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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저는 어느 로판에 빙의한 거죠?
작가 : 김김쓰
작품등록일 : 2022.1.16

이름부터 완벽한 평범의 길을 걷던 김지혜, 빙의조차 평범한 백작영애에게 했다?
특징조차 없는 주근깨투성이 이 영애는 도대체 누군데요?
남들은 빙의하면 악녀도 되고, 부자도 되고, 성녀도 된다는데 나는 여기서도 흔한 사람 1 역할을 맡고 있다.

빙의한 책을 찾기를 포기하고 돈 많은 난봉꾼의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제야 풀리는 빙의의 실마리들.
난봉꾼은커녕 세상이 망하는 걸 막기 위해 철벽 미남 2명을 모두 꼬셔야 한다?!

썸의 여신, 베스의 훌륭한 조언은 어려워서 성질대로 했더니.

"사업에 관련된 계약만 해야하나요?
제 영혼이나 당신의 지능과 같은 것과는 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나요?"

나사가 풀린 마법사와,

"다, 다음에 한 번 가가같,이 한 번 가보는게 어떨지 네 생각이 궁금하다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는 편이었어."

생각보다 더 쑥맥인 검사가 다가오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구해야하는 빙의녀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거사 좀 치뤄보자 우리?
응? 100년을 기다렸잖아?"

빌런이 100년간 계획한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엘리온의 이야기.


#동생바보 #딸바보 #평범 #빙의 #멸망 #먼치킨 #흔녀의_2회차_삶 #힐링

 
37
작성일 : 22-02-15 07:09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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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

 "나에 대해 말했으려나?

 나는 플렝이라고 해."

 

 맞다.

 키셀의 스승이, 말 그대로 하늘에서 떨어졌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이동마법이 느껴져서, 결례를 저질렀네요.

 들어오세요.

 그리고 미욜, 가서 키셀 불러와.

 아마, 지금...

 음, 아니다.

 작은 종이 찢어서 아무것도 적지말고 그냥 스타일에 전달해."

 "넵!"

 

 발빠르게 소식을 전하러 간 파랑새 기사단 덕분에 아버지도 버선발로 나와 계신 상태였다.

 

 "플렝!!!"

 "해쉬?

 왜 이렇게 늙었어?!"

 "늙다니!

 내 나이에 이 정도면 동안이야!

 너야말로 어디서 어떻게 지냈길래 그대로야?

 우리 엘리 또래 같아보이는데."

 "아, 엘리 양이에요?

 반가워요."

 "네, 챔버 백작가의 엘리온입니다.

 이야기 많이 전해들었습니다."

 "호호호.

 엄청 귀여운 아기 강아지가 의젓한 척 하는 것 같아.

 깨물어주게 귀엽다.

 해쉬에게서 어떻게 이렇게 귀여운 딸이 나왔어??"

 "일단 들어와라.

 들어와서 이야기 하자."

 

 아빠는 생전 처음보는 지끈거린다는 표정으로 플렝을 안내했다.

 외동으로 자란 아빠가 누구에게 저렇게 편하게 감정을 표출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정말 신기했다.

 응접실에 앉은 두 사람은 꼭 소년 소녀처럼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아빠의 자세도 흐트러지고 가볍게 들썩이기도 하며 웃었고, 서로 짜증난다며 험한 말도 주고받았다.

 왜인지 웃음이 나왔다.

 우리 아빠한테도 여동생이 있었구나.

 그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안나가 들어왔다.

 

 "아가씨 키셀님이 밖에서 기다리시는데요.

 아가씨가 급하게 부르셨다고...

 당장 들어오시겠다는 걸 제가 간신히 말렸어요."

 "들여 보내줘."

 

 키셀이 왔다.

 그렇게 찾아헤매던 스승님이 눈앞에 뿅 나타난 기분은 어떨까.

 응접실에 들어와 정신없이 나부터 찾아헤매던 눈은 나의 무사함을 발견하고는 안심했다.

 그리고, 곧 플렝을 발견했다.

 믿을 수 없이 커졌던 키셀의 눈은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

 

 "스...스승님?"

