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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연서
작가 : 희연
작품등록일 : 2022.1.19

그리워할 戀, 글 書.
애정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너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연서인 것이다.

 
12.
작성일 : 22-02-09 16:50     조회 : 184     추천 : 0     분량 : 4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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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에게는 동생이 하나 있다.

 인명왕후가 요절하며 남기고 간 아이, 신국의 유일한 공주.

 비록 이복 동생이었지만 한은 동생을 끔찍이도 아꼈다.

 

 동생의 처지가 안타까웠기에.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형과 많이 닮았기에.

 

 

 공주의 이름은 아현, 나이는 올해로 열여섯이었다.

 아현은 자신이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 오라버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사리분별을 확실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전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궐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찌 해야 하는지를 일찍이 터득하였다.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릴 줄 알았고,

 때와 장소에 맞게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 알았으며,

 알아도 모르는 척, 보아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는 것이 가능했다.

 

 사탕 발린 좋은 말 속에 숨겨진 뜻을 찾아낼 줄 알았고,

 하고 싶은 말을 잘 포장해 건넬 줄도 알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해져버린 공주는

 자신의 처지가 참 슬프다고 생각하였다.

 허나, 티를 내지는 않았다.

 자신은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밝고 명랑한 소녀인 척,

 티없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공주인 척 하는 것이 편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전 앞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그저 말 잘 듣는 공주가 되는 편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유왕은 현과 인명왕후를 아꼈던 만큼,

 공주를 몹시 아꼈다.

 하지만, 그런 티를 낼수록 공주가 위험해질 수 있다 생각하여 둘만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무관심한 척 하였다.

 

 

 그런 공주가 그나마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상대는 한이었다.

 

 한은 나이도 비슷하고, 죄책감 때문인지

 자신에게 잘해주었기에 그나마 편한 상대였다.

 

 혼인을 한 뒤로, 이야기 나누기는 좀 힘들어졌지만.

 

 

 

 아현은 오랜만에 오라비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

 

 

 "공주 마마!"

 

 "어머, 빈궁 마마 아니십니까?"

 

 "얼굴을 오랜만에 뵙습니다."

 

 

 가는 길에 누군가 자신을 불러 돌아보니,

 오라비의 아내, 세자빈 휘연이었다.

 

 

 "어디를 가시는 길입니까?"

 

 "세자 저하.. 오라버니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아현은 저하라고 하려다 괜히 휘연을 의식하고

 오라버니라 말을 바꾸었다.

 

 

 "오라버니라.. 저하와 사이가 참 좋으신가 봅니다."

 

 "어릴 적부터 서로 많이.. 의지하며 자랐기에 그렇습니다."

 

 

 휘연은 아현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주었다.

 아현은 휘연이 제법이라 생각하며 싱긋 웃었다.

 

 

 "혹.. 동행하여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지요."

 

 

 아현은 휘연의 제안에 의외라고 생각하며 승낙하였다.

 

 둘은 함께 길을 걸었다.

 

 

 

 

 

 "빈궁 마마, 궁금한 것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예, 물론입니다."

 

 "마마께서는.. 오라버니를 사랑하십니까?"

 

 "!"

 

 

 휘연은 예상 밖의 질문에 당황하였다.

 

 

 "음.."

 

 "대답하기 곤란하시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닙니다. 대답하지요."

 

 

 휘연은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사랑이라.. 마마께서도 아시겠지만 이 혼인에 저하와 저의 뜻은 없었습니다."

 

 "..예."

 

 "하여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면.. 그것은 저의 진심이 아니겠지요."

 

 "그렇군요."

 

 "그래도 일국의 세자빈이.. 지아비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도리가 아니겠지요."

 

 "..."

 

 "그러니 사랑해야겠지요."

 

 

 '세자빈으로 사는 동안엔..'

 

 휘연은 속으로 생각하였다.

 

 

 "마마께서는 그게 되십니까?"

 

 "예?"

 

 "마음 먹으면 누구든 사랑하실 수 있으십니까?"

 

 "그건.."

 

 "만약 그러실 수 있는 거라면.. 참으로 부러운 능력입니다."

