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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의 작은 마법사에게
작가 : 파란안개
작품등록일 : 2022.2.1

"내가 사랑한, 나의 작은 마법사."
불타버린 마을.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이사벨은 자신을 구해준 마법사의 저택으로 가게 된다. 그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이고, 자신의 어머니는 세상을 구한 영웅이라는 사실은 평생 고아로 살아온 이사벨에게 어색한 일이다.
이것은 어떤 마법의 이야기.
"어쩌겠어. 사랑한 순간, 질 수밖에 없어. 내가 널 사랑하니까,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싶은 거지."
세상을 사랑하여 구하려는 자. 사랑하는 이들이 살아가는 세계이기에 구하려는 자. 그런 이를 사랑하던 자들.
우리는 당신이 사랑하는 세계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어.
"당신은, 이 세상 그 무수한 것을 사랑하지만… 그중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 그거면 충분해요."
사랑과 마법이 피워낸 성장 판타지
#마법사여주, #성장하는여주, #인외남주, #성장물, #마법사_부모의_사랑은_덤

 
1. 작은 손님
작성일 : 22-02-12 23:51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5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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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께서는,"

 "이사벨이에요!"

 "어, 네. …그래도 말은 놓으세요…?"

 "그럼 너도…!"

 "네에…!"

 비록 두 사람은 몰랐으나, 주변에 선 아이들은 어딘가 한심한 시선을 주고 있었다. 지금 얘네 뭐 하는거야? 누군가의 속삭임에 다른 이들이 말한다. 아직 둘 다 어리잖아. 그냥 두자.

 목걸이를 건 아이의 이름은 에이미였다. 이 사이에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왔던 에이미는 이사벨보다 서넛 정도 많은 아이로, 아마 나이로도 막내의 위치에 있던 것처럼 보였다.

 에이미가 긴장한 듯이 손을 꾹 쥐고 있다 풀어냄을 반복하는 동안, 주변에 서 있던 아이들이 그가 해야 할 말을 대신한다. 까르르 웃는 소리는 어른들의 것에 비해 확연히 가볍다.

 "마을에 있는 가게에 가서 물건을 부탁하는 거야."

 "오스카 님은 어디로든 필요한 말이나 물건을 전하실 수 있지만, 이런 일 하나하나 신경 쓰실 분이 아니시니까."

 "보통은 어른들이 가는데, 다들 바쁘시면 가는 담당은 에이미야."

 어째서? 이사벨이 의아함 담아 묻자 누군가 자신이 뿌듯하다는 듯이 의기양양한 태도로 말했다.

 "우리 중에서 마을로 혼자 심부름을 갈 수 있는 건 에이미니까."

 "…그러니까 어째서?"

 "마을은 조금 멀어서, 우리끼리 가는 건 안된다 했거든. 그렇지만, 에이미는 우리 중 유일하게 마력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했어."

 마력. 그 단어는 이사벨이 상황을 이해함을 도와주었다.

 마법은 재능을 타고나야 한다.

 마력을 느낄 수 있거나, 체내에 담은 마력을 운용할 수 있는 자로 태어나지 못한다면 마법사가 될 수 없다.

 그마저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아주 자그마한 재능이 대다수인.

 이사벨은 촌장 할아버지의 서재에서 읽었던 것을 떠올렸다. 에이미를 바라보는 푸른 눈동자가 푸른 바다를 비춘 윤슬처럼 반짝였다.

 "오스카님이 그러신 것처럼 파앗! 하며 가는 거야?"

 "그, 그건 무리야… 그렇지만, 마법석을 주셨으니까. 이동 마법이 걸려 있어서, 이걸로 다녀올 수 있어."

 "마법석?"

 보호석과 같은 건가? 이사벨의 고민을 알아챈 에이미가 서둘러 물었다.

 "마법석과 마력석의 차이를 알아?"

 "아니."

 "쉽게 말해서, 마법석은 마력을 주입해 마법진을 새기고, 그 안에 새겨진 마법을 쓸 수 있어. 미카엘라님이 만드신 보호석도 마법석이래."

 "그럼 마력석은 안에 마력이 깃든 거야?"

 "응, 맞아. 마력석은 보통 자연적인 것들이지만, 아주 뛰어난 마법사는 그 안에 마력을 담을 수 있다고 하셨어. 이건 마을과 저택을 오갈 수 있는 이동 마법진이 새겨진 마법석이야. 그 외에는 가지 못해. 오스카님께서 주셨어."

 이해했냐는 듯이 그가 묻자, 이사벨이 고개를 주억임으로서 답을 하였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충분하였다.