 "키셀.

 이렇게 훌쩍 자랐니?

 그 예쁜 눈이 아니었으면 못 알아볼 뻔 했구나."

 

 다정하게 팔을 벌린 플렝에게 달려가 안긴 키셀은 본격적으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울음에 묻혀 뭐라고 말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는 키셀의 등을 도닥이며 플렝이 눈짓했다.

 

 "잠깐 달래고 올게.

 쉬고 있어."

 

 아마 놀라지 않는 우리의 모습에 대략 눈치를 챈 듯 싶었다.

 키셀도 참 알면 알수록 마음이 여린 주책바가지였다.

 그 모습도 귀여워보이는 걸 보면 나도 대책은 없는 것 같지만.

 

 

 한참 뒤 돌아온 키셀과 플렝은 손을 꼭 맞잡은 상태였다.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키셀은 작은 소년으로 돌아간 듯 행복해보였다.

 

 "해쉬, 네 집무실로 가자.

 이야기가 길어지겠어.

 엘리 양도 함께 가요."

 

 키셀이 뭐라고 말한건지 한껏 더 다정해진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가 응접실에 들어서자 방음벽을 동시에 치는 키셀과 플렝때문에 또 웃었다.

 둘이 똑같네.

 

 "만나자마자 이런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사안이 시급한 것 같아.

 해쉬, 일단 보호마법 발동한 건 매우 잘했어.

 휴, 이게 긴 사연이 있는데......

 다 듣고 현재 정세를 좀 알려줘."

 

 플렝은 꽁꽁 숨겼던 어린 시절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어느 단체에 잡혀간 어린 시절 이야기, 혹독한 마법을 훈련하면서 죽어나갔던 친구들, 어느 정도 실력이 되자 보게 된 '신탁의 불'까지.

 

 '신탁의 불'은 그 단체가 오래 전부터 모셔왔던 불빛을 내는 구체 형태의 마력이라고 했다.

 접촉하는 수많은 것들의 마력들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으며 마력을 흡수할 수록 조금씩 자란다고.

 마법 훈련을 하다가 죽어간 친구들은 숨이 꺼지기 직전에 신탁의 불에 의해 '신성한' 곳으로 갔다.

 신성한 곳으로 가기 싫어 목숨 걸고 하던 훈련들이 쌓여 꽤나 비중있는 자리를 차지하게 된 플렝은 그제서야 단체가 향하고 있는 길을 보게 되었다.

 이름조차 없는 무명의 단체는 매우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었다.

 

 설립자는 해드리우 이드릭이라고 했다.

 그들의 본거지는 지금은 자드밀의 국경과 맞댄 발손 제국의 영토지만 그 때는 이드릭 왕국의 영토였다고 했다.

 이드릭은 건국할 당시만 해도 괴물과 싸워 이긴 불세출의 검사였고, 대륙은 어지러웠다.

 도마뱀을 죽이고 얻은 작은 구슬같던 구체는 이드릭과 전장을 누빌수록 커졌고,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본인은 닿아도 아무 일이 없었기에 몰랐던 구체의 효능을, 이드릭은 상당히 뼈아픈 우연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전쟁에서 져본 적 없이 승승장구 하던 이드릭은 적당히 커지고 밝아진 구체를 신의 가호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 당시 점점 커지던 바우손 왕국의 침략을 막아내기 위해 출정하기 전, 그는 첫 아이를 낳고 몸조리 중인 부인에게 구체를 건 목걸이를 내밀었다.

 전쟁 밖에 모르던 그가 처음으로 사랑했던 여자였다.

 이번 침략만 막아내면 이제 영토 전쟁을 그만하고 그녀와 함께 하고픈 꿈에 부풀어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건강히 돌아오라며 손사래를 치던 그녀의 손에 억지로 쥐어준 순간, 이드릭의 왕비는 수 초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출산 후였지만 5월의 나무처럼 싱그럽고 건강했던 그녀는, 그렇게 순식간에 재가 되어 떠나고 말았다.