 

 "그저..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그리 되지 않을까 싶어 한 말입니다."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아현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저하를 사랑하게 되실 수 있다 생각하십니까?"

 

 "..."

 

 "아닙니다. 제가 괜한 걸 물었습니다."

 

 

 

 

 

 

 ...

 

 

 

 

 

 

 

 "아현아!"

 

 

 멀리서 한이 아현을 불렀다.

 한은 빠른 걸음으로 이리 다가왔다.

 

 

 "빈궁도 함께 계셨습니까?"

 

 "예, 저하."

 

 "빈궁과는 무슨 얘기를 하였느냐?"

 

 "그저.. 안부를 묻던 중이었습니다."

 

 "그래.. 그랬구나."

 

 "공주 마마와 함께 저하께로 가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랬습니까? 그럼.. 잠시 어디 앉아서 얘기라도 하지요."

 

 

 

 한과 휘연, 아현은 동궁전 정각에 함께 앉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라버니."

 

 "그렇지.. 그간 나를 찾아오지 않아 좀 섭섭하였다."

 

 "바쁘실 듯하여..."

 

 "괜찮으니.. 언제든 와서 이야기도 하고.. 차도 마시고 가거라."

 

 "예, 오라버니."

 

 

 휘연은 아현에게 다정한 한의 모습이 신기했다.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아네.. 동생을 많이 아끼는구나.'

 

 

 "두 분이 이리 정다운 모습을 보니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그렇소?"

 

 "예, 저하."

 

 

 한을 휘연을 바라보다 자연스레 휘연의 손으로

 시선이 갔다.

 자신이 준 가락지를 끼고 있었다.

 

 한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오라버니, 왜 그러십니까?"

 

 "흠흠.. 아니다. 그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

 

 

 휘연은 한이 자신의 손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았기에

 그 모습이 제법 우스웠다.

 

 '왜 저렇게 가락지에 집착을 하는 거지?'

 

 

 "아, 참! 아바마마께서 빈궁 마마께 새로운 나인은 마음에 드는지 여쭤보라 하셨습니다."

 

 "아.."

 

 "..."

 

 

 아현의 말에 순식간에 분위기가 굳어버렸다.

 

 

 "마마? 마음에 들지 않으셔서 그렇습니까?"

 

 "아,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다."

 

 "허면 왜.."

 

 "..총명한 아이여서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전하께 그리 전해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오라버니는.. 표정이 왜 이리 굳으셨습니까?"

 

 "..참, 일이 있는데 잊고 있었구나. 이만 가봐야겠다."

 

 "아.. 그럼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오라버니."

 

 "그래.. 오늘 이리 찾아주어 고맙구나."

 

 

 한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를 떠났다.

 아현과 휘연은 갑자기 뻘쭘해졌다.

 

 

 "저하께서 무슨 일이 있으신 걸까요?"

 

 "...아마 조금 피곤하셔서 그러신 듯합니다. 걱정 마십시오. 제가 잘 살피겠습니다."

 

 "예.. 마마. 그럼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공주 마마."

 

 

 아현도 그렇게 자리를 떠났다.

 휘연은 혼자 남으니 긴장이 풀리며 피로해졌다.

 

 

 

 

 

 '오라버니는.. 아직도 서화를 좋아하는 거구나.'

 

 아현은 자신의 처소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아현은 한과 서화와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사실, 그때 한과 서화의 입맞춤을 목격한 이는 중전만이 아니었다.

 

 

 아현도 그날, 그 자리에 있었다.

 그 광경을 목격했으나 그저 입 다물고 있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해 가만히 있었다.

 

 유왕에게 한이 좋아하는 이를 말해준 사람도 아현이었다.

 

 

 아현은 서화를 몇 번 만난 적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낯설지 않았다.

 

 

 

 

 

 

 

 

 

 

 

 "서화야."

 

 "예, 마마. 부르셨습니까?"

 

 "그래.. 내 계속 이야기 하고 싶어 너를 불렀건만.. 네 얼굴 한번 보기가 이리도 어렵구나."

 

 "송구하옵니다."

