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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연서
작가 : 희연
작품등록일 : 2022.1.19

그리워할 戀, 글 書.
애정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너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연서인 것이다.

 
15.
작성일 : 22-02-13 02:25     조회 : 179     추천 : 0     분량 : 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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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한은 왜 자신이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분명 휘연과 마당극을 보기 위해 이리로 온 것인데..

 

 휘연은 어디로 간 것인지 코빼기도 안 보이고

 갑자기 자신의 옆에는 서화가 와 있지를 않나..

 

 둘이 나란히 앉아 마당극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저하, 혹 재미가 없으십니까?"

 

 "아, 아니다.. 무척 재밌구나."

 

 "예."

 

 

 

 자신을 피할 때는 언제고

 서화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도 알 수 없었다.

 

 '우선 마당극에나 집중해야겠다.. 다 보고 나서 빈궁을 찾아도 늦지 않겠지..?'

 

 

 

 마당극은 한창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었다.

 

 신국에서 마당극은 주로 백성들이 즐기는

 문화 중 하나로

 양반들의 허례허식, 왕족들의 사치와 향락,

 궐 안에서의 암투 등을 주제로

 그들을 풍자하고 해학적으로 비판하는 도구였다.

 

 

 한과 서화가 보고 있는 마당극도 그런 내용이었다.

 

 

 

 "아니, 글쎄.. 그 말 들었어? 그 귀하신 세자 저하께서 절절한 외사랑을 하고 계시는 중이라네."

 

 "외사랑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세자 저하께서 자기를 모시던 궁녀 하나를 마음에 품고 계시대. 믿어지니?"

 

 "뭐? 그게 말이 돼? 그 궁녀는 뭐라던대?"

 

 "나야 모르지.. 아무튼 저하께서 그 궁녀 뒤만 쫄쫄 쫓아다닌다는 소문이 돌더라."

 

 "어머, 그게 무슨 일이야. 한 나라의 국본이 그래도 되는 거야?"

 

 "그니까.. 그 궁녀가 제법인가 봐. 저하를 아주 꽉 쥐고 흔들고 있네."

 

 "세자라는 자가 여인의 치마 폭에 푹 빠져서 허우적대는 꼴이라니.. 우습다 우스워."

 

 

 가면을 쓴 광대들이 대사를 치자 사람들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박수를 치고, 추임새를 넣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가 웃으며 즐거운 가운데,

 딱 두 사람만 그러지 못하였다.

 

 

 

 한과 서화.

 

 

 

 두 사람은 대사를 들으며 얼굴이 점점 굳어갔다.

 특히나, 한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하였다.

 

 '저, 저.. 무엄한 놈들. 감히 어느 앞에서...!'

 

 

 

 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을 순 없었다.

 자신은 지금 잠행을 나온 상태였기에

 사람들에게 정체를 들키면 안 되었다.

 

 게다가 이또한 백성들만의 문화였기에

 무어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또, 저들이 알고 저러는 것인지

 모르고 저러는 것인지는 몰라도

 지금 서화와 함께 있기 때문에

 

 ...

 

 사실 할 말도 없었다.

 

 

 

 틀린 말도 아니었으니까.

 

 

 

 "저하, 그만 가시지요."

 

 "어? 어, 어.."

 

 

 이런 한의 마음을 눈치 챈 것인지

 서화는 먼저 일어나 그곳을 빠져나왔다.

 한도 서화를 따라나왔다.

 

 

 

 "..."

 

 "..."

 

 

 

 한과 서화는 말없이 걸었다.

 

 원래도 할 말이 없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더 더욱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꼬르륵-

 

 

 

 조용히 걷던 그때,

 한의 배 속에서 소리가 났다.

 

 

 한은 오늘 정말 되는 일이 없다 생각하며 얼굴을 구겼다.

 

 그리고선 혹시 서화가 듣지 못했을 수도 있단 기대를 하며 서화 쪽을 바라보았다.

 

 

 

 

 서화는 고개를 돌린 채 숨죽여 웃고 있었다.

 

 

 "서, 서화 너.."

 

 

 그러자 서화가 크게 소리내며 웃었다.

 한은 순간적으로 너무 창피하여 귀가 새빨개졌다.

 서화는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만 웃거라."

