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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연서
작가 : 희연
작품등록일 : 2022.1.19

그리워할 戀, 글 書.
애정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너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연서인 것이다.

 
10.
작성일 : 22-02-06 22:20     조회 : 171     추천 : 0     분량 : 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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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화민이 서화를 처음 만난 것은 오래 전 일이다.

 지금으로부터 수년 전 일이다.

 

 

 

 -

 

 

 

 서화는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전, 일이 있다 하고 나가셔서는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으셨기에 걱정이 되었다.

 

 

 문 앞을 서성이며 멀리서 오는 이가 없는지 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자, 드디어 누군가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헌데, 여기로 오고 있는 사람은 하나가 아니었다.

 

 

 아버지와 어떤 남자 아이 하나가 함께 이리로 오고 있었다.

 

 

 

 "아버지, 어디를 다녀오신 겁니까? 한참을 안 오시기에 얼마나 걱정한 줄 아십니까?"

 

 "..."

 

 "헌데.. 이 아이는 누굽니까?"

 

 

 서화는 손가락으로 자신보다 한뼘 정도 커보이는 남자 아이를 가리키며 물었다.

 서화의 아버지는 무어라 말하려 했으나, 그만두었다.

 가만히 분위기를 살피던 남자 아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난 화민이라고 해. 열두 살이고."

 

 

 서화는 아이의 대답에 얼굴을 구겼다.

 

 '누가 지한테 물었나..'

 

 

 "근데 왜 반말이야. 딱 보니 거지 같구만."

 

 "그게 무슨 말 버릇이냐!"

 

 

 아버지가 호통을 쳤다.

 서화는 속이 상했다.

 

 

 

 "아버지, 제 말이 틀렸습니까? 왜 저런 거지꼴을 한 아이를 갑자기 데려오셔서는.. 누군지도 말씀을 안 해주십니까?"

 

 "그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아버지!"

 

 "아버님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셔서 잠시 데려온 것입니다."

 

 "누가 너한테 물었어? 왜 끼어들고 난리야! 아버지, 왜 제가 신경 쓸 일이 아닙니까? 여긴 제가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알았으니 그만하거라. 화민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고.."

 

 "왜 그렇게 저 아이를 감싸주시는 겁니까? 쟤가 뭐라도 되는 양.. 저 아이가 그리 불쌍해 보이셨습니까? 지금 우리 형편이 누굴 불쌍해 할 처지는 되는 것입니까? 말씀 좀 해보십시오, 아버지."

 

 "어찌 그리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야! 그만하라지 않았느냐!"

 

 "아버지..."

 

 

 

 아버지가 서화에게 이리 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서화가 무엇을 하든지 큰 소리 한번 낸 적 없었는데..

 서화는 모든 게 화민의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 수 없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딸 아이가 아직 많이 어려서 그런 것이니.."

 

 "정말 괜찮습니다. 이해합니다."

 

 

 자기보다 훨씬 의젓해 보이는 화민이 얄미웠다.

 

 '지가 뭔데 이해해. 누굴 이해해.'

 

 

 "네가 세 살이나 어리니 꼬박꼬박 존대하고, 오라버니라 부르거라. 사이좋게 지내고."

 

 "아버지..."

 

 "알겠느냐?"

 

 "예... 알겠습니다."

 

 

 서화는 아버지의 호통이 무서워 그러겠다고 대답하였다.

 이내 시무룩해져서는 구석에 가 앉았다.

 

 화민은 그런 서화를 보며 귀여운 듯 웃었다.

 그러곤 서화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

 

 "난 너랑 잘 지내보고 싶은데.. 너도 혼자 노는 것보단 나랑 노는 게 더 재밌지 않겠어?"

 

 "그.. 그건.."

 

 

 서화는 화민의 말에 솔깃해졌다.

 같이 놀면 더 재밌을 거란 말에 쉽게 마음이 풀리는

 서화는 아직 어린 아이가 분명했다.

 

 

 '그동안 혼자서 심심했으니.. 같이 놀면 분명 더 재밌겠지..?

 아버지가 사이좋게 지내라 하셨으니..'

 

 

 "나 재밌는 놀이도 많이 아는데.."

 

 "그.. 그래... 요. 잘 지내봐... 요."

 

 "말 편하게 해도 돼. 근데.. 팔 아픈데 이제 그만 잡아주지?"

 

 "예.. 아니, 응... 오...."

 

 "응?"

 

 "...오라버니."

 

 

 서화는 화민의 손을 마주잡았다.

 서화는 멋쩍은 듯 시선을 피했으나,

 화민은 서화를 보며 활짝 웃었다.

