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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의 작은 마법사에게
작가 : 파란안개
작품등록일 : 2022.2.1

"내가 사랑한, 나의 작은 마법사."
불타버린 마을.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이사벨은 자신을 구해준 마법사의 저택으로 가게 된다. 그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이고, 자신의 어머니는 세상을 구한 영웅이라는 사실은 평생 고아로 살아온 이사벨에게 어색한 일이다.
이것은 어떤 마법의 이야기.
"어쩌겠어. 사랑한 순간, 질 수밖에 없어. 내가 널 사랑하니까,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싶은 거지."
세상을 사랑하여 구하려는 자. 사랑하는 이들이 살아가는 세계이기에 구하려는 자. 그런 이를 사랑하던 자들.
우리는 당신이 사랑하는 세계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어.
"당신은, 이 세상 그 무수한 것을 사랑하지만… 그중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 그거면 충분해요."
사랑과 마법이 피워낸 성장 판타지
#마법사여주, #성장하는여주, #인외남주, #성장물, #마법사_부모의_사랑은_덤

 
1. 작은 손님
작성일 : 22-02-11 00:07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5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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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저택의 첫인상이 기대한 것과 달랐다 한들, 지난 일주일간 이사벨이 겪어온 나날은 충분히 마법 같았다. 다정한 동화처럼, 온화한 자장가처럼. 부드럽고도 상냥한 것.

  한 순간의 꿈과 같은 다정함이라 여겨진 것은 그 시간동안 한 순간도 끊어지지 않았다. 부드러운 인형, 마법으로 작동되는 장난감. 달콤한 디저트와 푹신한 침구. 좋은 옷, 좋은 음식, 좋은 사람. 나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는 그것은 그림책의 삽화처럼 완벽하다.

  지나친 다정함은 문득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을 부른다.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사벨의 그런 물음을 들으면, 다들 비슷한 답을 주었으나 그것은 이사벨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아이에게 다정히 대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냐는 말.

  실제로 어른이 아이에게 다정히 대함은 또래간의 친밀함과는 또 다른 권리임을, 그들은 알고, 그들은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기엔 너무 과하지 않냐고. 아직 어리지만 자신이 다 컸다고 생각할 시기인 여덟 살의 이사벨은 생각했다.

  물론, 그것 외에도 궁금한 것이 더 있다.

  그 중 하나는 오스카였다. 오스카는 어딘가 바쁜 사람처럼, 낯을 비추고 지내는 생활을 묻고 필요한 것을 챙겨주다 홀연히 사라지기를 반복하던 탓이다.

  돌아올 때마다 무언가 품에 선물처럼 안아들고 와준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바쁘고 피로해보이는 그 낯은 차마 무슨 일이 있냐는 물음과 제 일에 대한 물음을 꺼낼 수 없게 만들었다.

  언제나, 애틋할 정도로 어떤 죄책감과 애정과 다정을 담은 그 눈을 보다보면 때때로 그런 물음을 꺼내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 될 것만 같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거.'

  너무나 중요한 한 가지.

  이사벨은 일주일 내내, 이 저택에서 제 또래 아이들을 본 적이 없다. 한 번도. 단 한 번도!

  물론 이사벨이 신세지기에 자주 돌아다니지 않았다는 사실이, 주로 방 안에 있거나 다른 사용인들의 배려로 정원에 나가보는 정도가 전부였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리는 없다.

  그렇지만, 한 번도 못 본 것은 말이 안 되는 일 아닌가?

  푹신한 시트 위에 누워있던 이사벨은 결심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만나보고싶었다.

  문을 열자 마침 창 너머로 온화한 햇빛이 드리워진다.

  빛을 보면, 어딘가 안심하게 된다. 이사벨은 한결 즐겁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걸음 디뎠다. 이 저택은 어째서인지 그림자 스며든 곳이 거의 없다.

  낮에도 그림자 질 법한 구석진 곳도 마법으로 이뤄진 자그마한 등이 빛을 드리운다.

  어째서인지 알 수 없는 그 사실이 못내 즐거웠다.

  희게 내려앉은 빛 위로 아이의 그림자가 걸음을 옮긴다. 숨겼다가, 드러낸다. 일련의 과정 어딘가 경쾌하다.

  다정함에 의문을 품었다 한들, 대가 없이 내어주는 다정에 푹 잠긴 아이의 행동은 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보다 한결 가벼웠다. 불편함을 새삼스레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이런 때에야.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다.

