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현대물
아카데미 最凶이 되었다
작가 : 환영받이
작품등록일 : 2022.2.4

흉수 혼돈의 화신으로 봉인당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2. 상태창 *1
작성일 : 22-02-10 13:05     조회 : 180     추천 : 0     분량 : 515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나는 대 자로 드러누운 채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고뇌했다.

 

  눈을 떠 보니 오래된 아파트 천장이다. 내가 누운 곳은 재래시장 같은 데서 살 수 있는 싸구려 이불 위고.

 

  깨어나 보니 낯선 천장이라는 익숙한 클리셰가 떠올랐지만 설마 했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웹소설을 읽는다지만, 그렇다고 어느날 눈을 떠 보니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있는 상상을 진지하게 한 적은 없다.

 

  여긴 어딜까 한참 고민했으나, 적어도 내 기억에는 없는 곳이었다.

  아니, 기억 자체가 전혀 나지 않았다. 내가 여기서 깨어나기 전에 어디서 뭘 하던 누구였는지…… 전혀.

  그나마 ‘기억상실증’ 같은 말이 떠오르는 걸 보면 과거의 지식마저 통째로 사라진 건 아닌 듯했다. 기억상실증이 원래 자신에 관한 기억이 사라질 뿐 기본 상식이나 정보 같은 걸 잊어버리는 건 아니라는 사실도 떠올랐다.

 

  그런데 문득 여기가 현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자신에 관한 기억이 전부 사라진 건 아니라는 것 또한, 방금 전 내가 웹소설을 하루에 몇 시간씩 읽었다는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던가…….

 

  뭔가 익숙하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직접 와 보는 건 태어나 처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위화감에 사로잡혔다.

  그러다가 어째 몸이 이상하다는 감각에 몸을 내려다보게 되었고, 키가 좀 작아진 느낌을 받았다.

  멍한 기분이 싹 증발하고 정신이 확 드는 순간이었다. 회귀, 빙의, 환생…… 요즘 웹소설들 클리셰- 과거의 자신, 타인이나 소설 속 인물, 다시 태어난 몸으로 들어가는 설정이 떠올랐다.

 

  얼굴을 확인해 보려 거울을 찾았지만, 방 안에 없었다.

  폰 카메라로 보려 했는데, 없었다. 항상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지라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고작 폰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심장 박동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벌떡 일어나 방을 나섰다.

  문을 열고서 처음 보는 거실을 마주하고 보니 모르는 집에 와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다.

  거실 베란다 너머의 바깥도 낯설기 그지없었다.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의 아파트 단지였으나, 적어도 내가 와 본 곳은 아니었다.

 

  아예 베란다로 나가 단지 바깥을 내다보며 어디 지역인지라도 알아볼까 하다가, 그보다 먼저 이 몸 주인부터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씨이x……!”

 

  바닥을 기어다니는 바퀴벌레를 밟고 말았다. 화들짝 발을 떼, 쏜살같이 튀는 바퀴벌레를 보고 있자니 여기가 꿈 따위가 아니라는 실감이 더욱 강해졌다.

 

  거울이 있을 만한 곳을 찾다가 화장실로 들어섰다. 세면대 거울이 나를 반겼다. 침을 꿀꺽 하고 삼키며, 슬리퍼조차 지나쳐 맨발로 걸어들어갔다.

  거울 앞에 서기도 전부터 멀리서 비쳐 보이는 윤곽을 보고 가슴이 더욱 크게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바로 앞에 서서 내, 아니, 이 얼굴을 마주했을 때, 숨이 멎는 기분이었다.

 

  지금 막 깨어나서 잠이 덜 깬 건가?

  처음 보는 얼굴이 나를 마주보았다.

  그러나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게임 일러스트에 나온 얼굴과 닮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왼쪽 뺨에 반창고가 붙어 있었으니까.

 

  떨리는 손으로 반창고를 잡아 천천히 뜯어냈다.

  솜털이라기에는 조금 굵은 털이 숭숭 난 점이 자리잡아 있었다. 그 덕분에 깨달았다. 여기는 <마술학당 즈믄누리>의 세계이고 주인공 박요한이 이렇게 생겼구나.

 

  진엔딩에서나 밝혀지지만, 이 흉한 점과 털은 흉수가 만들어낸 것이다.

  얘가 또래들한테 왕따를 당하고 어른들한테 따뜻한 관심 한번 못 받아본 까닭이 바로 이 점 때문이다. 흉수의 기운이 점에서 흘러나온 탓이다.

