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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죽지마, 첫사랑
작가 : 꿀꿀구냥
작품등록일 : 2022.2.12

“12년 전 그 사고는 단순한 가스누출이 아니었어요. 그분은 살아남으려고 이름도 버렸지.” 나의 첫 짝사랑 서채우와 12년만 만에 고소인과 피고소인으로 마주쳤다. 죽은 줄 알았던 서채우는 다른 이름, 인격으로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있었다. 그런데 처음 들은 말이 “반가워” 가 아닌 “고소취하 할 생각 없어요” 라니.
내추럴 본 흙수저 기자인 내가 대기업의 비위사실을 폭로해버렸다. 천문학적인 명예훼손 비용을 대고 파산하기 일보직전! 서채우 아니, 서채우라는 이름을 지워버린 유도혁이 내려준 동아줄 하나. 고소 취하하려면 그의 사무실에 인턴으로 위장취업해 우호적인 기사를 써야 한단다. 온갖 궂은 일을 감당 하던 어느날 누군가 나에게 은밀한 실체를 털어놓는다. 보도자료를 내려는 그날, 세상이 시끄러워진다. GLOS 기업 재계 2세의 약혼자가 발표된다? 그리고 그게 나? 입막음 스케일도 장난 아닌 이 남자. 서채우, 너는 어디까지가 진짜인거야?

 
4화. 그애와 닮은 그사람
작성일 : 22-02-12 02:55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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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그애와 닮은 그 사람

 

 구치소에 앉아 있으니 그렇게 밖에서 잘 가던 시간이 일분 일초가 늦게 간다.

 아 핸드폰에 뺏겨서 그런가.

 핸드폰이 있으면

 이렇게 어이없는 상황에서도 유튜브 보고 문자도 하고 그럴까?

 그보다도 얼마나 많은 전화가 왔을까?

 

 엄마랑 아빠는 아마 실종신고를 했을지도 몰라.

 전 동기가 사고 쳐서 똥줄 탈 승민 오빠도 생각이 난다

 .그 오빠는 후회하겠지?

 이런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 한 걸.

 아니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할까?

 

 내가 얼마나 겁 없이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른거지?

 오늘이 지나면,

 그래서 협의할 돈도 없고, 아니 어쩌면 협의도 안 되고 해서 감방 들어간다고 치자.

 5년. 그래 시간 빨리 가겠지.

 그런데 사회 나오면 서른 다섯에 어디 취업할 수도 없게 빨간 줄이 그어져 있겠지.

 어디 저 멀리 지방 주변에서 아르바이트나 하며 살아나가야 하나.

 이렇게 살자고 대출 없는 대출 당겨서 대학도 가고,

  취업 자소서도 100개나 넘게 써서 내고

 회사 선배가 갈궈도 방실방실 잘도 웃어주고 그랬는데?

 

 난방을 안 되서 냉기가 올라오는 구치소 바닥 구석에 앉는다.

  행여 누구라도 날 볼까, 신경 쓸까 싶어서 더 구석으로 들어가 쭈그렸다.

 가만히 앉아 있으니 별별 사람들이 들어왔다가 나갔다.

  웅얼거리는 시끄러운 외부 배경음악이 되어서 다시 구치소 창안으로 들어온다.

 간혹 씨발 씨발 욕도 들린다.

 

 <조용히 해! 지금 당신 같은 사람들 목소리 키울 수 있는 곳인 줄 알아!>

 

 윽박지르는 소리와 또한 간혹 아주 먼 곳에서 민원을 처리하는 소리가 들린다.

 젠장.

  아무것도 없으니까 남의 이야기가 더 날카롭게 잘 들린다.

 아까 압수당한 핸드폰이라도 있었으면

 고개를 처박고 아무것도 관심 없는 척 할 텐데 그게 잘 안된다.

 표정 하나 짓는 것도 근육의 움직임이 하나하나 다 느껴진다.

