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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카데미 最凶이 되었다
작가 : 환영받이
작품등록일 : 2022.2.4

흉수 혼돈의 화신으로 봉인당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2. 상태창 *3
작성일 : 22-02-14 17:13     조회 : 189     추천 : 0     분량 : 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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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길동은 은소후가 주먹을 날리는 걸 보았다. 그냥 주먹이 아니었다. 기력이 실린 주먹이었다. 애가 힘을 좀 썼다기에는 꽤 강력한 내공이 엿보였다.

  서자라고는 해도, 십이귀족 가운데 이름을 떨치는 은 가의 아이다. 평인들에 끼어 마력의 마 자도 모른 채 자란 요한과는 차원이 다르다.

  얼굴에 멍이 나는 정도로 그치지는 않을 터였다.

 

  “그만!”

 

  단소를 휘둘러 은소후의 주먹을 쳐냈다. 그러나 비록 주먹은 닿지 않았더라도 주먹에 실린 기력이 그대로 요한의 얼굴을 강타했다. 필시 무공을 쓴 것이었다.

 

  “그만 하라는 말 못 들었나!”

 

  그제서야 은소후가 길동을 돌아보았다.

 

  “홍길동 회장님?”

 

  이쪽 평인 세상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마술사회의 회장직을 맡은, 비록 이본이라고는 하나 귀족조차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대신(大臣)이라 할 수 있는 분이었다. 그런 분이 잔뜩 노한 기색으로 소리치자 기가 죽는 게 당연했다.

 

  “힘을 쓰지 않는다는 규칙을 어기다니…….”

 

  은소후는 그가 왜 여기에 왔나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뿐이었다. 자신을 엄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그에게 반감과 함께 억울함이 솟구쳤다.

 

  “쟤가 먼저 때렸는데요?”

  “그냥 주먹으로 때린 것과 힘을 쓴 건 다르지. 내 당장 은 가에 연락을 할 터이니 그리 알고 있어라.”

 

  뭐라 따지려 했지만 절로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종종 은소후 패거리가 벌이는 불량한 짓들에 혼을 내기도 했지만, 이리 엄한 표정은 처음이었다.

 

  그는 코뼈가 주저앉은 듯 코피를 줄줄 흘리는 요한을 살펴보더니 손으로 콧등을 잡고 주문을 외우며 지혈을 하고는 등에 업었다.

 

  “오늘 출발한다. 아마 삐삐로 공지가 가겠지만 미리 준비하고 있거라.”

 

  길동은 그리 말하고는 급하게 나갔다. 은소후는 순식간에 사라진 그가 그 유명한 이동 술법인 축지법이라도 썼나 하고 보았다. 아파트 단지를 나서자마자 그의 모습이 사라지는 걸 보면 그런 것 같았다.

 

  “뭐야?”

 

  그가 말하는 삐삐란, ‘삐삐’하고 울리는 마공학 기기를 말했다.

  이름만 보면 평인 세상에서 수십 년 전에나 쓰던 구식 통신기기에서 따온 거지만, 마술과 공학을 접목하여 최신 스마트폰으로도 흉내낼 수 없는 기술을 발휘했다. 이를테면 전기로 충전할 필요 없이 작동하는 것처럼 말이다.

 

  삐삐~

 

  때마침 울리는 알림에 뭔가 하고 삐삐를 꺼낸 은소후는 애들이 보낸 문자를 받게 되었다.

 

  [칠칠빌딩으로 모이래]

  [나 벌써 왔음]

  [야 왜??]

  [점심 때 바로 출발한다는데?]

 

  길동 회장님이 말한 게 이거였나? 그런데 갑자기 여기 온 이유는 뭐지? 박요한 저 찌질이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

 

  문득, 며칠 후에나 예정되어있던 출발이 이렇게 갑자기 앞당겨진 거랑, 회장님이 몸소 저 찌질이를 데려가는 거랑 무슨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친구들이 하는 말에 상념이 끊기고 말았다.

