이를 다시 돌려주면서 말했다.

 “아버지가 주신건데 나에게 주면 안되지.”

 그러자 비름이 웃으면서 말했다.

 “난 이제 다 큰 남자가 될텐데. 이런 목걸이 걸고 있으면 안 어울려. 대신 네가 평생 걸고 있어. 그러면 내가 널 만날 때마다 이걸 보면 되잖아.”

 그러자 은방울이 말했다.

 “그래. 우린 평생 만날 거니까.”

 두 사람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멀리서 쇠똥이와 그의 수하가 수풀 속에서 숨어서 보고 있었다. 쇠똥이의 눈빛이 사납게 보였다.

 “저놈은 예전부터 뱀무상단을 따라왔던 그놈인데? 저놈은 정체가 뭐지? 어떻게 상단일꾼 주제에 저렇게 비싼 비단을 갖다주는걸까? 상단의 다른 일꾼들에게 술이라도 사먹이면서 저놈의 출신을 은밀히 알아보아야겠다. 저녁에 상단 일꾼 몇 사람을 주막으로 불러내거라!”

 무사 쇠똥이는 그의 부하에게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어주었다.

 그날 밤, 무사 쇠똥이는 주막에서 뱀무상단의 벌개미를 비롯한 몇몇 일꾼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상단에 어린 일꾼이 하나 더 있던데, 그 아이는 안보이군.”

 “아! 비름이 말씀이십니까? 비름이는 밤마다 뱀무행수님께 맨날 뭔가를 배우러갑니다.”

 “일꾼이 행수님께 직접 뭔가를 배운다구요?”

 “네, 이것저것 장부에 글자나 숫자를 적기도 하고........”

 무사 쇠똥이는 의아한 듯 벌개미를 바라보았다.

 “그 일꾼이 글자를 안단 말이오?”

 “아! 그렇다니까요. 사실 비름이는 원래 우리 상단의 일꾼이 아니고.......”

 벌개미의 말에 무사 쇠똥이의 눈이 점점 커졌다.

 늦은 밤, 무사 쇠똥이가 적화국 왕자 뚝갈의 침소 앞에 가서 기침을 했다.

 “접니다. 쇠똥입니다.”

 잠시 후, 굵직한 뚝갈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너라.”

 쇠똥이가 방안으로 들어가자 뚝갈이 탁자 앞에 와서 앉았다. 침상에 누워있던 낭아가 황급히 이불 속으로 들어가 숨었다.

 “그래, 어찌 되었느냐?”

 쇠똥이가 뚝갈의 귀에 대고 귓속말을 하자 뚝갈의 눈이 커졌다.

 잠시 후, 뚝갈은 무사들을 데리고 뱀무상단의 거처로 찾아갔다.

 뱀무는 밤늦게까지 장부를 정리하다가 심상치않은 뚝갈의 표정을 보면서 눈치를 살폈다.

 “아니, 뚝갈왕자께서 이 늦은 시간에 어인 일이십니까? 하하하.”

 뚝갈은 뱀무의 목에 강철검을 들이대면서 물었다.

 “네놈의 상단 일꾼 중에 반로국놈이 섞여있다던데, 사실이냐?”

 뱀무는 깜짝 놀라면서 발뺌을 했다.

 “반로국놈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대체 누가 그런 헛소리를 했단 말입니까?”

 그때 뚝갈이 억센 손으로 뱀무의 멱살을 잡아 벽에 거칠게 밀면서 말했다.

 “닥쳐라! 이놈. 그 간사한 혓바닥으로 누굴 속이려 드는 게냐? 정녕 네놈이 죽고 싶은게냐? 적화국을 호시탐탐 노리는 반로국놈을 몇 년 동안이나 우리 야철소 안까지 끌고 들어오다니. 간이 부어서 배 밖으로 나왔구나. 오랜 인연을 생각하여 이 일은 여기서 덮을 것이니 해가 뜨면 당장 떠나거라.”

 뱀무는 뚝갈의 무서운 기세에 눌려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뚝갈은 적화국 군장 시우쇠의 처소로 갔다. 침상에 홀로 누워있는 시우쇠는 눈이 움푹 꺼지고, 얼굴은 피골이 상접하여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았다. 뚝갈은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뭔가 결심한 듯 중얼거렸다.

 “돌아가시기 전에, 그 아이에게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기회는 주어야할 것 같습니다.”

 다음날 아침, 뚝갈은 아침 일찍 부하들을 데리고 산사로 올라갔다. 대신녀와 뚝갈이 마주보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어인 일이십니까?”

 “누이가 보고 싶어서요.”

 순간 대신녀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뚝갈을 바라보았다.

 “아직.....그 아이의 이마에 있는 불꽃무늬 얼룩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아이도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알아야할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마의 얼룩이 사라지고 나이가 차면 우리 적화국을 위해 자신이 해야할 일도 인식을 시켜야하고 말입니다. 아버님이 병석에 계시니 이제 적화국의 수장은 제가 될 것입니다. 그럼 그 아이에 대한 모든 권한과 책임은 제게 있으니까요.”

 대신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태어났을 때, 이미 그 아이는 죽은 목숨으로 장례까지 치루었고, ‘금강나리’라는 본명은 망자의 이름이 되어 명부에 올랐으니 그동안의 오랜 수행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볼 수도 있습지요. 그럼 제가 알릴까요?”

