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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반로국왕자 비름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11

대가야의 전신인 반로국에 관한 역사 판타지입니다. 조그만 반로국이 철을 이용하여 여러 나라와 해상무역으로 성장하여 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오래전 백제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이 있다는 기사를 접한 후 그보다 훨씬 빨리 제철기술이 뛰어났던 가야국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지고 이 글을 썼습니다. 가야의 여러나라들도 여러 다양한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은 있지만 역사적 자료가 극히 부족합니다. 하지만 금관가야의 왕비 허황후도 파사의 석탑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오래 전 가야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멀리, 그리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류를 했을 것이라는 작가의 개인적인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 글을 조심스럽게 써보았습니다.

 
하늘이 내려준 배필
작성일 : 22-02-11 20:42     조회 : 223     추천 : 1     분량 : 7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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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계곡에서 신녀들과 은방울이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고 있었다. 새들이 계곡 근처에 와서 요란하게 울어댔다.

 “이게 무슨 소리지?

 은방울이 새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왜 그러니?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데.”

 신녀 망초가 대답했다.

 “새들이 지저귀는게 보통 때랑은 달라요. 새들이 저쪽 구덩이에 뭔가 있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 우리 은방울은 새랑 사슴이랑도 이야기했었지. 그럼 일단 가보자.”

 신녀 망초가 말했다. 은방울과 신녀들은 옷을 입고 소리가 나는 수풀 쪽으로 가만히 다가갔다.

 그리고 움푹 꺼진 구덩이를 발견하고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아니? 아이가 빠져있네?”

 비름은 은방울과 여자들이 자신을 내려다보자 황급히 소리쳤다.

 “길을 잘못 들어서 멧돼지를 잡는 함정에 빠졌어요. 다리를 다쳤어요. 저를 좀 꺼내주세요.”

 은방울과 신녀들은 기다란 나뭇가지를 가져와서 비름이 함정에서 올라오도록 도와주었다.

 “고맙습니다.”

 비름은 인사를 마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고 말았다. 은방울이 비름에게 물을 가져다주었다. 점심때부터 해질녘까지 함정에 갇혀있던 비름은 목이 말랐던 참이라 바가지에 담긴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이곳 아이는 아닌 것 같은데, 어디서 왔느냐?”

 신녀 망초가 물었다.

 “저는 낙랑에서 온 뱀무상단을 따라온 일꾼입니다.”

 비름이 대답하자마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신녀들은 비름을 보고 킥킥 웃어댔다.

 은방울이 망개잎에 싼 주먹밥을 비름에게 주었다.

 “이것도 먹어.”

 “정말 고마워.”

 배가 고팠던 비름은 은방울이 내민 주먹밥을 아구아구 먹었다. 그 모습을 보던 은방울이 자신의 주먹밥을 하나 더 내밀었다. 비름은 너무 배가 고팠던 나머지 그것도 게눈감추듯 먹어치웠다.

 “곧 대신녀님 저녁을 차려드려야하니 우린 먼저 산사로 올라가겠다. 은방울이 이 아이에게 동네로 가는 길을 안내해주고 뒤따라오너라.”

 신녀 망초가 나뭇가지를 베어 지팡이를 만들어서 비름에게 주면서 은방울에게 말했다.

 은방울은 비름을 부축하여 마을 어귀로 데려다주면서 말했다.

 “이쪽으로 쭉 가면 아까 네가 지나왔던 야철소가 나와. 이제 혼자 갈 수 있지?”

 비름은 고마워서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하면서 말했다.

 “고마워. 난 비름이라고 해. 그런데 넌 이름이 뭐니?”

 “난 은방울이야. 계곡 위 산사에서 대신녀님을 모시고 신녀언니들과 함께 살고 있어.”

 “내년에도 이곳으로 올거야. 그때 또 만났으면 좋겠다.”

 두 사람의 모습을 멀리서 적화국 무사 쇠똥이 바라보고 있었다.

