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보이지 않는 존재들
작가 : 이야기
작품등록일 : 2021.12.26

한 방에 모여있는 사람들. 모두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은 왜 이곳에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탈출③
작성일 : 22-02-09 13:07     조회 : 199     추천 : 3     분량 : 465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1번의 말에 2번이 물었다. 2번의 손은 아직도 벌벌 떨렸다. 그만큼 힘을 쏟았다는 의미였다.

 

 "사이클롭스와 싸운다면 분명 소리가 들렸을 텐데 왜 아래에서는 안 들렸지?"

 

 2번이 미간을 찡그리면 의아해했다. 11번이 웃으며 답했다.

 

 "저. 방어벽 때문이지."

 

 "방어벽?"

 

 2번은 방어벽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이클롭스가 여전히 주먹으로 내려치고 있는데도, 방어벽은 꼼짝하지 않았다. 11번은 구덩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전투가 시작될 때, 방어벽이 구덩이 바로 앞까지 확대돼. 그러다 보니 싸울때 만큼은 구덩이에 떨어지지 않지."

 

 "그래도 소리가 들릴 텐데."

 

 "방어벽이 소리를 막지. 더욱이 싸움이 시작될 때는 너희들은 극한의 방에 있지 않아. 아래에서 음식을 먹거나 쉬고 있었겠지. 소리는 더 안 들렸을 것이고."

 

 11번의 말에 2번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 그렇다면.."

 

 "응. 너희가 있는 방은 누군가로부터 기가 막히게 설계된 곳이야."

 

 11번의 말에 주변 분위기가 잠시 술렁였다. 7번이 입을 열었다.

 

 "재미있군. 어찌됐든 방어벽이 생기면 도망갈 길은 없다는 거군."

 

 7번의 말에 11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의 긴 머리가 찰랑거렸다. 11번이 말했다.

 

 "7번이라고 했지? 이해가 빠르군. 밑에서 나서는 걸 들었지. 어찌됐든 방어벽이 없어지면 너희의 대화가 이곳에 다 들리니까. 어쨌든 말한 대로 사이클롭스와 싸움이 시작되면 도망갈 길은 없어지지. 살거나 혹은 죽거나. 둘 중 하나지."

 

 이번엔 20번이 한 차례 헛기침을 한 뒤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사이클롭스를 무찌르죠? 저희는 올라온다고 무기도 내려놓고 왔는데요.."

 

 20번의 말에 11번은 손가락으로 방어벽 뒤에 있는 바닥을 가리켰다.

 

 "저기. 사이클롭스 뒤에 바닥을 봐봐."

 

 11번이 가리킨 바닥에는 칼과 도끼, 방패 등의 무기들이 곳곳에 떨어져 있었다.

 

 "사이클롭스 뒤편이라 결국 저기까지 가야 하는 군요.."

 

 "그렇지."

 

 그러자 2번이 무기들이 놓인 곳을 유심히 바라보며 물었다.

 

 "무기들이 왜 저곳에만 있지? 이쪽에는 왜 무기가 없는 거야?"

 

 2번의 말에 73번이 입을 열었다.

 

 "싸우다 시간이 되면, 무기들은 저 벽으로 날아가."

 

 73번은 굵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어깨를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84번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저 곳으로 날아간다니?"

 

 11번은 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벽 뒤에 강력한 자기장이 있어. 가지고 온 무기들을 들고 방어벽 안에 들어가면, 똑같이 저 곳으로 가게 될 거야."

 

 2번이 11번의 손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11번이 들고 있는 것도 검이잖아. 그건 무기 아냐?"

 

 11번은 검을 들며 미소를 지었다.

 

 "맞아. 그래서 방어벽이 생기기 전에 밖에다가 놓지. 저기 저곳에."

 

 11번은 말없이 벽을 가리켰다. 2번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

 

 "이해가 전혀 안 가는데."

 

 "벽을 자세히 봐봐."

 

 11번의 말에 이들은 벽을 바라봤다. 54번이 외쳤다.

 

 "여기 틈이 있어요!"

 

 54번이 가리킨 곳에는 틈이 있었다. 11번이 말을 이었다.

 

 "그 틈으로 검을 꽂아. 방어벽이 그 쪽까지는 닿지 않거든."

 

 37번이 틈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걸 누가.."

 

 "모르겠어. 우리가 올라왔을 때부터 있었어. 이 검도 저 틈에 꽂혀 있었지."

 

 "검과 함께?"

 

 11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른 검은 안 들어가. 오직 이 검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야. 누가 왜, 이런걸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2번이 또 물었다.

