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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안의 그
작가 : 이작송
작품등록일 : 202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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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필름이 끊기도록 마신 다음 날,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내 앞에 나타난 이 남자는……!

 
9화 바람났어
작성일 : 22-02-10 09:14     조회 : 177     추천 : 0     분량 : 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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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관없어.”

 “…….”

 

 수현이 방문에서 등을 뗀 채 신아에게 다가왔다.

 신아의 고개가 자연스레 수현을 따라 이동했다.

 

 “손님방이야.”

 “아, 손님방.”

 “명색이 손님방이지, 여기에 오는 사람이 없어서 계속 비어있었어.”

 

 그러니까 편하게 지내.

 신아의 걱정이 무엇인지 안다는 듯, 수현이 먼저 설명했다.

 

 “아.”

 

 구태여 대답하기도 뭐한 이유에 신아가 고개만 끄떡였다.

 어색한 정적이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제 할 일을 다 끝냈다는 듯, 수현이 발걸음을 돌렸다.

 

 “피곤하다며, 쉬어.”

 

 ***

 

 저녁을 먹은 후, 신아는 방으로 향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잘 먹는 수현의 모습이 떠올라 신아가 피식, 웃었다.

 

 불을 켜자 크고 넓은 방이 그녀를 반겼다.

 커튼을 걷자 어두워진 바깥이 보였다.

 침대에 털썩 드러누운 신아가 눈을 감았다.

 

 “아, 잠들면 안 되는데.”

 

 배도 부르고, 침대도 푹신하고, 몸도 피곤하니 딱 자기 좋은 타이밍이었다.

 깜빡깜빡. 졸음이 내려앉은 눈이 느리게 감길 때,

 

 띠링.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신아가 눈을 감은 상태로 주머니를 뒤적였다.

 한쪽 눈을 찡그린 채로 발신인을 확인했다.

 

 “!”

 

 신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휴대폰 화면에 찍힌 발신인은 신아의 단짝 ‘최성희’였다.

 최성희는 신아의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친한 친구이자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S호텔의 외손녀이다.

 

 [예비 신부 이신아 씨~ 지금 네 예랑 만취해서 네 이름만 부른다. 듣기 싫어 죽겠어~ 얼른 데려가^^]

 

 메시지의 내용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황당함에 인상을 찌푸린 신아가 빠르게 자판을 두드렸다.

 

 [미쳤어? 조필담 이야기 꺼내지도 마.]

 

 곧바로 답장이 돌아왔다.

 

 [두 분 싸우셨다면서요~ 왜 나한테 화풀이고 지랄이세요~ 얼른 두 분 빠른 화해 부탁드려요^^]

 

 싸웠다니.

 예상치 못한 말에 신아가 허, 하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 자식이 말 안 해? 우리 파혼했다고?]

 

 전송 버튼을 누르자마자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아 진짜 최성희. 성격 급한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빨리 전화를 받으라고 독촉하는 듯 벨소리가 자지러지게 울었다.

 습관적으로 통화 버튼을 누르려던 신아가 멈칫했다.

 통화를 거부하자 곧바로 메시지가 날라왔다.

 

 [뭐야 너. 왜 전화 안 받는데?]

 [받을 상황이 아니야.]

 

 잠시 답장이 오지 않았다.

 묻고 싶은 걸 하나하나 텍스트로 치려니 고생 좀 하는 모양이었다.

 곧 장문의 메시지가 왔다.

 ‘왜 파혼했냐’

 한 줄로 요약하자면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렇게 말릴 때는 귓등으로도 안 들었으면서, 쨌든 다시 솔로 된 거 축하한다^^]

 

 신아와 필담이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헤어지라고 고사를 지냈던 성희였다.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한 달 동안, 신아에게 소개팅 자리를 마련까지 할 정도였다.

 신아와 필담이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목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시늉까지 했던 성희였기에 이런 반응은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그래서 왜 그런 건데?]

 [그 개자식이 바람났어.]

 

 명확한 팩트였다.

 고로 나는 잘못 없다.

 

 [축하 선물로 이 새끼 가만 안 둘 거니까 말만 해. 이 언니가 다 알아서 할게^^]

 

 화가 머리끝까지 났을 성희가 눈앞에 선했다.

 

 “이 가시나, 이러다 사고 치는 거 아니야?”

 

 한다면 하는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어쩌면 지금 당장 필담의 머리칼을 휘어잡고 온갖 욕설을 쏟고 있을지도 모를 터였다.