 사랑하는 왕비를 장례식을 올릴 시신조차 남지 않도록 보내버린 왕은 그때부터 서서히 미쳐가기 시작했다.

 

 바우손 왕국은 그새 밀고 들어와 발손 제국을 세우고 칭제하기에 이르렀고, 이드릭은 그런 것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왕비를 데려갔으면 그대로 데려올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구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런 목적으로 단체를 설립했고, 그 구체가 가장 밝게 빛났던 지역이 지금의 그들 본거지였다.

 물론 왕비를 데려올 방법은 없었다.

 연구하러 모인 마법사와 학자들도 구체에는 손도 대지 못한 채, 의미 없는 예산만 까먹었다.

 

 시간이 흐르며 그 단체는 왕가의 핏줄에게만 허락된 단체가 되었다.

 처음의 목적은 점점 흐려졌고, 관심없는 왕의 시대에는 사라질 뻔 하기도 했다.

 그 단체가 본격적으로 변질되기 시작한 지점이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이었다.

 25대 왕 그리디우 이드릭은 시기, 질투가 많은 뛰어난 마법사였다.

 그는 이드릭 왕국을 더 크게, 더 대단하게 만들고 싶었다.

 백방으로 알아봐도 이드릭 왕국은 자원이 부족했고, 턱없이 작았으며, 무역도 하기 힘든 절벽해안이 대부분이었다.

 기후도 좋지 않았으며,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관광지로 발전시킬만한 곳도 마땅치 않았다.

 발손제국에만 신의 가호가 닿은 것인지 제국은 탄탄했고, 자드밀은 비옥하고 먹음직스러운 땅이었지만 군사력이 약하진 않았다.

 

 절망에 빠질 무렵 그에게 무명의 단체가 눈에 들어왔다.

 마력을 흡수해서 자라는 구체라?

 그 때부터 그는 구체연구에 매달렸다.

 리딩까지 가능했던, 스스로가 능력있는 마법사였던 그리디우는 곧 구체의 많은 부분을 읽어낼 수 있게 됐다.

 대략 예상되는 구체의 한계적 크기와 다 커질 경우 폭발할 것이라는 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원시적인 방법 외에도 자연에서 전체적으로 옅고 넓게 마력을 흡수할 수도 있다는 점.

 폭발은 구체의 약한 부분으로 발생할 것이고, 그 크기는 대륙의 대부분을 초토화 시킬 수 있다는 점.

 

 그리디우 이드릭은 만족스러웠다.

 하늘이 제게 준 선물을 이제야 찾아낸 기분이었다.

 폭발의 방향은 발손 제국으로 설정했다.

 제 옆의 기후 좋고, 평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는 자드밀은 어차피 혼란이 시작되면 본인들만의 성으로 꼭꼭 숨어서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발손만 초토화되면 이드릭은 주인없는 땅에 제국을 건설하면 되는 일이었다.

 자연 마력의 흡수는 천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살아 생전 볼 수 없는 일이겠지만, 이미 자신은 많이 늙었다.

 

 국민을 제물로 바치기엔 너무 귀찮았던 마법사는 구체에 마력 흡수 마법길을 뚫어두었다.

 자연에 큰 변화도 없었고, 남는 마력을 흡수하는 정도였다.

 대신 구체로 흡수된 마력이 다시 빠져나갈 길은 막았다.

 구체를 '신탁의 불'이라 명명한 그는 본인의 열망을 유산으로 남기고 떠났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제국의 버려진 산지에서 천천히 '신탁의 불'은 커져갔고, 그 쯤부터 세상에는 이상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바로 마법사의 소멸이었다.

 기존의 마법사나 자연의 마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필요한 마법사의 자질과 그릇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무도 그 이유를 몰랐던 그 사태의 중점에는 '신탁의 불'이 있었다.

 줄어드는 마법사들은 구체의 마력 흡수를 멈출 방법을 몰랐고, 그건 플렝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드릭의 왕들은 구체의 성장을 막을 생각도 전혀 없었지만.

 

 플렝은 모든 것을 알고 난 후에 기가 막혔다.

