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기타
연서
작가 : 희연
작품등록일 : 2022.1.19

그리워할 戀, 글 書.
애정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너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연서인 것이다.

 
09.
작성일 : 22-02-04 02:48     조회 : 185     추천 : 0     분량 : 426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동궁전.

 

 

 

 

 

 휘연은 처소에 가만히 앉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서화를 불러 이야기 해봐야겠단 결심이 섰다.

 

 

 "서상궁."

 

 "예, 마마. 부르셨사옵니까."

 

 "정나인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예.. 그게 지금..."

 

 "무슨 일 있습니까?"

 

 "다름이 아니오라.. 잠시 누구를 만난다고 하여...."

 

 "누구를 만나기에..?"

 

 "..잠깐이면 된다하여 허락한 것인데.. 마마, 송구하옵니다."

 

 "아닙니다, 서상궁.. 하여 지금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그것이..."

 

 

 

 

 

 -

 

 

 

 

 

 동궁전 일각문.

 

 

 

 

 

 동궁전 나인 여럿과 사내 둘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요즘 밖에서는 여인들이 이런 장신구를 많이 하고 다닙니다."

 

 "그렇습니까? 참으로 어여쁘군요."

 

 "또 요즘엔 이게 그렇게 인기가 많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머, 정말입니까? 너무 아름답네.."

 

 

 

 신국에서는 달에 한번 상인들의 궁궐 출입이 가능해진다.

 정해진 날짜에, 공인된 물건들을 가져온

 상인들에 한하여 출입이 허해지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정해진 구역 안에서는 매매 행위를 할 수 있으며,

 소란을 피우는 상인은 즉시 쫓겨나게 된다.

 

 주로 궁녀들과 내관들을 대상으로 판매가 이루어지고,

 간혹 중전과 세자빈이 물건을 구매할 때도 있다.

 직접 사용하기 위해 구매한다기 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행위라 할 수 있다.

 

 반지, 비녀, 노리개 같은 장신구를 판매하는

 상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따금 궐 밖에서 유행하는 소설이 들어올 때도 있다.

 

 

 다들 왁자지껄하게 구경하던 때에 서화만 말이 없자,

 상인 하나가 말을 걸어온다.

 

 

 

 "서화 아씨는 마음에 드는 게 없으십니까?"

 

 "..."

 

 "이 반지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실 듯한데.."

 

 "이리 줘 보시오."

 

 

 서화는 건네받은 반지를 손가락에 끼워본다.

 반지에 무어라 글씨가 써져있는데 얼룩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서화가 손으로 문지르려 하자, 상인 옆에 서 있던 젊은 사내가 깨끗한 헝겊을 내어준다.

 

 

 "...고맙소."

 

 "..."

 

 

 헝겊으로 열심히 얼룩을 닦아내니 글씨가 또렷하게 보인다.

 

 

 '!'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겠습니까?"

 

 "..."

 

 

 

 서화와 사내는 한창 시끌벅적 이야기하는 무리에서 조금 떨어져나온다.

 

 

 

 "궐에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소."

 

 "..그동안 처리할 일들이 많아 바쁘게 지냈소."

 

 "그간 안녕하셨소?"

 

 "그렇소. 서화 자네도.. 안녕하시오?"

 

 "그러하오."

 

 "장신구에는 여전히 감흥이 없는 듯하오."

 

 "....당연한 것을."

 

 "저하께선.. 잘 지내시오?"

 

 "..그러하오."

 

 "빈궁 마마를 모시게 되었다 들었는데.. 그분은 어떻소?"

 

 "마마는... 내게 잘해주시오."

 

 "다행이오."

 

 

 

 형식적인 대화가 오가고, 짦은 침묵이 흘렀다.

 

 

 "고단한 일이 있거든 내게 말해주시오."

 

 "궐에 또 올 것이오?"

 

 "장담은 못하겠다만.. 기회가 된다면 또 오겠소."