 

 [야, 야. 참아. 참아! 너 무조건 참아!]

 

 참을 인 세 번을 새기면 화를 면한다고 했다. 신아는 꽤 절박한 심정으로 답장을 보냈다.

 예상대로 성희에게서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원수현한테 대신 전화 좀 받아달라고 부탁해야 하나?’

 

 초조함에 아랫입술을 씹던 신아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혼 이야기가 오갈 게 분명한데 첫사랑한테 이런 부탁을 하는 게 정말 말도 안 되고, 어이가 없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문고리를 잡은 신아가 힘을 줘 문을 열려는 순간,

 

 띠링.

 

 알림음이 울렸다.

 

 “이건 또 뭐야?”

 

 황급히 메시지를 확인한 신아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이 언니가 조만간 소개팅 잡아준다.]

 

 소개팅이요?

 이 상태로라면 소개팅은커녕 최성희를 만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아 됐네요. 나 이제 남자 안 만나.]

 

 어차피 지금은 만날수도 없는 상태고.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말고 이 언니 말 들어. 내가 이 새끼 말하는 본새가 아주 그냥, 나 이 새끼 코 납작하게 해줄 거니까 너 무조건 받아라.]

 

 거절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순간,

 

 [거절할 생각은 일도 하지 마~^^]

 

 메시지가 도착했다.

 웃는 이모티콘이 유독 섬뜩하게 느껴졌다.

 

 ***

 

 서울 중심 한복판.

 하늘을 향해 아찔하게 솟은 유리 건물을 신아가 올려다봤다.

 대한민국 최고 그룹인 진영 그룹에 속한 진영 백화점답게 고고하고 웅장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일어나자마자 따라 나오라고 하길래 대충 입고 나왔더니 백화점에 도착하다니.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부사장님.”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백화점 직원이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안내했다.

 긴 통로를 따라 걷다 보니, VIP 고객들이 이용하는 명품관이 나왔다.

 또각또각.

 매장 안엔 뒤를 보필하듯 따라오는 직원의 구두 소리만 가득 울렸다.

 

 명품관 내부로 들어오자 품격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고동색 마감과 진열된 제품을 비추는 조명이 가장 눈에 띄었다.

 한 칸에 한 칸씩 자리한 가방들 모두 유명 국내외 디자이너들의 작품이었다.

 고개를 돌리면 벽면엔 고가의 유명 브랜드 옷들이 커튼처럼 걸렸고,

 그 주변으론 조명이 켜진 신발 진열대가 있었다.

 꼭 어느 유명 패션 전시회에 온 듯한 기분에 신아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분이신가요?”

 

 다가온 직원이 신아에게 말을 걸었다.

 

 “네?”

 “중요한 손님이요.”

 

 어색해하시긴.

 쭈뼛쭈뼛 옷을 둘러보는 신아를 보던 직원이 고개를 돌리며 몰래 웃었다.

 사람 많은 건 딱 질색이셔서 백화점에는 잘 오시지도 않으신 분이 이런 복잡한 곳엔 무슨 일로 오셨나 했더니.

 

 “소중한 분이신가 보네요.”

 “네?”

 “저분께 선물하실 거죠?”

 

 직원이 수현을 가리키며 신아에게 물었다. 처음 보는 부사장님의 모습에 더 의욕이 생긴 탓이었다.

 

 “정장은 어디에 있죠.”

 

 당황한 신아 대신 수현이 먼저 직원에게 대답했다.

 

 “아, 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직원의 안내를 따라 수현이 옷을 둘러봤다.

 거울 앞에 선 수현이 직원이 골라준 옷 몇 벌을 몸에 대어봤다.

 

 “어때?”

 

 물론 신아에게 괜찮냐고 묻는 것을 빼먹지 않고.

 

 “어, 어. 나쁘지 않은데.”

 

 집에 있는 스타일과 비슷했다.

 싱거운 신아의 반응에 수현이 옷을 직원에게 건넸다.

 옷을 떠안은 직원이 다른 직원을 향해 조용히 손짓했다.

 도와달라는 뜻이었다.

 

 “다른 스타일을 좀 보고 싶은데요.”

 “요즘에는 이런 디자인도 많이 나갑니다.”

 

 직원이 다른 옷 두 벌을 가져왔다.

 

 “이건?”

 “…….”

 

 양손에 옷을 든 수현이 한 벌씩 옷에 대며 신아와 눈을 맞췄다.

 유심히 정장을 살펴보던 신아의 미간이 좁아졌다.