 

 "이상한데. 누군가가 분명 검을 들고 방어벽 안으로 들고 갈 수도 있잖아."

 

 이들은 11번이 든 검을 바라봤다. 검 상태는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오래된 것 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11번은 웃으며 말했다.

 

 "곧 보면 알아. 왜 검을 들고 방어벽에 안 들어갔는지."

 

 그때였다.

 

 '삐이이'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84번이 경계하며 물었다.

 

 "무슨 소리야?"

 

 11번이 차분하게 말했다.

 

 "밥 시간이야. 위를 봐."

 

 11번이 위를 가리키자, 이들은 고개를 들었다. 이윽고 천장 한쪽에서 세 개의 주머니가 떨어졌다. 84번이 그 모습을 보며 씁쓸하게 말했다.

 

 "여기서는 밑에서와 달리 얌전하게 배달해주는 군."

 

 84번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11번은 한차례 웃음을 보인 뒤, 떨어진 주머니 안에 있는 내용물을 꺼냈다.

 

 "하나는 고기가 담겨 있고, 하나는 물이 담겨있지."

 

 11번은 물이 담긴 가죽 주머니를 들며 말했다. 84번이 남은 한 개의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머지 하나는?"

 

 "뭐겠어. 감자지."

 

 11번이 감자를 꺼내자 84번이 짜증을 냈다.

 

 "쳇. 또 감자.."

 

 84번이 투덜거리자, 11번은 말을 이었다.

 

 "자. 음식은 이틀에 한 번만 나와."

 

 음식이 이틀에 한 번만 나온다는 말에 84번의 투덜거림은 더 이어졌다. 37번이 말했다.

 

 "그렇다면 아껴 먹어야 된다는 거군."

 

 37번의 말에 11번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해진 양만 먹어야 하지. 또 싸우면서 음식을 잃을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검과 함께 음식 주머니를 걸어 놓는 거군."

 

 2번의 말에 11번이 박수를 한 차례 치며 말했다.

 

 "빙고. 방어벽이 생기기 전에 저 곳에 걸어두지."

 

 그때 7번이 갑작스레 말했다.

 

 "그걸 대체 어떻게 안 거지? 처음 올라왔을 때 아무 것도 몰랐을 거 아냐."

 

 7번의 말에 11번의 표정이 안 좋아지자, 73번이 대신 답했다.

 

 "누군가 있었어. 물론 죽었지만."

 

 73번의 말에 분위기는 잠시 무거워졌다. 11번이 말했다.

 

 "나를 구하다가 죽었지..."

 

 11번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다시 힘주어 말했다.

 

 "이미 지난 일이니까. 일단 좀 쉬자고. 이쪽으로 앉지."

 

 11번의 말에 사람들이 그의 주변으로 모였고 다같이 빙 둘러 앉았다. 11번은 인원 수에 맞게 식량을 배분했다. 84번이 고기를 한입 베어 문 뒤에 말했다.

 

 "음 고기 맛은 훨씬 좋군. 밑에 것보다는 더 좋은 거 같아."

 

 84번은 고기를 우걱우걱 씹었다. 54번도 맛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20번은 그런 54번에게 천천히 먹으라고 속삭였다. 2번이 물었다.

 

 "그래서 저 덩치를 쓰러뜨리는 방법은 뭐야."

 

 11번은 사이클롭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이클롭스의 움직임이 굼떠. 그래서 발빠르게 움직인 뒤에 무기를 집어야 하지.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 돼. 주먹에 제대로 맞으면 골로 가거든. 이전 동료도 그렇게 죽었지."

 

 "동료들이 죽었다면... 시체는 어디에 있는 거야?"

 

 2번이 사이클롭스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11번은 한차례 뜸을 들인 뒤 말했다.

 

 "어디있겠어. 저 입으로 들어갔지. 뼈까지 씹어 먹더군."

 

 사이클롭스가 죽은 동료들의 시체를 먹었다는 의미였다. 이들은 한동안 사이클롭스의 모습을 바라봤다. 사이클롭스는 자리에 앉거나 하품을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37번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일단 무기를 집어야 하니 둘로 나눠야 겠군. 분산되게 말이야."

 

 37번의 말에 73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힘이 좋은 나와 84번이 방패를 잡아야 할 거야. 공격을 막아줘야 하니까."

 

 "좋아. 힘쓰는 건 걱정말라고."

 

 84번이 팔에 힘을 주며 말했다. 감자를 먹던 11번이 말했다.

 

 "19번은 활을, 나는 칼을 잡을게."

