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왕녀를 지키는 꽃, 리시안셔스
작가 : Gazebo
작품등록일 : 2022.2.9

한쪽 눈의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결국 가족에게 버려진 아이는 모든 걸 포기한 채 삶의 끝이 다가오기만을 담담히 기다린다.
그런 아이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준 두 사람, 달리아와 유릴리아.
두 사람은 아이에게 리시안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리시안은 처음으로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꼈고, 가족이라는 존재의 따뜻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행복이 영원할 줄 알았다.
달리아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유릴리아를 보고 결심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만큼은 지키겠다고. 자신의 목숨을 다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래서 망설임 없이 검을 들었다. 유릴리아를 둘러싼 위협들을 막아내기 위해서.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바르키아 제국의 협박으로 레이븐 왕국의 왕녀로서 유릴리아가 볼모로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유릴리아와 함께 제국으로 가게 된 리시안은 이번에도 그녀를 위해 움직이기로 한다.
시녀로서 동시에 자객으로서.

하지만 유릴리아를 지키기 위한 사명에 두 남자가 끼어드는 건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뒤쫓는 것도.

 
제 3화 쓰러진 달리아.
작성일 : 22-02-11 00:26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454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리시안은 달리아의 품에 가만히 안겼다. 사실 누구도 누군가의 품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누구도 자신을 이렇게 따뜻하게 안아준 적이 없었으니까.

 그녀와 만나면서 온통 처음 겪는 일 뿐이었다.

 “왜 안아주는 거예요?”

 “네가 너무 대견해서 그리고 기특해서 안아주고 싶었어. 근데 힘들고 슬플 땐 웃는 게 아니라 우는 거야. 그러니까 마음껏 울어. 지금 보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리시안은 달리아의 말은 듣고 있으니 마음 한편 울렁이는 걸 느꼈다.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에 혼란스러울 정도로.

 ‘다 지난일인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무엇인가 북받쳐오는 느낌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이 흘러나왔다.

 한 방울 두 방울 뚝뚝 떨어지다가 곧 끊임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처음 우는 아이처럼 목 놓아 우는 모습에 달리아는 꽉 안아주면서 리시안을 토닥여주었다.

 ‘그래. 슬픈 일도, 괴로운 일도 다 잊으렴.’

 얼마나 다독였을까, 리시안의 울음이 잦아들고 곧 달리아의 품에서 얼굴을 들었다. 아이의 얼굴은 눈물범벅이었지만 처음으로 그 나이대의 얼굴이 보였다.

 “제 얼굴 완전 엉망이죠?”

 “난 괜찮은데 눈이 부으면 유릴이 놀릴까봐 조금 걱정되네.”

 달리아의 농담과 같은 말에 리시안에게서 작은 미소가 보였다. 그리고 다정한 모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유릴이 부럽네요. 다정한 가족이 있어서.”

 부러움이 담긴 말에 달리아는 조심히 리시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이는 이제 그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이 궁에 살기로 한 순간부터 너도 가족이나 다름없으니까 이젠 부러워하지 않아도 돼. 알았지?”

 “정말요?”

 “그럼 당연하지.”

 리시안은 가족이란 말에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어쩌면 작은 아이가 처음 느끼는 행복이란 감정일지도 몰랐다.

 “난 리시안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은데. 나이는 기억하고 있니?”

 “8살이에요.”

 “그럼 유릴보다 3살이 많네. 사이좋은 언니 동생 사이가 되겠어.”

 둘은 침대에 누워서 한참을 대화를 나누었다. 다행히 리시안에게 악몽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고,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예상한 대로 퉁퉁 부은 리시안의 얼굴을 보고 유릴리아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

 

 리시안이 궁에서 생활한지 빠르게 흘러 1개월이 지났다. 처음의 걱정과 달리아와 유릴리아 뿐만 아니라 궁의 사람들과 잘 지내고 있었다.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리시안은 또래의 아이들처럼 키도 크고, 살도 찌고, 웃음도 많아졌다. 여전히 한 쪽 눈은 가리고 있었지만.

 리시안은 궁에서 지내는 동안 무슨 일이라도 도와주려고 했지만, 달리아와 시녀들까지 단호히 말렸다. 그 대신 유릴리아와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물론 노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그만큼 둘 사이도 돈독해졌다. 그래서 리시안은 이 행복이 계속될 줄 알았다.

 불행이 성큼 다가오기 전까지는.

 리시안은 궁의 정원에 핀 꽃 몇 송이를 가지고 달리아에게 가고 있었다. 꽃을 보고 좋아할 달리아를 생각하며 걸음을 서둘렀다.

 ‘요즘 안색이 좋지 않으셨는데 이걸 보면 분명 좋아하실 거야.’