 

 

 

 이내 서화도 화민을 마주보고 웃었다.

 

 

 

 

 

 

 

 

 

 

 

 

 

 

 -

 

 

 

 

 

 

 

 

 

 

 

 

 화민은 궐을 다녀온 뒤, 깊은 생각에 잠겼다.

 서화와 휘연의 얼굴이 동시에 자꾸 떠올랐다.

 

 

 "화민, 왜 그러고 있어?"

 

 

 같이 궐에 갔던 사내가 말을 걸어왔다.

 

 화민은 서화가 궐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로

 수도 근처로 거처를 옮겼다.

 화민은 서화의 아버지가 예전에 알고 지내던 상인의 집에서 지내며 일을 도왔다. 그동안 나이가 늙고 몸이 많이 상했던 상인은 아들에게 가업을 물려주었고, 그 아들은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아 열심히 잘 해나갔다.

 

 아들의 이름은 성연이고, 나이는 화민과 동갑이었다.

 화민과 성연은 친구처럼 잘 지냈다.

 화민은 성연의 일을 옆에서 많이 도우며,

 가끔은 서화를 보러 성연이 궐에 갈 때 따라갔다.

 

 

 어제도 성연이 궁에 가는 날이어서 동행하였다.

 오랜만에 보는 서화는 몹시 수척해보였다.

 

 '아무래도 궐에서 지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테니...'

 

 

 "화민, 왜 그러고 있냐니까?"

 

 

 대답이 없자, 성연은 다시 한번 물었다.

 그제야 화민이 성연을 바라보았다.

 

 

 "어? 어... 뭐라는지 못 들었어."

 

 "무슨 생각을 하길래 불러도 답이 없어?"

 

 "어.. 그냥."

 

 "서화 때문에 그러는 거야?"

 

 "...응."

 

 "야, 뭘 걱정해. 괜찮아. 서화는 워낙 씩씩하잖아. 궁에서도 잘 해낼 거야."

 

 "그래도.. 걱정돼서."

 

 "음.. 좀 많이 지쳐보이긴 했지?"

 

 "응.. 그래보였어."

 

 "휴.. 어쩔 수 없지. 자기가 갑자기 궐에 가겠다고 나섰으니."

 

 "..."

 

 "것보다 어제 세자빈이랑은 무슨 얘길 그렇게 오래 한 거야?"

 

 "음.. 그게... 서화에 대해 묻더라."

 

 "그래? 세자빈도 질투라는 걸 하나 보네.. 세자가 서화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고..."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 정말 궁금해서 묻는 듯한..? 아, 모르겠다."

 

 "세자빈 눈에 독기가 장난 아니던데.. 우리 서화 고생 좀 하겠네."

 

 "글쎄다.. 어쩌면 둘이 잘 맞을지도?"

 

 "설마.. 그리 귀하게 자라신 분이 서화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랑?"

 

 "사람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잖아."

 

 

 화민은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

 성연은 일하러 나가려다 말고 화민에게 물었다.

 

 

 "근데.. 너 세자빈에게 가락지는 왜 준 거야?"

 

 "그냥.."

 

 "그거 꽤 귀한 건데.. 너 거기 뭐라 적혀있는지는 알아?"

 

 "응."

 

 "왜 그걸 세자빈한테...?"

 

 "그냥."

 

 "장난하냐? 그냥이 어딨어."

 

 "음.."

 

 

 

 

 

 

 ...

 

 

 

 

 

 

 

 "그리 만난 것도 인연이다 싶어서."

 

 

 

 

 

 

 

 

 

 

 

 

 

 -

 

 

 

 

 

 

 

 

 

 

 

 

 

 동궁전.

 

 

 

 

 

 因 緣

 

 '인연'

 

 

 휘연은 어제 화민에게 받은 가락지를 보고 있었다.

 다시 보니 제법 어여쁜 가락지였다.

 소지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가락지였지만.

 

 '그자는 왜 내게 이걸 준 걸까? 처음 본 사이에... 무슨 선물? 그것도 가락지를...?'

 

 

 그래도 선물 받은 것을 버리거나

 마냥 방치할 순 없다 생각해 휘연은 그 가락지를 자신의 다섯 번째 손가락에 끼워보았다.

 

 

 신기하게도 꼭 맞았다.

 

 '그냥 크기가 맞을 듯해 보여서 준 걸지도..?'

 

 그리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다음에 궐에서 또 보게 된다면 답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마마, 세자 저하 드시옵니다."

 

 "저하, 오셨습니까."

