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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십자밑에 고양이
작가 : ballonwolf
작품등록일 : 2022.1.9

인간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고양이가 된 한 아이가 인간성과 야성적인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

경건함을 중시하는 종교 국가에 떨어진 운석 '영혼돌'의 힘을 얻고 고양이가 된 고아. 레건은 붉은 십자국에서 전략자산으로서 대성당에 숨겨지고, 고양이로서의 욕망은 억압된다. 하지만 외부세력이 외부 만난 운명의 짝은 그를 유혹해 대성당 밖으로 탈출시킨다.
터져 나올 듯한 욕망과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짐승의 육체를 가졌지만, 인간의 영혼을 가졌다고 믿는 고양이는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답이라는 게 존재할까.

 
#11
작성일 : 22-02-12 15:29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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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드디어 오셨네요.”

 

 예언가 쥐는 황제의 열매를 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버린 샤크투스의 동생을 우려스럽게 바라보았다. 그의 수행원 중 하나가 레건을 수발들고 있었다.

 

 “잠시 가벼운 테스트 하나 하고 넘어갈게요. 1 더하기 1은 뭘까요?”

 

 “막대 과자.”

 

 우려스러움이 예언가 쥐의 입가를 떠날 줄을 몰랐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계산식에서 농담이 튀어나와도 변함이 없었다. 예언가 쥐는 자신의 조수가 3번 더 비슷한 문제를 내고 샤크투스의 동생이 이를 모두 틀리고 나서야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예언은 1주일 미뤄지게 되었다. 1주일 이내에, 꼭두각시 황제를 잘 설득하고 정상적으로 만들어 동쪽 바다로 보낼 것이다. 본인이 새로 내린 예언대로, 샤크투스의 동생이 일주일 뒤 떠난다면, 빗나간 예언으로 인해 약해진 쥐들의 믿음이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전임 황제들처럼, 황제의 열매에 제정신을 잃은 샤크투스의 동생이 단기간에 몸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기에 예언가 쥐는 영혼의 힘에 희망을 걸면서, 황제의 짝을 다시 만나게 해주려고 했다.

 

 예언가 쥐의 방으로 들어온 조수 쥐가 준비되었다는 신호를 보냈다. 수정구를 들고, 예언가 쥐는 검푸른 고양이를 제정신으로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기 이전에 샤크투스의 동생을 데려가려는 이들과 싸우기 위해 신비한 주문을 외웠다.

 

 *

 

 암고양이는 긴장한 뱃가죽을 끌어 올렸다.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연유는 알 수 없어도 어둠의 숲에 갇혀버린 레건을 구해낼 것이다. 주변에 있던 모든 동료에게 신호를 보내자, 정의 연합의 수상과 해룡이 강력한 힘을 암고양이에게 전해주었다. 꿈속 한 장면이 뒤틀린 후, 암고양이는 압도적인 마력을 옮기는 통로가 되었다.

 

 “레건!” “뭐?” “내 말 안 들려?”

 

 레건이 암고양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를 예상하였다는 듯이 암고양이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이어서 자신이 받은 힘을 영혼 세계에 표출시켰다. 짝과 만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을 그 짝이 부숴버리기 시작하자, 레건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갑자기 왜 그러는….” “널 구하러 온 거야!”

 

 발을 굴러 굉음을 일으킨 뒤, 암고양이는 레건에게 다시 시선을 옮겼다. 분명히 이 영혼 세계를 만든 녀석도 제법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여러 영혼돌의 소유자를 상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분명히 구해낼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 속삭이며 기운을 북돋웠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암고양이가 다른 영혼돌의 힘을 이용해 지축을 울림으로써 대답했다. 격동하는 세계 속에서 레건은 대처 방법을 찾아봐야 했었다. 대지가 갈라지자, 그 사이로 불길이 일기 시작했다.

 

 *

 

 “수정구를 더 가져와!”

 

 한편, 영혼 세계를 만든 쥐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여러 영혼돌의 힘이 쥐들이 만든 세계를 파괴하려 하자, 충격이 쥐들의 영혼을 울렸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공들여 만든 세계를 버릴 순 없었고, 갈라진 대지와 공간을 다시 수리하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에 일하진 않았을 텐데!”

 

 “시끄러워! 앞으로 몇 번은 이 짓거리를 해야 해!”

 

 수리하기 무섭게 갈라진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는데요?”

 

 “저 망할 고양이가 어떻게든 샤크투스의 동생을 데려가려고 꼬드기고 있는데!”