 

 

 서화는 웃지 않으려 노력하였지만, 새어나오는 웃음을 막기는 힘들었다.

 

 

 "서화야, 그만.."

 

 "예, 저하. 송, 송구합니다."

 

 

 서화는 웃음을 참으려 애쓰며 말하였다.

 

 

 

 한은 그런 서화를 빤히 쳐다보다 자신도 그냥 크게 웃어버렸다.

 

 그러자 서화도 마음 놓고 크게 웃었다.

 

 

 

 한과 서화는 오랜만에 서로를 보며 웃었다.

 

 

 그렇게 한참을 웃고 난 뒤,

 

 

 "다 웃었느냐."

 

 "저하.. 송구하옵니다."

 

 "되었다. 그게 그리도 웃기더냐?"

 

 "...."

 

 "그래, 그리도 웃겼구나.."

 

 "아닙니다.. 그저..."

 

 "변명은 필요없다."

 

 

 한과 서화는 티격태격거리며 길을 걸어갔다.

 그러다, 서화가 갑자기 멈춰섰다.

 

 

 "왜 그러느냐?"

 

 "이 근처에 유명한 주막이 있는데 가시겠습니까?"

 

 "또 놀리려고 그러는 것이냐?"

 

 "아닙니다, 저하."

 

 "놀리는 게 맞지 않으냐."

 

 "저하, 시장하지 않으십니까?"

 

 "전혀 그렇지 않다."

 

 "궐에서 나오신 후로 아무것도 안 드신 것 아니십니까?"

 

 "..."

 

 

 한은 배가 몹시 고프긴 했지만 그렇다고

 덥썩 주막에 가자고 하기엔 자존심이 상하였다.

 

 '꼬르륵- 소리를 들킨 것도 모자라 같이 주막에 가자니.. 다른 이도 아닌 서화인데...'

 

 

 서화는 그런 한의 마음을 단박에 알아차리고는

 다정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저하, 제가 지금 몹시 배가 고파서 그렇습니다. 함께 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저하?"

 

 "...알겠다."

 

 

 서화는 활짝 웃으며 앞장서 걸었다.

 

 

 

 

 

 한은 서화의 미소가 참 위험하다고 생각하였다.

 

 

 '도무지 거절을 할 수가 없으니..'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한은 결심했다.

 

 

 

 

 

 

 -

 

 

 

 

 

 

 

 주막에서 허기를 달랜 한과 서화는

 소화를 시킬 겸, 길을 걸었다.

 

 

 둘은 별다른 대화 없이 길을 걸었지만

 아까처럼 어색하고 불편한 침묵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계속 걷다보니 자연스레 시장을 빠져나왔다.

 

 

 시장을 빠져나와 작게 샛길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가니

 

 

 

 

 ...

 

 

 

 

 그곳이 나왔다.

 

 

 

 "이곳은.."

 

 "..."

 

 

 

 한과 서화,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연못이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연못은 그대로였다.

 

 사람이 자주 드나들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

 

 

 한은 연못을 보니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서화와 처음 만났던 날.

 

 약속을 지키지 못한 뒤 다시 이곳을 찾았던 날.

 

 

 그리고

 

 ...

 

 

 형과 함께 이곳에 왔던 날들.

 

 

 

 

 

 

 

 

 

 

 

 -

 

 

 

 

 

 

 

 

 

 

 

 

 "자, 한아. 물수제비는 이렇게 하는 거야."

 

 "어? 어, 어 형.. 어떻게 하는 거라고?"

 

 "자, 이렇게 던지는 거야. 알겠지?"

 

 "알겠어. 한번 해볼게."

 

 

 어릴 적, 한은 현과 함께 연못에 자주 왔다.

 

 현은 궐 안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면

 홀로 이곳을 찾았는데,

 

 어느 날엔가 한이 아바마마께 혼난 뒤 시무룩해져 있는 모습에 마음이 쓰여 이곳에 데리고 온 적이 있었다.

 

 그 뒤로 현과 한은 둘 중 누군가가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면 함께 이곳에 왔다.

 

 

 와서 물수제비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연못을 바라보다 보면

 기분이 나아지곤 했다.

 

 

 

 

 

 

 

 

 

 -

 

 

 

 

 

 

 

 

 

 

 "저하."