 

 "빈궁, 혹 어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일이라니 무슨.."

 

 

 '서화가 사내와 함께 있는 걸 본 건가?'

 

 

 "동궁전 일각문에 상인들이 다녀갔습니다."

 

 "혹시 어떤 사내가.."

 

 "서화가 웬 사내와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사내가 저하께서 그때 말씀하신 사내가 아닐지.."

 

 "서화는 어땠소?"

 

 "그리 밝은 얼굴은 아니었으니, 염려 마십시오."

 

 "알겠소."

 

 "서화는.. 그 사내와 각별한 사이처럼 보였지만, 저하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사이는 아닌 듯합니다."

 

 "...나도 이젠 모르겠소."

 

 "서화와 이야기는 해보셨습니까?"

 

 "도통 나와 마주치려 하지를 않소."

 

 "제가 한번 자리를 마련해보겠습니다."

 

 

 휘연은 서화와 한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생각에 잠겼다.

 

 한 역시 여러가지 생각으로 인해 머리가 복잡했다.

 

 

 휘연의 손가락에 끼워진 가락지를 보기 전까지.

 

 

 "이 가락지는 무엇이오?"

 

 

 한은 휘연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휘연은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 한의 손을 뿌리쳤다.

 

 

 "아.. 아, 그게... 순간 너무 놀라서... 송구합니다, 저하."

 

 

 한은 무안하여 얼굴이 붉어졌다.

 휘연에게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아니오.. 내 갑작스럽게 손을 잡아 미안하오."

 

 "황공합니다, 저하.."

 

 

 '내가 뭘 하려던 것도 아닌데..

 저렇게까지 놀랄 일인가....'

 

 한은 서운한 마음이 커지려는 걸 애써 모른 척 했다.

 

 

 "그래서 그 가락지는 무엇이오?"

 

 "아, 그것이.. 어제 다녀간 상인 중 하나가 선물이라며 준 것입니다."

 

 "....그렇소."

 

 "참으로 곱지 않습니까?"

 

 "참으로 곱군요.. 헌데, 세자빈에게 어울리는 선물은 아닌 듯 하오."

 

 "...저하,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가락지는 보통.. 가족 간에 주고 받는 물건이 아닙니까. 헌데, 누군지도 알 수 없는 자가 준 가락지를 그리 덥썩 받는 것은.. 보기에 좀 그렇지 않소. 한 나라의 세자빈이..."

 

 

 한은 자신의 말이 좀 심하다 생각하였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미 휘연의 기분은 상해버렸다.

 

 

 "그러니 저하께서는 지금.. 제가 아무한테나 가락지를 덥썩 받아서 생각없이 끼고 다니는 그런 사람이란 뜻입니까?"

 

 "내 말은 그런 것이.."

 

 "그저 대뜸 주고선 가버려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그래도 선물 받은 것을 버리거나 방치하기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여 손에 끼워본 것입니다. 가락지는 가족끼리 주고 받는 선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받는 이의 건강과 가정의 화목을 기원하며 선물하기도 하는 물건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이 물건을 받아선 안 되는 것인가요?"

 

 "..."

 

 "애초에 물어보신 것도 저하시지 않습니까? 이리 저를 무안하게 하시려고 물어보신 겁니까?"

 

 "미안하오.."

 

 "..."

 

 "내 미안하오, 빈궁."

 

 

 휘연은 열이 받았다.

 서화고 뭐고 도와주겠단 약속도 다 없던 일로 하고 싶었다.

 

 한은 자신이 왜 그렇게까지 말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휘연의 손가락에 끼워진 가락지를 보고, 말이 그렇게 삐딱하게 나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

 

 

 

 

 

 

 

 

 

 

 다음 날.

 

 

 

 

 

 

 휘연의 처소 앞에

 흰 천으로 감싸진 무언가가 놓여져 있었다.

 서상궁이 휘연에게 그것을 가져다 주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서상궁?"

 

 "문 앞에 놓여져 있던 것이옵니다."

 

 

 휘연은 서상궁이 주는 것을 건네받았다.

 

 

 '이게 뭐지..?'

 

 

 

 휘연은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조심스레 흰 천을 풀었다.

 곱게 싸여진 천이 스스륵 풀렸다.

 

 

 그러자,

 

 휘연의 눈에 보이는 것은

 

 

 

 ...

 

 

 

 

 

 가락지였다.

 

 

 어여쁘고 영롱한 빛을 내는 가락지 하나가 천 위에 놓여져 있었다.

 

 

 

 

 

 

 

 

 

 

 

 

 

 

 

 

 
작가의 말
 

 가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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