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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황금에 미친 이 세상을 뿌리째 들어내겠어!
작가 : 화블루
작품등록일 : 2022.2.1

가주의 빚을 갚기 위해 상인의 신부로 팔려갔던 아멜 그린, 가문의 낮은 작위 때문에 팔려가다시피 외국으로 끌려갔던 에릭 화이트는 황금에 미쳐있는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그들의 인생을 바친다. 그들이 당당한 군주가 되어 이 세상을 통째로 바꿀 수 있을 때까지!

 
3화. 피드의 결혼 상대는 누구?
작성일 : 22-02-05 19:15     조회 : 209     추천 : 1     분량 : 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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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만약에 펠트로가 우리 중에 한 명을 피드에게 시집 보내려고 하면 뭐라고 할 거야?"

 

 

 에밀리가 짐짓,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음.. 내가 나이가 더 많으니까 아무래도 내가 먼저 시집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아멜이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목소리로 별 고민 없이 대답하자 속이 답답해진 에밀리는 대화를 더 이어가지 않았다. 아멜의 단조로운 대답을 끝으로 그들은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아멜도 사실, 에밀리 못지 않게 화가 난 상태였다.

 

 그녀의 속은 이미 한참 전부터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었다. 만약 아버지가 순례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었더라면, 어머니가 이 자리에 있었더라면, 펠트로 대신 자신이 가주가 되었더라면- 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여러 소망들이 아멜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무능한 장남인 펠트로의 명령을 곧이 곧대로 들어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마음에 들 리 없었다.

 

 그들이 응접실 문 앞에 도착하자, 응접실 앞에서 자매들을 기다리고 있던 유리가 고개를 숙이며 그녀들을 맞이했다.

 

 

 "이쪽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초록덩굴가문의 응접실은 여타 귀족들의 응접실과는 조금 달랐다. 펠트로가 가주 자리에 앉기 전까지만 해도 영지 내 주민의 알현 신청을 꾸준히 받았던 초록덩굴가문의 응접실은, 귀족들을 응대하는 왼쪽 응접실과 평민들을 응대하는 오른쪽 응접실로 나뉘어져 있었다.

 

 유리가 그들을 안내한 곳은 오른쪽 응접실이었다. 아멜이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초록덩굴가문 사람들은 가족끼리의 화담을 할 때엔 항상 왼쪽 응접실을 사용했는데, 한참 동안 사용하지 않던 먼지 쌓인 오른쪽 응접실에 부르다니, 아무리 출가외인이 될 동생들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펠트로는 분명 굳어있는 아멜의 표정을 확인했지만 이를 모른 척 했다. 대신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양 팔을 벌렸다.

 

 

 "어서 와라! 사랑스러운 내 동생들!"

 

 

 눈치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를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에밀리가 인상을 찌푸리며 토하는 시늉을 했다. 아멜은 힘을 실은 팔꿈치로 에밀리를 치며 티 없이 고운 미소로 인사를 올렸다.

 

 

 "가문의 주인이신 오라버니를 뵙습니다."

 

 

 아멜의 티 없는 미소에 질린 에밀리는 정말 내키지 않는다는 듯 표정을 구기며 인사를 올렸다.

 

 

 "걔문의 쥬인이신 오래봬니를 뵙습냬댸."

 

 

 누가 봐도 신랄하게 비꼬는 말투였다. 아멜이 경악에 물든 눈으로 에밀리를 바라보았다.

 

 

 "너...!"

 

 

 아멜이 한 마디 하려고 입을 열자 펠트로는 한 손으로 그녀를 제지한 뒤, 때 아닌 박수를 치며 웃었다.

 

 

 "하하! 아주 대단해, 에밀리. 역시 내 동생다워! 어디 가서 눈치 보고 살 스타일이 아니야!"

 

 

 평소였다면 으르렁대며 에밀리와 한바탕 말싸움을 했을 그가,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왜 그래? 뭐 잘못 먹었어?"

 

 

 에밀리는 어울리지 않게 산뜻한 모습의 펠트로가 이상했는지, 마치 못 볼 것을 본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하극상이니 뭐니 하며 눈에 불꽃을 튀겼을 펠트로였다. 하지만 그는 어깨를 으쓱할 뿐, 별 다른 대꾸는 하지 않았다.

