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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개와늑대의시간
작가 : 프란츠
작품등록일 : 2022.2.8

시골에서 성장한 열두살 주인공이 1980년 가을 농번기방학 동안 겪는 4일간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친구, 학교 등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폭력과 이로인한 상처 및 극복과정을 담담히 그 시절 청소년기의 입장에서 현재형으로 풀어낸 소설.

 
제 7화. 운수 좋은 날
작성일 : 22-02-14 12:07     조회 : 271     추천 : 2     분량 : 6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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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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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갈 때처럼 포구 쪽 해안가를 따라 빙 둘러서 올 걸 그랬나보다. 줄포 바닷가에서 몰려오는 짠내를 농번기 방학 동안, 그러니까 거의 일주일이나 맡지 못해서 그랬는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자전거를 달렸던 것일 뿐인데, 돌아올 땐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는 바쁜 마음 탓인지 더 빠른 시내 쪽으로 왔더니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보기엔 엄마가 연이에게 물리던 젖처럼 하얗게 생겨서 먹음직해 보였지만 냄새만 맡아도 현기증이 일어나는 막걸리라는 걸 어른들은 왜 저렇게들 좋아하는지 의아했다. 왜냐하면 평소엔 말수도 적고 순진해 보이던 작은 아버지가 술만 취하면 민망스럽게도 온 동네를 옷을 벗고 돌아다니며 진상을 부리는 것을 봐와서 그런 것도 있었고, 마찬가지로 아빠도 평소 총명하게 생긴 눈은 온 데 간 데 없이 헤까닥 돌아간 눈빛으로 엄마든, 우리들이든 눈에 먼저 걸리는 사람을 지목해 꼬투리를 잡아 욕하고 때려왔기 때문에 술이 너무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혹여 아까 아는 체라도 하면 또 작은 아버지가 무슨 진상을 나한테 부릴까 싶어 그런 이유로 못 본 체 지나쳐버린 것인데 마음 한 쪽은 이상하게도 불편했다.

 

  마음만이 아니었다. 겨우 물집만 제거하고 헝겊으로 둘둘 말아 놓은 손바닥도 불편해서 하나밖에 없는 줄포 약국 앞에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아카쟁키랑 붕대랑 반창고를 사서 나가려는데,

 

 “너 경순이네 윗집 사는 애 아니니?”

 

  하얀 가운을 걸친 경순이네 작은 아빠가 아는 체를 하더니 잠깐 와보라며 아까 산 약품들을 펼쳐놓고 치료를 해준다. 내민 손을 처치하는 동안 난 눈부시게 하얀 가운을 보면서 전문적으로 이런 직업을 가진 경순이 작은 아빠가 존경스러웠다.

 

 “아저씨! 아저씨처럼 되려면 대학교 나와야 하죠?”

 

 “너 공부 잘 한다며? 계속 잘 하면 전북대학교 가면 돼.”

 

 “전북대학교는 어디 있는 거예요?”

 

 “전주에 있지. 도청소재지.”

 

 “아, 저 거기 가봤어요. ‘누가, 누가 잘 하나’ 예선 한다고. 케베쓰 방송국에요.”

 

 “경순이 한테 들었어. 그럼 넌 전주가 아니라 서울로 가는 거네. 결선이라며? 테레비에도 나오고 참 좋겠다.”

 

 "경순이가 그런 말을 해요?"

 

 경순이가 자기 입에 내 이름을 올렸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서울에서 공장 다니는 길성이네 누나처럼 얼굴도 하얗고 너무 시골 사람 같이는 안 생겨서 나랑은 다른 사람이라는 분위기를 풍기기도 해서 학교에서나 동네에서나 이야기를 해 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실 이 말을 듣고는 좀 놀랐다. 좋아하는 표정을 들킬까봐 얼른 난,

 

 “근데 전주도 뭐, 이모네 집이 있는 부안이랑 비슷하던데요. 엄청 좋을 줄 알았는데 그냥 그랬어요.“

 

 “전주랑 서울은 비교가 안 되지. 이왕이면 더 열심히 해서 서울로 대학 가지. 고등학교는 전주로 가고 대학은 서울로 가고. 그거 좋네.”

 

 배운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이렇게 인생행로를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다니 말이다. 많이 배웠다고 소리만 칠 줄 알았지, 자식 진로에 대해선 아무 생각도 없고, 더구나 공고나 가서 빨리 돈이나 벌어오라는 아빠랑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때 저쪽 계산대에서 대화를 힐끔거리며 듣던 경순이 작은 엄마가 걸어오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경순이도 곧 서울 가는데. 만나면 더 좋겠네...”

 

 “네? 왜요?”