 

  “오늘 출발한다고?”

  “뭔 일이래?”

  “그럼 우리 지금 가서 짐 챙겨야 되는 거 아니냐?”

 

  다들 은소후의 눈치를 보았다. 어쨌거나 은 가는 같은 십이귀족들 사이에서도 잘나가는 가문이었다. 은 가의 자제라는 사실만으로도, 거기에 더해 ‘힘’ 좀 세다는 점만으로도 애들 사이에서 대장 노릇을 할 수 있었다.

 

  비록 서자라는 사실은 꽁꽁 숨기고 있었지만 말이다.

 

  “가자.”

 

  가방을 집어들며 말했다.

 

  “일찍 떠난다는대? 나쁠 거 없지.”

 

  언제나처럼 앞장을 섰다.

 

 

 *

 

 

  보통 뭔가에 세게 머리를 부딪히거나 하면 별이 둥둥 뜬 듯한 착시현상을 본다고 하지만, 눈앞에 뜬 건 또 다른 알림창이었다.

 

  [진화 중…… 79%]

 

  소환수는 요괴처럼 먹이를 먹고 성장하지는 않지만, 경험치를 쌓아 진화를 한다. 도깨비몬이 진화를 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 사이에 있던 일이라고 해봐야…… 튜토리얼 임무 하나 깬 것 밖에 없다. 고작 그것만으로 능급이 오를 만큼 경험치가 찼다는 소리야?

  갑자기 떠서는 언제 벌써 저리 됐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러나 내가 이제 막 깨어났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정신을 잃은 사이에 시작됐다는 건가.

 

  잘못 봤나 하고 지켜보는데 오르는 거다. 그래서 쭉 기다렸다. 어째 오르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었다. 마치, 버퍼링이라도 걸렸다가 제 속도가 붙는 듯했다.

 

 ……80%……81%……82%……83%……84%……85%

 ……86%……87%……88%……89%……90%

 ……91%……92%……93%……94%

 ……95%……96%……97%

 ……98%……99%

 ……100%

 

  ……진화완료

 

  ‘이게 뭐라고……’ 하면서도 뭐가 진화란 건지 보고 있던 그때, 도깨비몬의 목소리가 보이는 듯했다.

 

  [도깨비몬: 상태창이라고 떠올리십시오.]

 

  뭐라고 해야 할까, 눈으로 듣는? 그 생경한 감각에 홀린 듯 떠올렸다. 녀석 말마따마 속으로…… ‘상태창…….’

 

  알림이 보이고 들리다 못해 맛이 나고 맡아지고 만져지는 듯 오감으로 느껴지는 듯했다.

  투명하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맛도 ‘없는’ 데다가, 아무 냄새도 안 나는 공기를 맡고, 허공을 만지는 듯한, 그야말로 텅 비어버려 허무한 느낌이었지만 뭔가 있다는 존재감만은 선명했다.

  글자들이 상태창의 투명한 빛을 타고서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보고 읽을 필요도 없이 알게 되었다.

 

  저 ‘진화’에 대해 한 가지 사실만은 잘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주변 사람에게 들릴까봐 입 속으로 “상태창”이라 웅얼거릴 필요가 없다는 것. 그냥 머릿속에서 ‘상태창’ 하면 된다는 것.

 

  상태창을 보는 시선이 마우스로 스크롤 하듯 내려가 술법란에서 멈췄다.

  처음 생긴 술법이 ‘新’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새로울 신’ 자인가?

 

 

  <<술법>>

 

  [염력(念力)] -新!-

  : 정신력으로 마력을 제어합니다.

  - 능급: 0

 

 

  이건……. 내가 플레이했던, 아니 게임상 존재하는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딸리는 수준이었다.

