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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보이지 않는 존재들
작가 : 이야기
작품등록일 : 2021.12.26

한 방에 모여있는 사람들. 모두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은 왜 이곳에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탈출②
작성일 : 22-02-09 01:10     조회 : 201     추천 : 3     분량 : 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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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84번이 마지막 발판까지 올라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2번이 알려준 자세를 취했다. 한발을 뒤로 쭉 빼고 고개를 숙이는 자세였다.

 

 '이렇게 해야 다른 사람이 올라갈 수 있어.'

 

 84번은 2번의 말을 떠올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성공할 수 있다면야..'

 

 84번이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바닥이 보였다. 한눈에 봐도 아찔한 높이였다. 행여나 발이라도 미끄러지면 살아남기 힘들 것 같았다. 84번은 침을 꼴깍 삼켰다. 37번이 말했다.

 

 "자. 이번엔 내가 올라가지."

 

 37번은 자신의 무기를 주섬주섬 내려 놓았다. 그러면서 84번의 등에 오르려고 하는 순간, 84번이 다급히 말했다. 84번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실.. 실수하지 않도록 천천히 하자고."

 

 "엄살 부리긴. 걱정말라고."

 

 37번은 84번의 말에 자신있게 답했지만, 그도 속으로 내심 긴장했다. 37번의 머리에선 괜찮다고 신호를 보냈지만, 마음은 달랐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37번은 84번의 등에 조심스레 올라탔다. 37번의 무게에 84번이 잠시 비틀거렸지만, 이내 자리를 잡았다. 84번은 종아리에 힘을 바짝 주며 외쳤다.

 

 "좋아. 빨리 올라오라고!"

 

 다음은 46번 차례였다. 46번도 들고 있던 무기를 내려놓은 뒤, 84번이 서있는 자리로 올라갔다. 46번은 많이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가 84번 등 위에 오르려고 하자, 부들부들 떨리는 46번의 다리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때문에 두 손을 모아 무사히 올라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모습도 있었다. 46번은 여러차례 침을 꼴칵 삼키며 중얼거렸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46번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한숨을 내쉰 그가 84번의 등을 넘어 37번의 어깨에 다가갔다. 그때, 46번의 발이 쑥 미끄러졌다.

 

 "으악!"

 

 "46번!!!"

 

 46번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밑으로 떨어졌다. 곧 굉음과 함께 그의 형체는 산산조각이 났다. 78번이 소리쳤다.

 

 "이럴 줄 알았어! 이건 미친 짓이라고!! 나는 안 해!! 차라리 다른 방법을 찾겠어."

 

 78번의 말에 주변 사람들이 동요했다. 46번이 떨어지자, 탈출하려던 이들의 마음은 금세 흔들렸다. 84번이 이를 악물며 외쳤다.

 

 "이렇게 계속해서 살 거야? 빨리 오라고! 시도는 해봐야지! 오래 버티기 힘들어!"

 

 84번의 외침에도 일부는 올라가기를 망설였다. 그때였다.

 

 "제가 갈게요."

 

 20번이었다. 20번의 눈빛은 단호했다. 84번이 외쳤다.

 

 "겁쟁이인 줄 알았더니. 좋아!"

 

 20번이 마지막 발판에 올라간 뒤, 곧 37번 어깨에 올라탔다. 다행히 20번은 37번 위에 잘 올라탔다. 이 모습에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종의 환호와 탄식이 섞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2번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2번은 인간 사다리를 바랍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올라가도 한 사람이 부족해...."

 

 2번이 외쳤다.

 

 "내 위로 한 사람만 올라가면 돼. 누구든지 올라오라고!"

 

 2번이 이렇게 말했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7번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하지."

 

 7번이 나서자, 2번은 고개를 끄덕였다. 2번은 조심스럽게 이들의 등 뒤에 올라탔다. 2번도 46번처럼 많이 긴장했지만, 규칙적으로 호흡을 하며 자세를 취했다. 이번엔 7번의 차례였다. 7번은 다른 이들과 달리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자세를 취했다.

 

 생각보다 높아진 모습에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7번이 다 올라왔다고 신호를 보내자, 84번이 크게 소리 질렀다.

 

 "54번! 빨리 가! 힘들어 죽겠어!!!"

 

 84번은 이를 악물며 남은 힘을 쏟았다. 몸이 조금 흔들렸지만, 정신력으로 버텨내는 중이었다. 54번은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러면서 한발 한발 위로 나아갔다. 발이 미끄러지기도 했지만, 이내 중심을 잡고 올라갔다. 마침내 7번 어깨까지 다다랐다. 54번이 외쳤다.