  그 모습에 기꺼워 웃음소리를 낸 이가 있으니, 이사벨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나타샤가 서 있었다. 일을 보고 온 사람처럼 한쪽 팔의 소매가 반쯤 올라가 있었고, 그것을 내리고 있다가 이사벨을 발견 한 것만 같았다.

  "어디로 가시나요, 아가씨?"

  "그, 그러니까… 사람을 찾으러요."

  "사람이요?"

  "네, 제 또래 아이들도 있다고 해서…"

  아. 나타샤가 짧은 탄성을 낸다. 이 저택의 집사는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이들의 쉬는 시간. 애초에 과한 일 시키지 않으니, 어느 곳에서 쉬고 있을지 훤히 그려진다.

  "그동안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어서… 만나보고싶어요. 혹시,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아이의 물음에는 고민이, 그리고 설렘이 담겨 있다.

  이사벨도, 그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이어낸 의문과 의아함을 모를 수 없기에.

  "아니면 그들이 저를 피하는걸까요…"

  미약한 속상함이 담긴 목소리는 나타샤에게 결심을 불러 일으켰다.

  "너무 고심하지는 마세요, 아가씨. 아이들도 시간이 필요해서 그런 것일텝니다."

  "시간이요?"

  고개 든 아이의 눈동자에 서린 빛을 바라보며, 나타샤가 손을 내밀었다. 걸으며 들으시겠어요? 하는 소리에 이사벨이 기꺼이 그 손을 잡으며 뒤따라 걸었다.

  오스카가 그랬듯이, 나타샤 또한 자신의 것이 아닌 아이의 걸음에 맞춰 느긋히 걷는 이였다. 이사벨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며 나타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이들에 대해서 어느정도 설명을 들으셨던가요?"

  나타샤의 물음에 이사벨이 고개를 기울인다.

  "어… 제가 태어나고 얼마 안 된 시절에는, 세상이 마물과 마왕에 의해 혼란스러웠다고 하셨어요. 그때 마물에 의해 홀로 남은 아이들이 많았다고."

  "네, 잘 아시는군요. 지금으로부터 4, 5년 정도 전까지, 마물에 의해 죽은 사람들이 특히나 많았답니다. 8년 전부터 그러했지요."

  이사벨은 그제야 자신이 태어나고 얼마 안 된 시기였다는 말을 이해하였다. 거의 근접한 시기. 그리고, 그 시절에 대해서는 이사벨도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 알고 있다.

  "마왕 때문인가요?"

  마물의 지배자. 마왕.

  어른들의 이야기에는 마왕의 이야기가 종종 섞여 있었다. 그들은 그것을 말하며 스스로도 두려워하는 듯 했다.

  나타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시기부터 마왕이 나타났다고 사람들은 말하지요. 정확한 시기는 확실치 않으나, 마물이 갑자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은 그 즈음부터였으니까요. 그때 사람들을 구해주고 지켜준 것이, 그 당시 뷔체의 가주였던 미카엘라 뷔체님이셨답니다. 오스카님의 아내였던 분이지요."

  "영웅…?"

  "네, 영웅이셨지요. 아가씨도 보호석이라고 알고 계시나요?"

  "보호석이요?"

  "네. 마을 앞에 놓여진 기둥 같은 돌 말이에요."

  "아, 알아요! 다들 마을로 들어올 때면 꼭 그 기둥을 향해 인사를 해야한다 했어요."

  그것은 누가 보아도 마법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는 기둥이었다.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기둥 자체는 평범하였으나, 둥근 형태의 원을 그리는 머리 안에 다이아 형태의 찬란한 빛이 들어 있었으니. 모르는 이가 보아도 마법의 힘임을 눈치 챌 수 있는 것이다.

  "맞아요. 바로 그것이 전 가주였던 미카엘라님께서 만드신 것 중 하나인 보호석이랍니다. 형태와 이름이 안 어울리지요?"

  "……"

  하마터면 그렇다고 답할 뻔 했다. 다행히 그 말 꺼내기 전 입을 꾸욱 다문 아이를 보며 나타샤는 웃었다.

  "후후, 이 늙은이가 보아도 그렇게 보인답니다. 이름 붙이는 재능이 없는 분이셨으니까요. 그러나 효과는 탁월하였지요. 미카엘라님은 보호 마법의 최강자였으니까요. 특화 마법에 대해 아시려나요."

  "아뇨."

  가로저음. 그 단순한 행위 사이로 터벅거리는 발걸음이 울렸다.

  "간단히 말하자면, 가장 잘 할 수 있는 마법이랍니다. 대륙 최강의 마법사의 특화 마법이 보호라는 것은… 사람들이 보기에 영웅, 혹은 수호자의 운명을 타고난 사람으로 보였겠지요."