 

 “색은 이쁜데…….”

 “별로인가 보네.”

 

 그건 아니지만.

 신아가 슬쩍 직원의 눈치를 살폈다.

 사무적으로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 정장은 출근용이라기보다는 하객용에 가까웠다.

 미묘하게 얼굴이 굳어진 수현이 두 벌 모두 직원에게 건네며 옷을 살폈다.

 

 “저기, 부사장님…….”

 

 뒤에 있던 직원이 눈치를 보다 입을 열었다.

 정장을 고르던 수현이 손이 멈췄다.

 모든 시선이 모두 그 직원에게 향했다.

 

 “그러지 마시고 직접 골라주시는 건 어떠세요?”

 

 제, 제가요?

 놀란 신아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자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 골라주셔도 괜찮으실 것 같아서요.”

 

 직원의 말에 신아가 수현을 바라봤다.

 흐음.

 

 “그게 좋겠네요.”

 

 턱 끝을 잡고 고민하던 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이 깃들었던 직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원하는 거 있으면 아무거나 골라봐.”

 

 마음껏.

 수현이 자리를 비켜주자 직원들도 덩달아 모습을 감췄다.

 혼자 남겨진 신아가 그제야 옷들을 둘러봤다.

 착, 착.

 대충 단정해 보이는 옷들 위주로 살피던 신아가 무심코 가격표를 확인했다.

 

 “힉!”

 

 공이 무려 여섯 개나 달렸다.

 옆에 있는 옷도.

 그 옆에 있는 옷도.

 하물며 얇디얇은 재킷 하나도.

 슬그머니 신아가 옷을 도로 전시대에 걸어놓자, 그 모습을 포착한 수현이 신아에게 다가왔다.

 

 “마음에 안 들어?”

 

 그건 아닌데.

 입을 다문 신아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집에 옷 다 있는데……. 꼭 사야 할까?”

 

 한두 벌만 골라도 한 달 치 월급이 사라질 판국이었다.

 아무리 수현이 다 산다고 한다지만,

 워낙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이걸 그냥 받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고르기 어려워?”

 “아무래도 그렇지.”

 “왜?”

 

 가격이 사악해서.

 라고는 말 못 했다.

 

 “다 예쁘니까.”

 

 신아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흐음.”

 

 턱 끝을 살짝 집으며 옷들을 바라보던 수현이 뒤에 손끝을 올리며 직원을 불렀다.

 

 “필요하신 게 있으신가요?”

 

 부드러운 목소리로 직원이 물었다.

 

 “여기서 저기.”

 

 직원의 눈이 전시대의 처음과 끝을 훑는 수현의 손가락을 따라 움직였다.

 

 “다 포장해주세요.”

 

 이런 게 대수롭지 않은 듯, 직원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발을 떼는 순간,

 

 “자, 잠깐만요!”

 

 다급한 신아의 목소리가 직원을 붙잡았다.

 금방이라도 굴러갈 듯한 큰 눈이 직원을 애처롭게 바라봤다.

 

 “혹시 더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부사장님이 입으실 남성용 의상은 저쪽으로 가셔야 하는데.

 손짓으로 의류가 있는 쪽을 가리키는 직원에게 신아가 손사래를 쳤다.

 

 “취소, 취소할 게요.”

 

 직원이 살짝 수현을 바라봤다.

 무미건조한 표정의 그가 눈썹을 들썩였다.

 저건 분명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어떻게 하지.

 난처한 표정의 직원이 신아를 바라보며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동행하신 여성분께서는 다 포장하시길 원하시는…….”

 “진짜! 정말! 안 그러셔도 돼요! 그치?”

 

 신아가 수현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 쳤다.

 저렇게까지 부사장이 말하는데.

 직원은 수현을 향해 죄송하다는 듯 어색하게 웃음을 지으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너 미쳤어? 저 많은 옷을 왜 다 사?”

 “왜 다 사냐니?”

 

 수현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수현이 눈으로 직원을 쫓기 전에 신아가 그의 옆에 바짝 다가왔다.

 

 “다 예뻐서 고르기 어렵다며.”

 

 그래서 다 사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아, 아니. 그렇긴 한데…….”

 

 신아가 당황스러운 듯 말을 버벅거렸다.

 예쁘다고 고르기 어렵다는 말에, 모두 다 사버리자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니.

 수현과 자신의 사고회로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혹시 여기 있는 거 다 별로야?”

 
작가의 말
 

 9화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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