 

 경순이 작은 아빠가 고개를 휙 돌려 나와 얘기할 때랑은 다른 표정으로,

 

 “이 사람이...쓰읍...”

 

 아빠가 우리에게 혼낼 때 자주 하던 이빨 사이로 나오는 소리를 내니까 작은 엄마는 얼른 돌아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아저씨는 다시 고개를 돌려 온화한 표정으로,

 

 “이 약들은 아저씨가 우리 미래 스타한테 그냥 주는 거니까 잘 치료하고, 노래도 열심히 부르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알았지? 아빠가 기다리겠다. 어서 가.”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마음이 붕 떠서 이미 내가 서울 한복판에 있는 기분이었다. 정말 그렇게만 되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경순이가 서울에는 왜 가는 걸까? 경순이 한테 직접 물어보기는 그렇고, 뭐 친척집에 놀러 간다는 소리겠지 생각하고선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가다가 우리 학교 앞 문방구에서 다시 자전거를 세웠다. 모레 개학하면 떠들썩할 이 곳을 미리 느껴보고 싶었나 보다. 맞은 편 운동장에서 줄포에 사는 친구들이 축구공을 사이에 두고 그걸 어떻게든 잡아 넣어보겠다고 이리 쫓고 저리 쫓고 하고 있었다. 좀 떨어져서 보니 애들이 공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이 친구들에게 술래잡기 하듯 나 잡아봐라 하고 희롱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내 꿈처럼.

 

  6학년이 운동장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가장자리로 밀려난 저학년 애들은 삼사오오 모여서 남자들은 딱지를 치고 여자애들은 고무줄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머니에 몇 푼의 돈이 들어있다는 든든함 때문이지 평소 친구들이 군것질하러 들어갈 때 나만 쭈뼛쭈뼛 여길 지나쳐 오던 주눅 든 마음과는 다르게 지금은 발걸음에도, 목소리에도 이상하게 힘이 들어갔다. 정말 줄포 올 때부터 지금까지 기분이 계속 좋은 걸 보면 오늘은 운수 좋은 날인 게 틀림없었다.

 

 “연필 이거 한 개 얼마예요?”

 

 “두 개에 오십 원.”

 

 난 한 개만 필요한데 왜 두 개 값을 말하지? 그래, 두고두고 쓰면 좋지 싶어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어 아까 빨래 널 때 아빠 바지에서 떨어졌던 오십 원짜리 동전 하나를 건네 드렸다. 돌아서려는 아저씨를 불러 세운 건 핫도그가 내 눈에 번쩍 보였기 때문이다.

 

 “저거는 이십 원이죠?”

 

 평소 그렇게 먹고 싶었던 것이라 여전히 신난 얼굴로 침을 꼴깍하고선 어서 움직이기를 바라는 내 소망과는 다르게 아저씨는,

 

 “고거 하나 팔자고 기름을 다시 뎁히야는디...”

 

 귀찮은 표정으로 말끝을 흐리길래 냉큼 난,

 

 “저 돈 있어요. 그럼 두 개 주세요.”

 

  나도 모르게 말이 흘러나와 버렸다. 오늘은 다른 날처럼 고소한 튀김을 코로만 맡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기어이 그 맛을 느끼고야 말겠다는 각오 때문인 것 같았다. 아저씨가 튀기는 사이 오른쪽 주머니에서 지폐를 꺼냈다. 아참, 너무 정신없이 오는 바람에 물에 젖은 걸 말리지 못한 사실을 꺼내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저기, 아저씨. 돈이...”

 

 이러면서 젖은 백 원짜리 지폐를 보여주니 인상을 찌푸리긴 했지만 받아선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뜨거운 기름통 옆에다 내려놓는 게 보였다. 아마 말리려나 보다 생각하며 가게 바깥쪽에 주렁주렁 매달린 쫀드기를 만졌다. 돈이 있으니까 손도 입도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아저씨가 핫도그를 튀기는 사이에 난 어차피 잔돈이 생길 거니까 이것도 먹어볼까 싶어 뚝 하나를 뜯어서 비니루 속의 쫀드기를 꺼내 가장자리부터 쭉 찢어서 입에 넣었다. 너무나도 달콤한 이것을 아주 아끼는 마음으로 천천히 씹어 삼켰다. 더 오랫동안 행복감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눈을 감고 한 가닥 한 가닥 음미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야! 그지 새끼!”

 

 놀라서 뒤돌아보니 철수가 배시시 웃고 있는 게 보였다. 손에 축구공이 들려있는 걸로 봐서는 학교 담장을 넘어 온 것을 주우러 왔다가 날 발견한 듯하다. 아까 양조장에서 안 보이더라니 여기에 있었구나.