 

 "..."

 

 "저하?"

 

 "어? 어, 그래.."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그저.."

 

 "?"

 

 "옛 기억이 잠시 떠올라서.."

 

 

 한은 말을 얼버무렸다.

 서화는 고개를 잠시 갸웃하였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

 

 

 "이곳은 참.. 그대로군요."

 

 "...그러게나 말이다."

 

 

 

 

 

 

 

 

 

 

 

 -

 

 

 

 

 

 

 

 

 

 

 

 휘연은 화민을 계속 보고 있자니,

 속이 울렁거렸다.

 

 

 

 화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화양연화."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

 

 

 

 화민의 목소리가 휘연의 귓가에 들렸다.

 

 화민은 말을 끝으로 뒤로 물러났다.

 

 ...

 

 휘연의 귓가에는 화민의 목소리가 한동안 맺혀있었다.

 

 

 

 "아씨."

 

 "..."

 

 "글자 읽는 것을 이제 좀 믿으시겠습니까?"

 

 "...믿고 있었네."

 

 "어째..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거짓말을 하십니다?"

 

 "..."

 

 

 휘연은 갑자기 화민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전처럼 말을 편하게 하기가 힘들었다.

 

 

 "저, 화민.. 이만 가십시다."

 

 "아씨,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무엇을 말입니까?"

 

 "어? 정말 왜 그러시는 겁니까? 왜 갑자기 말을.."

 

 "이만 갑시다."

 

 

 휘연은 앞장서서 걸었다.

 화민은 휘연의 뒤를 따랐다.

 갑자기 어딘가 어색해진 휘연의 모습에 화민은 의아했다.

 

 

 "마마."

 

 "왜 그럽니까?"

 

 "...갑자기 제가 불편해지신 겁니까?"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지금! 지금.. 보십시오. 왜 갑자기 제게 말을 높이시는 겁니까?"

 

 "!"

 

 "원래는 안 그러시지 않았습니까?"

 

 "그게.. 갑자기 말을 놓는 것이 어색해져서..."

 

 "그게 무슨.."

 

 "사실 따지고 보면.. 그대의 나이도 모르는데 내가 무작정 말을 놓는 것은 예의가 아닐 수 있지 않습니까."

 

 "마마는 이 나라의 세자빈이십니다. 그런 것이 중요합니까?"

 

 "..."

 

 

 휘연은 자신이 지금 굉장히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자와 있으면 늘.. 내가 어리석은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단 말이지.'

 

 하여 그냥 솔직하게 말해야겠다 결심하였다.

 

 

 

 "그대에게 말을 놓는 것이 갑자기 불편해졌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모르겠습니다. 그냥.."

 

 "..?"

 

 "딱 보아하니.. 나보다 나이가 많을 듯 싶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이리 말하겠습니다."

 

 "제가 마마보다 한참 어립니다."

 

 "?"

 

 "...사실 더 많습니다. 거짓을 고해도 믿질 않으시네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예, 뭐.. 마마께서 왜 그러시는지 정확한 연유는 모르겠으나, 편한대로 하십시오. 저는 원래대로 하겠습니다."

 

 

 화민과 휘연은 대충 합의를 본 뒤,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

 그러다 휘연이 갑자기 멈춰섰다.

 

 

 "왜 그러십니까?"

 

 "시간이.. 많이 흐른 듯 합니다. 저하와 함께 있다 온 것인데.."

 

 "..."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어디에 계신지는 아십니까?"

 

 "...모릅니다. 일단 어디든 찾아봐야겠지요. 저하께서 찾으셨을 터이니..."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화민과 휘연은 한을 찾으러 온 시장을 돌아다녔다.

 한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휘연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화민은 휘연의 얼굴을 살폈다.

 

 

 "마마, 시장 밖으로 나가신 걸 수도 있으니 이리로 가보시지요."

 

 

 화민은 휘연을 시장 밖 샛길로 안내했다.

 

 

 구불구불 길을 따라 화민과 휘연은 함께 걸어갔다.

 

 

 

 

 한참을 걸어가니,

 

 

 

 ...

 

 

 

 

 연못이 나왔다.

 

 

 

 

 그리고 한이 보였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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