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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기현상 칼럼니스트
작가 : ILooK
작품등록일 : 2022.1.21

생방송 중 실종된 스트리머, 사랑에 온 몸과 마음을 불태우는 사람, 아름다운 형상과 함께 나타난 알 수 없는 전염병 그리고 갑작스레 아귀가 되어 나타난 조상까지. 이미 일어났으나 아직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단편 형식의 짧은 호러 소설과 이를 마무리 짓는 칼럼 방식의 이야기입니다.

#공포 #미스테리 #괴이 #한국 #전설

ilook.at.the.light@gmail.com

 
3-3. 백륜
작성일 : 22-02-08 22:17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4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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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간단한 소개를 마친 키니스는 뿅하는 시각 효과와 함께 사라졌다.

 

 아이들의 아쉬움이 가득 담긴 탄식이 곳곳에 들려왔지만, 곧 여러 형태의 레이저와 드론이 하늘을 수놓기 시작하자 불평불만은 쏙 들어갔다.

 

 사방은 대규모의 가상현실 세계가 펼쳐진 듯 바닥과 주변 풍경이 시시각각 변화했다.

 

 

 입을 헤벌리고 정신을 빼앗긴 것은 어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조이패드 혹은 3D-VR 기계로 인식하는 가상현실 세계와 달리 몸의 제약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비현실적인 세계에 매료되었다.

 

 

 볼거리는 많았지만 아무래도 딱딱한 내용이었던 1부와 달리 2부에서는 3D 가상세계 예술가가 참여한 만큼 독특한 별세계가 펼쳐졌다.

 

 사람들은 우주의 한복판에서 주변을 떠다니는 별 무리를 감상할 수 있었고, 호기심에 이끌려 별에 손을 대면 마치 물방울이 터지듯 잔상을 남기며 사라졌다.

 

 

 장소는 시시각각 바뀌어서 어느 때에는 하늘에 서 있다가도 사람들은 온갖 과자로 만들어진 동화 속을 거닐기도 했고, 유명 영화나 이야기 속 동물을 관찰했으며 또 바닷속에서 머리 위로 비치는 물비늘을 감상하며 인어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관객들이 신기하게 생각하는 건 그 어떤 물리적 기기의 도움 없이 레이저 혹은 홀로그램이 사람의 접촉에 반응한 것이다.

 

 실체가 없는 과자 집이었지만 손으로 문고리를 건드리면 문이 열려 내부를 감상할 수 있었고 동물을 쓰다듬는 시늉을 하면 홀로그램일 뿐인 동물이 기분 좋게 울며 인간의 손길에 반응했다.

 

 

 또한, 주변 풍경 모든 것이 실체 하는 것처럼 반응했다.

 

 그냥 배경으로 생각한 곳조차 손을 대면 어떠한 반응이 되돌아왔는데, 그 때문에 모든 것이 현실처럼 생생했다.

 

 

 그리고 2부의 클라이맥스는 관객 모두가 사는 행성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사는 행성이 머리 위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장엄하며 압도적인 장면.

 

 이전처럼 화려하지도, 눈에 띄는 효과도 없었지만, 그 어떤 가상세계보다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또 어떤 이는 덜덜 떨며 두 눈을 감기도 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난 후.

 

 행성은 점점 확대되어 그들이 서 있는 이 장소,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었다.

 

 사람들은 손을 흔들거나 몸을 움직이다 하늘에 떠 있는 장면이 녹화된 장면이 아닌 실시간 송출이라는 데 큰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일시에 모든 것이 끝났다.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던 화면과 드론이 종적을 감추고 'SHC, 새로운 세계를 열어갑니다.'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으나, 마치 꿈속을 거닌 것처럼 황홀했던 그 순간을 되새기며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그리고 서서히 글자가 지워지자 사람들은 돌아갈 채비를 했다.

 

 이미 몇 사람은 자리를 떠나 출구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아직은 다 끝이 아니라는 듯이 흐려지는 글자 사이에서 작고 동그란 물체가 나타났다.

 

 

 "어? 저거! 아직 안 끝났나봐!"

 

 

 마지막까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던 사람들이 외친 소리에 자리를 이동하던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텅 빈 검은 하늘에 오색의 빛을 내뿜은 작은 타원형의 물체가 둥둥 떠 있었다.