 ‘저놈은 적화국 사람이 아니군.’

 비름이 절뚝거리면서 야철소쪽으로 걸어가고 은방울이 돌아서 산사로 올라가자 쇠똥도 은방울의 뒤를 호위하듯 그림자처럼 멀찌감치 따라갔다. 무사 쇠똥이는 은방울을 무척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은방울이 산사로 들어가자 무사 쇠똥이는 얼굴에 빙긋 미소를 짓고 다시 조용히 산을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쇠똥이는 적화국 왕자 뚝갈의 처소로 가서 오늘 은방울에게 있었던 일들을 귓속말로 일러주었다.

 

 가시혜국 수장 장대의 집에서는 장대와 그의 부인인 여로가 앉아서 뭔가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반로국 수장의 큰아들 야고가 배를 부리는 집안의 딸 금마타리와 혼인을 한다는군.”

 “아니. 그럼 우리 하늘말나리는요? 두 나라가 힘을 합치기로 약조하고 아들딸을 혼인시키기로 이미 수년 전에 약조하지 않았습니까?”

 장대는 다소 실망스런 목소리로 여로부인를 달랬다.

 “야고는 이미 나이가 열 여덟이라 혼기가 꽉 찼다고 서둘러야한다는군. 우리 하늘말나리를 지금 시집보내기에는 좀 이르지 않소?”

 “흥! 핑계 한번 좋군요. 그깟 혼인 좀 늦게 한들 일찍 한들 무슨 큰일이라도 난답니까? 배를 부리는 집안이 더 쓰임새가 많으니 그 집 딸로 맘을 돌린거지요. 그 고광이라는 사람. 생긴건 점잖게 생겨가지고 잇속 챙기는게 보통이 아니군요. 이런 걸 보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고 하는게 아닙니까? 아이고. 분해라. 이 근동에서 그만한 혼처도 없는데.”

 장대는 여로부인을 달래듯 슬그머니 말을 꺼냈다.

 “그대신 둘째아들 비름이를 하늘말나리의 짝으로 어떻겠느냐고 묻던데?”

 “비...비름이요? 아니 그애는 죽은 노비의 자식 아닙니까? 어미도 죽고 천하에 의지가지없는 고아 신세를 어디 감히 우리 하늘말나리에게 갖다붙이는 겁니까? 이름도 비름인지 잡초인지. 순 천한 태생을!”

 장대는 여로부인의 입을 틀어막았다.

 “조용히 좀 하시오. 누가 듣겠소.”

 “들으라면 들으라지요. 뭐가 겁나서 내가 내집에서 말도 못합니까? 감히 우리를 뭘로 보고 노비가 낳은 자식놈을 갖다붙이는거요? 지금.”

 “사실 비름이 생모는 원래 노비가 아니라는 거 알잖소? 이십 년 전 우리가 반로국과 싸울 때 포로로 끌려갔던 신녀 설앵이 아니오?”

 장대의 말에 여로부인은 발끈했다.

 “설앵이? 무척 친한 사람 이름 부르듯이. 당신, 아직도 설앵이 못잊으신 겁니까?”

 “갑자기 그 얘기는 또 왜 나오는거요? 설앵이는 그냥 내 어릴 적 소꿉동무란 말이오.”

 “소꿉동무가 아니고 당신 첫사랑이잖..........”

 “빡!”

 여로부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방안에서 아버지 장대가 뭔가를 집어던지는 소리가 들렸다.

 방문 밖에서 하늘말나리가 가만히 부모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순간 하늘말나리의 눈앞에 어린 사내아이에게 어떤 여자아이가 손을 흔들면서 부르는 모습이 보였다.

 “장대야! 빨리 와서 산딸기 따러가자.”

 “흐흐흐. 그래. 설앵아. 나 기다려줘.”