  염력이란 마술사라면 알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각성하는 능력으로써 모든 술법의 시조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정신, 물리 계열로 나뉘기도 전부터. 왜? 정신 계열의 ‘언령(言令)’이나 물리 계열의 ‘염동력(念動力)’ 같은 기초 술법이 이 염력을 바탕으로 발현하는 까닭이다.

  처음에 술법이 해금되었다고 했을 때 최소 언령이랑 염동력이려니 했는데, 이건 줄은 상상도 못했다. 심지어 능급 1도 아니고 0이다. 아직 이 염력조차 쓰지 못한다는 뜻이다.

 

  “안녕하십니까, 주인님.”

 

  갑자기 시선이 둘로 나뉘어, 한쪽 시야에서 상태창이 나오며 다른 쪽 시야로 도깨비몬이 보였다. 굳이 눈을 돌리지 않아도 시선을 따로 해 눈에 들어오는 식이었다.

 

 

  <<특성>>

  - 빙의자 전용 특성 -

 

  [독안(讀眼)]

  : 원작에서 생략된 서술을 일독합니다.

  (잔여 재사용 대기시간: 19시간 34분 51초)

 

  [이중시야(二重視野)] -新!-

  : 물리적 시야와 정신적 시야를 분리하여 이중으로 인식합니다.

 

 

  뭔가 하는데, 녀석이 설명해주었다.

 

  “이번 진화로 이중 시야를 개안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상태창을 보느라 눈앞의 광경을 놓치거나 허공을 향해 얼빠진 표정을 짓지 않아도 됩니다.”

 

  거기다 녀석의 말이 더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도 그렇고. 진짜 사람 같은 말투를 쓰니 더는 인공지능 챗봇을 대하는 듯한 느낌이 아니었다.

 

  “그리고 저도 제 자신을 온전히 내려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제가 누군지 알 것 같습니다.”

 

  난 전혀 모르겠다. 니가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어안이 벙벙해서 보는데 녀석이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저는 길달입니다. 도깨비였지요. 이제는 그저 일개 소환수입니다. 뭐, 저 같은 소환수는 온 아사달을 둘러 봐도 저 하나뿐일 테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내 스킬 ‘독안’이…… 길달을 바라보며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깨비의 ‘전지’와 비슷하다. 사막에 비해 먼지 한 톨에 불과한 능력이긴 해도. 설마, 저 길달이 내 소환수가 되어 주어진 능력인 건가.

 

  “도깨비 때 기억은 나지 않는군요. 다만, 주인님이 빙의한 아이의 이야기를 무척 안타까워했나봅니다. 주인님에게 내리도록 한 임무 중에 이게 있네요. 사실, 이게 가장 먼저였어야 했는데…….”

 

  갑자기 말하다 말고 녀석이 뭘 하는지 뒤늦게 알아차렸다. 상태창 임무란에 떠오른 덕분이었다.

 

 

  <<<임무>>>

 

  <주 임무 #0 - 결말 바꾸기: ‘행복한 결말’>

  분류: 주 임무

  난이도: 최상

  완수 조건: <마술학당 즈믄누리>의 주인공이 행복한 졸업을 맞이하도록 하시오.

  보상: 빙의 해제

 

 

  [수락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황당, 당황, 당혹, 혼란…… 정신이 혼미해지는 수만 가지 의문이 머리를 잠식했다.

 

  빙의 해제?

  게임에서 최종 퀘스트 보상이랍시고 보스몹을 잡고 해피엔딩 찍으면 ‘로그아웃시켜드립니다’라면 무슨 만우절 이벤트인가 싶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 반대의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무슨 장난 같은 건가 하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나 저 깝죽거리는 도깨비몬 때문이라도.

 

  “왜 빙의되셨는지는 아십니까? 저도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내가 물어보려던 질문이었다.

  이제 8등신은 되어 보이는 장신의 소환수를 쳐다보며 처음 봤을 때 그 3등신이 맞냐 하는 괴리감을 느꼈다.