 

 정지해 있는 모습이었으나 오묘한 색 덕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이 타원형의 물체는 어느 순간 천천히 회전하며 몸집을 키웠는데, 크기와 속도가 비례하듯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크기 역시 행사장 전체를 다 뒤덮을 것처럼 확장되었다.

 

 그런 뒤 회전하며 내뿜던 오색 빛이 가루가 되어 사람들의 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그 모습이 마치 빛으로 이루어진 싸락눈처럼 보였다. 몸에 닿는 즉시 그 부위가 희미하게 빛을 발하다 사라졌기에 사람들은 저마다 빛 가루를 하나라도 더 만져보기 위해 손을 휘적휘적 저었다.

 

 

 한참 빛을 발하던 물체는 점차 희미해지더니 곧 사라졌다.

 

 사람들은 아쉬워했으나 마지막까지 대단했던 SHC의 기술력에 감탄하며 자리를 떠났다.

 

 ***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현장 감독자의 얼굴이 붉게 변한 채 기술 담당자를 타박했다.

 

 행사는 잘 진행되고 있었고 마지막까지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끝을 맺었다.

 

 아니, 그럴 뻔했다.

 

 마지막에 나타난 처음 보는 레이저 혹은 홀로그램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그게, 저희 측도 처음 봅니다. 저런 건 코드로 짜 본 기억도 없고 기획한 적도 없단 말입니다."

 

 

 당혹스러운 기술 담당자의 말에 현장 감독자가 코드 AI를 시켜 이벤트 진행 코드를 화면에 띄웠다.

 

 기술 담당자의 말대로 마지막은 SHC의 마지막 인사말이 전부였다.

 

 

 "그럼 방금 저게 대체 뭐야..."

 

 

 얼을 뺀 현장 감독자와 기술 담당자가 서로를 바라보며 난감함을 감추지 못할 때, 최성아와 이경언은 지친 몸을 이끌고 무인 택시를 겨우 잡아 탄 채 이경언의 집으로 돌아왔다.

 

 씻는 것도 힘들어 그대로 지쳐 잠든 최성아는 문득 피로감 없는 상태로 잠에서 깨어났다.

 

 창문을 뚫고 방으로 침입한 햇살이 이미 길게 늘어져 있었다.

 

 

 오후 1시!

 

 

 최성아는 현재 시각을 깨닫고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한경남이 쉬는 날이긴 했으나 그의 성정으로 보아 한수진과 유모AI 둘만을 덜렁 방치해 두었을 가능성이 컸다.

 

 여전히 잠들어 있는 이경언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씻고 집을 나선 최성아가 뛰어가며 플라잉 택시를 예약했고, 올 때와 달리 조급한 마음으로 택시에 탑승했다.

 

 

 "나 20분 안에 집에 도착하니까 잠깐 애랑 같이 있어줘."

 

 

 택시 안에서 음성 메시지를 남긴 최성아가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서둘러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상함을 감지했다.

 

 너무 조용했다.

 

 이상한 점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는 거실에 유모 AI와 함께 있었지만 온 집안이 뒤집어 진 것처럼 엉망진창이었다.

 

 더불어 한경남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놀란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엉망이 된 장소를 살펴보던 최성아의 안색이 파리하게 질렸다.

 

 모두 귀중품을 보관하고 있던 장소.

 

 우당탕탕 뛰어 들어가 잔뜩 헤집어진 자리를 여기저기 뒤집어 보았으나 틈틈이 모아뒀던 보석과 명품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도, 도둑! 유모!"

 

 

 최성아의 비명 섞인 목소리에 한수진을 안고 있는 유모AI가 최성아에게 다가왔다.

 

 

 "경찰에 신고는 했어?!"

 

 

 "경찰에 신고할까요?"

 

 

 "뭐라는 거야?! 낯선 사람이 집에 침입했는데도 자동 신고 시스템 작동 안했어?!"

 

 

 "외부인의 침임이 없었습니다."

 

 

 최성아는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뭐? ...... 혹시 오늘 집에 누가 방문했어?"

 

 

 "아무도 없습니다."

 

 

 최성아는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한경남인 것을 직감했다.

 

 

 "한경남, 그 자식 언제 집 나갔어?"