  이사벨은 이야기를 들으며 어딘가 이상한 감각이 목을 타고 오르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은 제국만이 아닌 대륙 전역에 세워졌답니다. 대다수는 미카엘라님께서 직접 세우신 것이에요. 사람들이 놀란 것이 당연하지요. 분명 사람의 마력에는 한계가 있을텐데, 그것이 어찌 가능하냐면서요. 저 역시도 그 진실은 모른답니다. 그분이 뛰어난 사람이었다는 것만 알지요."

  누군가를 보호하는 것에 있어 누구보다 뛰어난 마법사.

  세계를 구한 이.

  그야말로, 영웅.

  그것이 아주 가까운 시기에 실존한 동화 속 사람 같은 이에 대한 놀라움인지, 완벽한 영웅의 상이 세상의 위협이 존재하는 때에 있었음에 대한 놀라움인지.

  이사벨은 알지 못했다.

  "이야기가 많이 새었군요. 보호석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막아줄 힘이 부족하여서. 보호석이 만들어진 후에도 미카엘라님의 사후 그것을 관리할 이가 없던 곳은 그 힘이 약해져 침입을 허용하고 말았지요. 그렇게 마물에 의해 무너진 마을이라 한들, 살아남은 사람은 있었답니다."

  "그럼 그 아이들은…"

  "네. 갈 곳이 없던 아이들 중 원하는 아이들만 이곳으로 오게 되었지요. 아이들이 아가씨를 어려워하는 것에는 그런 이유도 있을거에요. 같은 처지의 아이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다르니까. 이사벨은 흐려진 말끝이 담은 소리를 알아챘다.

  아가씨라 불러주며, 다정히 대해주는 사람들.

  자신은 지나가는 사람 수준에 불과할텐데도.

  아, 다시 생각해도 불편했다. 아이는 이유 없이 주어지는 다정함의 금은보화가 익숙해졌다. 하지만 차마 그 위에 태평히 앉아 놀 수 없었다.

  이렇게 차이를 느낄 때면 그 불편함에 어찌 할 수 없게 되기에.

  그 고뇌와, 한 영웅이 가진 어떤 순간의 이야기는 햇빛이 부드럽게 내린 복도와 계단을, 홀과 또다른 복도를. 저택을 느긋히 채워갔다.

  목소리 멎은 자리를 발소리가 채우길 오래 지나지 않아 당도한 문 앞에서, 나타샤는 몸 낮추며 이사벨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는 보통 이곳이랍니다, 아가씨."

  "감사합니다."

  허리 숙여 인사해주는 아이에게 그럴 필요 없다 말하던 나타샤는 들어감을 보지 않고서 걸음 옮겼다. 이 저택의 관리자는 바쁘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덩그러니 홀로 남은 아이는 고민한다.

  비슷한 상황, 다른 것. 그것은 분명 서로에게 불편함과 거리감만 줄 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돌아가야하는지 망설이고 있었다.

  만일, 밖에서 들린 소리에 문을 열지 말지 고민하던 안의 아이들이 문을 열지 않았다면, 이사벨은 돌아갔을 것이다.

  문이 열리며 마주한 아이들이 서로 굳어버렸다.

  이사벨은 당황 속에서 생각했다.

  "아, 아가씨…"

  저 호칭은 불편한 것이다. 왜 자신만. 손님이 아니라 일원으로 받아들여준 것이라면, 굳이 아가씨라 할 필요가 없을텐데도.

  "저기,"

  꾸벅 허리 숙이며 인사하는 아이들은 자신과 같은 상황을 겪어온 이들이다. 두 손을 꾹 쥐었던 이사벨이 겨우 입을 열었을 때,

  "저, 저도 뭔가 도울 수 있는 것 없을까요?!"

  그 소리가 툭 높아져서 절로 그 낯이 붉어졌다. 어떡해! 소리 없는 외침 목 아래에 걸리고만다.

  자그마한 아이의 붉어진 뺨을 보던 아이들 사이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면,"

  아이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한 사람에게로 향한다. 갑작스러운 시선의 몰림에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아이가 시선을 굴렸다.희고 둥근 챰이 달린 목걸이가 목에 걸려 달랑거린다.

  "저, 심부름 갈건데 같이 가실래요?"

  네! 대답하는 이사벨의 낯에 환한 웃음이 서렸다.

  처음 제의한 아이가, 불편함 담긴 어색한 웃음을 건 것을 보지 못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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