 누군가와 우연히 눈이라도 마주칠 것 같아 무섭다.

 그래, 어쩔 수 없다면 차라리 불쌍하게 라도 보이자.

 뭔가 잘못된 일에 연루된 운이 없는 사람처럼.

 

 할 일이 없으니 분 초마다 시계를 보는 데 문득 며칠 전 일이 떠올랐다.

 엄마한테 핸드폰 요금으로 14만 5천 원 내달라고 했는데 먹고 죽으려 해도 돈이 없다고 그랬었다.

 엄마도 파산신청을 해놓은 상태라서 현금 14만 5천 원이 없으면 진짜 돈이 없는 것이다.

 아니 설사 있었어도,

 돈 벌고 있는 딸이 카드깡하고 있다가 그것마저 막혔는 줄은 몰랐을 거야.

 

 그래서 나이 서른에 엄마한테 돈을 빌리지 못해서 분해서 공원으로 뛰쳐 나왔었다.

 막상 나왔는데 주머니에 현금도 없었다.

 있는 것이라곤 카드값 못 내서 정지 당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는 카드 한 장과 핸드폰.

 통화목록에 가장 많이 찍힌 사람이 위에서부터 민주 그리고 승민 오빠.

 민주를 불렀다.

 그리고 나서도 아주아주 오래 있다가 마지못해 돈 꿔달라는 이야기를 꺼냈었다.

 

 -야 내가 진짜 이 정도로 한심해서 너한테 이런 말까지 하는 거 정말 미안해.

 -미안해하지 마, 나도 너한테 언젠가 돈 달라고 할 거야.

  너 나중에 멋진 기자 되어 잘 나가면 풀빌라 빌려달라고 할 거야

  와인파티 니가 돈 다 내라고 할 거야.

  그냥 돈 이야기가 말이 미안하면 그냥 녹차라떼먹자 그래 그럼 알아들을게.

  얼마 필요한데?

 

 -14만 5천 원.

 -그러면 일단 20만 원, 맛있게 마시고 나중에 나도 사줘

 

 이제 5만 5천 원 남았네.

 그러고 보니까.

 그래도 현금이 있는 게 다행인 건가.

 적어도 징역 살고 나오면 걸어서 집에 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녹차라떼 생각하니 갑자기 배고프다.

 시계 보니 한시인데,

 여기는 밥 같은 거 배식 안 해주겠지?

 

 - 혹시 여기 식사는 주시나요?

 

 드디어 외부를 향한 내 첫 인사말이 머쓱하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누구한테 이야기 한 거니 나 지금.

 내 목소리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책상에 앉아 있는 남자가 대답한다.

 

 -조금 있으면 나와요.

 

  나오는 밥을 보니

 건더기가 별로 없어서 하얗게 멀건 미역국과 쌀밥,

 그리고 한눈에 봐도 기성품인 완자 전, 김치, 버섯볶음이다.

 그래도 어쨌든 반찬이 3종이나 있는 밥을 주네.

 국도 있고. 진짜 죄짓고 구치소에서 살고 싶다는 인터넷 루머가 거짓말은 아니네.

 심지어 간도 잘 맞는다.정신없이 밥과 반찬을 욱여넣었더니 잠이 왔다.

 혈압만 오른 게 아니라 혈당도 올랐나.

 이렇게 이런 상황인데 잠이 오다니 하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 때 였다.

 명확하게 잘 들린 건 아니었으나 어떤 발걸음 소리가 분명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한 명은 아까 나한테 밥 나온다고 말한 남자였다.

 그 남자가 다른 남자를 에스코트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장년 남자였다.

 막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의 키는 아니었지만,

 검은색 옷 안에 감춰진 다부진 어깨나 날씬한 체형.

 아무나 함부로 대할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한번 힐끗 봤는데 진짜 목적지가 나였는지 내 앞에 멈춰섰다.

 

 -안녕하세요. 그로스 선임 변호사 김희재입니다. 홍여빈씨죠?