 

 "..."

 

 "저하와 빈궁 마마도 잘 모시면서.."

 

 "저하를 위해서라면.. 전 무엇이든지 할-"

 

 

 서화가 말을 하는 순간,

 

 

 

 "서화야."

 

 

 

 휘연이 나타났다.

 

 

 

 "마마!"

 

 

 서화와 사내는 티를 내진 않았으나

 몹시 놀란 것이 분명했다.

 

 

 "내 네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너를 찾았는데.. 서상궁이 여기 있다 일러주었다."

 

 "송구하옵니다, 마마."

 

 "..장신구를 구경하던 것이냐?"

 

 "그러하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은 있느냐?"

 

 "..너무 어여쁜 것들이 많아 아직 고르지 못하였습니다."

 

 "아직 고르지도 못하였는데 이리 담소를 나누고 있어서야 되겠느냐? 마음에 드는 것이 있거든 내 사줄 터이니 말해보거라."

 

 

 휘연은 웃으며 말하였으나, 그 말엔 가시가 있었다.

 서화가 눈치 챌 수 있을 정도의 가시였다.

 

 

 "오랜만에 궐에 들어온 상인이기에.. 그저 잠시 안부를 물은 것뿐이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보거라."

 

 "황송하옵니다, 마마."

 

 

 서화는 다시 무리에 합류해 장신구를 골랐다.

 휘연은 혼자 남은 사내를 흘깃 쳐다보았다.

 

 

 

 ...

 

 

 

 "빈궁 마마를 이리 뵈니 황송할 따름입니다."

 

 

 휘연은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걸 줄은 몰랐기에 사내의 말에 흠칫 놀랐다.

 

 

 "그래.. 자네는 누구인가?"

 

 "화민입니다."

 

 

 상당히 말이 짧게 느껴져 순간 욱했지만,

 휘연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궐 밖에서 사는 자니, 궁궐에서 쓰는 말과 예절은 잘 모를 거라 판단하였다.

 

 

 "서화와는.. 동무인가?"

 

 "...예. 비슷하다 할 수 있지요."

 

 

 

 '동무면 동무인 거지.. 비슷하다는 건 뭐야..?'

 

 휘연은 약간 짜증이 났으나 더 물어볼 것이 있었기에 감정을 억눌렀다.

 

 

 

 "서화와는 궐에서 처음 만난 것인가?"

 

 "...아닙니다."

 

 "그럼 어디서 처음 만난 것인가?"

 

 "아주 오래 전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렇군.."

 

 "헌데.."

 

 "?"

 

 "마마께선 서화에 대해 궁금한 게 많으신가 봅니다."

 

 "내 곁에 두어야 할 이에 대해 궁금한 게 있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라 생각하네."

 

 "이상하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휘연은 자꾸만 말리는 느낌이 들었다.

 사내가 이 대화의 우위를 점했다는 생각에 짜증이 치밀었다.

 

 

 "그래.. 그랬지. 내 괜히 속마음을 들켜서 그리 말했나 보오."

 

 

 짜증이 아무리 치밀어도 휘연은 어리석은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표정과 감정을 숨기는 것에 누구보다 능했기에 차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

 

 

 "제가 예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 혹 무례를 범했다면 용서하십시오."

 

 

 사내가 아주 돼먹은 이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궐에는 매달 들어오는 것인가?"

 

 "전에는 그랬으나 요즘은 다른 일이 많아 자주 못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서화가 많이 반겼나보군..'

 

 

 "다른 일도 하는 것인가?"

 

 "예, 그렇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가?"

 

 "그건.."

 

 

 ...

 

 

 

 "마마, 무슨 얘기 중이십니까?"

 

 

 사내의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리는데,

 서화가 불쑥 끼어들었다.

 

 

 "그저.."

 

 

 휘연이 대답할 말을 생각하며 머리를 굴리던 중,

 

 

 "빈궁 마마께서 장신구들을 어디서 들여오는 건지 궁금해 하셔서 대답해드렸소."