 "잘 다녀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어른들처럼 나이가 많아 보이는, 그러나 이 안에 있음으로써 아직 어림을 알 수 있는 이가 에이미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 손길에 퍼뜩 놀란 듯이 크게 끄덕인 에이미가 이사벨에게 내민 손은, 자그맣게 떨리는 것이다.

 "소, 손을 잡아줘…"

 긴장이 가득 담긴 면면을 다독이듯이 이사벨이 손을 잡으면, 에이미는 움츠러든 어깨에 힘을 주며 목걸이를 다른 손으로 쥔다. 자그마한 빛이, 목걸이를 통해 흘러나온다.

 그것은 빛의 선이 춤추는 광경이다.

 흐릿한 빛은 끊어질 듯하면서도 밤하늘 수놓는 유성의 꼬리처럼 찬란함 잃지 않은 채 이어진다. 둥글게 원을 그리고, 선을 긋고, 교차하다, 꺾인다.

 이사벨은 홀린 듯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마침내 빛이 투명하게 빛나는 문양의 진을 만들어낸 순간,

 "다녀올게…!"

 에이미의 목소리가 허공을 가르고, 일순 눈앞이 어지러워졌다.

 혼란스러운 광경에 의해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이사벨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

 어지럽다.

 그것이 정신을 차린 이사벨이 가장 처음 안 생각이었다.

 

  오스카와 함께 저택으로 왔던 때에는 어지러움이며 울렁거림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아주 포근하고 조심스러운 느낌이었다. 

 

 이것이 뛰어난 자와 아직 익숙치 않은 자의 차이인지, 다른 무언가인지. 이사벨은 그것까지는 알 수 없었으나 하나는 알 수 있었다.

 어질어질. 이것은 꼭 그 자리에서 백 바퀴를 돈 듯한 감각이다.

 그대로 뒤로 쓰러지듯 누워버리고도 한참은 허공을 올려다보며 숨을 골라야 할 것 같은 감각.

 "……어지럽지…?"

 긴장에 의해 축축해진 손을 가지게 된 에이미의 목소리도 빙글빙글 돌고 있다. 이사벨은 에이미가 어째서 긴장을 하였고, 어째서 에이미만 올 수 있는 것인지 알았다.

 과하게 어지럽다.

 과한 정도가 아니다.

 결국 이사벨은 등 뒤의 무언가에 기대앉았다.

 감각이 가라앉길 기다려주는 에이미는, 사실 자신 또한 어지러워 그러는 것이 틀림없다. 이사벨은 그렇게 확신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을 차린 자신이 그를 바라보는데도 반응이 없을 리가 없다. 어지러워 제때 말하지 못하는 것일 테다.

 정신을 잡길 기다리며 이사벨은 주변을 보았다.

 알아보기 쉬운 것이 그들이 등을 기대고 있던 것이다.

 '보호석.'

 빛무리는 여즉 찬란하고, 기둥은 단단하다. 이사벨은 이곳이 마을의 입구임을 알았다. 고개 돌려 앞을 바라보면, 사람들 오가는 길의 지평선 너머를 숲이 채운다. 이사벨은 여러 사람이 오가는 이곳이 입구인 동시에 유일한 길인지 궁금해졌다. 산맥의 끝자락에 자리하여 오가는 길이 한정되었던 마을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오가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흘긋 보다가 지나간다. 익숙하다는 듯한 태도는 에이미의 얼굴에서 온 것일 테다.

 그것을 증명하듯, 정신을 차린 에이미가 몸을 일으키자 응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평소보다 빠르네, 에이미?"

 "이제 익숙해진 거니?"

 네! 에이미의 외침 또한 그렇다.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이사벨을 이상하게 보는 이들은 없다. 이사벨은 그 사실 또한 신기하였다.

 "이쪽이야…!"

 에이미가 발을 딛고, 이사벨이 그 뒤를 따라 들어가면, 마을의 광경이 온전히 눈에 들어왔다.

 이사벨은 자신의 예상이 맞음을 알았다. 이곳 또한 어느 산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이다. 시야를 산이 채우고, 드문드문 올라선 지형은 인간이 채 자신들에게 맞추려고 깎지 못한 흔적이다. 이사벨은 그것을 포기의 흔적이라 생각했다.

 허나 넓은 광장에는 한 사람을 중심으로 여러 아이들과 몇몇 어른이 앉아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듣고 있다.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을 정돈된 듯 자유롭게 채운 건물. 산에서 부딪히듯 되돌아오는 바람에 여러 방향으로 흔들리는 나무의 잎사귀가 부르는 노래와 그것에 맞춰 춤추는 강물의 흐름. 그 모든 것이 경쾌하다.

 장은 크지 않고 작았으나, 그것으로 충분하다. 있을 것은 다 있다. 적어도 아이의 눈으로는 없는 것이 없는 곳이다.