 마법사의 자질이 있는 아이들을 다 쓸어모아서 한다는 짓이 대륙의 70프로를 차지하는 제국을 폭발로 밀어버리는 행위였다.

 단체에서는 발손제국과 제국민만 사라질 것이며, 자연의 마력이 폭발하는 것이기에 자연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처음에는 그럴지 모르겠지만, 플렝이 구체를 만났을 때는 이미 구체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축적한 상태였다.

 어디로 폭발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냥 다들 뛰어났던 그리디우가 그렇게 말했으니 그렇겠지, 라고 맹목적으로 믿고 있었다.

 역시 미친 놈들만 가득한 곳이었다.

 그 곳에서 플렝은 구체에 대해 열심히 연구했고, 단체의 수뇌부는 그런 플렝을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어떻게든 '신탁의 불'을 꺼트리고자 했던 플렝의 숨은 의지는 모른채.

 

 1년을 매달려도 그리디우의 이미 쓰여진 연구조차 따라가지 못했다.

 플렝은 조급했다.

 폭발이 머지 않았다.

 그리디우의 연구의 방향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구체를 바라보았다.

 

 세상 마력에는 흐름이 존재했다.

 어디선가 뿅하고 생겨나는게 아니고, 흘러가는 방향과 응집하는 그릇을 만들고 설정해주는게 마법의 대부분이었다.

 그리디우가 구체가 자연의 마력을 빨아들일수 있도록 마법길을 설계했다?

 그렇다면 마력을 흘러 나가는 마법길을 재설계할 수도 있지 않을까?

 흘러 들어오는 그리디우의 마법길을 억지로 막고 꺾으려고 하려다보니 그보다 부족했던 플렝은 불가능했던 것이었다.

 의외의 관점은 플렝에게 해결책을 안겨주었다.

 1달만이었다.

 

 하지만 구체에 쌓인 수많은 마력들을 어디로 방출할지가 고민이었다.

 엄한 곳에 뿌려버릴 경우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일단 목적지 없는 방출 마법을 구체에 박아넣기 시작했다.

 아무도 모르게.

 아주 조금씩.

 고민하며 산책하던 플렝은 숙소에 들어왔을 때, 자신의 수첩을 들여다 보고 있는 마스터를 보고 까무라칠 뻔 했다.

 

 봤을까? 뭘 연구하는지 이해한 걸까?

 바로 알았겠지?

 모르나? 아직 자세히 못 봤나?

 어떡하지? 도망갈까?

 모르는 척 할까?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인기척에 돌아선 마스터의 낯빛이 여상했다.

 

 "플렝, 밤늦게 어딜 다니나.

 걱정했네.

 내일 아침부터 회의가 있을 예정이라 전달하러 들어왔었네."

 "네, 마스터."

 

 말을 아끼고 마스터를 열심히 관찰했으나, 별다른 점을 보지 못했다.

 내일 보자며 나가던 마스터가 자신에게 환하게 웃어주었을 때, 깨달았다.

 들켰구나.

 저 뱀같은 녀석은 절대로 누군가에게 저렇게 웃어주는 놈이 아니었다.

 

 마스터가 나간후 플렝은 수첩 하나만 몸에 숨긴 후 몰래 나갔다.

 잡혀서 돌아오더라도 잡아떼려면 짐이 있어선 안 됐다.

 기억이 있던 시절부터 살던 단체를 준비 없이 벗어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두려운 일이었다.

 이동 마법을 이용해 탈출하려던 친구들의 수 많은 실패를 본 플렝은 마법 없이 도보로만 도망치기로 마음먹었다.

 새까만 어둠은 단체를 보호해주던 친구였는데, 나가려고 보니 제일 두려운 방해자였다.

 어디가 어딘지 몰랐다.

 옳게 가고 있는건지, 실은 뱅글뱅글 돌고 있는 건지 아무것도 몰랐다.

 

 도망치며 정한 원칙은 둘이었다.

 불빛은 멀리하기.

 플렝이 알기로 주위에 마을은 없었다.

 있다고 해도 그 곳에 숨어들었다가는 들키기 십상이었다.

 그리고 물소리 따라가기.

