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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연서
작가 : 희연
작품등록일 : 2022.1.19

그리워할 戀, 글 書.
애정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너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연서인 것이다.

 
16.
작성일 : 22-02-13 21:15     조회 : 185     추천 : 0     분량 : 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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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샛길을 따라 걸어온 휘연과 화민의 눈에 작은 연못이 보였다.

 

 

 ...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한이 보였다.

 

 

 "어떻게 여기에.."

 

 "저기 계시는 군요. 어서 가보십시오."

 

 

 휘연은 뒤를 돌아 화민을 한번 쳐다보았다.

 화민은 휘연을 향해 밝게 웃었다.

 

 

 

 휘연은 화민의 웃음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기분이 왜 이러는 걸까..'

 

 휘연은 이상해지는 기분을 애써 누르고

 역시 밝게 웃었다.

 

 

 알 수 없는 기분과 화민을 뒤로 하고

 휘연은 한에게 다가갔다.

 

 

 "저하!"

 

 "빈궁!"

 

 

 거의 반나절만에 마주하는 순간이라 그런지

 둘은 몹시 반갑게, 또 친근하게 서로를 불렀다.

 

 

 "어찌 여기 계십니까?"

 

 "그러는 빈궁은 어디에 가 있던 것이오?"

 

 

 함께 마당극을 보기로 하고선

 여태 떨어져 있다 저녁 무렵 다시 만나는 둘이었다.

 

 하여 서로에게 물어볼 것이 많았다.

 

 

 "마당극을 보기 위해 자리를 옮기지 않았습니까. 저하께서 갑자기 사라지셔서 찾아다니다.."

 

 "?"

 

 

 휘연은 화민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할지 말지 잠시 망설였다.

 

 

 "그.. 저번에 궐에서 만났던 상인을 만났습니다."

 

 "상인? 아, 그때 그 가락지..."

 

 "예, 저하. 아, 마침 그자가 이곳으로 저를 데려다.."

 

 

 휘연은 고개를 돌려 화민을 찾았다.

 화민이 서 있던 곳을 바라보았으나,

 그는 이미 가고 없었다.

 

 

 "왜 그러시오, 빈궁?"

 

 

 '벌써 간 것인가.. 고맙단 인사도 못했는데...'

 

 휘연은 내심 섭섭하였다.

 

 

 "빈궁?"

 

 "예? 아, 예.. 저하."

 

 "어딜 보는 것이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허면 그자와 함께 있다 오는 것이오?"

 

 "예, 저하. 시간이 이리 된 줄 모르고.."

 

 "..어찌 되었든 이리 다시 만났으니 되었소."

 

 "허면 저하는.. 여태 이곳에 계셨던 것입니까?"

 

 "아, 나는..."

 

 

 한은 서화를 만난 것을 휘연에게 말 할지 말지 고민이 되었다.

 

 

 "우연히 서화를 만나서..."

 

 "아.. 휴가를 나온 것이겠군요."

 

 "그렇소."

 

 "즐거운 시간 보내셨습니까?"

 

 "뭐.. 나쁘지 않았소."

 

 "다행입니다."

 

 

 한은 전혀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휘연에게 왠지 모르게 섭섭하였다.

 

 

 

 허나, 휘연은 지금

 한의 기분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

 화민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다.

 

 '간다면 간다고 말이라도 해주지.. 무사히 들어갔으려나...?'

 

 

 

 사실, 한도 지금 휘연에게 마음껏

 섭섭해 할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아까 서화가 했던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

 

 

 

 

 

 

 "서화야."

 

 "예, 저하."

 

 "예전에 네가 내게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

 

 "무엇을 말이옵니까?"

 

 "네가 전에.. 내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내가 세자라는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

 

 "다시 만나자 약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

 

 "또.. 이렇게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을 하는 한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기억나지 않는 것이냐?"

 

 "..."

 

 "그리 아픈 말을 내뱉고서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것이냐.."

 

 "..."

 

 "그 말들은 내게 와서 마음 깊은 곳에 아직도 이리 남아있는데.. 너는 까맣게 잊은 것이냐."

 

 "...기억합니다, 저하."

 

 

 한은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이리 가슴이 아픈 걸 보면, 서화를 자신의 마음 속에서 완전히 떼어놓는 건 가능할리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말씀 하십시오, 저하."

 

 "네가 내게 찾아온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예."

 

 "허면, 어떻게 알고 나를 찾아온 것이냐? 궁에 있다는 걸 몰랐다 하지 않았느냐?"

 

 "..."

 

 

 서화는 잠시 머뭇거렸다.

 할 말을 찾고 있는 듯 보였다.

 

 

 "그날... 저화와 처음 만났던 날, 저하가 가시는 방향을 보고선 궐 근처에 사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그날 입고 계셨던 저하의 옷차림을 보고 신분이 높은 분이란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여 그저 궐 근처를 돌아다니다 보면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였고, 때마침 궐에서 일하는 나인을 뽑는다기에 궁 안에서 일하게 되면 오고 가며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짧은 생각을 하였던 것입니다."

 

 

 한은 어딘가 미심쩍었지만 서화의 말이기에 믿기로 하였다.

 

 

 "헌데... 그거 아느냐?"

 

 "무엇을 말이십니까?"

 

 "...네가 내게 그리 길게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구하옵니다."

 

 "아니다."

 

 

 

 

 

 

 

 -

 

 

 

 

 

 

 

 

 '내가 세자인 걸 모르는데 궐에 나인으로 들어온다는 것이 말이 되나...? 혹.. 서화는 처음부터 내가 세자임을 알고 있던 게 아닌가?'

 

 한은 자꾸만 그런 의문들이 들었다.