 “아닙니다. 제가 직접 말하겠습니다. 저를 여태 사촌 오라비로 알고 있었으니 피붙이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확실하겠지요.”

 잠시후, 뚝갈은 은방울을 데리고 숲속을 거닐고 있었다.

 “네가 태어났을 때 말이다............”

 뚝갈은 은방울에게 한참동안 뭔가를 이야기했다. 은방울은 다소 놀란 듯했으나 뚝갈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니까 이모님이라고 부르던 분은 사실 어머니시다. 그리고 지금 병석에 누워계신 분은 너를 낳아주신 아버지시지. 아버지의 병환이 더 위중해지기 전에 산사를 내려가서 인사를 드리고 병간호를 해드리거라. 산사에서 네 짐을 챙겨서 쇠똥이와 함께 내려오도록 해라.”

 은방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뚝갈이 앞서 걷다가 다시 돌아서면서 말했다.

 “아! 참. 그리고 여기 다른 신녀들에게 들었는데, 너 상단에서 온 아이와 가깝게 지낸다고 들었는데.....”

 “그 아이는 내 친구에요. 오라버니.”

 “그 상단은 우리 야철소에 쇠 만드는 기술을 염탐하러 온 자들이다. 그놈도 반로국 사람이라고 하더구나. 그러니 가까이 지내지 마라. 안그래도 그자들과 더이상 거래를 하지 않을터이니 너도 그 아이와 인연을 끊어라. 네가 내 친동생이란 것을 알면 또 너를 이용하려 들 것이다. 넌 이제 적화국의 공주이다. 타지에서 온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과 함부로 어울려서는 안될거야.”

 뚝갈은 말을 마치고 산 아래로 내려갔다. 뚝갈의 뒤에서 은방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제 비름과 만날 수 없다니.....’

 그즈음, 야철소 근처의 주막에서는 뱀무상단이 황급히 짐을 챙겨서 떠나고 있었다.

 비름은 뱀무행수에게 사정하듯 말했다.

 “행수님! 잠시 다녀올데가 있으니 기다려주세요.”

 “안된다! 거래가 틀어져서 오늘 새벽 당장 떠나란 명령이다. 여기 적화국 사람들은 난폭해서 그들의 말을 거슬렀다간 큰 변을 당할 것이다.”

 뱀무행수는 냉정하게 말하고 돌아섰다. 벌개미가 다가와서 비름의 팔을 잡아끌었다.

 “비름아! 어서 가자. 행수님 노하실라~~”

 “형님! 잠깐이면 됩니다. 그럼 먼저 떠나세요. 잠깐 이야기만 좀 나누고 제가 곧 뒤따라갈게요.”

 비름은 벌개미의 손을 뿌리치고 산사가 있는 산자락으로 뛰어올랐다.

 얼마동안 뛰었을까. 저 앞에서 짐을 싼 보퉁이를 든 신녀 망초와 함께 산을 내려오고 있는 은방울의 모습이 보였다. 그 뒤를 매서운 눈을 한 무사 쇠똥이가 따라왔다.

 “은방울!”

 비름이 큰소리로 부르자 은방울이 다가왔다. 그러자 무사 쇠똥이가 두 사람의 앞을 막으면서 말했다.

 “아니됩니다.”

 “잠깐만요. 잠깐만 이야기를 나누고 곧 따라갈 터이니 잠시 비켜주세요.”

 그러자 신녀 망초와 무사 쇠똥이는 저만치 앞으로 가서 은방울과 비름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은방울, 너 어디 가는 거니?”

 비름이 묻자 은방울이 비름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비름. 너 반로국 사람이니?”

 순간 비름은 멈칫했다.

 “그동안 왜 나한테 그 사실을 숨겼니?”

 “숨긴게 아니라 그걸 말할 필요가 없었어. 내가 상단의 일꾼이든, 반로국 사람이든 그게 우리가 친구로 지내는데 무슨 상관이 있니?”

 “상관이 있지. 적화국과 반로국은 예전부터 서로 자주 싸워왔어. 넌 나한테 그걸 말했어야해. 그리고 나 이제 나를 낳아주신 친부모님 찾았어. 그래서 이제 그분들과 살러 가야해.”

 “뭐? 친부모님? 그분들이 사는 곳이 어딘데?”

 그때 무사 쇠똥이가 다가와서 비름에게 강철검을 겨누면서 말했다.

 “이놈! 너희상단이 우리 적화국과 거래를 하면서 큰 손해를 입혀서 오늘 쫓겨나는 것 모르느냐? 어서 썩 꺼져라! 안 그러면 경을 칠 것이다!”

 쇠똥이 겨눈 검에 놀란 비름이 비실비실 뒷걸음을 쳤다. 은방울이 쇠똥이의 팔을 잡고 말리면서 비름에게 말했다.

 “어서 가! 이제 여기 오지마. 난 여기 없어. 빨리 가란 말이야!”

 비름은 서운한 마음에 눈물을 훔치면서 산 아래로 뛰어내려왔다.

 저 멀리서 벌개미가 상단 끝에서 비름을 향해 빨리 오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며칠 후, 적화국의 수장 시우쇠가 눈을 감았고 장례식이 치러졌다.

 얼마 후, 뚝갈이 적화국의 수장이 되었고 뚝갈과 낭아의 혼례식이 거행되었다.

 활짝 웃는 어머니 타래부인의 옆에서 은방울이 신녀복장을 하고 혼례식을 주관하는 대신녀 산울림의 시중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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