 

 아멜은 그런 펠트로를 유심히 지켜보다, 짐작이 가는 바가 있는지 약간의 침음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혹시 피드가 에밀리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나요?"

 

 

 펠트로가 만면에 미소를 띄며 고개를 끄덕였다.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속 시원하게 웃는 그는 아주 행복해 보였다.

 

 

 "그래 아멜, 피드씨는 에밀리처럼 품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여자가 좋다고 하시더구나."

 

 

 160센티가 훌쩍 넘는 아멜과 에뮬에 비하면, 160센티가 조금 안 되는 에밀리는 확실히 아담한 체구이긴 했다. 하지만 그녀들의 키는 이 혼담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사실 피드는 아담한 여자가 좋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분수를 아주 잘 알고 있는 남자였기에, 누가 신부로 오든 기쁘게 받아들일 요량이라고 했지 절대 자신의 취향을 종용한 적은 없었다. 이는 순전히 펠트로가 그와 유독 사이가 안 좋은 에밀리를 좋지 않은 혼처에 팔아 넘길 속셈으로 지어낸 말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하지만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에밀리는 두려움에 온 몸을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었다. 아멜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에밀리를 바라보았다. 나이터울이 비슷해 크게 예뻐하는 동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동생은 동생이었다.

 

 자신보다 어린 동생이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은 모습으로 부들거리고 있으니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아멜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오라버니, 멀쩡한 장녀가 있는데 어찌 동생 먼저 시집을 보내겠습니까. 손윗사람인 제가 먼저 시집을 가는 것이 마땅한 순서가 아니겠는지요."

 

 

 맞는 말이었다. 자매들 모두 결혼 적령기의 처녀들이기는 했지만 그 중에서도 아멜은 혼기가 꽉 들어찬 첫째 딸이었다. 그런 그녀를 제치고 두 살 아래의 에밀리가 먼저 시집을 가는 것은 첫째 딸 아멜에게 큰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옳은 관례가 아니긴 했다.

 

 아멜은 어차피 자신이 이 혼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해 놓았기 때문에 피드와 혼인을 치르게 된다고 하더라도 에밀리만큼 충격을 받지는 않을 자신이 있었다.

 

 

 "음.. 하지만 아담한 사람이 좋다고 하셨는데 괜히 마음을 바꾸시는 건 아닐런지.. 남자의 취향이라는 게 생각보다 중요해서 말이야."

 

 

 느릿하게 거짓말을 내뱉은 펠트로는 옆에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하녀 유리의 새하얀 허벅다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대담한 행세에 놀란 유리가 조금 뒤로 물러났지만, 펠트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가 아무리 돈이 많다지만, 그래도 평민 아닙니까. 저희 가문처럼 빚에 시달리고 있는 귀족이 아니고서야 그깟 돈 몇 푼 받기 위해서 여자 형제나 딸을 결혼 시키려는 이들은 아마 없을 것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박또박 할 말을 내뱉던 아멜은 유리를 지분 거리는 펠트로의 못된 왼손을 바라보았다. 유리가 입술을 연신 짓이기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멜은 실례인 줄 알면서도 유리의 허벅지를 쉴세 없이 조물 거리고 있는 펠트로의 손을 바라보다, 그의 눈동자로 시선을 옮기며 대답했다.

 

 

 "저희 만한 미모를 가진 영애도 없고요."

 

 

 확신에 차있는 아멜의 목소리가 응접실을 울렸다. 펠트로는 아멜의 말에 있는 가시를 느꼈다. 돈 몇 푼으로 가족을 사고 파는 귀족은 우리 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은 그를 비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말이었다.

 

 살짝 기분이 상한 펠트로는 대답 대신,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빈 와인 잔을 유리 쪽으로 들었다. 유리가 기다렸다는 듯 빈 잔에 적포도주를 따르자, 그는 유리의 발 빠른 태도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숙성된 포도향을 음미했다.

 

 그는 그의 배다른 동생들인 아멜과 에밀리를 차례로 보았다. 아멜은 이미 사교계에 아름답기로 명성이 자자했고, 에밀리도 성격이 포악하기는 하지만 입만 다물고 있으면 외모로 깔 구석은 한 군데도 없었다. 확실히 제 어미를 닮아 뛰어난 외모들이기는 했다.

