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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시나의 결혼기록 (완결)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2

결혼이주 여성들의 삶을 소재로 한 로맨스소설입니다. 이 글 속에는 네 명의 결혼이주 여성이 등장하는데 넷 다 중요한 주인공입니다. 네 명의 여성이 한국에서 겪는 결혼생활과 시행착오를 나름 사실적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혼인신고
작성일 : 22-02-04 22:02     조회 : 186     추천 : 1     분량 : 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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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인신고

 

 이반이 요즘 들어 많이 좋아졌다. 시나는 이반이 좀 있다가 러시아도 돌아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나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서 살고 있다. 남편과 아들이 분가를 해서 나와 살고 있는 집에서 잠을 자고, 낮에는 이반이 있는 병원으로 가서 이반을 돌본다.

 

 지원은 부모님 몰래 이반과 혼인신고를 했다. 상민과 헤어지고 난 후, 그녀는 멀리 떠나고 싶었다. 상민과 추억이 배어있는 이곳에서는 그를 잊을 수가 없다고 판단해서이다.

 지원의 부모도 딸이 상민과 헤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같은 동네에서 자란 우현을 지원에게 접근시켜보았다. 하지만 지원은 목석처럼 우현에게 아무 관심이 없었다.

 여기저기 선자리를 주선해서 내보내보았지만 지원이는 어떤 남자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지원은 마음의 상처가 깊은 것 같았다.

 

 시나는 이반에게 양복을 입혀주면서 조근조근 설명했다.

 “오늘 지원이 누나집에 갈거야. 거기 가서 지원이누나 가족에게 인사만 하면돼. 지원이누나 이반 좋아하지? 지원이누나가 비행기타고 이반을 러시아집까지 데려다준대. 그러니까 지원이누나말 잘 들어야 돼.”

 이반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를 다친 후유증인지 이반은 아이처럼 변했고 잘 타이르면 말도 잘 들었다. 의사말로는 이반이 경과가 아주 좋다고 했다. 그리고 친숙한 환경에서 잘 요양하면 예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보다는 러시아로 돌려보내는 것이 이반을 위해서 좋은 일이었다. 그리고 이반을 친동생처럼 아끼는 지원이가 같이 가서 이반을 돌봐준다고 하니 마음이 놓였다.

 그렇지만 시나의 마음 한구석은 찬바람이 부는 것처럼 허전했다. 이반이 떠나고 나면 남겨진 시나는 어떻게 견딜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시나는 참고 견뎌야된다고 생각했다.

 시나는 자신보다 이반이 더 중요했다. 시나는 자신의 명의로 된 땅을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았다. 그리고 얼마후 땅은 팔렸고 꽤 큰 돈을 받았다.

 

 지원의 부모는 시골에 살지만 농토가 넓고 일찍부터 특수작물을 재배해서 목돈을 벌어들였다.

 지원의 어머니 서미래여사는 베트남에서 왔지만 머리가 영리하고 얼굴이 예뻤다. 지원의 아버지이정철씨는 마흔이 넘어서 스무살 서미래와 결혼했다. 그는 직접 베트남에서 온 부인에게 서미래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는 예쁘고 똑똑하고 일 잘하는 자신의 아내가 자랑스러웠다.

 단 한번도 아내 서미래여사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은 또 그렇지 않았다. 자식들이 자라서 혼기가 차자 새로운 문제에 부딪쳤다.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은 항상 있었다. 자녀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웠지만 결혼이민자2세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특히 혼사에서는 말이다. 아무리 당사자가 잘나도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었다.

 그래서 지원이 비슷한 집안 출신의 남자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길 바랬지만, 딸은 잘 사는 집 아들과 연애를 했다. 지금은 또 헤어져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 같지만 내색을 하지 않는다. 차라리 겉으로 표를 내는 것이 더 홀가분할텐데. 하지만 딸이 훌훌 털고 일어나길 바랬다.

 그래서 딸이 러시아로 몇 년 공부를 하러 다녀오겠다는 말을 듣고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딸이 난데없이 갑자기 러시아남자를 사귀었다고 그 남자와 결혼을 해서 떠난다는 말을 했을때는 어이가 없었다.

 ‘상민이와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난데없이 러시아남자를 어디서 사귀었단 말인가?’

 이정철씨는 귀를 의심했다. 딸 지원이는 두 남자를 양다리걸쳐놓고 사귈 아이가 아니었다.

 지원이가 이반이라는 러시아청년을 데리고 집에 왔을 때, 이정철씨의 눈에도 이반은 어디가 많이 아파보였고 나이도 그의 막내아들과 비슷해보였다.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지금 거의 다 나았어요. 이반은 러시아에 가족이 있어요. 그리고 러시아어를 배우러가는데 저한테 많은 도움을 줄거에요.”

 한번 상처받은 딸에게 또 반대해서 상처를 줄 수는 없었다. 이반이라는 청년은 젊고 잘 생겼고, 선한 인상을 풍겼다. 이정철씨의 눈에도 이반이 마음에 들었다. 또 딸 지원이 이반은 교통사고 후유증 때문에 가끔 멍해보이는 것일뿐이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의사가 말했다고 했다. 지금은 약 때문에 머리가 띵한 것이라고 했다. 혹여 상처받은 딸이 평생 남자를 안만난다고 할까봐 걱정했던 지원의 부모는 울며겨자먹기로 러시아남자와 결혼하는 것에 동의를 했다.

 이정철씨는 지원의 동생들에게 연애를 가급적 금지했다. 남은 자녀들은 상처를 받고 지원처럼 어디 멀리 떠나보내지 않을 결심을 한 것이다.

