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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보이지 않는 존재들
작가 : 이야기
작품등록일 : 2021.12.26

한 방에 모여있는 사람들. 모두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은 왜 이곳에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숲으로 가는 길③
작성일 : 22-02-06 19:34     조회 : 207     추천 : 3     분량 : 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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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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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이 트자, 칠흑 같은 어둠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하늘에서는 까마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날은 서서히 밝아졌지만, 마을 거리에는 여전히 돌아다니는 사람도, 소리도 없었다.

 

 메테우스 일행은 건물 앞에 조용히 서 있었다. 이들 앞에는 이제 막 만들어진 세 개의 무덤이 있었다. 숨진 병사들의 자리였다.

 

 메테우스는 간밤에 발생한 일들을 생각하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다른 이들도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무덤을 바라봤다. 이들은 곧 자신의 왼쪽 가슴에 오른 주먹을 올렸다. 죽은 이를 기리는 마지막 인사였다. 메테우스가 짧게 말했다.

 

 "가자."

 

 말을 탄 메테우스는 앞장섰다. 에피도 그 뒤를 따라갔다. 메테우스와 에피는 한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하룻밤 사이에 병사 3명을 잃은 죄책감에서다. 뒤따라오는 병사들도 터벅터벅 메테우스와 에피 뒤를 쫓아갔다. 병사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에피는 밤에 일들을 생각하며 중얼거렸다.

 

 '분명히 일부러 살려 두었어..'

 

 에피가 문제의 방에 들어갔을 때, 병사 2명은 이미 숨져 있었다. 단단한 갑옷 사이로 병사들의 목에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 누군가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었다.

 

 '보통내기가 아니었어...'

 

 피를 쏟아낸 병사도 같은 부위를 공격받았다. 하지만 앞서 당한 병사들보다는 상처가 얇아 그 자리에서 바로 숨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상처는 치명적이었기에 병사는 힘겹게 한 마디를 내뱉은 뒤, 목숨을 잃었다. 숲으로 가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공격하지 않고, 왜 경고만 한 것일까.'

 

 에피는 궁금했다. 이 정도의 실력을 갖췄으면 충분히 기습해올 수 있었다. 하지만 동이 틀 때까지도, 더 이상의 습격은 없었다. 그것이 오히려 메테우스와 에피의 신경을 더 쓰게 했다.

 

 '그, 그림자는 누구였을까.'

 

 에피는 건물 밖에서 본 의문의 그림자를 떠올렸다. 소리 내지 않고 재빠르게 움직인 그 그림자가 계속 머릿 속에 맴돌았다.

 

 '내 눈을 돌리려고 하는 거였나..'

 

 그도 그럴 것이 그림자는 계속해서 움직였고 방 한가운데에 있는 에피를 오른쪽 방 끝으로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병사들이 습격받은 곳은 공교롭게도 에피가 있는 곳 정 반대편 왼쪽 방 끝이었다. 생각에 잠겨있는 에피를 보며 메테우스가 말했다.

 

 "왜 숲으로 가지 말라고 한 것일까."

 

 "전혀 모르겠어. 하지만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는 건 확실해."

 

 "감히 아이테르 병사를 건드리다니. 보면 가만 안 두겠어. 일단 마을 사람들한테 가지. 마을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얘기나 좀 들어보고 싶군."

 

 에피는 메테우스가 단순히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메테우스의 성격상 보복을 할 게 분명했다.

 

 평소였더라면 에피가 말리고 나섰을 텐데 어제 일은 에피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에피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기습을 당해본 게 언제인지를 떠올렸다. 하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마침 저 앞에 모여 있군."

 

 메테우스 일행 앞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메테우스 일행을 두고 등을 진 채로 둥그렇게 모여 있었는데, 바닥 아래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메테우스가 외쳤다.

 

 "어젯밤 아이테르 병사들이 습격을 당했다. 어제 건물을 인도한 장로는 당장 나와서 설명하는 게 좋을 거야."

 

 메테우스의 말에도 마을 사람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메테우스가 다시 소리쳤다.

 

 "사람 말이 우습게 들리나 보군. 그렇다면.."

