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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죽지마, 첫사랑
작가 : 꿀꿀구냥
작품등록일 : 2022.2.12

“12년 전 그 사고는 단순한 가스누출이 아니었어요. 그분은 살아남으려고 이름도 버렸지.” 나의 첫 짝사랑 서채우와 12년만 만에 고소인과 피고소인으로 마주쳤다. 죽은 줄 알았던 서채우는 다른 이름, 인격으로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있었다. 그런데 처음 들은 말이 “반가워” 가 아닌 “고소취하 할 생각 없어요” 라니.
내추럴 본 흙수저 기자인 내가 대기업의 비위사실을 폭로해버렸다. 천문학적인 명예훼손 비용을 대고 파산하기 일보직전! 서채우 아니, 서채우라는 이름을 지워버린 유도혁이 내려준 동아줄 하나. 고소 취하하려면 그의 사무실에 인턴으로 위장취업해 우호적인 기사를 써야 한단다. 온갖 궂은 일을 감당 하던 어느날 누군가 나에게 은밀한 실체를 털어놓는다. 보도자료를 내려는 그날, 세상이 시끄러워진다. GLOS 기업 재계 2세의 약혼자가 발표된다? 그리고 그게 나? 입막음 스케일도 장난 아닌 이 남자. 서채우, 너는 어디까지가 진짜인거야?

 
3화. 벼량끝에 사고치다
작성일 : 22-02-12 02:52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5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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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벼랑끝에 사고치다

 

 엄청나거든…. 그걸 한 번에 말하면…. 네가 나 다시 안만나 줄 거잖아.

 

 이게 무슨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이 오빠가 술 취해서 나를 다른 여자로 잘못 생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내가 너무 지금 항마력이 약해서 뭐든 나를 좋아하는 말로 잘못 들리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 오빠가 나한테 연모의 정이라는 걸 키워왔다면 이런 이상한 소리를 듣기 전에 내가 이미 알아서 처신했겠지

 

 - 뭐야 잘 나간다고 나 놀리는 거야? 진짜 대단한 걸 숨긴다고 고생한다. 이상한 소리 할 거면 나 이렇게 못 나와

 

 일어서려는 순간 승민 오빠가 나에게 명함을 건낸다

 그가 건넨 명함 한 장에 적힌 이름

 

 <한성실업 김선재 차장>

 

 - 한성기업이라면 그로스의 하청 기업 아니야? 그런데 왜 사람이랑 컨텍해야해?

 

 - 그로스가 대체 단백질에 몇조를 투자해. 미국 퍼펙트데이 알지? 거기랑 이번에 새 작업 시작했어.

  그렇지만 이 정보는 지금 터트려서는 안 돼. 취재원이 나한테 신신당부했어. 절대 절대 지금이 아니라고.

  그로스에서 정보 엠바고 풀겠다고 그때 쓰라고 말했었거든.

  물론 대형사 기자들한테만. 대형사 기자들이 그거 풀어내면, 네가 가지고 있다고 후속기사를 더 멋지게 써.

  이 김선재 차장이 디테일을 채워줄 거야.

 

 얼어붙어 있는 내게 마치 그는 하나도 취하지 않은 것처럼 또박또박 말했다.

 

 -계산은 내가 할게.

 

 그때 승민 오빠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그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 이게 잘 되면 은혜 갚으려고 밥도 쏠 거 아니야 그치?

  어쨌든 좋네. 마침 모든 게 타이밍이 맞아 퇴사도 하고, 이렇게 너한테 도움도 줄 수 있게 되고.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까 오빠는 내 두 팔을 잡고 흔들었다.

 

 -아씨 너 왜 나랑 같은 회사 들어왔어.

 

 -오빠 미안. 내가 도움만 많이 받고 오빠 고백 한 번 제대로 못 들어주네 정말 미안.

 

 오빠한테는 솔직히 미안하지만, 남자로 느껴진 적이 없다.

 뭐 며칠이야 오빠가 나한테 티 안 나게 언제부터 날 좋아했는지 궁금해져서 싱숭생숭하겠지.

  그렇지만 그의 고백을 들여다보는 일은 조금 늦게 시작할 것 같다.

 지금은 내 해고를 막아줄 기사가 먼저니까.

 한성재 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굵은 저음의 힘이 없는 목소리.

  내가 전화하기 힘든 타이밍에 전화한 것 같다.

 

 -아. 박기자님이 퇴사했다고요?

  지금 그 사업이야기 못해요. 뭐 좀 복잡하게 꼬여서...

  관련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거 같은데요…

  저 지금 그걸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됐어요. 그러니까 나중에요 나중에.

 

 뭔가 급한 것이 아니면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는 목소리.

 맥이 탁 풀렸다.

 딱히 어떤 성과도 없이 이야기가 끝났다.

 

 오빠 말이 맞다.

  몇조가 걸려있는 대기업 신규사업 진행은 주주들에게, 그리고 미래의 투자자들에게도 큰 이슈이다.