 

 "다 왔어!!"

 

 54번은 손을 뻗었다. 하지만 통로 턱 끝까지 닿지 않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54번이 최대한 손을 뻗어보려고 몸을 기울이자, 20번이 외쳤다.

 

 "조심해! 절대 무리하지 마!"

 

 20번의 말이 맞았다. 괜시리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모두 떨어질 수 있었다. 54번은 알겠다고 말한 뒤, 여러차례 손을 뻗어 봤다. 하지만 손은 여전히 닿지 않았다.

 

 "안 닿아..."

 

 54번의 말에 분위기가 금세 침울해졌다. 78번이 아래에서 비웃으며 말했다.

 

 "거 봐. 내가 뭐라고 했어? 힘만 뺐잖아. 빨리 내려.."

 

 그때 이들 위에서 밧줄 하나가 내려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누군가가 밧줄을 던진 것이었다. 54번이 외쳤다.

 

 "밧줄이다!"

 

 밧줄의 높이는 84번에게까지 닿았다. 54번은 밧줄을 잡은 뒤, 위로 올라갔다. 7번도, 2번도 차례차례 올라갔다.

 

 '밧줄이라니..'

 

 마지막 발판에 있던 사람들이 올라가자, 78번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78번이 움직이자, 주변 동료들로 서둘러 사다리를 탔다. 하지만 좁은 사다리와 발판에서 서로 밀치기까지 해 결국 누군가는 아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비명이 이어졌다. 말 그대로 아수라장과도 다름없었다.

 

 84번도 마침내 위로 올라왔다. 올라간 이들은 주변을 볼 틈도 없이 살았다는 안도감에 바닥에 누웠다. 모든 힘을 쏟은 결과였다. 78번도 84번에 이어 밧줄을 잡았다.

 

 "드디어 이곳을 탈출하는군!"

 

 78번이 웃으며 말한 뒤, 밧줄을 타고 올라갔다. 그때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파란색 긴 머리의 남자였다. 놀란 78번이 말했다.

 

 "당신 누구야?"

 

 "안타깝게도 이 사람들만 올라올 수 있어."

 

 남자가 무덤덤하게 말하자, 78번이 인상을 찡그렸다.

 

 "무.. 무슨 소리야?"

 

 "내려가는 게 좋을 거야."

 

 "아니. 절대 못 내려가지."

 

 78번은 밧줄을 세게 잡으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남자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분명 경고했어."

 

 남자는 왼손을 들었다. 손에는 날카로운 검 한자루가 쥐여 있었다. 그 모습에 78번이 다급하게 외쳤다.

 

 "잠.. 잠깐만.."

 

 "내려가."

 

 "원하는 게 뭐야. 내가 다 도와줄게."

 

 78번의 목소리가 떨렸다. 남자는 무뚝뚝하게 답했다.

 

 "너희가 내려가는 거. 그거면 돼."

 

 "우..우리 말로 하자.. 내가.."

 

 "필요 없어. 마지막 경고야."

 

 남자가 워낙 단호하게 나오자, 78번은 순간 힘을 주며 성큼성큼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리석기는."

 

 남자는 그 자리에서 밧줄을 끊어버렸다.

 

 "이 XX가!"

 

 78번의 몸이 허공에 붕 뜨더니 이윽고 아래로 떨어졌다. 78번의 비명이 극한의 방에서 끝없이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끊겼다. 남자가 말했다.

 

 "그럼 이만."

 

 남자가 자리에서 사라지자, 극한의 방에서 살려달라는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살려주세요!"

 

 "저희를 꺼내주세요!"

 

 남자는 이러한 호소를 뒤로 하고 올라온 이들에게 다가갔다.

 

 "축하해. 극한의 방을 통과했군."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야."

 

 자리에 누운 84번이 고개만을 든 채 말했다. 사실 일어나서 주먹이라도 날리려고 했지만, 남아도는 힘이 없었다. 84번의 다리는 아직도 벌벌 떨렸다.

 

 남자가 말했다.

 

 "여기는 전투의 방이야. 자 소개하지. 나는 11번이고 여기는 73번, 저기는 19번이야."

 

 11번의 소개에 73번과 19번이 손 인사를 했다. 73번은 84번처럼 덩치가 꽤 있어 보였다. 다만, 84번처럼 대머리는 아니었다. 여성인 19번은 왜소해 보였지만, 몸 자체는 탄탄했다. 37번은 11번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아니. 내가 궁금한 건 위에 있으면서 그동안 우리를 왜 안 구해줬냐는 거야."