 

 “미친 놈. 그럼 너는 술집 새끼냐? 어디서 공부도 못하는 게!”

 

  곧바로 무시를 무시로 되받아쳤다. 내가 철수를 누를 수 있는 건 공부 밖에 없었다. 만날 옷도 그렇고 내가 하고 다니는 꼬락서니가 허름하니 그렇게 부른 것이었겠지만, 다른 애들은 그래도 내가 반장이기도 하고 공부도 잘 하다 보니 설사 나를 거지로 보았다 하더라도 감히 무시하지 못해 말도 잘 못 붙이는 걸, 이 놈하고 정민이 놈만 무슨 배짱인지 이런 식으로 내게 함부로 말을 싸질렀다. 그렇다고 내가 그 앞에서 주눅 들어 본 적도 없었고 오히려 그들의 공격보다 더 센 방어로 상황을 내게 유리하게 가져왔지만. 그건 내 가난을 이유로 자존심이 상하는 게 죽기보다 싫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놈들 말고도 충분히 집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데에 대한 반발 같은 것도 한 몫을 한 때문이리라.

 

 “나 하나만...”

 

  이렇게 금세 깨갱할 것을. 간절한 표정으로 검지를 내 눈앞에 치켜 올리며 하나만 달라고 호소하는 눈빛에다 대고 난,

 

 “넌 부자 새끼니까 돈 많을 거 아녀? 그지 새끼한테 얻어먹고 싶냐? 꺼져 새꺄! 어디서 술 팔아서 돈 버는 주제에.”

 

  마지막 말은 안 하는 게 나을 뻔 했다. 술을 파는 걸로 치면 사실 우리 집도 걔네나 별반 다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나의 단호한 거절에 구걸을 단념하고 돌아서는 놈에게 똑똑히 보라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난 쫀드기를 하나 더 쭉 찢어 입에 넣고 천천히 씹으며 약을 올렸다. 다투는 사이 핫도그가 다 튀겨졌다. 빨간 케찹을 입은 핫도그가 내 손으로 전달되었다. 난 남은 쫀드기를 들고 보여주며,

 

 “이거랑 같이 계산해주세요.”

 

 하며 잔돈을 달라는 표정으로 다른 쪽 손바닥을 쭉 아저씨 앞으로 내밀었다. 그런데,

 

  “줄 거 없는디?”

 

 이런다. 산수를 해보니 오십 원을 거슬러 받아야만 했다.

 

 “나머지 오십 원이요...”

 

 ‘얘가 세상 물정을 잘 모르네? 야! 찢어진 지폐도 농협가면 반만 돌려주는 거여. 이것도 젖었응께 돈 가치가 반으로 줄어든 거란 말이여. 긍게 니가 준 백 원은 지금은 오십 원. 그려서 내 결론은 줄 거이 없다는 소리지. 알아들었냐?“

 

  아저씨 말이 너무 논리적이었다. 세상은 참 합리적이구나 싶었다. 어떤 내가 모르는 법칙이 세상에는 있는 거겠지 하며 핫도그를 냉큼 두 손으로 나눠 받아 하나는 아까 쫀드기를 뺀 비니루에다 넣어 잠바 안쪽에다 살살 밀어 넣고, 다른 하나는 입으로 가져가 후릅 후릅 캐찹을 빨아먹으면서 다른 손으로 자전거를 밀면서 거길 빠져나왔다.

 

  아침부터 여태 열심히 움직이느라 배고 고팠나? 허겁지겁 금세 먹어치우고 나니 목이 막혔다. 앙상하게 남은 나무젓가락에 붙은 것을 쪽쪽 빨면서 침을 많이 분비해 목구멍으로 넘기면서, 한편으론 저쪽 옹암마을 언덕 앞에 있는 무밭에서 무나 하나 뽑아 먹어야 괜찮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얼른 페달을 밟고 부지런히 달렸다.

 

  달리면서 난 머릿속으로 대학까지 가려면 몇 년이나 남았나 세어 보았다. 6년. 연이가 지금 나처럼 6학년 쯤 되면 나는 대학생이 되어 있는 건가? 대학생! 고모 아들처럼? 생각만으로도 너무 신이 났다. 얼른 시간이 휙휙 자전거 옆을 지나치는 풍경들처럼 빨리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옹암 쪽에 또 다시 자전거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버스 정류장에 형이랑 정민이네 형이 도복을 입고 함께 서있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도장에 안가고 뭐혀?”

 

  대답을 못하고 인상을 찌푸리며 굽힌 허리에 손을 대고 있는 형 대신에 정민이네 형이,

 

 “허리 다쳤어. 물구나무섰다가 뒤로 넘어 서는 연습을 하다가.”