 

 11번의 말에 19번은 고개를 끄덕였다. 7번도 동참했다.

 

 "나는 도끼를 잡지."

 

 "저는...."

 

 20번은 고개를 들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무기들을 바라봤다. 철퇴가 있었고, 검이 있었다.

 

 "저도 검을 잡을게요. 하지만 검을 써본 적이 없어서...."

 

 "형! 나는.."

 

 54번이 말하려고 하자, 11번이 말을 가로 막았다.

 

 "너희들은 내가 알려주지. 20번은 54번을 잘 지켜주라고."

 

 11번의 말에 20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생각에 잠겨있던 2번이 말했다.

 

 "잠깐만. 굳이 그렇게 안해도 될 것 같아."

 

 2번의 말에 다들 고개를 돌렸다. 11번이 물었다.

 

 "무슨 말이야?"

 

 "11번은 사이클롭스와 몇 번이나 싸운 거야?"

 

 "무슨 의미지?"

 

 11번의 말에 2번이 손가락으로 사이클롭스를 가리켰다.

 

 "사이클롭스를 보면 몸 주변에 상처가 나있어. 하지만, 상처가 깊지 않아. 치명상이 없었던 거지. 얼마나 싸운거야?

 

 "몰라 20번 정도 세어보고 그 뒤로 신경쓰지 않았어. 사이클롭스 피부가 보기보다 두꺼워. 무기 상태도 좋지 않고."

 

 11번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기장이 발생해 무기들이 벽쪽으로 날라간다고 했지?"

 

 "그렇지. 그런데 그건 왜?"

 

 "그걸 이용하자고."

 

 "이용하자고?"

 

 "방어벽 쪽으로 모든 무기들을 최대한 이동시키는 거지. 그런 다음 자기장이 발생하는 순간까지 버티는 거야."

 

 2번의 말을 듣던 11번이 잠시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기장을 통해 무기들이 벽 쪽으로 날아가니까.."

 

 11번의 말에 2번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강력한 자기장이면 무기들이 저 벽으로 날라갈 거 아냐. 그것도 빠르게. 거리가 있으면 힘은 더 강해질 거고."

 

 2번이 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73번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위험해질 수 있어. 누군가는 잘 못 될 수도 있다고."

 

 73번의 말에 2번이 안경을 고쳐쓰며 말했다. 2번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방패로 막을 수 있으면 최대한 막아봐야지. 그래도 그게 가장 치명상을 입힐 확률이 높아. 언제까지 이렇게 계속 싸울 거야?"

 

 2번의 말에 7번이 옹호하고 나섰다.

 

 "공감. 계속 싸우는 것도 꽤나 에너지 소비가 많을 거야. 성공에는 늘 위험이 따르는 법이지. 무엇보다 저 냄새나는 걸 계속 보고 싶지 않아."

 

 84번도 2번의 생각을 동의하며 말했다.

 

 "맞아. 빨리 이곳을 나가자고."

 

 2번의 말을 듣던 11번은 19번을 바라봤다. 19번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전략을 바꾸지. 2번 말대로 하자고."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진실② 2022 / 2 / 26 198 3 4174   
20 존재들③ 2022 / 2 / 25 184 3 3725   
19 존재들② 2022 / 2 / 25 188 3 4390   
18 진실 2022 / 2 / 24 179 3 4256   
17 존재들 2022 / 2 / 19 198 3 4962   
16 탈출④ 2022 / 2 / 19 188 3 5526   
15 탈출③ 2022 / 2 / 9 200 3 4650   
14 탈출② 2022 / 2 / 9 201 3 5206   
13 숲으로 가는 길③ 2022 / 2 / 6 207 3 5007   
12 탈출 2022 / 2 / 5 203 3 5005   
11 숲으로 가는 길② 2022 / 2 / 2 202 3 4617   
10 숲으로 가는 길 2022 / 1 / 30 218 3 5004   
9 사람들③ 2022 / 1 / 26 227 3 4811   
8 사람들② 2022 / 1 / 23 239 3 5449   
7 사람들① 2022 / 1 / 18 241 3 4702   
6 아이테르 2022 / 1 / 16 230 3 5109   
5 미지의 방⑤ 2022 / 1 / 10 226 3 4666   
4 미지의방④ 2022 / 1 / 7 249 3 5375   
3 미지의 방③ 2022 / 1 / 4 269 3 4713   
2 미지의 방② 2021 / 12 / 29 267 3 5040   
1 미지의 방① 2021 / 12 / 26 418 3 503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공범자들의 변명
이야기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