 

 

 "저하, 이제 그만 궐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휘연이 부르자,

 그제야 한은 혼자만의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두 사람은 다시 길을 따라 걸어나와 시장 입구에 도착하였다.

 

 

 "오라버니! 빈궁 마마!"

 

 

 저 멀리서 아현이 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아현아."

 

 "공주 마마."

 

 

 한과 휘연은 반갑게 아현을 맞았다.

 

 

 "대체 어딜 가 계셨던 겁니까?"

 

 "그것이..."

 

 "그.."

 

 

 휘연과 한, 두 사람 다 말을 잇지 못하였다.

 아현은 말하기 곤란해보이는 것을 눈치 채고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어찌 되었든.. 이리 다시 만났으니 다행입니다."

 

 "공주 마마, 구경은 잘 하셨습니까?"

 

 "예, 아주 신기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백성들이 사는 모습도 이리 가까이서 보고.. 두 분은 좋은 시간 보내셨습니까?"

 

 "..."

 

 "...예, 뭐.. 나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한은 대답을 피하였으나,

 휘연은 대답하였다.

 

 아현은 어리둥절하여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같이 있던 것이 아니었나...?'

 

 아현은 지금 자신의 앞에서 두 사람이 풍기고 있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생각하였다.

 

 

 

 한 역시 휘연을 쳐다보았다.

 휘연은 아까부터 기분이 들뜬 듯한 모습이었다.

 

 '그자를 만나서 그런 것인가? 둘이서 어떤 시간을 보냈길래...?'

 

 한은 몹시 궁금하였으나,

 자존심이 상해 묻지는 않았다.

 

 

 

 

 휘연은 그런 두 사람의 생각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

 

 

 

 

 

 

 

 

 

 

 

 

 

 그 시각, 성연의 집.

 

 

 

 

 

 화민은 방 안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화민의 앞에는..

 

 

 

 

 서화가 앉아 있었다.

 

 

 

 "화민."

 

 "왜 그러시오?"

 

 "빈궁 마마를 만났습니까?"

 

 "그렇소."

 

 "...마마는 어떠하시던가요?"

 

 "음..."

 

 

 화민은 아까 휘연과의 일이 떠올랐다.

 

 

 

 -

 

 

 

 "글자를 읽을 줄 알면 한번 읽어보시오."

 

 

 

 -

 

 

 

 "거 보시오, 읽지도 못하면서."

 

 

 

 -

 

 

 

 퉁명스럽게 말하던 휘연의 모습이 생각나자, 화민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화민?"

 

 "아, 아.. 마마께서는 아주.. 재밌는 분이셨소."

 

 "..그랬습니까."

 

 "그러는 서화 자네는.. 저하를 만났소?"

 

 "만났습니다."

 

 "그랬군."

 

 

 화민은 마저 책을 읽었다.

 서화는 무언가 더 물어보고 싶었으나,

 화민은 책 읽을 때 방해하는 것을 싫어하기에 이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보겠습니다."

 

 "조심히 가시게."

 

 "..."

 

 "늘.. 몸 조심하고."

 

 

 화민은 진심어린 걱정을 서화에게 건넸다.

 서화는 고개를 숙이고선 성연의 집에서 나왔다.

 

 

 

 

 

 

 서화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아주 깜깜한 밤이어서 별이 잘 보였다.

 

 

 깜깜한 하늘을 향해 입김을 내보냈다.

 입김의 양이 많이 줄어든 것을 눈으로 확인하였다.

 

 서화는 입김으로 날씨를 판단하곤 하였는데,

 제법 정확하였다.

 

 

 한겨울에 비해 입김이 많이 줄어들었다.

 날이 많이 따듯해졌다는 소리였다.

 

 

 긴 겨울이 끝나간다는 말이었다.

 

 

 

 

 

 

 

 

 "곧.. 봄이 오겠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봄을 좋아한다.

 봄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에.

 새 새명을 틔워내고, 한 해를 새롭게 맞이하는 계절이기에.

 

 

 하지만, 서화는 봄을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계절 자체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

 

 

 하필이면 모든 것이 봄에 일어났기에.

 

 

 서화에게 봄은 새로운 시작이 아니었다.

 한때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의 서화에게 봄은,

 

 

 끝이었다.

 

 

 죽음이자, 끝이었다.

 

 

 

 

 모든 것이 새롭게 태어나는 그 계절에,

 

 서화는 너무 많은 끝과 죽음을 겪었다.

 

 

 

 하여, 서화는

 봄을 싫어하였다.

 

 

 봄이 오는 것이 싫었다.

 

 

 

 그날의 기억들은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결코 잊지 못하게 되었다.

 

 

 

 기억들은

 늘 서화를 따라다녔다.

 

 서화의 가슴 속에 그날의 파편들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아직도 남아서,

 기어이 살아남아서

 서화를 괴롭혔다.

 

 끈질기게 상처주었다.

 

 

 한번 생긴 상처는 쉬이 낫지 않았고,

 끝내 지워지지 않는 흉을 남겼다.

 

 잘게 부서진 기억의 조각들은

 자꾸만 상처난 곳에 상처를 더했다.

 

 

 

 서화의 마음은 만신창이였다.

 

 

 

 그러니 한을 사랑할 수 없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서화가 너무한 것이 아니었다.

 

 서화도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한번 상처난 사람은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상처가 옅어지고, 지워진다 하더라도

 상처났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남아있기에.

 

 

 

 

 서화는 그래서 봄을 싫어한다.

 

 

 

 ...

 

 

 

 헌데 서화는

 

 

 

 

 신기하게도 이번 봄을 기다렸다.

 

 

 

 

 

 

 

 

 

 

 

 

 

 

 

 

 
작가의 말
 

 "곧 봄이 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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