 

 그는 세 자매의 어머니인 에믹 남작 부인을 떠올렸다. 에믹 남작 부인은 옅은색의 은발에 진주알 같이 매끈한 피부를 가진 절세미인으로, 어떤 모임에 가도 화중군자로 거론될 만큼 그 미모가 아름다웠다.

 

 남자라면 누구나 탐 낼만한 고혹적인 미인이었다.

 

 나이가 들어도 전혀 늙어 보이지 않는 동안의 소유자인 그녀는, 지금 펠트로 옆에 서 있는 유리 따위는 가볍게 제칠 정도로 그 미모가 뛰어났다.

 

 

 "네 말이 맞아."

 

 

 펠트로는 에믹 남작 부인의 화려한 행적과 그 미모를 생각하며 아멜의 말에 수긍했다.

 

 

 "피드는 새로 맞이할 아내가 아름다운 귀족 영애이기를 바라고 있지. 아름다운 처자들은 저잣거리만 둘러보아도 한 두 명은 눈에 띄고. 혼인 적령기인 귀족영애들도 많기는 하지만... 네 말마따나 둘 다 충족하는 처녀는 아무래도 드물기는 해. 에밀리 대신 너를 내어드려도 다른 대안을 마련하시기는 힘들 것 같구나."

 

 

 아멜은 긍정적인 펠트로의 대답에 미소로 화답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에밀리는 복잡한 심경이 되었다.

 

 만에 하나 피드의 취향이 정말 확고해서, 키 큰 언니가 성에 차지 않으면 어쩌지? 평민 주제에 감히 우리 언니를 등한시 하며 바람을 피우기라도 한다면?

 

 에밀리는 불쾌하게 세 자매를 훑던 피드의 시선을 떠올렸다.

 

 그는 예쁜 장식품 내지 전리품처럼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만한 여자를 원하는 것일 게 분명했다. 그런 인간은, 결코 아내를 아껴주고 사랑해줄 위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에밀리는 이 결혼을 자신이 하겠노라고 나설 용기는 나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은 아직 열일곱이고 언니는 곧 스물을 바라보고 있으니, 언니 먼저 시집을 가는 것은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하며 자기 합리화를 해 보려고 노력했다.

 

 

 "그럼 이야기는 이렇게 끝내는 걸로 하자."

 

 "그래요, 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에뮬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그래, 어서 나가보아라."

 

 

 에밀리의 마음이 갈팡질팡하던 새에 아멜과 펠트로는 벌써 이야기를 끝 마친 듯 했다. 펠트로는 하녀와 진득한 시간을 보낼 예정인지 유리의 굴곡진 허리선을 쓰다듬으며 동생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축객령을 내렸다.

 

 펠트로가 지분댈 때마다 움찔 대던 유리가 무언가 복잡한 심경이 담긴 눈빛으로 아멜을 바라보았지만 아멜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망설임 없이 뒤 돌아서 응접실을 빠져 나왔다.

 

 

 "언니.."

 

 "왜 불러?"

 

 "... 미안.."

 

 

 사과를 입에 잘 담지 않는 에밀리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었다. 아멜은 에밀리가 정말 오랜만에 귀여워 보였다. 그녀는 피식 웃으며 손 아랫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미안할 게 뭐가 있어."

 

 "그치만 나 때문에 언니가..!"

 

 

 에밀리는 뭐라 더 말하려 다가 차마 뒷말을 뱉기 힘든 듯 고개를 숙였다. 아멜은 어찌 보면 에밀리 대신 평민에게 팔려가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에밀리에게는 기분 나쁜 내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늘 막내만 티 나게 예뻐했던 언니가 조금 미웠었는데, 그 못지 않게 자신도 아껴주고 있다는 사실을 오늘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속으로 합리화를 하려고 노력하던 조금 전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고개를 숙인 에밀리는 이를 갈며 속으로 계속 반복해서 되뇌었다.

 

 

 '두고 봐 펠트로.. 절대로 순순히 언니를 보내주지 않을 거야...!'

 
작가의 말
 

 어릴 때부터 천방지축이었던 에밀리는, 그녀 자신의 데뷔탕트 무도회에 장남 펠트로 대신 아멜의 손을 잡고 등장해서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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