 

 -아.. 네 저 홍여빈 홍..

 

 맙소사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목구멍에 턱 막혀서 튀어나오려고 했던 말은

 

 <제가 정말 몰라서 그랬어요.

 제가 회사 들어 온지 얼마 안 되는 인턴이라서

  세상 물정 모르고 큰 건수만 터트리면 되는 줄 알았어요. >

 

 였는데 내 마음을 읽었는지

 

 -불필요한 말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기자셨죠?

 

 -네…. 지금은 아니지만요….

 

 -네 알고 있습니다. 3개월 인턴 수습기자 중이셨죠.

  그러다가 취재원 정보를 통해 알게 된 기밀을

  확인 없이 특종이라고 저희 쪽 보도를 쓰시게 된 모양입니다.

 

 -아 제가 실수로. 쓰긴 한 건데 이게 이렇게 문제가 되는지 몰랐어요.

 

 -아, 모르고 쓰시면 안 되는 건이긴 하셨습니다.

  법 모르는 사람 겁주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런 일은 우리 회사 내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서요.

  기사가 터지자마자 퍼펙트데이 측에서 우리와의 독점 계약 이야기를 없던 것으로 했습니다.

  오히려 가격정보까지 다 노출되어서요….

  그 이후 이야기도 사실 회사 외부 사람인 홍여빈씨에게 더 계속 제가 이야기할 건 아닌 것 같고요.

  사회 초년생이시라죠?

 

 - 네…. 그래서 모르고…. 정규직 되고 싶어서요. 사정 좀 봐주세요.

 

 - 아, 여빈씨에게 저희 쪽 사정 이야기가 조금 불충분 했나 봅니다.

 

 갑자기 목이 탄다.

 나 이해력도 달려서 한 번에 알아듣기 힘들 수 있는데,

 과연 잘 알아듣고 대꾸나 할 수 있을까?

 

  -저희는 이 사업에 무려 10년을 투자해왔고

  사업 파트너를 만나서 협상 진행한 것은 2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사업 파트너와 술도 먹구요. 밥도 먹구요.

  밤샘도 몇 명이, 아니 몇 팀이 붙어서 사활을 걸고 일을 하고요 .

  미국의 유일한 유통망인 퍼펙트데이 쪽과의 업무를 진행하게 하기 위해서 했던 노력이,

  여빈씨의 정규직 붙는 노력 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 것 같은데요.

 

 -그럼 저 이제 이대로 감옥 가나요?

 

 -죄지은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죠.

 

 그때 갑자기 약이 올랐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큰 형국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도 그냥 형사 재판받고 죄인되는 거 보다

 그로스 변호사를 만나게 된 김에 말이라는 거라도 해봐야 할 것 같아서.

 

 -그런데 형사 재판받고,

  피의자 신분 전환되어 그냥 형 살면 되는데 변호사님이 직접 오신 거네요.

  저랑 합의할 게 있어서 오신 건 아닌가요?

  대기업 그로스인데 딱 봐도 저 같은 거에 손해 본 금액 전부다 합의 보실 생각은 아니신 거고 왜 오셨어요?

 

 순간 무시무시한 정적이 흘렀다.

 이거 나만 느끼고 있는 거 아니지?

 아까 들었던 웅얼거림도 다 없어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모두가 갑자기 내 이야기를 듣는 건가?

 

 -기사 쓴 거 처럼 무모하기도 하지만 모험도 즐기시는 분 같군요.

  네 제가 여기 그냥 올 일은 없겠죠. 아마도.

 

 - 저희 그로스 오너께서

  직접 가해자 만나서 이야기 들으시고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해결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왔습니다.

  담당 형사님한테는 말씀드렸고요.

 

 아까 그 담당 형사가 제 때 맞춰서 다가온다.

 

 - 홍여빈씨 일단은 임시석방으로 출소하시겠습니다.

