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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의 기사도를 그대에게 드립니다
작가 : 난채
작품등록일 : 2022.1.1

제국 최고의 망나니로 살아온 브라이니 드 하이츠 황녀

"경거망동 하지 말거라. 어지 하는 행동이 지 어미만 쏙 빼닮아서는..."

황후를 닮아 황제의 미움을 받는 그녀에게 내려온 불길한 신탁으로 인해 여러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브라이니

'황궁은 더이상 안전한 곳이 되지 못한다.'

사랑하는 이들의 삶을 위해 가출을 결심하여 도착한 곳이... 기사단?!

우아한 드레스 뒤에 감추어진 날카로운 칼자루, 상황속에서 피어나는 감정, 사랑

 
4화. 나의 주군
작성일 : 22-02-07 21:04     조회 : 172     추천 : 0     분량 : 2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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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검이라니요?”

 

 “말 그대로야. 난 검이 되려 한다.”

 

 아휘벤은 귀를 의심했다.

 황궁에서 태어난 이상, 강하게 커야 한다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의견에 따라 기사 여럿은 충분히 상대할 만한 실력을 갖춘 브라이니였지만 기사로서의 삶보단 황녀의 신분으로 황궁의 생활이 더 익숙할 그녀가 기사의 세계에서 버틸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래요, 누님께서 기사가 된다 쳐요. 그럼 기사 서임식은 어쩌시려고요?

 지금 아버지가 누님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데 오붓하게 아버지께 기사 서임을 받으실 생각은 아니시잖아요!”

 

 아휘벤이 자신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다.

 당연히 어이가 없었다.

 기사란 모름지기 황실에 충성하고,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것.

 만약 아버지가 누님을 기사로 서임했다 하더라도 황명으로 자결하라 이르겠지.

 

 심란한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뜬금없는 소리만 내뱉는 브라이니가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그런 동생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브라이니가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교회에 가신들을 모조리 불러놓고 기사 서임식을 하겠다 덤비면 아버지는 그걸 기회로 삼으시겠지. 그렇게 되면 내가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고 기사가 되어 황궁 밖으로 도망가겠다고 여겨 날 그 자리에서 죽여버릴 수도 있을 거야.”

 

 브라이니가 드레스 자락을 움켜쥐고 느긋하게 일어났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듣고 날 도와야 한다, 아휘벤.”

 

 “후……. 말씀하세요.”

 

 “아버지가 네게 나를 죽이라 명하셨잖아. 난 그걸 이용할 생각이란다.”

 

 “설마 저더러 진짜 누님을 해하라는 부탁을 하실 거면……!”

 

 “안심하거라. 그런 것 아니니.”

 

 브라이니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책장으로 다가가 책 한 권을 뽑았다.

 그러자 책과 책장 사이에 가려져 있던 작은 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상자를 열자, 검 푸른빛 액체가 담긴 작은 유리병을 그녀가 꺼내 들었다.

 

 “이 약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낯빛이 파리해지고 피부색이 검어진단다. 이걸 마실 생각이야.

 그리고 넌 아버지에게 내가 죽었다고 전하면 된다.”

 

 “하지만 아버지는 속지 않을 겁니다. 너무 위험한 행동이에요!”

 

 “혹시 모르니 황제궁과 황태자 궁 소속 궁의를 매수해서 내 숨이 끊어졌다는 소견서를 조작하도록 지시해.”

 

 “그런 다음은 어쩌시게요? 궁 밖으로는 어떻게 나가시려고……!”

 

 “아버지는 날 끔찍하게 증오하고 있어.

 내게 불길한 신탁이 걸려있는 이상 아버지는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내 시신을 황궁 밖으로 내보내려 할 거야. 괜히 내 시신을 황궁 안에 매장했다가 사용인들 사이에서 뜬소문이 돌면 안 되잖아? 그 틈을 노리다 도망치면 돼.”

 

 “그래서 회수된 귀족가의 성(姓)을 찾아봐 달라 부탁하셨던 거로군요.”

 

 “그래. 황궁 밖에 나가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고. 브라이니 드 하이츠가 아닌, 내 인생을.”

 

 아휘벤은 혼미한 정신을 붙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브라이니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면 어떤 억새도 해쳐줄 수 있었으니까.

 

 “이해했어요, 누님. 그럼 정확히 사흘 뒤에 거사를 치를 테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세요.”

 

 그가 돌아서서 나가려고 하자 브라이니가 급하게 그를 붙잡았다.

 

 “아휘벤, 내 요청 한 가지만 더 들어주겠니?”

 

 * * *

 

 평소 같으면 목욕 시중을 받았을 그녀였지만

 홀로 욕조에 들어앉아 몸 구석구석을 문질러 닦았다.

 부드러운 비누 거품이 흰 살결을 쓸었다.

 곧이어 욕실에서 방으로 돌아온 그녀가 흰색 새 아마포 옷을 입고 그 위에 붉은 로브를 걸쳤다. 검은색 긴 양말까지 챙겨 신은 브라이니가 밖에서 대기 중이던 아휘벤을 불렀다.

 

 “준비되셨습니까, 누님?”

 

 “그런 거 같아. 부탁할게.”

 

 브라이니가 아휘벤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그녀가 조용하지만 명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브라이니 드 하이츠는 죄와 인연을 끊고 부정 없는 생활을 보낼 것을 맹세한다.

 또한, 내 주군에게 충성을 다하기 위해 피를 흘리며 거룩한 교회의 법을 옹호할 것이다.

 내 삶과 죽음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대는 기사의 미덕인 용맹과 충성을 다짐할 수 있겠는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맹세합니다.”

 

 브라이니의 마지막 말을 기점으로 아휘벤이 미리 준비해둔 검으로 그녀의 두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원래는 법령 위반인 거 아시죠?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번만 봐 드리는 겁니다, 누님.

 하해요, 하이츠 경.”

 

 아휘벤이 그녀를 향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미소지은 뒤, 그녀를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고마워, 아휘벤. 이제 내 주군은 너야. 주군께 기사의 맹세를 했으니, 제 목숨도 주군의 것이 됩니다, 황태자 전하.”

 

 브라이니 역시 아휘벤을 안심시키려는 듯 경어를 쓰며 웃어 보였다.

 

 “그럼 황궁 밖으로 나가시면 이름을 바꾸고 기사로 살아가실 건가요?”

 

 “당장은 나도 잘 모르겠다만 일단 생각은 그렇단다.”

 

 “늘 누님의 모습을 마음속에 새기며 살겠습니다. 부디 몸조심하세요.”

 

 “가끔 서신을 보낼 테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렴. 너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알려줘야 한다.”

 

 “제가 누님보다 얌전하게 생활할걸요?”

 

 두 남매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해사하게 웃었다.

 하지만 이때 까지만 해도 이 둘은 뒤에 닥칠 일을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예상을 깬 변수가 생겨날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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