 

 "너도 무슨 이유가 있어서 나와의 자리를 피한 것일 테지.."

 

 "아니옵니다. 소인이 어찌.."

 

 

 휘연은 드디어 서화와 단둘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간 계속 불렀음에도 이런저런 핑계로 빠져나가던 서화였는데 오늘 기어이 자리를 만들어냈다.

 

 

 "긴 말 하지는 않겠다. 내 그저 궁금한 것이 있으니.. 질문 몇 가지에만 답하면 될 것이다."

 

 "...예."

 

 "저하와는 그간 어떤 사이로 지낸 것이냐?"

 

 "..."

 

 "..."

 

 "..송구하옵니다, 마마."

 

 "네게 죄를 물으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사실대로만 답해다오."

 

 "소인은.. 저하와.... 잠시.. 연인처럼 지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송구하옵니다, 마마."

 

 "죄를 물으려는 것이 아니래도.. 그래, 연인처럼이 무슨 뜻이냐?"

 

 "그건 그저.."

 

 

 서화는 망설이다가 이내 마음을 먹은 듯 목을 가다듬었다.

 이후,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 술술 말하기 시작하였다.

 

 

 "소인이 어찌 저하와 진정 연인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잠시 연인처럼 지냈을 뿐이옵니다."

 

 "서화, 너는.. 저하의 진심을 알고 있느냐..?"

 

 "예, 마마."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이냐?"

 

 "저하의 진심이 무엇이든 제 마음은 변하지 않사옵니다."

 

 "그래, 그럼 네 마음은 무엇이냐.."

 

 "소인은.. 저하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

 

 

 휘연과 서화는 잠시 서로의 눈을 응시했다.

 지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다가 서화가 먼저 시선을 거두었다.

 

 

 "그럼.. 마음에 둔 다른 이가 있는 것이냐?"

 

 "..."

 

 "혹.. 화민이란 사내인 것이냐?"

 

 "!"

 

 "정녕 그런 것이냐..?"

 

 "마마께서.. 저하께 그자에 대해 말씀하신 것입니까?"

 

 "저하께 말한 적은 있으나.."

 

 "앞으로는.. 저하께 그자에 대해 말씀하지 마십시오."

 

 "저하가 그자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싫은 것이냐?"

 

 "....예."

 

 

 

 휘연은 서화의 처음 보는 어두운 낯빛에 놀랐다.

 

 '그러고 보니 그자와 처음 만났을 때도.. 내가 그자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았는데.. 정말 화민을 좋아하는 것인가..? 그런 마음은 아닌 줄 알았는데...'

 

 

 "알겠으니.. 이만 표정 풀거라."

 

 

 서화는 자신도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줄 몰랐는지

 깜짝 놀라며 표정을 풀었다.

 이내 서화가 자주 짓는 온화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지금 당장 네 마음이 어찌 하든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허나, 나는 네 마음을.. 돌릴 것이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네 마음을 다시.. 저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서화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이었다.

 

 

 "물론 내가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나는 그리 할 것이다."

 

 "왜 그러시는 것입니까?"

 

 "그저.. 과정일 뿐이다."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휘연을 서화는 이해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예, 마마.."

 

 "내 엿들으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우연히 듣게 되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네가 저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말하는 것을 들었다."

 

 "!"

 

 "그 말은 무슨 뜻인 것이냐."

 

 "..."

 

 "진심이었느냐?"

 

 "...예."

 

 "허면 왜..."

 

 "저는 궁에 들어온 후로 마마를 모시게 되기 전까지는 계속 저하를 모셔왔습니다. 그러니 그리 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제겐 도리이니까요."

 

 

 '정말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인가..? 그런 투가 아니었는데...'

 

 

 "알겠다. 허면.."

 

 "?"

 

 "지금도 그 말은 유효한 것이냐?"

 

 "..."

 

 "그러한 것이냐?"

 

 

 

 

 

 

 

 

 ...

 

 

 

 

 

 

 

 

 "...예, 마마. 소인은 그때나 지금이나 저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사옵니다."

 

 

 

 서화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작가의 말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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