  내가 이 ‘흉아’의 몸에 빙의한 거다. 소름이 끼친 나머지 온 몸이 굳어버렸다. 지금 가슴에서 느껴지는 두근거림도 원래는 내 것이 아니다.

 

  “아니, 뭔데……?”

 

  고개를 들어 주변을 돌아보았다. 라면 국물이 튄 누런 벽지를 보고 있자니 바퀴벌레 봤을 때처럼 매우 찝찝한 현실감이 느껴진다.

  말도 안 된다고, 개꿈이라고 중얼거려 본다. 어떻게 해야 깰 수 있을까 살을 꼬집어 봐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주방 한쪽에 놓여있는 식칼이 눈에 띄었다.

  침을 꿀꺽 삼키고 식칼을 한 손에 들고서 힘을 주었다.

 

  “아…….”

 

  피가 줄줄 흘러내릴 즈음 떨리는 손으로 식칼을 내려놓았다.

  칼이 손등을 뚫고 나올 정도로 찔러넣으려 했는데, 그랬다가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리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해도 깨어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것도.

  여기가 허구 속일지는 몰라도, 이제 내게는 현실이 된 것이다…….

 

  고통스런 깨달음을 얻고서 손을 부여잡고 있는데 뒤에서 잊지 못할 목소리가 들려왔다.

 

  - 혼신을 다해 본 서사에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화들짝 놀라 돌아 보는데, 붉은악마가 허공에 나타나 있었다.

 

  - 삶이란 곧 이야기이고, 이야기란 곧 삶이니까요.

 

  놈은 말을 마치자마자 사라졌고, 이윽고 놈이 사라진 자리에 로딩 바가 나타났다.

 

  [동기화 중…… 1%]

 

  “웹소설 너무 봤네. 진짜…….”

 

  이게 뭔지 짐작은 갔다.

  동기화니 상태창이니 죄다 웹소설 빙의물 클리셰 중 하나니까.

  이를테면, 소설 속 인물에 빙의하여 동기화된 후, 소설 밖 세계에서 온 까닭으로 고유한 설정과 능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런 게 있어야 웹소설다운 전개가 가능하니까.

 

  한 30초 지켜보았을까, 이제 겨우 1% 늘은 걸 보니 아무래도 동기화가 100% 완료될 때까지는 50분 정도는 걸릴 듯했다.

 

  문득, 이런 생각을 설마하면서도 떠올린 내 자신이 무척 한심하기는 했지만, 혹시 되나 하고 불러보았다.

 

  “상태창!”

 

 

  수백 번도 더 넘게 읽었다지만, 입 밖으로 소리내고 보니 아무리 보는 사람이 없어도 쪽팔리기 그지없었다.

 

  아무 것도 안 뜨니 뻘쭘한 건 덤…… 그 정체불명의 악마를 욕하려다가 눈앞의 허공을 다시 보았다.

 

  [동기화 중…… 3%]

 

  아직 동기화가 완료되지 않아서 그런 건가. 그런 거겠지? 당장은 그렇게 볼 수 밖에 없었다.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자, 베란다 창문 너머로 아주 허름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을 두 눈에 담을 수 있었다.

  현실과 전혀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주위를 둘러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 모든 게 생생하다. 생생함을 넘어선 세세함, 아니, 그 이상의 미세함이다.

 

  식칼로 찔렀던 손바닥을 펴 보았다. 손금 하나하나, 푸르게 비쳐 보이는 핏줄, 손가락의 지문과 주름…… 칼로 베여 갈라진 살갗을 보면 더욱 의심이 들었다.

 

  그렇게 얼마 동안 있었을까.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정신이 퍼쩍 들었다.

 

  어렸을 때 다녔던 학교에 있던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동상마냥 턱에 팔을 괴고 있던 나는 가장 중요한 문제, 그러니까, 이 모든 의문과 혼란 속에서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가 뭔지를 깨달았다.

 

  붉은악마? 그 면상은 뭐지?

  떠오르는 게 없지는 않았다. 2002년 월드컵 대한민국 응원단의 상징. 귀면와에서 따왔다는 도깨비의 얼굴인가, 군신이었다는 치우의 얼굴이라고도 하던 것 같은데…….

 

  그러나 사람 얼굴도 아니고 얼굴 생김새로 알 수 있는 게 뭐가 있단 말인가.