 최근에 유난히 힘이 없어 보이고 방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달리아를 보며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왕궁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의도치 않게 알 게 된 것이 있었다.

 달리아는 황제와의 사이에서 유릴리아를 가졌지만 황비의 직책을 부여받아야 못했다. 황제도 찾아오지 않고, 신분도 미천한 그녀는 왕궁 구석에 있는 궁에서 조용히 지내는 게 다였다.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거대함 안에 위태로움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굳이 티를 내지는 않았다.

 황제에게 버려졌다고 주변에서 수군거릴지는 몰라도 리시안이 봤을 때 이곳은 아주 따뜻했다. 사람들 모두가 다정했고 따뜻했으니까. 마치 달리아처럼.

 그중 젬마는 이 궁의 시녀장이자 유릴리아의 유모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자신도 항상 자상하게 챙겨주었다.

 달리아의 방 앞에 도착한 리시안은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안쪽에서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상하네. 젬마님이 방에 계신다고 하셨는데.’

 그냥 가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잡이를 당겼는데 문이 스스륵 열렸고, 조심히 방안으로 들어갔다.

 “달리아님, 저 리시안이에요.”

 달리아를 부르며 들어갔지만 침대에서도 달리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안 계시는 건가.’

 더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순간 보이는 모습에 리시안은 들고 있던 꽃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달리아가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달리아님!”

 리시안은 서둘러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가까이서 확인하니 다행히 미약하지만 숨은 쉬고 있었다. 하지만 달리아를 부르고 몸을 흔들었지만 깨어나지는 못했다.

 “빨리 누군가를.”

 사람들을 부르기 위해 나왔는데 다행히 저 멀리서 젬마가 다가오는 걸 발견했다.

 “젬마님.”

 “무슨 일이야?”

 “큰일 났어요. 방에 갔는데 달리아님께서 쓰러져 계세요.”

 “뭐?”

 젬마는 리시안의 말에 놀라 서둘러 궁의를 부르러 갔다. 곧 방에 도착한 궁의는 달리아를 침대에 눕히고 서둘러 진찰을 시작했다. 젬마와 리시안은 뒤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모든 진찰을 끝낸 궁의에게 젬마가 물었다.

 “달리아님께서는 괜찮으신가요?”

 ‘제발.’

 리시안은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제발 그녀가 무사하기를. 하지만 궁의에게 돌아온 대답은 절망적이었다.

 “죄송하지만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원래도 몸이 약한 분이라 아마...”

 궁의가 쉽사리 말을 잊지 못하자 젬마는 눈물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달리아님께서는?”

 “오래 버티지는 못하실 겁니다. 지금까지 버틴 것도 기적입니다.”

 그 말만 남기고 궁의는 방을 나갔다. 젬마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리시안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상황을 머릿속에 빠르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니, 제발 이 모든 것이 거짓이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달리아는 쓰러진 이 후 며칠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의 소식을 들은 사용인들로 궁 전체가 큰 슬픔에 빠졌다.

 궁의가 정기적으로 다녀가고 있지만 달리아는 아직까지도 눈을 뜨지 못했다. 조용히 지내는 달리아를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하물며 왕까지도.

 유릴리아를 달래는 것도 리시안의 일이었다.

 “리안, 엄마는 언제 일어날까?”

 순수한 눈을 하며 묻는 물음에 리시안은 차마 진실을 말해줄 수 없었다. 죽음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아이에게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곧 일어나실 거야. 내가 한 말 잊지 않았지?”

 “어. 유릴이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면 깨어날 거라고.”

 “그래.”

 리시안은 의젓하게 말하는 유릴리아의 손을 잡아주었다. 이 냉혹한 곳에서 달리아가 쓰러진 지금 유릴리아를 지키는 건 자신의 몫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래. 분명히 일어나실 거야.’

 모두가 잠든 새벽에 리시안은 자신의 방이 아닌 누워있는 달리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전히 쓰러진 그날처럼 잠에 든 것처럼 침대에 누워있는.

 말없이 쳐다보고 있는 그 순간 감겨있던 달리아의 눈이 천천히 열렸다. 그 모습에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달리아님?”

 “날 좀 일으켜줄래.”

 리시안은 달리아를 부축해 몸을 일으키도록 도와주었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물어보았다.

 “몸은 괜찮으세요?”

 “그래, 난 괜찮아. 걱정시켜서 미안해.”

 괜찮다는 말에 리시안은 지금까지 불안했던 마음에 참아왔던 말을 터뜨렸다.

 “며칠 만에 깨어나신 건데 대체 뭐가 괜찮다는 건데요? 몸이 안 좋다는 걸 미리 알고 계셨잖아요. 근데 왜 한마디도 하지 않으신 거예요?”