 그러자 장대라고 불린 사내아이는 헤벌쭉 웃으면서 여자아이의 뒤를 쫓아갔다. 두 아이는 산딸기를 같이 따서 먹었다. 잠시 후 두 아이는 서로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아하하하하하하”

 두 아이의 웃음소리가 산에 메아리가 되어 울려퍼졌다.

 ‘장대라면 우리 아버지 이름인데. 그럼 설앵이란 분과 아버지가 첫사랑이었구나.’

 하늘말나리는 피식 웃었다.

 ‘배필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을....’

 하늘말나리는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고, 큰어머니에게 구박아닌 구박을 받고 산다는 소문이 도는 비름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하늘말나리는 하늘에 큰 제사를 지낼 때마다 무녀 출신인 외할머니와 아버지 장대를 따라서 자주 반로국의 알터 암각화로 갔었다. 그 암각화에는 아주 오랜 옛날 그곳에 살았던 조상들이 바위에 태양무늬, 십자무늬, 네모난 모양에 양쪽에 수염같은 것을 그려넣은 탈모양의 무늬가 새겨져있는 아주 신성한 바위였다. 반로국과 가시혜국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거나 중요한 일이 생길 때마다 가까이 붙어있는 소국들끼리 힘을 합쳐야만 했다. 그래서 가시혜국의 무녀들은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암각화 앞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오랜 관습이었다.

 그래서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하늘말나리는 할머니무녀 달개비를 따라서 알터 암각화 앞에서 반로국의 왕자 야고와 함께 있는 비름을 여러 번 보았다. 비름은 하늘말나리와 비슷한 또래로 보였다.

 “저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네 낭군이 될 것이다.”

 아버지 장대가 하늘말나리에게 슬며시 말해주었다.

 “저 아이들과 얘기도 하고 잘 지내거라. 알겠니?”

 하늘말나리는 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로 가시혜국의 장대는 반로국에 갈 때마다 하늘말나리를 데리고 갔다. 그래서 하늘말나리는 덩치 큰 야고와 자주 대면했고, 몸이 작고 마른 비름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었다.

 거인처럼 큰 야고는 좀 무서워 보였고, 아직 어린 비름은 자신을 보고 부끄러운지 늘 배시시 웃으면서 형의 뒤로 숨곤 했었다.

 야고는 덩치가 크고 능글맞은 구석이 있어서 어른들 앞에서는 하늘말나리에게 점잖게 굴었지만 아이들끼리 있을 때면 늘 하늘말나리를 놀려대거나 꿀밤을 먹였다.

 “못생긴 애, 또 왔구나.”

 하늘말나리가 볼 때 형 야고는 심술궂고 덩치가 커서 상대하기 버거웠고, 나이가 같고 순해터진 비름과 자주 어울려 놀았다.

 하늘말나리는 문득 비름의 목에 걸린 비취로 만든 곡옥을 발견했다. 그것은 분명 가시혜국 무녀. 그것도 신과 소통할 수 있는 무녀만이 몸에 지닐 수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비름이라는 저 아이가 가시혜국 신녀들만 받을 수 있는 비취곡옥을 갖고 있지?’

 하늘말나리가 외할머니 달개비에게 비름의 목에 걸린 비취곡옥에 대해서 물어보았었다.

 “그거야 비름이라는 아이의 죽은 어미가 가시혜국의 무녀였기 때문이지. 그 애 엄마는 이십 년 전, 우리가 반로국과 싸움에 진 후 포로로 끌려갔었단다. 너만한 나이 때 말이다. 죽은 그 애 아버지가 옛날에 우리 가시혜국의 군장이었거든. 전쟁에서 지면 군장의 식구들은 모두 노비가 되어 끌려간단다. 그 바람에 네 아버지가 가시혜국의 군장이 될 수 있었지만.”

 돌아가신 외할머니는 하늘말나리에게 늘 이렇게 말하곤 했었다.

