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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달을 걷는 마녀
작가 : 어린비
작품등록일 : 2022.2.8

연기력 하나는 끝내주는 조연 배우. '윤달' 첩보 액션 드라마 촬영 중, 옥상 낙하 장면을 찍다 그대로 추락사할 위기에 처한다. 그런 그녀 앞에 한 남자 아이가 나타나고, 그는 자신을 '신'이라 소개한다. 이대로 죽을 건지, 어느 가여운 사내를 구해주고 생을 이어갈 것인지 선택하라는데… 조건을 받아들인 달이 눈을 뜬 곳은 어느 지하 감옥. 그녀에게 다짜고짜 국왕을 살해했다는 자백을 하라면서 그녀를 '프림로즈 공주'라 칭한다. 그런데 이 이름… 낯설지 않다. 달이 읽었던 소설 <달을 걷는 마녀> 속 여주인공이 아니던가…! 그런 그녀를 구해주기 위해 나타난 한 남자, 마법사 휘 섀도우 공작. 혹시 이 남자가… 그 가여운 사내…? 이렇게 완벽한 남자 주인공이? 과연 윤달은 신이 내린 미션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4화. 죽어 마땅한 여자(4)
작성일 : 22-02-12 02:47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4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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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섀도우 가문이 존재하는 내내 결계 마법으로 지켜온 개인 사유지였다. 함부로 들어온 이상, ‘나 좀 죽여주세요.’ 하는 꼴밖에 안 됐다.

 

 아, 물론 예외는 있었다. 바로 이곳에 출입해도 좋다는 왕명이 떨어졌을 때. 하지만 이미 명령을 내릴 왕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놀드가 멋대로 병사들을 굴린 게 틀림없었다.

 

 “샅샅이 뒤져라! 도망쳤어도 분명 얼마 못 갔을 것이다!”

 

 그들을 뒤따라온 단장이 부하들에게 윽박질렀다. 혼자 말을 타고 온 게 영 꼴사나웠다. 단장과 먼 곳에 있는 병사들의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은근히 들렸다. 아무래도 부하들의 신임은 얻지 못한 사내인 것 같았다.

 

 ‘이제 이 남자가 나설 차례인가.’

 

 달이 내심 기대에 찬 눈으로 휘를 흘깃거렸다. 여기서 휘는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지형지물을 이용해 단숨에 저 병사들을 물리칠 것이다. 마법사이면서 마법 하나 사용하지 않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마법을 사용하고 나선 항상 그 흔적, 그러니까 일정 시간동안 잔력(殘力)이 남았다.

 

 마법사들은 지문처럼 저마다 고유의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 아데미 왕국 내 존재하는 모든 마법사들은 아데미 신전에 자신의 마력을 등록해야 했다. 그게 왕국의 법이었다.

 

 한 마디로 신관이 고유의 능력으로 마력을 판별하면, 해당 마법을 쓴 마법사를 구별해낼 수 있었다.

 

 “단장님! 여기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있습니다!”

 

 한 병사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의 말처럼 오는 내내 길을 트느라 해당 부분만 풀들이 밟혀 있었다.

 

 “그래? 내 확인해보지.”

 

 단장이 그제야 말에서 휘릭- 내렸다. 그의 종종걸음이 병사가 가리키는 곳을 향했다.

 

 괜히 달은 마음이 조급해져 휘의 소매를 당겼다. 그 역시 지금이 타이밍이라 생각했는지 몸을 들썩였다.

 

 하지만 그가 나서기도 전에 상황이 급변했다.

 

 쿵- 쿵-

 

 땅에서 갑자기 약한 진동이 느껴진 것이다.

 

 “뭐, 뭐야?”

 

 당황한 단장이 어중간한 자리에 멈췄다. 다른 병사들도 어리둥절해하며 하던 일을 멈췄다.

 

 쿵, 쿵, 쿵, 쿵-

 

 진동은 점차 빠르고 강한 떨림으로 바뀌어 그들 쪽으로 가까워져왔다. 모두의 눈길이 갈수록 거세지는 땅의 흔들림을 멀거니 쫓았다. 달도 그 중 하나였다.

 

 이건 마치 거대한 생명체가 전속력으로 뛰어오는 듯한…

 

 홱-

 

 무언가를 예감한 휘가 달을 아예 품에 끼고 다급히 몸을 낮췄다.

 

 “쿠와아악!”

 

 저 멀리서부터 괴물 하나가 괴성을 지르며 달려왔다. 병사들의 얼굴에 경악이 떠올랐다.

 

 “오, 오우거다!”

 

 휘의 어깨 너머로 광경을 목격한 달은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올 뻔한 비명을 틀어막았다.

