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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카데미 最凶이 되었다
작가 : 환영받이
작품등록일 : 2022.2.4

흉수 혼돈의 화신으로 봉인당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0. 서문
작성일 : 22-02-04 14:29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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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저를 챙기는 어른을 만나고 친구를 사귀고 으리으리한 학당에 들어서, 잘난 선배들을 만나고 신비한 요괴와 소환수들을 구경하며 신이 나 어쩔 줄 모른다.

 

  마침내 입학식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인 림 선별식이 시작된다.

  모두들 어느 림으로 선별될까 기대감에 가득 찬 채로 한 명씩 오방신과 대면하는 독대로 들어서고 마침내 요한의 차례가 온다.

  먼저 선별식을 마친 아이들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얼굴로 독대(獨臺)를 나오는 모습을 보았기에 가슴이 한없이 부푼 참이다.

 

  마침내 맞이한 청룡, 주작, 백호, 기린, 현무의 다섯 신수.

  그러나 어째서일까. 신비로운 기운과 태산과도 같은 풍채를 가진 신수들이 흉흉한 눈빛으로 저를 죽일 듯 노려본다. 세상에 태어난 게 잘못이라는 것 같다.

  오로지 한 신수만을 빼고…… 청룡이 싸늘한 기색을 보이고, 주작이 불길로 위협하며, 백호가 으르렁거리는 데다, 기린은 저주라도 내리는 듯한 가운데 현무만이 이쪽을 보고 있지 않다.

 

  마침내 현무가 눈을 뜬다.

  알고 보니 눈을 감고 있었던 것이다. 눈꺼풀을 뜨고서 아이를 바라보는 그 눈빛은 마치 밤하늘의 별빛처럼 보인다.

  꼭 별똥별처럼 눈물 한 방울을 떨군 현무가 속삭인다.

 

  “미안하르라.”

 

  요한이 어리둥절해 하는 가운데 현무는 기다렸다는 듯 그의 장기인 봉인술로 요한을 영영 가둔다.

 

  요한이 애초에 입학식에 온 것도 그 때문이었던 것이다. 림 선별식에서 봉인해버릴 수 있도록. 현무는 오방신 가운데서도 군신이었던 신라의 령을 이은 신수이기에 흉수를 능히 제압할 수 있기에 그렇다.

 

  혼돈과 함께 영원히 갇혀 있게 된 요한은 어둠 속에서 흐느껴 울며 모든 게 거짓이었음을 깨닫는다.

  학당에 다니게 해준 마술사 어른들은 그저 자신을 봉인하고자 했던 거였고, 친구로 사귄 애들조차 봉인되기 전 흉수로 반쯤 각성한 자신을 보고는 공포와 혐오가 가득한 얼굴이었다. 엄마와 아빠가 누군지 찾아주겠다고 하던 상냥한 마술사 누나조차도 눈을 피했다.

 

  하지만…… 요한은 저를 봉인하던 현무의 눈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미안하르라…….

  적어도 그 말만은 진심이었다.

  그 눈빛이 어둠 속에서 별빛처럼 떠오르는 듯하다.

 

  학당에서 배운 술법 그림나래로 스스로에게 환술을 거는 것이다. 흉수와 봉인에 갇혀 죽어가면서도 친구들과 함께 학당을 다니는 행복한 하루하루를 그려내며…….

 

 

 *

 

 

  눈물이 앞을 가렸다. 안구건조증 증상이겠지…… 계속 말라있었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눈을 깜빡거리다 손으로 닦아내고 다시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

 

  부글부글 끓는 가슴 속에서 차오르는 이 퍽퍽하기 짝이 없는 속마음을 뱉어내고 싶었으나,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

 

 

  봉인에 갇혀 스스로에게 환상을 건 채로 버티지만 결국 마력이 바닥나고 나자 더는 스스로 만들어 낸 환상이 아닌,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인한 환각에 사로잡힌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복수를 권한다. 너를 가둔 세상에게 똑같이 되갚아주자고 말이다. 세상이 너를 어둠 속에 가두었듯이, 너도 세상을 어둠으로 뒤덮어버리자고…….

 

  마침내 견디다 못한 나머지 가슴에 찬 원망과 증오를 토해내며 울부짖는다.

 

  - 이럴 거면 태어나고 싶지 않았는데…….

 

  알에서 깨어나던 그 순간을 떠올리는 것이다.