 

 만약 암고양이가 어떻게든 레건을 어둠의 숲 밖으로 끌어낼 방법을 찾는다면 샤크투스의 동생은 즉시 어둠의 숲을 떠날 것이고, 1주일 뒤 샤크투스가 떠난다는 예언은 빗나가고 말 것이다. 예언가 쥐는 이를 아득바득 갈며 해결책들을 찾아보았다. 잠시 후, 검푸른 고양이의 영혼에 접촉할 수 있었던 예언가 쥐는 조그맣게 속삭였다.

 

 “저 고양이를 막아. 저건 이 만남을 방해하려는 자들이 보낸 침입자인데, 네 짝으로 변장하다가 실패해서 저 모양이 된 거야.”

 

 암고양이는 균열을 내고 쥐들의 걸작을 부숴버릴 때마다 웃음을 지었다. 게다가 쥐들이 레건에게 속삭이는 소리와 계획조차 알아내고, 이 이야기들은 그대로 정의 연합의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었다.

 

 불행히도, 암고양이는 예언가 쥐가 레건에게 보이는 그녀의 형상을 바꾸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자신의 동료에게 경고하지도 못했다. 낯선 표정에 장난기 가득한 표정은 레건이 얕은 고민을 떨쳐내고 그녀가 침입자라 확신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난 환영이 아니야!”

 

 암고양이의 목소리는 쥐들에 의해 완전히 검열당했다. 그러나 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검열하지 못할 정도로 혼란에 빠지거나, 세계가 붕괴한다면, 결국에는 쥐들의 검열체계는 일시적이라도 함께 무너지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어둠의 숲에서 도망쳐 나와, 정의 연합의 일원과 은밀히 접선할 방법을 말해주면 이 게임은 끝을 보게 될 것이다.

 

 가끔, 레건을 정겨운 눈동자로 바라보곤 했지만, 암고양이는 자신에게 앞발을 휘두르는 방해자의 공격을 피하며 더 강하게 붕괴를 일으켰다. 곧 레건이 날뛰며 답답해했다.

 

 암고양이는 여러 영혼돌의 힘으로 레건을 제압해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었다. 결국 사랑을 얻어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기에, 직접적으로 적대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레건은 낯선 고양이로 보이는 암고양이를 저지하려 했지만, 상대는 여러 영혼돌의 소유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모든 축복을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 레건은 황제의 열매를 먹고 약해져 있었다.

 

 “누군가 네게 악마를 처방했구나.”

 

 암고양이가 말했다. 곧 속도로도, 파괴력으로도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걸 받아드린 검푸른 고양이가 가만히 숨을 골랐다.

 

 *

 

 예언가 쥐는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제는 그토록 공들였던 세계를 복구하지 않고 무너뜨리며, 그저 침입자의 말을 검열하는 데 모든 힘을 쏟았다. 더는 샤크투스의 동생에게 짝을 만날 기회를 선사하지 못하지만, 침입자가 너무 강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둘러대면 될 것이다.

 

 “이렇게 버리긴 조금 아깝지만.”

 

 옆에 있던 조수는 ‘알았으니 너도 좀 거들어’라는 듯한 불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곧 꿈속 세계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부서진 공간은 투명한 크리스털처럼 빛을 왜곡하고 있었다.

 

 암고양이는 망연자실한 검푸른 고양이에게 다가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과거에 대성당에서 본 녀석과 달라진, 레건이 다른 고양이처럼 느껴졌다.

 

 아무 말도 전하지 못한 체, 세계가 거의 붕괴하였다. 초조함이 암고양이의 털가죽에 흘렀다. 털빛에서 검은 물결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검푸른 고양이가 암고양이를 바라보자, 그녀는 입을 열어 사랑을 이룰 비밀을 말해주었다.

 

 하지만 적대감이 가득한 눈빛만 받아낼 수 있었다. 두 번을 더 반복해도 효과가 없었고, 둘만의 세계는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직전에 도달했다.

 

 “안 들리는 거야?”

 

 떨리는 앞발로 바닥에 별을 새기고, 인간의 방식대로 별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를 그렸다.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까. 레건은 낙서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소중한 시간을 더 허비해서야, 레건의 적대감 넘치던 눈빛이 사라졌다.

 

 쥐들이 덮어씌운 낯선 고양이의 모습이 사라지고, 원래의 붉은 털이 흩날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레건은 충격에 빠졌고, 때는 늦었다.