 

 오우거라니… 원작에서도 마물과 싸우는 이야기가 종종 있긴 했다. 그렇기에 오우거가 사람을 날로 잡아먹는 흉포한 괴물이라는 것 정돈 알고 있었다.

 

 ‘소설에선 이런 장면이 없었는데.’

 

 개인 사유지, 그것도 실력만큼은 보증하는 마법사 휘가 부린 결계 마법이 작용하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 어떻게 마물이 나타난단 말인가. 게다가 아무리 머릿속에서 되짚어 봐도 원작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혼란의 틈에서 피어난 불안이 달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소설과 다르게 흘러갈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

 

 “다, 다들 정신 차리고 전투 준비를 해라!”

 

 단장이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병사들도 무기를 손에 단단히 쥐고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그것을 신호로 오우거는 멀리 뛰기를 하듯,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높이 떠오른 거대한 몸이 그나마 숲을 비추던 희미한 빛마저 가렸다.

 

 역광인 상태에서도 회까닥 뒤집어져 흰자위만 보이는 눈만은 형형하게 빛이 났다. 이윽고 괴물의 몸은 쏜살같이 지면을 향해 가까워졌다.

 

 “으… 으아아악!”

 

 이런 실전 경험이 별로 없었던 건지, 명령을 내린 단장이 그 누구보다 빨리 자리를 박차고 달려 나갔다. 애석하게도 그의 움직임이 채 끝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쿠우웅-

 

 오우거의 발이 안착한 곳이 하필이면 단장의 몸 위였기 때문이다. 휘가 재빨리 달의 눈을 손으로 가렸다. 어두컴컴한 시야 덕에 모든 소란이 더 적나라하게 들려왔다.

 

 콰직-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사방에 피가 튀었다. 사내는 단말마조차 지르지 못하고 한순간에 압사 당했다. 참으로 재수 없는 최후였다.

 

 “쿠르릉-”

 

 오우거가 숨을 몰아쉬며 제 자리에서 열띤 콧김을 내뿜었다. 병사들의 낯빛이 점차 하얗게 질려갔다. 아무리 실력이 없는 상관이었어도 그들의 대장이 눈앞에서 뭉개졌다. 전의를 상실하는 건 당연지사였다.

 

 “도, 도망치자!”

 

 누군가 용기 내어 한 말이 그것이었다. 병사들은 주춤거리다가 자신들이 왔던 곳으로 몸을 돌려 달렸다.

 

 “쿠오옥!”

 

 달려 나가는 인파가 오우거를 자극했다. 괴물은 다시금 몸을 날려 병사들을 향해 바위만한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질 한 번에 병사 셋이 나가 떨어졌다. 운이 좋으면 골절상, 운이 나쁘면 목이 꺾여 즉사였다.

 

 누군가가 부딪힌 나무는 우지끈 부러졌다. 초록빛이던 숲이 금방 붉게 물들었다. 죽음의 공포에 오합지졸의 사내들은 저들끼리 엉켜 넘어지고, 부딪혔다. 어떻게든 살려고 바닥을 기다 밟히는 자도 있었다.

 

 “으억!”

 “끄아악!”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들리는 건 죽기 직전의 비명과 간신히 살아남은 이들의 비명 뿐. 시체와 피 비린내가 레토 숲에 가득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도주에 성공하는 이가 있었다. 그들은 아마 이 상황을 아놀드에게 전할 것이다.

 

 ‘어째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달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이 모든 상황이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은 악몽처럼 느껴졌다.

 

 그런 그녀의 몸을 안은 손에 휘가 좀 더 힘을 주었다. 휘마저 없었다면 달은 진즉 까무러쳤을지 몰랐다. 윤달이 아닌 진짜 프림로즈 공주였다면 더더욱.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주위가 잠잠해졌다. 오우거의 거친 숨소리만 간간히 들려왔다.

 

 달은 휘의 손을 잡고 스르르 내렸다. 마른 침이 꿀꺽 넘어갔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은 차라리 눈을 감고 싶을 정도로 끔찍했다.

 

 “여기서 절대 움직이지 마십시오.”

 

 휘가 속삭이며 그녀를 놔주었다. 놀란 달이 이제 막 옆을 벗어나려는 휘의 소매를 붙잡았다.

 

 “뭐, 뭐하려구요?”

 “알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제 모르고 날뛴 곳이 어디인지.”

 

 덤덤한 금색 눈동자엔 일말의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굉장한 실력자라는 건 달 역시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다만…

 

 “안 돼요. 죽으면 어떡해요?”

 

 괴물의 광란을 실제로 목격하니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금방 나가떨어질 것 같았다. 덩치부터 격차가 크지 않은가. 여기서 그마저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심장을 조여 왔다.