 

  아주 캄캄하고 비좁긴 했지만 아늑하고 편안하던 알 속에 있다가 껍질이 깨지며 빛이 새어들어오자 얼마나 눈이 부시고 무서웠는지 모른다.

 

  알 밖의 세상은 요한을 전혀 반겨주지 않았다. 얼굴의 점에서 퍼져나오는 흉수의 기운 때문에 미움받는 외톨이가 되어야 했으며 그나마 잠깐 품었던 희망도 다시 빼앗긴 채 어둠 속으로 돌아온 게 더 괴롭다.

 

 

 *

 

 

  “xx. x같네, 진짜…….”

 

  ‘xx’까지는 그냥 웃겨서 튀어나오기도 하는 혼잣말이었다. ‘xx, x나 웃기네’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x같네’는 진짜 x같아서 내뱉은 욕이었다.

 

  “개 xx…….”

 

  그리고 앞에 ‘개’가 붙은 건 진짜 xx 같은 나머지 개처럼 짖듯 쌍욕을 내지른 거였다.

 

  자그마치 10년도 더 전에 엔딩을 봤던 게임이다.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라고는 하지만 그 엔딩만은 생생했다.

  갑자기 화면이 팍 꺼져버린 듯한 새까만 창.

  그 가운데 모두에게 버림받고 혼자가 된 아이.

  그리고 떠오른, ‘끝’이란 한 글자.

 

  요즘 나오는 최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최첨단 특수효과나 대형 극장 아이맥스 상영관의 압도적인 화면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작고 보잘 것 없는 그래픽이나, 그 당시 집에 있던 컴퓨터 모니터가 비춘 허접한 게임 화면은 내가 지금껏 본 그 어떤 비극적인 장면보다도 어두웠다.

 

  아니, 어둡다. 아직도 그 어둠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요즘 가상현실 게임도 출시되는 판에 웹 게임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할 테지만, 내가 초딩이었던 당시에는 마우스로 일일히 클릭하며 웹 페이지를 이동하는 식으로 플레이하는 게임들이 많았다.

 

  야호! 코리아.

  국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한때는 세계 1위의 포털이었던 ‘야호!’의 한국 사이트…… 사족은 여기까지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거기서 ‘야호! 꾸러기’라는 어린이 포털을 운영하며 칠 년간 절찬리에 서비스하던 웹게임 <마술학당 즈믄누리>.

 

  지금 하라고 하면 이게 뭐야? 하고 집어치울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에 꾸러기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기 최강의 게임이었다.

  비록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느라 좀 유치하기는 해도 게임성이나 스토리 자체는 꽤 훌륭했다. 주인공 마술사 소년소녀의 모험을 따라 가는 이야기와 아기자기한 그래픽, 그리고 들을 때마다 상상에 빠져들게 되는 배경음악 등 스토리텔링과 연출에 몰입해서 즐겼던 게임이었다.

 

  하지만 어렸을 당시에는 결말을 보고 동심이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주인공이 흉수의 화신이라 봉인당하고 마는 결말을 보게 될 줄이야.

 

  모두를 위해 희생한다는 감동적인 결말이기는 했다. 그래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인데, 좀더 상냥한 결말을 내면 안됬을까.

  그러나 대부분의 유저들에게는 그저 추억으로만 남아있으리라. 숨겨진 진 엔딩을 보려면 그 모든 히든 퀘스트를 수행해야 했으니까. 주 연령대인 초등학생들 가운데 그런 고인물은 드물었으니.

  그것도 아주 교묘하게 숨겨놓았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게임 내 등장하는 최종보스는 사흉(四凶)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 중 최강의 흉수 혼돈까지 물리치고 나면 최종 엔딩을 보게 되나, 이조차 끝이 아닌 것이다.

 

  진 엔딩을 보려면 모든 퀘스트를 깨야 하는데, 숨겨진 조건이 수도 없었다.

  요괴를 퀘스트에서 요구하는 이상으로 잡아야 한다는지, 맵에서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게 배치해둔 아이템을 우연히 발견한다든지, 게임에서 스킵 버튼으로 휙휙 넘기는 대화문도 꼼꼼히 읽어야 한다든지……

  이쯤 되면 아무도 못 찾도록 하려는 게 아닌가 싶은 집념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렇게 생고생을 해서 보게 되는 엔딩은 입학식 때 봉인된 줄 알았던 흉수 혼돈이 학기말에 깨어난다는 거다. 그렇게 모두가 몰살당하고 만다는.