 그리고 미국 최대 유통플랫폼 퍼펙트데이가 해외에서 사업파트너를 고른다면, 그리고 아직 완전히 계약 전이라면 더더욱 은밀하고 철저하게 진행할터.

 

 그렇다.

 아직 아무것도 나온 것이 없다.

 그런데 나에게도 야속하게 남은 시간이 정말 없다.

 오늘까지가 마감이다.

 그리고 이밤이 지나면 내일, 혹은 그 다음밤에도 기사를 쓸 수 있을거라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현금서비스를 갚을 수 있을지도. 그래서 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자 한번 고민해보자.

 어차피 우리회사 총 직원 대략 20명의 작은 월간지다.

 그 말은 내가 저질러 놓은 폐급의 기사들도 데스크 손을 타고 잘 교열되어 일부 돈을 낸 회원사들하고만 공유된다는 이야기다.

 이 회사들이 필요한건 경쟁사와 고객사, 사업동향 정보정도의 기사다.

 그러니 내가 한두달 빨리 기사를 낸다고, 아니 어차피 정확하게 모든 내용을 다 쓰는것도 아니고 큰 틀에서만 쓴다면 이게 문제가 될까.

 한달 후에 터져야 할 일이 오늘 내 손으로 작성되는게 문제 일까?

 아니면 오늘 내게 내려온 이 마지막 동아줄 마저 잡지 않고 버티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

 고민할 시간이 없다. 이런 고민에 젖어있는 이 밤이 지나면 나는 회사에서 쫓겨나야 한다.

 고민을 해도 오늘 답은 이것이다. 그래 나는 오늘 밝히리라. 대기업 그로스의 비밀을!

 

 <그로스, 미국 시총 일위 퍼펙트데이와 손잡고 신규사업에 투자한다!>

 

 아침이 되었다.

 기사를 송고한 뒤에 사장이 불렀다.

 가보니 상무도 함께였다.

 나도 모르게 한껏 긴장되었다.

 무슨 말을 할까? 사장과 상무가 둘이나 나를 부르고.

 

 -배고프네! 피자 좀 사주지

 

 -네?

 

 -응 여빈씨 치킨도 같이 살 거지?

  왜 그렇게 멍한 얼굴로 있어.

  이번에 잘했다는 이야기야. 완전 민둥민둥한 샌님인 줄 알았는데 어디서 이런 대박을 물었어.

 

 -이제 좀 회원사 볼 면목이 있겠네요.

  언제나 본인들 홍보팀 보도자료 붙여넣은 것 같은 글을 돈 주고 받으라고 할 순 없잖아.

 

 휴 다행이다.

 뭐 어차피 날 기사 먼저 난 건데 어쩌랴.

 사장과 상무가 따로 불러 저렇게 좋아하다니.

 나는 기분이 좋아져 피자와 치킨을 기꺼이 샀다. 기사가 송고되고 월간지가 나갔다.

 

 그리고 며칠 후에 우연히 본 네이트 기사 경제면

 

 <그로스 기업, 미국 시총 기업 퍼펙트데이와 독점 계약 파기 >

 

 어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데?지금 거의 다 협의가 된 거로 알고 있는데?급히 다른 기사를 클릭해본다.

 

 <그로스 기업, 미국시청 기업 퍼펙트데이와 독점 계약 진행되던 중 단가 외부 유출로 인한 독점 계약 파기인 것으로 알려져>

 

 어디야? 헉 한문화 신문? 여기 대형지 신문인데?

 

 핸드폰이 울린다.

  승민오빠다.

  왠지 받으면 안 될 거 같은데.. 손이 무의식적으로 전화를 받아 버렸다.

 

 - 여빈이 너 혹시 그거 기사로 써서 낸 거야? 한 차장 이야기 듣고 썼어?

  아 그게 저기 한 차장이 전화를 안 받길래...

  지금 난리 난거 같은데 걱정이다. 네 기사에 얼마에 네고 진행했는지도 나오네?

  워낙 큰 건이라 월간 기사 넘어가자마자 특종 기사화 되고….

  퍼펙트데이가 파트너사 신뢰를 못 하겠다고 했나봐. 여빈아 내 말 듣고 있니?

 

 순간 모든 세상이 하얗게 사라졌다.

 몇 시간 후 초조한 마음으로 모니터를 보는데 새로운 기사가 떴다.

 이번에는 공중파 뉴스다.

 

 <퍼펙트데이- 그로스와 독점 공동사업 없던 일로…. 그로스 대체 단백질 개발 사업에 차질 빚나>

 

 갑자기 모골이 송연해진다.

 도망 가고 싶어진다. 어디로 가야하지? 집으로 가야 하나.

 

 나는 정말 재수가 없어.

 왜 일개 작은 월간지 기자가 쓴 글이 대형 포털 메인에 올라가 있어?

 갑자기 퍼펙트 데이는 공들인 그로스와 공동사업을 왜 그렇게 쉽게 취소한 거지?

 

 다시 한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전화를 걸자마자 다짜고짜 욕지거리가 날아온다.

 

 -당신이야? 키미스 기자인지 뭔지? 당신 미쳤어?