  회귀물이든, 빙의물이든, 환생물이든 다 똑같다. 그것이 미래의 정보이든, 독자의 지식이든, 전생의 비밀이든, 결국 다른 등장인물들이 모르는 걸 나만 알고 있다는 이점을 활용해 이득을 챙기고 원하는 결말을 향한 전개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결말을 이루고 나서야 작가나 신을 만날 자격이 주어지든, 기회가 생기든, 아니면, 애초에 그딴 건 알 길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든 하게 되겠지.

 

  그러니 일단 결말을 향해 가야만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지식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릴 괜한 변수가 생기는 일이 없어야만 한다.

  따라서 도입부는 괜한 잔머리나 꼼수를 부리거나 전개를 비틀기보다는 원작 그대로 가는 게 최선이다.

 

  ‘그럼…… 학교부터 갈까?’

 

  그러나 집을 나서는 순간, 아주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얘가 다니는 중학교가 어딘지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게임이면 맵, 현실이면 스마트폰 네비라도 쓸 수 있을 텐데, 가상의 현실이라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보는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지나가는 사람보다는…… 마침 앞에 편의점이 있었다.

 

  “어서오세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 상냥하게 맞이하는 여자 알바생에게 물어보려던 찰나-

 

  “저, 혹시 신비중학교…….”

 

  알바생의 시선이 내 얼굴에 닿자마자 표정이 바뀌는 걸 보게 되었다.

 

  ‘아, 맞다.’

 

  얘 점은 심한 혐오와 공포, 그 밖에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킨다. 흉수 혼돈의 음기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막상 보니 점에 털 난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아 까먹고 있었다. 자기가 보기에는 좀 흉한 점일 뿐이지만, 남들에게는 극도의 혐오감과 공포를 낳는 것이다.

 

  “신비중학교 어디 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징그러…… 몰라! 나가!”

 

  끔찍하다는 듯 보는 눈빛에서 좀 전의 상냥한 미소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그조차 형식적으로 지은 표정이라고는 하지만, 고작 길 좀 물어봤다고 저렇게 바뀔 리는 없는 것이다.

 

  흉수의 화신이 된다는 게 이런 거였나.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직접 경험하는 건 차원이 달랐다. 허구라고 되뇌어도 기분이 정말 x같았다.

  게임에서는 항상 반창고를 붙이고 다니는 일러스트로만 보았는데, 그래야 했던 이유를 빙의를 통해 직접 체험한 셈이다.

  뭐라 말 한마디 내뱉으려다가 아무 소용 없는 짓이라는 생각에 꾹 참고 나왔다.

 

  편의점 밖으로 나와서 주머니를 뒤졌지만, 반창고는 없었다.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한참을 뒤진 끝에 방 구석에 있던 반창고를 꺼내들었다. 딱히 숨겨놓은 건 아닌데 찾는데 은근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다시 집을 나서려던 즈음 로딩 바가 거의 끝까지 가 있었다.

 

  [동기화 중…… 88%]

 

  금방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기다렸다.

 

  ……89%……90%……91%……92%……93%……94%……95%……96%……97%……98%……99%

 

  [동기화 중…… 100%]

  [동기화가 완료되었습니다!]

  [도깨비몬을 설치합니다.]

 

  도깨비몬? 뭐지? 몬…… 아, 맞다.

  포켓몬이나 디지몬 할 때 쓰는 ‘몬’이 영어의 ‘몬스터’에서 따온 거라면, 이 몬은 ‘놈’에서 초성과 종성을 서로 바꾼 것이다. 창작 순우리말인 셈이다.

  사람보다 격이 낮은 생물을 부르는데 쓰이는데, 주로 소환수를 가리킨다.

 

  그럼 이게 소환수라는 건가. 그런 추측을 하는데 또 알림창이 떴다.

 

  [도깨비몬을 실행합니다!]

 

  알림창이 사라지고 나자 그 붉은악마가 나타났다.

 

  - 안녕하세요. 주인님.

  - 주인님의 얼을 등록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눈을 바라보아주세요.

 

  얼……? 그냥 빤히 쳐다보았다.

 

  - 사용자 인증 완료되었습니다.

 

  그 순간, 눈앞이 반짝이며 반투명한 사각형의 테두리가 나타나, 글자들이 내면을 채우기 시작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6 2. 상태창 *3 2022 / 2 / 14 185 0 5950   
5 2. 상태창 *2 2022 / 2 / 12 191 0 6125   
4 2. 상태창 *1 2022 / 2 / 10 181 0 5150   
3 1. 빙의 *2 2022 / 2 / 8 188 0 7600   
2 1. 빙의 *1 2022 / 2 / 5 187 0 7700   
1 0. 서문 2022 / 2 / 4 282 0 520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