 “배필은 하늘에서 정해주는 운명이다. 운명을 거스를 순 없단다. 아무리 자기 운명에서 도망치려고 해도 그 큰 물살을 거슬러봐야 제 몸의 힘만 빠지는 것이지.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온단다. 내가 죽을 때가 다되어가서 그런지. 왠지 저 작은 사내아이가 마음에 끌리는구나. 저 애는 죽은 어미를 닮아 심성이 고울 것 같다.”

  며칠 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느라 너무 힘을 썼던지 외할머니는 밤에 잠자리에 든 후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다. 잠들기 전날 밤, 외할머니는 하늘말나리에게 자신의 청동방울과 청동검을 쥐어주었다. 하늘말나리는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말처럼 자신의 운명이 무엇이든 그 운명이 이끄는대로 따라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 운명이 야고보다는 비름이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날 밤, 하늘말나리는 꿈속에서 자신이 혼례를 올리는 장면을 보았다. 건너편에 있는 신랑의 얼굴은 비름을 닮은 것 같았다.

 

 깊은 밤. 반로국 수장의 큰아들 야고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살금살금 방안으로 들어왔다.

 “어딜 갔다 오는 게냐?”

 은난부인이 아들을 향해 살벌한 목소리로 물었다.

 “앗! 어머니.”

 “혼사가 정해졌다고 몸가짐을 조심하라고 그만큼 일렀는데, 밤마다 계집들을 바꿔가면서 새벽이슬을 밟고 들어오니. 네가 제정신인 거냐?”

 은난부인의 말에 야고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퉁명스럽게 말했다.

 “저는 그 금타리인지 은타리인지 맘에 들지 않아요.”

 “그럼 니놈 마음에 드는 년은 누구냐? 노비 잔대냐? 아니면 마을에 뱃사공 딸 찔레냐? 그도 아니면 내가 모르는 년이 또 하나 더 있느냐?”

 야고가 반색을 하면서 은난부인에게 물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말씀드리면 색시를 바꿔주실래요?”

 은난부인이 다가와 야고의 뺨을 찰싹 때렸다.

 “이 쓸개빠진 놈! 네놈이 나이가 열여덟이나 먹었으면 그 머리라는 걸 좀 써야지. 맨날 몸뚱이만 쓰느냐? 누가 그 애비에 그 아들 아니랄까봐 상대하는 여자수준도 꼭 같구나!”

 은난부인이 아들 야고의 멱살을 잡고 조용히 윽박질렀다.

 “너는 반로국 수장의 큰아들이다. 우리 반로국이 나라를 키우려면 배를 부리는 집안의 도움이꼭 필요해. 넌 금마타리와 꼭 혼인을 해야한다. 혼인을 하고 난 뒤에 네가 첩을 열을 두든 백을 두든 그건 내가 상관 안하마! 알겠느냐? 이 멍청한 놈아. 그래야 너도 살고 나도 산단 말이다.”

 야고는 어머니의 기세에 눌려 고개를 끄덕였다.

 몇 달 후, 야고와 금마타리의 혼인이 성대하게 치러졌다. 새신부가 될 금마타리는 예뻤지만 새침한 구석이 있어보였다. 하지만 금마타리는 신랑감 야고가 마음에 들었는지 방실방실 웃고 있었고, 야고는 그저 뚱한 표정이었다. 비름은 신랑 야고의 곁에 서서 형수가 될 금마타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고, 야고의 여자친구였던 잔대와 찔레는 눈물을 흘렸다.

 

 적화국의 철산에서 밤에 십 수명의 그림자들이 철광석을 몰래 캐내어 나르고 있었다.

 “빨리, 빨리 움직여. 누가 오기 전에.”

 그때 그들의 앞에 쇠화살이 날아와 꽂혔다. 그리고 적화국 왕자 뚝갈이 무사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이놈들! 남의 철산에서 도둑질을 하다니 간도 크구나!”

 그러자 철광석을 나르던 남자들이 철로 만든 조잡한 검을 뽑았다.

 “에잇. 이왕 들킨 것. 쳐라!”