 달리아는 화를 내지만 사실은 아이의 불안함이 느껴져 리시안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미안해. 이럴까봐 말하지 못했어. 너와 궁의 사람들이 걱정할 걸 알고 있었으니깐. 근데 나 정말로 괜찮아.”

 하지만 그 말과 달리 달리아의 얼굴은 아직까지 핏기 없이 창백해보였다. 그 모습에 리시안은 지금까지 애써 외면했던 생각들이 입 밖으로 꺼냈다.

 “저 때문이에요. 제가 저주받은 아이라 달리아님을 불행하게 만든 거에...”

 달리아는 리시안이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두 손으로 아이의 양쪽 뺨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 너를 만나고 나도, 유릴도 행복했어. 매일 나한테 오면 네 얘기뿐인 걸. 그러니까 이제부터 그런 말을 꺼내지도, 생각도 하지 마. 알았지?”

 “네.”

 “그래. 그리고 말이야.”

 달리아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지금이 아니면 하지 못할 것 같았고, 꼭 리시안만이 해줄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내가 유릴 곁에 없을 땐 네가 유릴을 지켜줄래? 지금같이 엄마처럼 그리고 언니처럼.”

 그 말을 들은 리시안은 방금 그녀가 한 것처럼 작은 두 손으로 달리아의 양 뺨에 올렸다.

 “유릴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가 지킬 거예요. 그러니까 달리아님이야말로 곁에 없다는 그런 말은 하지도 마요. 다시 건강해져서 같이 놀아야죠. 다함께.”

 처음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아이의 미소에 달리아의 마음도 편안해졌다. 한편으론 이런 부탁을 하는 것에 미안했다.

 “그래.”

 말을 마친 달리아가 아직까지 힘겨워보이자 리시안은 다시 침대에 조심히 눕혀주었다.

 “밤이 늦었어요. 이만 주무세요.”

 달리아는 이내 눈을 감았고, 리시안은 오랫동안 그녀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일 유릴리아가 좋아할 얼굴을 생각하면서.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제 32화 들켜버린 상처. 2022 / 3 / 27 50 0 4928   
31 제 31화 차 한 잔이 만든 편안함. 2022 / 3 / 24 53 0 5107   
30 제 30화 한밤중의 만남. 2022 / 3 / 22 53 0 5022   
29 제 29화 터무니 없는 오해가 부른. 2022 / 3 / 20 54 0 5580   
28 제 28화 뿌리치지 못한 이유. 2022 / 3 / 18 60 0 4878   
27 제 27화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2022 / 3 / 15 62 0 4786   
26 제 26화 동굴 속에 단 둘이서. 2022 / 3 / 12 59 0 4856   
25 제 25화 사냥 시작. 2022 / 3 / 8 57 0 4835   
24 제 24화 파란의 사냥대회. 2022 / 3 / 4 62 0 4372   
23 제 23화 쫓고 쫓기는. 2022 / 2 / 28 61 0 4009   
22 제 22화 피에 물든 밤. 2022 / 2 / 28 60 0 5202   
21 제 21화 밤의 침입자. 2022 / 2 / 26 66 0 4635   
20 제 20화 연회가 끝난 후. 2022 / 2 / 25 63 0 4939   
19 제 19화 흔들림이 없는 눈동자. 2022 / 2 / 24 60 0 4690   
18 제 18화 다시 마주한 두 사람. 2022 / 2 / 24 66 0 4590   
17 제 17화 연회의 주인공. 2022 / 2 / 23 59 0 4893   
16 제 16화 서로에게 남겨진 잔상. 2022 / 2 / 22 63 0 4561   
15 제 15화 운명의 첫 만남. 2022 / 2 / 21 63 0 5442   
14 제 14화 폭풍의 티타임. 2022 / 2 / 20 63 0 4704   
13 제 13화 먼저 걸어온 승부는 피하지 않는다. 2022 / 2 / 19 66 0 4756   
12 제 12화 의문의 움직임. 2022 / 2 / 18 70 0 4754   
11 제 11화 서로의 속마음을 숨긴 채. 2022 / 2 / 17 64 0 4457   
10 제 10화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생활. 2022 / 2 / 16 67 0 5045   
9 제 9화 시작된 여정. 2022 / 2 / 16 71 0 4386   
8 제 8화 바르키아로. 2022 / 2 / 15 66 0 5223   
7 제 7화 또 다른 모습. 2022 / 2 / 15 64 0 4728   
6 제 6화 평화로운 일상을 뒤흔든. 2022 / 2 / 14 73 0 4891   
5 제 5화 15년 후. 2022 / 2 / 13 221 0 4864   
4 제 4화 빗속에서의 맹세. 2022 / 2 / 12 242 0 4875   
3 제 3화 쓰러진 달리아. 2022 / 2 / 11 252 0 4547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