 

 몇 달 후, 이반과 지원이 러시아로 출국하는 날이다. 이반이 시나에게 아이처럼 매달렸다.

 그러자 시나는 이반을 보면서 잘 달랬다.

 “지원이누나와 러시아 집에 가 있어. 그러면 내가 좀 있다가 곧 이반의 집으로 따라갈게. 응? 약속할게.”

 “시나. 내가 잘 돌볼게요. 걱정하지 말아요.”

 “매달 지원씨 통장으로 이반의 병원비랑 필요한 비용을 보낼게요.”

 이반은 연신 뒤를 돌아보면서 지원에게 이끌려서 출구로 들어갔다. 이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어서 가라고. 빨리 가야돼. 비행기 놓치면 집에 못가.”

 시나는 무서운 얼굴을 하면서 이반에게 가라는 손짓을 했다.

 시나는 하늘로 향하는 비행기를 보면서 이반이 떠난 허전함을 실감했다.

 이제 다시는 이반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시나는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지원에게서 시나에게 문자 한통이 왔다.

 <우리 이반의 집에 잘 도착했어요. 이반의 누나와 여동생을 만났어요. 걱정마세요. 가족분들도 모두 좋은 분같아요. 저도 함께 이반을 잘 도와줄게요. 궁금하실 것 같아 연락합니다.>

 

 시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휑했다.

 시나는 새벽에 일어나 손에 잡히는 대로 일을 했고, 근처 공장에 취직해서 자청해서 주말특근을 했다. 가만히 있으면 잡생각이 들어서 견딜수 없을 것 같았다.

 시나는 자신이 번 돈의 절반을 몸이 성치않은 이반을 위하여 러시아의 지원에게 송금했다.

 지원은 전직 경리직원답게 병원비 영수증과 돈의 지출을 정리해서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었다.

 시나의 남편은 시나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온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시나에게 예전보다 더 잘해주려고 노력했다.

 시나의 시부모들은 그런 시나의 남편을 보면서 혀를 끌끌찼다.

 “어이구, 이놈의 세상 망조가 들었지. 내 어서 죽어야지. 이런 더러운 꼴을 보고 살아야되나? 화냥년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니. 말세다. 말세야.”

 하지만 뒤에서만 궁시렁거릴뿐 시나의 앞에서는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

 시나가 떠나면 자신들의 뒷바라지나 몸이 불편한 아들이 더 늙으면 아무도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멀리 사는 다른 아들과 며느리들은 아주 가끔 올뿐이었고, 늘 그들은 직장에 다니느라 바빠서 부모를 돌볼 수 없다고 시나에게 말했다.

 순전히 필요에 의한 이해타산의 결과이지 시부모들은 자신들이 시나에게 무엇을 미안하게 생각해야하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다. 아마 죽는 순간까지 알지 못할 것이었다.

 

 그 후에도 지원은 시나에게 간간히 문자나 사진으로 이반의 소식을 전했다. 이반의 상태가 많이 호전된 이야기나 물리치료를 받는 모습을 찍어서 보냈다. 그러나 이반이 아직도 시나를 기다린다거나 밤이면 혼자 거리를 배회한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

 지원은 이반의 집에서 이반의 가족과 함께 지냈다. 이반은 부모님이 이미 돌아가신 상태였고 누나와 어린 여동생이 있었다. 지원은 이반의 누나와 방을 같이 쓰면서 함께 이반을 돌보았다. 시시때때로 시나를 찾으면서 언제 오냐고 아기처럼 칭얼거리는 이반을 가족들에게만 맡기고 사라질 순 없었다. 지원은 이반의 마음이 아직도 한국의 어딘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마저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면 이반의 마음은 회복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이반의 집 근처에 있는 대학에 입학을 하고 이반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이반이 어느 정도 나았을 때 지원은 이반에게 시나가 준 보내준 돈을 전해주면서 말했다.

 “이게 시나가 바라는 거야. 시나는 이반이 원하는 공부를 계속하기를 바래. 언젠가 모든 일이 해결이 되면 시나가 이반을 만나러 올 수도 있어.”

 지원이 다니는 학교에 이반이 입학했다. 이반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자 지원은 이반과 이혼했다. 지원이 학교에서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빅토르 발레리아노비치였다.

 그는 러시아역사를 전공하는 학생이었는데, 한국에 무척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같은 수업을 듣던 지원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유쾌한 지원은 흔쾌히 수락했다.

 “좋아. 가르쳐줄게. 그대신 내 어린 남편에게 물어봐야해. 하하하.”

 두 사람이 더 가까워졌을 때 지원은 이반에게 위장결혼을 중단하자고 말했다.

 이반은 지원이 그동안 옆에서 도와준 것에 무척 고마워했다. 이렇게 산뜻하고 새털처럼 가볍게 이혼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처음일 것이다. 지원은 이혼한 후에도 이반의 집에서 이반의 가족들과 같이 살았고, 대학교 구내식당에서 새로 사귄 남자친구 빅토르와 서류상의 전남편 이반 데니소비치와 셋이서 자주 점심을 같이 먹었다. 지원이 러시아정교를 받아들이고 빅토르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 이반의 누나와 여동생들은 그녀와 함께 드레스를 골라주고 화장과 머리손질을 도왔으며 지원의 들러리가 되어주었다. 이반도 지원과 빅토르의 결혼식장에서 이것저것 필요한 일들을 도왔다. 그후 지원과 빅토르가 한국으로 돌아올 때 이반은 공항에서

 지원의 옷자락을 붙잡은채 엄마와 헤어지는 아이처럼 소리내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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