 

 37번의 말에 11번이 웃으며 말했다.

 

 "글쎄. 질문이 잘 못 됐어. 내가 왜 너희를 구해줘야 하지?"

 

 "뭐라고!!"

 

 37번이 11번을 향해 달려들려고 하자 2번이 막아서며 말했다.

 

 "좋아. 그렇다면 우리를 왜 구해준거야? 밧줄 내려준 거 말이야."

 

 11번이 웃으며 말했다.

 

 "좋은 질문이군. 필요하니까."

 

 "필요하다고?"

 

 "자. 저기를 봐봐."

 

 11번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투명한 유리벽이었다. 그 뒤로 큰 무언가가 등을 보이며 앉아 있었다. 크기만 해도 사람 5명을 합쳐놓은 것 같았다. 54번이 놀라며 말했다.

 

 "와.. 저게 뭐야..."

 

 "사이클롭스라고 하지."

 

 "사이클롭스?"

 

 2번이 놀라며 말하자, 11번이 유리벽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노크를 했다.

 

 그 소리에 사이클롭스가 고개를 돌리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사이클롭스 얼굴에는 눈이 하나밖에 없었는 데 코와 입은 둔탁했고 이빨이 위로 삐죽 나왔다. 이같은 기괴한 모습에 84번 일행은 기겁했다.

 

 "뭐.. 뭐야.."

 

 11번이 웃으며 말했다.

 

 "놀라지 마. 지금은 방어벽이 있으니까. 안심해."

 

 11번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이클롭스가 공격을 해왔다. 큰 주먹으로 유리벽을 사정없이 내려쳤다.

 

 '쿵', '쿵'

 

 소리가 벽을 흔들 정도로 울렸지만, 유리벽이 사이클롭스의 공격을 모두 흡수해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7번이 짧게 말했다.

 

 "전투의 방이면 저 녀석을 쓰러트려야 하는 거군."

 

 11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눈치 하나는 빠르군. 맞아. 하지만 저 녀석을 쓰러트리기에는 쉽지 않을 거야. 벌써 동료 4명이 죽었거든."

 

 11번의 말에 20번이 물었다.

 

 "이 벽은 언제 사라져요?"

 

 "하루에 한 번. 그럴 때 마다 한 시간동안 치열하게 싸워야 해. 이 좁은 공간에서 말이야."

 

 "한 시간.."

 

 "이러니 밑에 있는 사람들을 구할 수 없지. 힘이 남아돌지 않거든."

 

 11번의 말에 84번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니. 밑에 있는 저 사람들 다 데리고 와서 공격하면 되는 거 아냐? 쪽수로 밀어붙이면 더 쉽겠는데?"

 

 11번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이곳에 사람들을 데리고 온다고 해도 또 누군가는 죽어야 해. 너희도 알다시피 동료의 죽음을 견디는 건 쉽지 않아."

 

 11번의 말에 2번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 이유라면 명쾌히 설명되지 않는데. 정확히 우리를 구한 이유가 뭐야?"

 

 11번은 박수를 치며 말했다.

 

 "역시. 날카롭군. 나도 이곳에 좀 있었지만, 너희들이 인간 사다리를 만들고 올라오려 할 줄은 몰랐어. 그 정도로 탈출하고 싶고, 서로를 믿으며 올라오려는 사람이라면 함께 해도 괜찮다고 판단했지. 너희도 곧 알 거야. 사이클롭스와 싸우려면 같이 믿어야 해. 전술이 필요하거든. 하지만 이곳에 모여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믿는다는 건 대단히 힘든 일이지.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별별 사람들을 많이 봤을테니깐."

 

 7번이 중얼거렸다.

 

 "별도 테스트를 받았다는 거군.."

 

 11번이 말을 이어갔다.

 

 "더욱이 이곳은 아래층보다 식사가 하루 한 번밖에 안 나와. 식량도 조절해야 하지. 이런데 사람까지 많아지면 힘들어지겠지?"

 

 84번이 꼬르륵 대는 배를 붙잡으며 물었다.

 

 "좋아. 이곳도 고기가 나오나? 슬슬 배가 고파서 말이야."

 

 "이전 방보다 더 좋은 고기를 주지. 하지만 많이 먹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많이 먹게 되면 사이클롭스의 공격을 피할 수 없거든. 명심해. 둔하면 바로 죽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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