 

 “병원에는?”

 

  그때서야 승질을 못 참고,

 

 “갔다 왔지 빙신아. 어서 갈 길이나 가, 얼렁! 나 버스 타고 갈랑께. 아빠 술 떨어지믄 알지?”

 

 “왜 욕을 허고 지랄이여? 대련은 안하고 장난치다 그랬고만? 뻔혀. 하여간에.”

 

 “이 새끼가? 글구 너 그 잠바 안에 그거 뭐여.”

 

  언제 봤지? 애써 핫도그를 감추려 옆으로 몸을 돌려 피하려는데 재빠른 형 손에 곧 붙잡히고 말았다. 잠바를 강제로 벗기는 바람에 안쪽 주머니에 있던 연필이랑 쫀드기랑 핫도그랑 약품들이 신작로 여기저기로 날아가 흩어졌다.

 

  그 중에서 핫도그만 잽싸게 낚아 챈 형은 겉에 묻은 흙을 후후 불더니 정민이네 형의 입에 한 입을 권한 후 자기 입도 최대한 벌려 한 입에 나머지를 쭈욱 훑어 버린다. 참 눈물겹게도 형제한테나 먼저 했어야만 할 다정스런 장면을 보고 있자니 기가 막혔다. 입을 오물거리면서,

 

 “너 이거 다 뭐여? 너 돈 어디서 났어? 훔쳤냐?”

 

 자전거를 받쳐놓고 주섬주섬 나머지를 줍다 말고 뜨끔해서,

 

  “내가 뭣을...?”

 

 연이가 말하던 게 떠올라ㅡ 나도 모르게,

 

  “새뱃돈이여.”

 

 둘러댔다.

 

 “이것 봐라? 내년 설날이 곧 돌아오는데, 언제쩍 설날 얘기를 시월이 다 되어가는 마당에 지껄여? 이제 그짓말까지 허네, 이것이?”

 

 아빠 눈치만 보고 살아 온 형제답게 눈치 하나는 끝내준다 싶었지만 이 위기를 어서 빠져나가기 위해 다시 거짓말로,

 

 “경순이네 작은 아빠가 약도 주고 노래자랑 나가면 잘 하라고 응원한담서 준거여, 왜?”

 

 “너 내가 물어본다. 그짓말이기만 해봐라.”

 

 “물어봐라? 나 바쁜 게 너는 버스나 타고 와.”

 

 말을 끝내고 얼른 빠져 나가려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려는데,

 

 “잠깐 너 거기 서봐.”

 

 또 시비를 건다. 자전거를 두 손으로 잡고 있었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에서 바지주머니 속에서 돈을 꺼내는 형을 막을 수가 없었다.

 

 “너 이 돈은 왜 또 물에 젖었어?...한 삼년 치 세뱃돈이네? 이거 너 그짓말 한 대가로 압수한다. 알겄냐?”

 

 막걸리 통이 쏟아질까봐 어찌 하지는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며,

 

 “내놔 새꺄! 내꺼란 말이여!”

 

 “근디, 잔돈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이렇게나 샀는데? 어디보자... 연필은 오십 원, 쫀드기 십 원, 핫도그는 이십 원...그럼 이십 원이 비는디? 신발 속에 감췄냐?”

 

 하나 먼저 내가 먹은 핫도그값을 빼고 계산한 후 신발까지 벗길 기세라서 얼른,

 

 “문방구 아저씨가 돈이 젖었다고 잔돈 안 돌려줬단 말이여.”

 

 “아이고 병신새끼. 책만 넘길 줄 알았지... 저러니까 당하지. 그게 말이 되냐 멍충아? 이 문방구 사기꾼을 내가 그냥...”

 

 다른 건 모르겠고 내 돈 갈취당한 것만 생각나서,

 

 “아, 몰라. 아빠한테 너 일러 바칠테야.”

 

 “잘도 그러겠다. 그래 일러라 새꺄. 이 도둑놈아.”

 

 저 좋은 힘을 가진 몸으로 어디 하나 써 먹을 데 없는 형이 얄미웠다. 꼭 이렇게 힘들 때 아파서는, 이젠 환자라는 핑계까지 또 하나 생겼으니 이제 징징거리며 방에 누워 만화책이나 보면서 이것저것 마음대로 시키겠지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지끈거렸다.

 

 운수좋은 날은 무슨!

 운수는 개뿔이었다.

 

 
작가의 말
 

 이제 앞에서 등장한 인물들의 갈등이 점점 고조될 것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임마누엘 22-02-16 00:40
 
너무 재이있고 가슴도 아프고 그러네요
계속해서 잘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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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22-02-16 12:19
 
네. 흥미롭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더 분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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