 

 메테우스가 허리 춤에 차 있던 검을 꺼내던 찰나, 무언가가 메테우스 일행 앞으로 날라왔다.

 

 휘리릭.

 

 이들이 던진 건 다름 아닌 어제 장소를 알려준 장로의 목이었다. 메테우스가 말했다.

 

 "이게... 무슨.."

 

 마을 사람들 중 한 명이 돌아보며 외쳤다. 눈 한쪽이 없는 남성이었다.

 

 "나리. 우리가 나리를 도와준 대가입니다. 결국 또 이렇게 죽고야 말았습니다. 도대체 우리가 무슨 죄를 지은 것입니까. 왜 우리는 죽어야 하는 겁니까."

 

 남성의 말을 이어 팔 한쪽이 없는 여성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이렇게 개죽음당하지 않으려고 밤에 잠도 못 자고 지키고 있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죠? 아이테르 병사들은 대체 우리를 왜 지켜주지 못하는 것입니까."

 

 남성과 여성의 말에 마을 사람들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제발 도와달라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메테우스는 에피를 바라봤다. 에피도 메테우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을 사람들이 이유 없이 공격을 받는다는 건 심각한 상황임이 틀림없었다. 메테우스가 입을 뗐다.

 

 "자. 진정들 하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 말해 보게. 병력이 필요하면 당장 아이테르에 알리겠다."

 

 메테우스의 말에 한 노인이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병력이 오기 전에 다 죽을 겁니다. 이곳은 지금 지옥과도 같아요."

 

 "답답하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을 해야 알지. 그래야 우리도 해결에 나서지."

 

 노인이 머뭇거리자, 볼에 상처가 난 남성이 말했다.

 

 "네메아가 돌아다니기 전에 의문의 무리가 마을을 습격했습니다. 그게 당초 사람인지 아닌지..."

 

 남성이 말을 흐리자, 메테우스가 다시 물었다.

 

 "무슨 말이지?"

 

 "눈동자가 벌겋게 올라온 게 꼭... 동물마냥.."

 

 "주술이군."

 

 에피가 메테우스에게 속삭이자, 메테우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주술에 걸린 사람들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주술사 마음대로 움직이게 된다. 꼭 꼭두각시처럼 변하게 되는데, 주술에 걸리는 동안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당한 이들뿐만 아니라 주술사도 알 수 없는 후유증을 겪기에 각 제국들은 주술을 금지하기로 약속했다. 주술사를 그 자리에서 처형하자는 협약이었다. 이 때문에 주술사들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숨고 또 숨었다. 이랬던 주술사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이는 심각한 상황이기도 했다. 메테우스가 물었다.

 

 "그래서?"

 

 "어찌나 빠른지 처음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했죠. 하지만 마을을 지키는 용병들이 있어 그들을 어떻게든 몰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순순히 가던가?"

 

 "네. 그랬습니다. 그러다 조금 잠잠한가 싶었더니 네메아가 마을에 습격한 것이지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끔찍한 광경이었습니다."

 

 남성이 겁에 질리는 표정으로 말하자, 메테우스는 담담히 남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메아의 습격이라.. 그대들은 어떻게 물리쳤지?"

 

 "저희가 물리친 게 아닙니다. 네메아도 스스로 물러갔습니다."

 

 "네메아가 스스로 물러갔다?"

 

 "네. 마을에 들어온 네메아가 어느 순간 스스로 물러갔습니다. 저희도 도통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저 다친 사람들만 챙기기 바빴지요."

 

 메테우스가 주변을 바라봤다. 마을 사람들이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메테우스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네메아가 다시 공격을 했고?"

 

 "네. 그러믄요. 그럴 때마다 저렇게 불침번을..."

 

 남성의 말이 끝나기 전에 에피가 남성에게 수리검을 던졌다. 수리검은 곧장 남성의 목으로 향했고 남성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은 당황해 하며 이게 무슨 짓이냐며 항의했다. 메테우스가 검을 빼들며 말했다.

 

 "너희 누구야."