 적화국의 철산 앞에서 한 차례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적화국 왕자 뚝갈은 맹수처럼 사납게 적들을 공격했다. 적들은 허술한 기술로 만든 칼과 청동창을 휘두르고 있었다.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그랬다간 우리 철산과 야철지가 노출된다.”

 여기저기서 피가 튀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적들은 생각보다 무예가 뛰어났다.

 적화국 무사들도 공격을 받고 쓰러졌다.

 뚝갈에게는 여러 명의 적들이 청동창으로 동시에 공격했다. 뚝갈은 재빨리 몸을 비틀어서 창을 피하면서 상대의 창을 잡고 적들에게 휘둘렀다. 그러다가 청동창이 뚝 부러졌다. 뚝갈은 할 수 없이 강철검을 뽑아 쓰러진 적들에게 휘두르자 적들이 바람에 낙엽지듯 우수수 쓰러졌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던 적들 가운데에 무예가 뛰어난 사내 서너 명이 동시에 뚝갈에게 청동으로 만든 단검을 던지면서 공격했다. 뚝갈이 강철검으로 단검을 막아내자 적들은 커다란 통나무를 뚝갈에게 집어던졌다. 뚝갈이 통나무를 피하려고 뒷걸음치다 땅바닥에 주저앉자 세 명의 사내들이 동시에 뚝갈에게 조잡해 보이는 검을 휘두르면서 덤벼들었다.

 뚝갈은 본능적으로 강철검으로 방어했지만 ‘이제 죽었구나’ 생각하면서 눈을 감았다. 그런데 맨 가운데서 검을 쳐들었던 사내의 목에 쇠화살이 꽂혔다.

 “컥!”

 그 사내는 목을 잡고 쓰러졌다. 그 옆의 사내도 목에 쇠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적화국무사 쇠똥이가 뒤에서 단궁(작은 활)을 쏘면서 적들을 공격했다. 힘센 뚝갈이 일어나서 마지막 남은 적을 들어서 땅바닥에 내던졌다.

 쓰러졌다 일어난 적 가운데 한 사내가 뚝갈의 뒤에서 청동으로 만든 단검을 던지려고 했다. 순간 뚝갈의 앞을 막아선 쇠똥이가 강철검으로 단검을 쳐냈다. 그리고 쇠똥이는 단검을 던진 사내의 머리를 순식간에 베었다.

 뚝갈이 대견한 듯 쇠똥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네가 나를 살렸구나. 고맙다. 쇠똥아.”

 계곡 근처에 앉아있는 뚝갈의 팔과 어깨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깨에 활을 멘 낭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와서 뚝갈의 어깨에 박힌 화살을 조심스럽게 뽑았다.

 “아아!”

 “조금만 참아. 약초 찧은 걸 붙여야돼. 그러니까 혼자서 너무 용감하게 싸우지 말고 좀 봐가면서 싸우라고.”

 “죽기 살기로 싸워도 적은 또 쳐들어온다. 대충 눈치 봐가면서 싸우면 내가 지금 살아있을 것 같아?”

 “그래도 넌 너무 무식하게 싸워.”

 낭아가 뚝갈의 어깨를 헝겊으로 싸매주었다. 뚝갈이 낭아를 자기 무릎 위에 앉히면서 말했다.

 “응. 나도 나 무식한 거 알아. 그래도 난 대충은 못해. 뭐든 끝장을 봐야 해.”

 뚝갈이 낭아의 얼굴 위에 자기 얼굴을 포개었다. 그런 모습을 멀리서 무사 쇠똥이가 웃으면서 바라보다가 다른 무사들이 가까이 오자 멀리 가라는 듯 손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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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축복 22-02-11 21:51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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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구삼공… 22-02-15 09:54
 
기원후 1세기경 전후에 있던 소국들이 한 둘이 아닐것인데 어찌 다 아실 수가 있겠습니까? 저도 다른 지역의 소국들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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