 과일과 꽃의 단 내음과 소리치고 이야기하고 내딛는 사람들의 소리. 고양이 한 마리가 햇빛 드는 가판 위에 드러누워 하품하고, 그 가판의 주인으로 보이는 이가 익숙한 듯이 고기 한 점 따로 챙긴다.

 그 평화로운 소란이 이사벨의 눈과 귀를 빼앗았다.

 어쩐지 울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에이미! 혹시 괜찮으면…"

 이사벨은 단지 시간이 약간 있다면 마을을 조금 구경해도 되냐고 묻고 싶었다.

 허나 그 물음을 듣고 답을 해줄 이가 이곳에 없다. 눈앞에 보이지 않았다.

 "…아?"

 이사벨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 사람. 사람. 온통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사벨은 알았다. 알 수밖에 없었다.

 "…나, 길 잃었어?"

 길, 아니면 사람. 돌아갈 방법을 잃었다.

 햇살이 눈부시게 허공을 비추고, 사람들의 그림자가 느긋이 움직인다.

 홀로 남은 이사벨은 간단히 생각했다. 사람이 많고 일이 있어 에이미가 자신을 놓친 것이라고.

 그가 자신을 두고 몰래 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에이미가 어지러워하는 자신을 기다려줬기 때문이다. 에이미 또한 어지러워했다지만, 자신보다 익숙하니까. 물론 자신이 일찍 정신을 차린 것이어도.

 그러니까 기다리고 있으면 자신을 찾아올 것이다. 아니더라도, 이곳은 저택에서 자주 오가는 마을이니까 설명을 하면 도와줄 것이 분명했다. 아이는 스스로의 판단을 칭찬하며 에이미를 찾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묻고, 찾아봐도 에이미는 보이지 않았다.

 '모르고 간 건가? 아니면 어른들한테 도움을 청하러 갔을까?'

 차라리 어딘가에서 기다리는 게 나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던 이사벨의 어깨 위로 가벼운 손길이 올라왔다.

 고개를 돌자 처음 보는 아이 서넛이 바라보고 있다.

 "길 잃었어?"

 "응?"

 "처음 보는 데 혼자 있으니까! 가족 따라온 거야? 이사 온 건 아닐 테고…"

 "아니면 저택에서 왔어?"

 마지막 말에 이사벨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상황을 판단한 것 같았다.

 "어른들이 바빠서 놓쳤나 보다!"

 "아니야, 에이미가 실수로 헤어졌다가 지금 못 찾아서 저택으로 돌아가 사람을 불러오려고 하고 있을 거야."

 두번째 의견에 지지를 보내고 싶던 이사벨의 행동과 말은 이어 들려온, 제 또래 여자아이의 말에 멈춰졌다.

 "어느 쪽이든 어때! 어차피 금방 데리러 올 텐데! 그동안 우리랑 놀지 않을래? 저 광장에 다른 마을 사람이 와서 노래를 불러주고 있거든! 음유시인이래! 이야기도 많이 안다고 다들 저기 가 있어!"

 생경한 단어를 들은 사람처럼, 혹은 흥미로운 놀이를 들은 아이처럼. 이사벨이 소리를 냈다.

 "음유시인?"

 *

 "이래도 괜찮은 거야?"

 "괜찮아. 괜찮겠지… 곧 다시 데리러 갈 거고…"

 "하지만… 아직 우리보다 어려 보이는데다가… 어른들 말처럼 진짜 오스카 님의 딸이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

 "있지, 너는 아가씨가 싫어?"

 "싫은 게 아니야, 에이미. 하지만… 우리는 대용품 아니야? 그 사람이 아이를 키우지 못한 죄책감을 우리를 통해 해소하는거 아니야? 그럼 걔가 돌아오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오스카 님이 그런 이유로 우리를 버릴 사람은 아니시잖아…"

 "아니시지. 아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야 한다면서 우리가 일하려는 것도 반대하고 간단한 잔심부름을 빙자한 경험과 놀이, 혹은 공부만을 하게 해주시려던 분이시니까."

 "그런데 왜?"

 "그냥 무서워."

 "네, 무엇이 무섭다는 것인가요?"

 힉! 대화를 나누던 아이들이 고개를 들었다.

 언제나 어딘가 아슬아슬하게 무너질 듯한 미소를 걸던 오스카의 낯은,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주지 않도록 애쓴 것처럼 입꼬리만 짧게 올라 있다.

 아이들의 중심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던 에이미가 오스카를 올려다보았다.

 찬란한 금빛을 지녔음에도 화려함 뽐내는 금보다는 노을진 햇살 받은 유리, 혹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얇은 얼음을 연상시키던 위대한 마법사가 버석버석 부서지는 눈송이 같은 목소리를 내었다.

 "무슨 일이 있던 건지, 알려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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