 

 메테우스가 말하자, 마을 사람들은 무슨 말이냐며 당황해했다. 에피가 수리검을 던지자, 또 다른 마을 사람이 쓰러졌다. 에피가 말했다.

 

 "깜빡 속을 뻔. 그림자가 다르잖아."

 

 에피의 손은 이들 그림자로 향했다. 당초 무리들로 있다보니 그림자의 형체가 특별히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일부 몇몇이 떨어져 있어 정체가 발각됐다. 바닥에 비췬 이들의 그림자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과 달랐다. 그러자 무리 속에서 웃음소리가 나왔다.

 

 "큭큭큭"

 

 메테우스가 말했다.

 

 "누구냐."

 

 "킥킥킥. 정체가 이렇게 드러날 줄은."

 

 웃음소리는 다름 아닌 한 남자 아이에서 나왔다. 남자 아이는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무리 앞으로 나왔다. 그러자 그림자는 아이의 모습과는 다르게 길게 나 있었다. 메테우스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오르트. 오랜만이군."

 

 메테우스 말에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달라졌다. 이들 모두 머리카락은 없었고 눈동자는 모두 벌겠다. 또 혀를 길게 내밀었는데, 혀에서는 침이 뚝뚝 떨어졌다. 아이 또한 삐쩍 마른 남성으로 바뀌었다. 그의 눈동자는 파랬다. 오르트가 말했다.

 

 "꼬맹이의 모습을 하는 건 영 힘들군."

 

 "하데스가 아이테르 국경을 침범하다니. 책임은 져야 할 거야."

 

 메테우스가 단호히 말하자, 오르트는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때와 다르지. 이제 책임은 그쪽이 지게 될 거야."

 

 "뭐라고?"

 

 "이제 하데스는 숨지 않는다. 곧 우리의 세상이 오게 될 거야."

 

 "아직도 그 소리인가. 정말 말이 안 통하는군. 자! 전원, 진열을 갖춰라!"

 

 메테우스의 말에 아이테르 병사들이 창을 앞으로 향하며 대열을 갖췄다. 그 모습에 오르트가 웃으며 말했다.

 

 "메테우스. 진정하라고 주변을 봐봐."

 

 메테우스가 주변을 바라보자, 숨어있던 하데스 병사들이 나타났다. 수만해도 메테우스 병력보다 몇 배는 많아 보였다. 이들은 메테우스 주변을 감쌌다. 메테우스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오르트. 나를 잘 알 텐데. 아이테르를 위해서 싸우는 건 내 목숨따위는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을. 나뿐만 아니라 아이테르 병사들은 전투에 모든 것을 쏟지. 병사만 많다고 해서 소용없다는 걸 잘 알텐데."

 

 "알지. 누구보다 메테우스를 잘 알지. 하지만 나는 오늘 너랑 싸우려고 하는 게 아니야. 그저 숲으로 가지 말라고 경고를 할 뿐이지."

 

 오르트의 말에 에피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숲으로 가지 말라...'

 

 메테우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것까지 신경써주다니 눈물이 다 나려고 하는군."

 

 "가면 아이테르는 사라지게 될 거다."

 

 오르트의 말에 메테우스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오르트. 지하에 있다 보니 감도 잃었군. 정말 제정신이 아니야."

 

 "훗.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군. 어리석은 녀석. 편할 대로 생각해. 오랜 정으로 얘기한 것이니. 그럼 이만. 자! 철수한다."

 

 오르트의 지시에 하데스 병사들은 하나둘 마을을 떠났다. 오르트가 말했다.

 

 "잘 생각해봐. 메테우스. 아이테르를 구하고 싶으면 지금도 늦지 않았어."

 

 오르트는 이 말을 한 뒤, 마을을 벗어났다. 방향은 동쪽이었다. 메테우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동쪽으로... 아틀란티스로.. 간다는 건가."

 

 하데스 병사들이 사라지자, 마을에는 다시 침묵이 찾아왔다. 마을 자체는 이미 폐허가 된지, 오래돼 보였다. 에피가 물었다.

 

 "어떻게 할 거야. 돌아갈 거야?"

 

 "아니. 우리는 숲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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