 

 “바보스러운 네가 쥐들을 끌어오니까. 되게 힘드네. 그 어떤 영혼돌의 힘도 우리의 꿈속 세계를 수리할 순 없을 거야.”

 

 아직도 말이 닿지 않음을 깨달은 암고양이는 가벼운 욕설을 내뱉었고, 화살표에 눈물이 적셔졌다. 레건도 자신의 실수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것임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붉은 별을 바라봐. 나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널 구할 거라는 걸 기억하면서.”

 

 *

 

 마침내 힘이 들어간 근육이 꿈틀거렸다, 완벽한 공황 상태에서 벗어난 레건은 아무런 희망 없이 미래를 바라보았다. 어쩌다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지 모르는 만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몰랐다. 정말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왜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을까.

 

 “그거 먹으면 안 돼요!”

 

 “내가 방금 몇 개를 먹었는지. 세어 줄 수 있나?”

 

 “8개나 드셨네요.”

 

 작은 미소 아래, 은자수를 새긴 드레스가 흩날렸다. 레건은 녀석이 누군지 정확하게 알아보지 못했지만, 부정확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런 약은 갑자기 끊는 게 불가능해. 점차 줄여나가야 돼지. 도대체 누가 내게 악마를 처방했는지는 몰라도.” “4개 더 드셨어요!”

 

 횡설수설하는 사이, 황제의 열매 4개가 레건의 입속으로 사라졌고, 앞발에는 검은 물이 들었다. 일단 검푸른 고양이는 보이는 대로 검은 열매를 짓밟아 터트렸다. 격한 행동에 깜짝 놀란 예언가 쥐가 샤크투스의 동생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열매를 40개 정도 확보해줘. 이 망할 환각 증상에서 벗어나려면 그게 필요해”

 

 “독을 독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요?”

 

 “약은 너무 많이 먹어도, 너무 빠르게 그만두어도 죽게 돼 있어.”

 

 예언가 쥐가 레건을 믿지 못하는 듯이 바라보았다. 다른 쥐들이라면 샤크투스의 동생에 대해 의심을 하는 것이 매우 큰 죄악이라 생각했지만, 예언가 쥐는 레건이 샤크투스와 일절 관련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예언가 쥐와 귀족 쥐가 모두 물러나자, 레건은 황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동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젯밤 암고양이와 만났던 순간이 떠올랐고, 왜 자신의 짝이 꿈속 세계를 부숴버리러 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를 이해하려 꿈속 이야기를 끝없이 되새겼지만, 의문이 끊기질 않았다.

 

 고민에 압도당해 고개를 떨구었고, 다시 동쪽 하늘을 향해 머리를 세웠다. 붉은 번개가 희미하게 치직거리고 있었다. 하늘을 바라본 지 시간이 조금 지나자, 레건은 암고양이가 그린 낙서를 기억해냈다.

 

 곧 태양처럼 강렬한 빛이 어둠의 숲의 구름을 뚫고 나왔을 때, 레건에게 태양은 그저 태양이었다. 그러나 빛나는 천체를 본 적이 없는 쥐들은 비명을 질렀다.

 

 다시 붉은 태양을 바라보았을 때, 레건은 누가 자신을 부르는지 알 수 있었다. 불꽃 능력자가 기꺼이 태양보다 강력하고, 안개에 흐려지지 않는 별을 만든 것이다. 레건은 암고양이가 그린 별과 화살표를 되새겼다. 로제가 만든 붉은 별을 향하는 화살표였다.

 

 이 모든 사고의 과정에서, 레건은 무의식적으로 별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레이저 포인터에 홀려버린 다른 고양이들처럼, 한 치의 의심 없이 본능에 따라 붉은 점의 역할을 하는 별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쥐들이 몰려들어 별과 검푸른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뒤쪽에 무리를 이룬 쥐들은 햇빛도 별도 빛나지 못하는 곳에 일어난 기적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저들은 샤크투스의 동생이 동쪽으로 떠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거대한 군중이 레건의 뒤에 모이자, 침묵은 깨지고 함성이 일었다.

 

 “샤크 투스 만세!”

 “샤크 투스 만세!”

 “샤크 투스 만세!”

 

 몇몇 쥐들은 기적과 관련된 소식을 가지고 도시로 돌아갔고,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추종자의 수는 점차 줄었다. 마침내 레건이 구해주었고, 그를 구했었던 쥐 한 마리만이 남아 레건의 등에 올라탔다. 작은 몸집만 한 작은 지도를 펼치며, 탐험가 쥐는 현재 지점에 X자 표시를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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