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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의 기사도를 그대에게 드립니다
작가 : 난채
작품등록일 : 2022.1.1

제국 최고의 망나니로 살아온 브라이니 드 하이츠 황녀

"경거망동 하지 말거라. 어지 하는 행동이 지 어미만 쏙 빼닮아서는..."

황후를 닮아 황제의 미움을 받는 그녀에게 내려온 불길한 신탁으로 인해 여러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브라이니

'황궁은 더이상 안전한 곳이 되지 못한다.'

사랑하는 이들의 삶을 위해 가출을 결심하여 도착한 곳이... 기사단?!

우아한 드레스 뒤에 감추어진 날카로운 칼자루, 상황속에서 피어나는 감정, 사랑

 
5화. 마지막 인사
작성일 : 22-02-07 21:07     조회 : 175     추천 : 0     분량 : 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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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휘벤과 약조했던 사흘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브라이니가 궁 밖으로 나갈 채비를 몰래 하는 동안 아휘벤이 아테르의 집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아버지, 아휘벤입니다.”

 

 “들어오거라.”

 

 거대한 집무실의 문이 육중한 움직임으로 열렸고 그 안에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앉아서 빗발치는 각종 상소문을 처리하고 있는 자신의 아버지가 눈에 들어왔다.

 

 “무슨일이냐.”

 

 “제게 일주일의 시간을 주셨지요. 오늘 아버지가 제게 하시는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아휘벤이 말하는 ‘기대’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린 아테르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

 

 “역시 내 아들은 날 실망하게 하지 않는군. 잘 생각했다, 아휘벤.

 모름지기 차기 황제가 될 네겐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그년을 어떻게 처리하던 그건 네 선택을 존중하마. 그년의 숨이 끊어질 때쯤 내 집무실로 오거라. 아무리 밉다 한들 딸의 마지막은 봐줘야지.”

 

 “예, 아버지.”

 

 아휘벤이 집무실 밖으로 나가자 아테르는 눈을 흘겼다.

 남매는 우애가 깊었고, 평소 제 누이를 잘 따르던 아휘벤이 하루아침에 마음을 바꿨을 리 없었다.

 

 ‘무언가 냄새가 나는구나, 아들아.’

 

 * * *

 

 “누님, 준비되셨습니까?”

 

 “필요한 건 대충 챙겼어.”

 

 브라이니가 자신의 드레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씩 웃었다.

 그녀의 양쪽 허벅지에는 날카로운 단검이 묶여있었고, 허리에는 생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주머니가 묶여있었다. 아휘벤은 그런 브라이니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에게 포도주가 잔뜩 담긴 잔을 건네주었다.

 

 “이 포도주 안에는 일시적으로 혈색을 잃게 만드는 독초가

 소량 섞여 있습니다. 궁의는 이미 매수를 해 둔 상태이니 걱정하지는 마세요.”

 

 “넌 어디 가려고?”

 

 그녀에게 포도주를 건네준 아휘벤이 식당 문을 열고 나가려 하자, 브라이니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황제가 누님의 숨이 끊어질 때 집무실로 찾아오라고 해서요.”

 

 “내가 죽어가는 꼴을 보고 싶은 게지. 죽은 척 연기는 열심히 하고 있을 테니 다녀오렴.”

 

 브라이니는 아휘벤이 보는 앞에서 포도주를 입에 털어 넣고 자신이 쓰러질 곳 주변에도 포도주를 흩뿌렸다.

 그리고 현실성을 살리기 위해 의자를 쓰러트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 이러니까 기분 정말 이상하네…….’

 

 브라이니가 미리 계획한 자세대로 눕고 흰색 천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누가 봐도 죽은 사람이었다.

 

 끼익-

 

 닫혔던 식당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 몫의 발소리가 뒤집어쓴 흰색 천 너머에서 들렸다.

 

 “네가 큰일을 해냈구나, 아휘벤.”

 

 눈을 감고 누워있는 브라이니의 귀에 반갑지 않은 목소리가 귓가에 꽂혔다.

 

 “그래서, 독을 먹였다고?”

 

 “예, 아버지. 누님의 포도주에 독을 탔습니다. 그편이 위장하기엔 가장 안전하니까요.”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브라이니 근처에서 멈추었다.

 그중 더 묵직하게 느껴지는 발걸음이 그녀의 귓가에서 멈추더니 덮어놓았던 흰색 천을 잡고 확 들췄다.

 

 ‘눈 뜨고 있었으면 들킬뻔했네.’

 

 누군지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죽음을 가장 반길 사람은 딱 한사람밖에는 없었으니까.

 

 “한데, 아휘벤. 독을 마셨다 치기엔 입가가 지나치게 깨끗하구나.”