 이 곳은 플렝이 전혀 모르는 깊은 산 속이었다.

 사람은 오른쪽과 왼쪽이 미세하게 불균형하기 때문에 길을 모르고 걷다 보면 결국은 큰 원을 그려 돌아오게 된다는 이론을 읽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물은 다시 돌아오는 법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물줄기만 찾으면 따라 내려가기가 수월하리라.

 

 멀리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향해 걸어가던 플렝의 숨이 금방 차올랐다.

 마법사들끼리 모여 생활하다보니 운동을 할 일이 전혀 없었던 플렝의 몸은 연약하기 그지없었다.

 땀을 비오듯 흘리며 걸어가던 플렝은 점점 우거지는 풀숲에 의문이 들면서도 물소리만을 따라 움직였다.

 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물만 따라가자.

 

 물소리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험해졌다.

 드디어 물소리의 정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지자 플렝은 절망감에 휩싸였다.

 깎아지른듯한 높은 절벽아래 휘몰아치는 황색 강.

 후들거리는 다리로 걸어오는 것이 허락된 것은 플렝이 서 있는 곳까지였다.

 

 졸졸거리는 천가를 따라 걷는 것 정도를 상상했던 플렝의 앞에 있는 절벽과 돌무더기들은 다시 돌아갈 수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게 만들었다.

 고민을 길게 할 시간도 없었다.

 빠르게 결정을 해야했다.

 이동 마법을 많이 사용해본 적은 없었지만 사용할 수 있었다.

 멀리는 말고 눈에 보이는 건너편 절벽 위 평원 정도는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짧은 이동 마법이라 안 걸릴수도 있지만, 이미 플렝을 찾고 있는 중이라면 그들에게 걸릴수도 있었다.

 이동 후엔 바로 달려야할 수도 있다.

 심호흡과 빠른 기도를 한 후에 플렝은 신체 강화 마법을 걸었다.

 고통을 호소하던 근육들이 벌써 팔팔해지기 시작했다.

 이동 마법 캐스트를 읊는 중 빠르게 다가오는 마력이 감지됐다.

 

 망했다.

 이미 신체 강화 마법에서 그들에게 들켜버릴 줄이야!

 벌써 이렇게 가깝게 나를 따라왔다면, 나의 감이 맞았다.

 마스터는 나가자마자 나를 잡으러 인원을 구성해서 왔던 것이었다.

 

 더욱 빠르게 캐스트를 읊기 시작했다.

 마스터가 당도하기 전에 완성해야한다.

 땀이 비오듯 나기 시작했다.

 앞선 잔챙이들은 괜찮지만 마스터라면 완성 전의 마법을 깨버릴수도 있었다.

 저들을 상대하고자 지금 이동 마법을 해지할 수는 없었다.

 방어막 하나 없이 플렝은 도박을 걸었다.

 

 됐다!

 잔챙이들이 자신에게 무엇을 해보기 직전, 캐스트를 완료했다.

 그녀의 마력에 감응한 자연이 그녀를 위해 접은 공간을 향해 플렝이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안 되지!

 누구 맘대로!"

 

 갑자기 들려오는 천둥같은 마스터의 외침과 함께 공간이 위태롭게 우그러지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이미 플렝은 반대편의 공간에서 달리고 있었어야했지만, 접어버린 공간의 구석으로 마스터의 마력이 들어와 마법의 완료를 막고 있었다.

 실전의 경험은 전혀 없는 플렝이 당황해 우왕좌왕했다.

 마스터의 마력을 걷어내기보다 이미 접어진 공간을 일단 건너려고 노력하는 사이, 공간은 다시 펼쳐지기 시작했고, 그 틈을 타 마스터의 마력은 남아있는 그녀의 마법을 두 동강 내버렸다.

 공간의 한 가운데서 갈 길을 잃은 플렝의 신체는 곧장 추락하기 시작했다.

 떨어지던 그 짧은 순간에 플렝은 방어막을 하나 더 생성하고야 말았다.

 간신히 완성하고 누런 강물에 닿는 순간 플렝은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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