 

 

 "현재 시각으로부터 10분 전입니다."

 

 

 하!

 

 

 최성아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 기분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어제 일에 대한 복수가 틀림없었다.

 

 다른 방법도 많을 텐데 하필 이따위 도둑질 흉내를 선택한 한경남에게 질릴 대로 질렸다.

 

 더 이상 그와 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아니, 이번에야 말로 진짜 끝을 볼 것이다!

 

 

 차갑게 굳은 표정.

 

 한수진은 눈치를 보며 유모의 품에서 숨을 죽였고, 최성아는 홈 AI를 통해 경찰에 신고할 내용을 작성했다.

 

 

 아이를 남편에게 맡긴 후 외출에서 돌아와 보니 남편인 한경남이 집안의 귀중품을 털어 도망갔다.

 

 

 몸도 가누지 못하는 아이를 사람의 감시감독 없이 유모 AI에게 맡기는 건 불법이었다.

 

 한수진은 최성아의 친자는 아니었으나 한경남이 아이를 방임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리포트를 작성해 경찰에 보낸 최성아는 유모의 품속에 얼굴을 묻은 한수진을 바라보았다.

 

 이 일로 두 사람은 이혼하게 될 것이다.

 

 이 집을 그가 받게 되더라도 이곳에서 살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면 저 아이는 어디로 가게 될까.

 

 저 애 부모는 그때가 되면 아이를 돌려받으러 오기는 할까?

 

 혹시 저 애, 진짜로 한경남이 숨겨 놓은 사생아는 아닐까.

 

 그렇다면 저 애는 한경남과 살게 될까?

 

 

 아이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이 일순간 올라왔으나 최성아는 동시에 후련해지는 기분에 묘한 죄책감을 느꼈다.

 

 아이는 이 순간에도 눈치를 보며 유모 AI의 옷을 꼭 쥐고 있었다.

 

 최성아는 자신의 기분을 묘사할 그 어떤 적합한 단어를 찾지 못한 채 그저 그 감정이 가라앉기만을 차분히 기다렸다.

 

 그러다 불쑥 단 한 번도 고려하지 않았던 사항이 떠올랐다.

 

 

 양육권을 요구해 볼까?

 

 

 갑작스레 모성애가 샘솟아 한수진을 자신이 키우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한경남에게 저 아이를 맡기면 최소한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될 것이고, 국가에서 눈치 채지 못해 아이를 빼앗지 않으면 까딱 잘못해서 건강이 상하거나 혹은 사망할 수도 있었다.

 

 

 한참 이런저런 핑계거리를 떠올리던 최성아는 기저에 깔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를 어렵사리 인지할 수 있었다.

 

 

 한경남에게 그 무엇도 주고 싶지 않다.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것을 확인한 최성아가 한경남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속해서 신호가 가고 있는데도 상대방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최성아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전화를 걸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리고 열 번이 반복되어 10분을 넘어서자 이제는 오기가 발동되었다.

 

 잔뜩 골이 난 최성아라 하더라도 지겨울 정도로 계속되는 신호음에는 결국 기진맥진 해 져서 스마트워치의 화면을 끄고 말았다.

 

 

 소파에 가만히 늘어져 있던 최성아는 본능적으로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경남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서 경찰에 신고를 넣었지만 곧바로 연락이 오지 않는 것까지 전부 다.

 

 그때 손목에서 진동이 전해져 왔다.

 

 

 「이경언」

 

 

 말도 없이 집을 나선 뒤에도 메시지 한 통 남기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제서 떠올랐다.

 

 최성아는 급하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 미안! 아침에..."

 

 

 "야! 너 지금 어디야?!"

 

 

 갑작스레 들려 온 큰소리에 깜짝 놀란 최성아가 더듬거리며 집이라고 답했다.

 

 평소 잘 화를 내지 않는 성격인 이경언의 고함은 말없이 집을 나선 게 이렇게 타박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잘못한 일인가, 싶은 억울함조차 잊게 만들었다.

 

 

 "빨리, 빨리 뉴스 봐봐! 빨리!"

 

 

 다급한 목소리는 이경언이 화가 난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었다.

 

 최성아는 불안한 마음으로 홈 AI를 시켜 TV를 킨 뒤 그저 멍하니 화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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