 

  물론, 기껏해야 3등신짜리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노니는 2D 그래픽이라 수위로 따지면 7세 이용가로도 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그 당시 어린 내가 너무 몰입해서 했다 보니까, 그런 예쁜 일러스트에도 불구하고 잔혹한 결말에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지금의 내가 플레이를 한다면 그저 어이가 없어서 웃기나 하겠지. 롤 랭크게임에서 아군 멱살을 부여잡고 하드캐리를 하다가 트롤링에 서렌을 친 적이 수백 번으로 단련된 멘탈이라 배드엔딩 따위는 익숙해진지 오래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소설로 접하고 나니까 오히려 더 몰입하게 됐다. 네다섯 줄 대화문이나, 한두 페이지 배경설명이 아닌, 화당 만 자씩 쓴 스물여섯 편의 비극을 읽고 나니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어릴 때 했던 게임 때문에 마음의 상처가 남았다고 하면 우스인 일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것 같다. 욕이 멈추지 않는 걸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xx…….”

 

  욕 중의 욕은 패드립이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지금 누구 부모님 안부를 욕 삼아 묻고 있는 걸까. 이딴 어이없는 엔딩을 반전이라며 숨겨둔 게임을 만든 제작사? 아니면, 이딴 엔딩으로 이어지는 줄거리를 짠 게임 시나리오 작가?

  그 게임 엔딩이 아주 억장 무너지는 탓이다. 그 게임 스토리를 그대로 베낀 이 소설 결말을 보고 나니 그 한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꽤나 잘 썼다.

  이딴 식으로 올린 걸 보면 취미로 쓴 것 같은데, 설마 첫작인가? 글 많이 안 써본 것 같은 티가 나면서도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내가 비록 유료화도 못 가본 x망한 지망생, 말장난 삼아 ‘망생(亡生)’이라지만, 꼴에 인풋한다고 읽은 건 많아서 독자로서 보는 눈은 높다. 이렇게 감정이 복받치는 글은 오랜만이다.

 

  소설이라는 장문으로 읽어보니 얼마나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이었는지를 더욱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 게임을 하던 주 연령대가 기껏해야 초딩들인데 시나리오 작가가 미쳤나…….

 

  ‘사이코 아냐?’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 작품 소개란을 다시 보았다.

 

 

  작품 제목: <마술학당 즈믄누리>

  작가: 도깨비몬

  작품소개: 흉수 혼돈의 화신이 되었다.

 

 

  소설 제목이 게임이랑 똑같았다. 애초에 그 때문에 클릭을 했고, 첫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정주행했다.

 

  보통 웹소설은 1일 1연재를 하는데, 이건 연재도 아닌, 마지막 화까지 한번에 올려놨길래 작가가 뭐하는 건지 궁금했다.

  보통 유입이라고 해서, 회차를 올릴 때마다 연재 게시판에 제목이 뜨는 걸 보고 클릭해서 작품 소개글을 보고 이거다 싶으면 ‘첫화보기’를 클릭해 읽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20화가 넘는 회차를 한번에 올려버리면 거의 20회의 유입을 포기하는 셈이다.

  웹소설 플랫폼에 글을 올리는 목적, 그러니까, 유료화를 하려는 거라면…… 아니, 애초에 유료화라는 걸 단 한번이라도 생각이라도 해본 사람이면 이런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내가 웹소설 작가 지망생이라서 잘 안다. 아니, 굳이 잘 알 필요도 없이,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그렇다. ‘연재’라는 말 자체가 연이어 올린다는 뜻 아닌가. 처음 5화 정도는 첫날에 올리는 게 관행이라지만, 이건 선을 넘었다.

  거의 수백 회차 정도 되는 장편이라서 일부러 이십여 편 정도 첫날에 올리는 거라면 모를까.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것도 떡하니 완결이라고 나와 있어서 그렇다.

 

  “…….”

 

  할 욕마저 떨어진 그때, 폰 화면이 멋대로 꺼졌다가 켜졌다.

 

  “뭐야, 이거……?”

 

  붉은 피부에 이마에 난 뿔과 부리부리한 눈은 그 유명한 ‘붉은악마’를 떠올리게 만들었지만, 아무래도 해킹이라도 당한 게 아닌가 싶었다. 화면에 제멋대로 악마 면상 띄우는 어플 따윈 깐 적 없으니까.

 

  그런데 눈이 마주친 놈이 씨익 웃더니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수리수리 마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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