 

 “그도 그럴 것이, 누님의 포도주에 들어있던 독은 저잣거리에서 흔히 '보이지 않는 암살자'라고 불리는 독입니다. 이 독에 중독된 육체는 마비 증상과 함께 순식간에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지요. 암살 길드에서 고위 귀족을 살해할 때 많이 쓰는 수법입니다.”

 

 눈 하나 깜작하지 않고 거짓말을 내뱉는 아휘벤의 목소리는 작은 떨림조차 없었다.

 내심 제 동생의 연기력에 감탄하려는 순간 아테르가 말했다.

 

 “그렇군.”

 

 아테르가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휘벤은 제 연기에 속아 넘어간 아테르를 보며 안심했고, 그건 누워있던 브라이니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한시름 놓으려는 찰나, 아테르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황실 친위대장을 불렀다.

 

 “친위대장은 황녀의 시체를 가져가서 불에 태우거라.”

 

 “예, 황제 폐하. 명 받들겠습니다.”

 

 “아버지……!”

 

 아휘벤이 소리쳤다.

 황궁 법도 상 황족이 죽음을 맞이하면 황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평민들과 달리 화장하지 않고 그대로 안치시켰다. 지금 아테르의 행동은 브라이니의 권위를 깎아내림과 동시에 신탁을 품은 그녀를 처단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년에게는 불길한 신탁이 있다는 것을 잊었느냐! 신탁의 내용대로 이년은 재앙의 씨앗이지. 그런 씨앗을 가만히 놔두었다가 싹을 틔우기라도 하면 어찌할 생각이냐?”

 

 “하지만 그것은…….”

 

 아휘벤이 무어라 변명거리를 찾기 위해 말을 이었지만, 아테르는 눈을 더욱 가늘게 뜨고 그를 의심할 뿐이었다.

 

 “네가 토를 달수록 난 의심할 수밖에 없구나. 정말 이년이 죽은 게 맞는 것이냐?”

 

 남매는 정곡을 찔렸다.

 의심 많은 황제가 쉽게 넘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의심이 많을 줄 몰랐다.

 

 “정 못 믿으시겠다면 궁의를 부르십시오. 누님의 사망이 확실시되면, 더는 누님의 권위를 깎아내리지 마세요.”

 

 “궁의를 데려오거라.”

 

 크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식당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하녀가 재빠르게 궁의를 찾아 식당으로 안내했다. 식당은 황태자 궁과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식당에 도착한 궁의는 황태자 궁 소속 궁의였다. 아휘벤이 돈을 주고 궁의를 매수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테르는 그에게 브라이니를 살피라 명했고, 궁의는 브라이니를 요리조리 살피더니 아테르를 쳐다보며 말했다.

 

 “황녀님께서 숨을 쉬지 않으십니다. 돌아가신 것이 확실합니다.”

 

 “……이 일은 반드시 함구해야 할걸세. 나가보게.”

 

 자신의 본부를 다 한 궁의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조용히 물러났다.

 나가면서 아휘벤에게 살짝 신호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 확인하셨으면 이제 누님의 마지막은 제가 배웅하겠습니다.”

 

 “마음대로 하거라.”

 

 아테르가 문밖으로 발걸음을 돌려 식당 밖으로 나서면서 아휘벤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앞으로도 네 처신은 네가 알아서 해야 할 것이다, 황태자.”

 

 * * *

 

 ‘깜빡 잠들었네…….’

 

 장시간 누워있다가 보니 온몸의 근육은 소리를 질러댔고 차츰 목도 갈라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나 지금 어디 누워있는 거지…….’

 

 슬그머니 눈을 뜨고 갑작스럽게 들어온 빛에 저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눈이 밝은 빛에 적응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신을 가다듬고 근육을 이완하며 자세를 바로잡고 앉았다.

 푹신한 의자와 훌륭한 승차감, 황가 마차였다.

 

 “황녀님, 깨어나셨습니까.”

 

 “아, 바스토프 경?”

 

 마차 밖에서 브라이니의 인기척을 들은 아휘벤의 측근 기사인 케르온이 말을 걸었다.

 

 “케르온 바스토프, 황녀님을 뵙습니다.”

 

 “인사는 되었어요. 보시다시피 내가 지금 인사받을 처지도 아니고.”

 

 브라이니가 손을 내저으며 케르온에게 말했다.

 그녀의 심정을 이해한 그가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물건을 꺼내기 시작했다.

 

 “황태자 전하께서 제게 상황 설명을 해주시고 황녀님을 안전한 곳까지 모시라 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편지와 검을 황녀님께서 깨어나시면 전해드리라 하셨습니다.”

 

 “내게 편지랑 검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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