 

 달이 절박하게 그의 소매를 붙잡고 놔주지 않자, 휘는 잠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의 걱정이 퍽 이해가 안 간다는 눈치였다.

 

 “글쎄요. 제가 죽을 리가…”

 

 문득 옮겨진 휘의 시선이 눈물 고인 달의 눈을 마주했다. 에메랄드를 그대로 박은 듯한 눈동자가 촉촉했다. 달의 입장에서도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 약속드리죠. 일각… 아니, 그보다 덜 걸릴 겁니다.”

 

 휘가 달의 손을 부드럽게 쥐었다. 이어 자신의 옷에서 떨어진 가녀린 손을 그녀에게 살며시 되돌려주었다.

 

 “절대. 움직이지 마셔야 합니다.”

 

 단단히 일러두는 말을 끝으로 휘가 자리에서 튀어나갔다. 아니, 저렇게 나가면 당연히 걸리지…! 달은 낭패감이 짙은 얼굴로 발을 동동 굴렀다.

 

 “크아앍!”

 

 오우거가 보란 듯이 휘를 향해 달려갔다. 휘는 괴물을 유인하는 것처럼 제한된 공간을 넓게 돌았다. 그러다 거리가 어느 정도 좁혀지자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검 중 하나를 주워들었다.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달은 제 눈을 의심했다.

 

 ‘설마… 그냥 검으로 죽이려고?’

 

 무모했다. 저 많은 장병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괴물이었다. 달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그냥 마법을 써!”

 

 괴물과 휘가 동시에 그녀를 쳐다봤다. 즉각 삐딱한 눈빛이 날아들었다. 달의 행동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휘의 눈빛이었다. 눈으로 혼이 난 달은 흠칫했다.

 

 오우거는 뛰던 걸 멈추고 잠시 머뭇거리다 달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아씨… 그냥 가만히 있을 걸.’

 

 달이 후회하며 우왕좌왕했다. 그러나 휘 쪽이 더 빨랐다.

 

 채앵- 삭-

 

 그는 속히 자세를 바짝 낮춰 오우거의 다리를 베어냈다. 살을 빠져나오는 검 날과 함께 핏방울이 흩뿌려졌다.

 

 “끄어어얽!”

 

 근육을 그대로 절단 낸 모양이었다. 오우거가 처참한 괴성을 지르며 바닥에 쿵- 쓰러졌다. 피에 젖은 흙먼지가 풀썩 날아올랐다.

 

 휘릭-

 

 곧장 나무 등걸을 밟고 날아오른 휘가 검을 거꾸로 들더니 창처럼 내리꽂았다. 검 끝이 오우거의 목을 힘 있게 쑤욱- 관통했다. 휘의 팔뚝에 힘줄이 돋아났다.

 

 “으얽… 억…”

 

 오우거가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그러나 휘의 공격엔 자비란 없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검을 시원하게 가로 긋기까지 했으니까.

 

 거대한 몸뚱어리가 바르르 떨리다가 이내 멈췄다. 그렇게나 기세를 부리던 괴물이 맞는 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흉악한 마물은 지금 건전지를 뺀 장난감처럼 그저 힘없이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단, 머리와 몸이 분리된 채로.

 

 “우욱… 웩…”

 

 지금껏 고비를 잘 견뎌왔던 달이 못내 헛구역질을 했다. 아까 먹은 육포가 신물과 함께 자꾸만 올라오려고 했다.

 

 휘는 아무렇지 않게 얼굴에 튄 피를 닦아냈다. 그러곤 들고 있던 검을 보며 혀를 찼다.

 

 “… 이런 무딘 칼을 차다니.”

 

 검을 잘 관리하는 것도 병사의 몫이었다. 언제, 어디서 검을 뽑을지 모르니까. 휘는 이게 단지 개인적인 게으름의 문제라고 생각지 않는 눈치였다.

 

 ‘썩었군.’

 

 휘는 씁쓸함을 뒤로 하고 고개를 들어 달을 바라보았다.

 

 “공주님. 어디 다치신 데는…”

 

 그의 동공이 삽시간에 커졌다.

 

 “공주님!”

 

 그가 자리를 박차고 뛰어왔다. 휘 답지 않은 긴박함에 달은 영문을 몰라 했다.

 

 “왜, 왜요?”

 

 어째 등골이 오싹해져 달이 휙- 뒤를 돌아보았다.

 

 “껠껠껠-”

 

 등 뒤에 있던 나무에서 무언가가 날쌔게 날아들었다. 바로 정면에서 보이는 얼굴에 달은 기절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름진 피부에 뾰족하고 커다란 귀. 지독한 생김새의 고블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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