  아니 사업기밀이고 아직 확정도 안 지어진 일 한 달 후에 두고 보고 다시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왜 일을 망쳐?

  당신 때문에 다 망했어.

  원가 가격까지 공개돼버려서 우리 업체 안 쓰겠데 그로스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홍여빈 아니면 골로 간다.

 

  - 아니 그로스랑 퍼펙트데이는 왜 같이 일 안 한다는 겁니까?

 

 - 아니 씨발.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어쨌든 거기 틀어지고 그로스도 우리 비밀 발설했냐고 물어보고 우리랑 다시는 계약 안 한다고 하고,

  손해배상 청구하고 나 정신없어.

  당신 같은 기레기 상대할 시간 없다고 끊으라고!

 

 뚝.

 현기증은 보통 머리로만 오는 거지?

 왜 그런데 갑자기 온 근육이 어지러운 느낌이 나는 거지?

  책상에 머리를 박고 가만히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홍여빈 기자님 되시죠?

 

 -… 그런데요 누구시죠?

 

 -강동구 경찰청입니다. 허위 사실 기재 및 유포로 인한 고소장이 접수되어서요. 서에 와주셔야겠습니다.

 

 나처럼 사건의 내막을 모른 채, 아니 알려고 한 적도 없었겠지만,

 기사를 그대로 내버린 상무와 사장도 뒤늦게 달려들어 자초지종을 묻는데 어떻게 대답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사실관계 확인하고 오겠다고 나가는데 그 뒤통수에

 

 -다시 들어올 필요 없어. 여빈씨 지금 이 순간부터 해고야!

 

 라고 했던 말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아, 한마디 더.

 

 -그러니까 처음부터 잘랐어야 했는데!!!

 

 머리가 띵해진다.

 세상에 한 번도 태어나서 경찰서가 목적지인 적은 없었다.

 누군가가 내 인생의 흠을 찾아 깊이 취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내 눈앞에 형사가 타이핑하면서 나를 취조한다.

 

 -홍여빈씨가 일주일 전에 송고한 기사요.지금 허위기사라고 그로스 쪽에서 고소했어요.

 

 눈을 돌려 담당 형사의 모니터를 힘을 주어 바라봤다.

 글씨가 일렁거렸다가 똑바로 눈에 밖힌다.

 

 <고소 사실>

 피고소인은 아직 완벽한 협상이 체결되지 않은 계약 파트너와의 관계 등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자의로 언론을 통해 공개,

 해당 언론의 노출로 인한 계약 파트너와의 협상 결렬 등 경제적 손해액이 천문학적인 금액에 이르는 바,

  형법 314조에 규정된 허위사실 유포죄 중 업무방해죄로 고소합니다.

 

 - 저 만약에 고소당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뭐 형 살고 나오겠죠? 보통 이런 건은 징역 5년이나 천오백만 원이니까?

 

 -왜 회사로 소송하지 않고 저한테 직접 고소장이 날아온 거죠?

 

 -키미스는 여빈씨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증거를 제출했어요.

 

 헐. 이게 뭐야.

 키미스에서 보낸 내용증명서에는 내 개인 정보가 홍여빈 전 인턴기자로 기재 되어있었다.

 

 - 서류에는 이미 일주일 전 해고한 사람이라고 뜨네요.

 

 형사가 덧붙였다. 뭐야 일주일전에 이미 해고라고 말한 날 진짜 해고처리를 한거야?

  그러니까 승민 오빠만 퇴사하고 나를 살려준 거라고 말한건 거짓이고,

 그냥 일단 해고 처리하고 새사람 고용할 때 까지 기사 정보 받을 건 받아먹으려고 한 거였어?

 정말 빌런은 여기 있는데.

 

 그리고 나는 지독하게 운이 없다.

 

 -계약관계가 해지된 채 여빈씨의 개인적으로 알게 된 취재원 정보를 여빈씨가 맘대로 노출 했다고 하던데요.

  아무튼 인사 계약이 해지된 날 이후의 정보를 도용한건 키미스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겠지만요.

  홍여빈씨가 운이 나쁜 걸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일단 잘못의 인과관계가 확실해서 말이죠.

  저쪽에서 먼저 취하하지 않는 이상 형 살아야지 뭐.

 

 아무런 도움도 없이 고립되어 버린 나.

 이 모든 사건의 결과를 정리해봤다.

 해고 위기 속에서 전전긍긍했던 이미 해고된 젊은 여자는 건드리면 안 되는 취재 정보를 얻게 되고,

 취재원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엠바고 기간에 정보를 월간지에 실었다.

 그리고 아주아주 운이 나쁘게도 대형지 기자의 눈에 띄어 연일 포털을 장식하는 메인 뉴스가 되었고,

 퍼펙트데이는 그로스와의 계약 체결을 목전에서 전면 무효화 시켰다.

 그로스에 원재료를 납품하던 한성기업도 그로스와의 계약이 파기가 되었다.

 그러니까 나 때문에.

 갑자기 이 일주일 사이에.

 

 

 다 줄여서 말하면 내가 내 팔자를 꼬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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