  고소장이 접수되었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으나

  현재 피해자 쪽에서 합의 협상을 원하셔서요.

  일단은 오늘 이렇게 출소하시게 되십니다.

  합의가 진행되는 상황에 맞춰서 우리 경찰 쪽에서는 다시 관여할지는 여부가 결정됩니다.

 

 진짜 얼떨결에 그 변호사라는 남자, 김희재를 따라서 나섰다.

 진짜 변호사 맞는 거지?

 나 이렇게 따라가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찰나 또 그가 내 생각을 읽었다.

 

 -신변에는 별일 없을 겁니다. 따로 차량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내가 인상 깊게 자주 봤던 영화,

 리뷰까지 따로 퍼 날랐던 신세계에서 봤던 것처럼

 검은색 세단에 어깨들이 막 나와서 나를 겁주고….

 아니 진짜 황천 보낼 거라고 순간 겁먹었는데 경

 찰서 정문에 대기하는 차를 보니 대형 세단이 아닌 승합차였다.

 

 -저희 어디로 가나요?

 

 -피해자한테 갑니다.

 

 승합차에 변호사, 기사, 그리고 감시하려고 붙여놓은 사람 한 명 그리고 나 총 네 명이 타고 있었다.

  그리고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그로스 본사라면

 여기 경찰서에서 차로 20분 거리인데,

 그곳이 아닌 것 같은 길을 지금 가고 있다.

 벌써 삼십 분 째, 차는 올림픽 대로 위에 올라서 있다.

 

 -여기는 그로스 본사가 아닌 거 같은데요?

 

 -저는 본사 간다고 말하지 않았는데요.

 

 설마 나 진짜 묻으러 가나….

 벌써 차는 요금소를 지나쳐 버렸다.

 구리 방향인 거 같은데….

 저 지금 말 안 해주시면 차 안에서 이상행동 할 수도 있어요

 

 -아 여빈씨 생각보다 저희에 대한 신뢰가 없으시군요.

 경찰서에서 꺼내드리기까지 했는데,

 저희 양평으로 갑니다.

 피해자가 있는 곳으로.

 회사 법인차량으로 모시지 않는 것은 남의 눈에 띄지 말라는 각별한 분부가 있으셨기 때문이고요.

 설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희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

 뭐 신체 포기 각서를 쓰라는 걸까 .

 온갖 상상의 나래에 몸을 맡기면서

 혹은 유사시에 내가 나를 보호할 뭔가 있을까?

 승합차 이곳저곳을 뒤지고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차는 아담한 저택 앞에서 멈춰섰다.

  피해자라면 분명 임원일 텐데..

 자동문이 열리고 단정하게 정리된 잔디밭을 지나니 아래쪽으로 열린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분명 밖에서 봤을 때는 평범한 2층 양옥집이었는데

 아래로 가니 화강암으로 깊숙이 파 내려갔지만

 창을 크게 두어 밖의 빛도 다 들어오는 굉장히 놀라운 디자인의 집이었다.

 이제 신변 보호가 아니라 집구경으로 눈이 돌아갔을 그때 였다.

 

 -모셔 왔습니다.

 

 -고생했습니다. 홍여빈씨.

 

 순간 눈빛이 엉겨 붙었다.

  낯선 공기가 순간에 어디서 많이 봤던 뿌연 연기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많이 지나도 나는 알아볼 수 있었다.

 여전히 하얀 얼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던 다갈색 밝은 머리.

 무엇보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싸우다 다쳐서 살짝 들어갔다던 그 높은 매부리코.

 내가 마주친 사람은 처음 본 사람이 아니었다.

 

 <서채우>

 

 -너 서채우… 혹시 서채우 아닌가요?

 

 -여빈씨 잘못 아셨습니다.

 이분은 지금 부르신 그 서채우씨가 아니라

 유도혁 그로스 전략기획본부장님이십니다.

 

 김변이 끼어든다.

 그때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유도혁입니다. 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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