 

  “x소리 말고…… 니가 날 빙의시킨 거지? 솔직히 말해. 안 그럼 이 게임 개판으로 만들 테니까. 빈말 아니야.”

 

  조금 억지스럽고 뜬금없는 질문이 아닐까 하면서도 먼저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느낌적인 느낌이 녀석이 범인이라고 머릿속을 두들기는 듯한 까닭이었다.

 

  “니 아냐?”

 

  녀석은 한동안 침묵하더니 내가 눈빛으로 추궁하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전 기억을 잃었습니다. 제가 정말 도깨비였는지, 그 누가 감히 도깨비의 기억을 지우고 한낱 소환수로 전락시켰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금의 저는 도깨비가 아닙니다. 저에게는 더 이상 전지라는 권능이 없습니다.

  지금의 전 주인님의 소환수일 뿐입니다. 저 0순위 임무를 혼신을 다해 돕겠습니다. 제 일이기도 하니까요. 전 주인님 편입니다. 소환수 아닙니까. 제 본능이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주인님 뜻을 필히 이루라고요.”

 

  처음에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내 상황에 ‘왜’, ‘누가’, ‘어떻게’ 같은 의문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제껴두었지만,

  이 몸의 원 주인 기억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르는지라 이 세계가 상당한 개연성을 품고 있다는 걸 깨달은 이상, 저 세 가지 의문을 진지하게 따져물어봐야 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이 녀석의 소환수 타입에 대해서 물어야 했다.

 

  “너, 내 머릿속에 있는 거야?”

  “예. 같은 말이긴 하지만, 주인님의 마음 속에 있습니다.”

 

  술사들에게 있어서 ‘마음’이란 말은 마술 용어로 쓰이기에, 좀 이상하게 들리는 걸 자제하고 결론을 내렸다. 정신 기생 계열 소환수라 이건가.

 

  “진화는 어떻게 한 거야?”

  “금방 또 진화할 것 같습니다. 아직 저급일 때는 미량의 경험치로도 금방 능급이 오릅니다. 튜토리얼 임무를 깨신 것만으로 이렇게 진화를 한 겁니다.”

  “여기가 게임 속…… 혹시 알고 있냐?”

 

  내 인생 이야기가 나오고 퀘스트에 ‘빙의’라고 뜬 이 시점에서 꼭 묻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었다.

 

  “상태창이 평인 세상의 게임이라는 오락과 비슷하다는 건 압니다. 평인 세상에 대한 제 지식이 꽤 방대하군요.”

 

  지가 더 놀라는 듯한 기색이라 질문은 관두기로 했다. 날 가지고 노는 게 아니라면, 일단 믿는 수 밖에 없었다. 내 빙의에 관한 실마리는 저 녀석에게 있었다. 본인이 그걸 모르고 있더라도 말이다.

  내 소환수인 이상 어디 도망갈 것도 아니며, 지 입으로 날 따르겠다고 하는 걸 봐서는 지금이 아니라도 나중에 더 알아보고 캐물어도 되지 않을까.

  당장은 녀석을 다그쳐봤자 별로 나올 게 없었다.

 

  문득, 내가 지금 이 삼차원 상태창에 들어온 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싶었다.

  지금 이 삼차원 상태창에 접속해 있는다고 해서 딱히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더구나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이 녀석하고 잠시 떨어져서.

 

  “무슨 일 있으십니까?”

  “이거 창, 여기 어떻게 꺼?”

  “종료하시려고요?”

  “잠깐만…… 머리가 터질 것 같아…….”

 

  그러자 녀석을 보는 시야가 사라져 상태창만이 보였다.

 

  “종료하시겠습니까?”

  “어.”

 

  상태창을 끄자마자 눈이 저절로 뜨인 덕분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상태창에 접속해 있는 동안은 이 세계에서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는다는 것…… 정신을 잃기 직전에 봤던 승혁의 주먹을 다시 보게 되었다.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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