 

 "아.. 그러셨습니까?"

 

 

 '휴.. 다행이다. 자기에 대해 물었단 걸 알면 이상하게 생각했을 텐데...'

 

 휘연은 사내가 적당히 잘 둘러대주어 고마웠다.

 눈치가 제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세자가.. 그때 봤다던 사내가 이 사람인가?'

 

 

 휘연은 그제서야 사내를 제대로 쳐다보았다.

 

 제법 큰 키에, 다부진 손에,

 덥수룩한 머리에, 꾀죄죄한 옷에,

 살짝 그을렸지만 생각보다 하얀 피부에,

 어울리지 않게 총명하고 또렷한 눈.

 

 이상하리만치 조화롭지 못한 모습이었다.

 허나 묘하게 사람을 끄는 힘이 있었다.

 

 

 '서화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자인가?

 이자도 서화를 좋아하나?

 ...

 헌데.. 분명 아까 서화가 저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내가 잘못 들은 것인가...'

 

 

 

 "마마, 왜 그러시옵니까?"

 

 

 휘연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서화가 물었다.

 

 '역시.. 서화는 아직 세자를 좋아하는 것인가?

 그럼 왜 세자에게 솔직하게 말해주지 않는 거지?'

 

 

 "마마?"

 

 

 서화가 다시 한번 묻자, 휘연은 그제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어, 어.. 그래. 뭐라 하였느냐?"

 

 "어디 불편하십니까? 불러도 대답이 없으시기에.."

 

 "잠시.. 딴 생각을 하였다."

 

 

 휘연은 자꾸만 이어지려는 생각을 애써 접었다.

 

 

 "마마, 헌데.. 물어볼 것이 있어 소인을 찾으셨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맞네."

 

 "그것이 무엇이옵니까?"

 

 "그게.."

 

 

 '그냥.. 다음에 물어봐야겠다. 이미 머릿속은 다시 복잡해졌으니.. 정리를 좀 하고 난 뒤에...'

 

 

 "마마?"

 

 "그것이.. 음.. 생각해보니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구나. 신경쓰지 말거라."

 

 "예?"

 

 

 서화는 궁금했으나,

 더 물어보기도 뭐해 그만두었다.

 

 

 

 "자자, 오늘은 이만 합시다."

 

 "다음에 또 오실 거죠?"

 

 "더 예쁜 물건 있으면 꼭 가지고 오셔요."

 

 

 

 한창 떠들썩하던 이들이 금세 조용해졌다.

 나인들은 아쉬워했으나

 상인은 익숙한 듯 이만 서둘러 자리를 정리했다.

 

 

 "화민, 이만 돌아가자."

 

 

 자리를 정리한 상인이 화민에게 다가와 말했다.

 서화는 짐짓 아쉬운 얼굴로 두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만 가보겠네."

 

 

 사내는 서화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며 인사했다.

 

 

 "조심히 가시오."

 

 

 서화 또한 비슷한 얼굴로 답했다.

 

 

 

 '이자와 서화는 대체 무슨 사이인 거지..?'

 

 휘연은 그런 둘을 보며 또 다시 생각에 잠겼다.

 

 

 

 

 "빈궁 마마."

 

 

 화민이 자신을 부르기 전까지.

 

 

 "?"

 

 "저희들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조심히 가시게. 만나서 반가웠네."

 

 "저 또한 이리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그래."

 

 "저.. 마마."

 

 "?"

 

 "선물을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선물?"

 

 "마마께서 좋아하실지는 모르겠으나.."

 

 

 화민은 그리 말하며 휘연의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화민은 그렇게 상인과 함께 돌아갔다.

 

 

 

 

 

 

 

 그러고 다시 처소로 돌아가는 길,

 서화가 휘연에게 물었다.

 

 

 

 "마마, 그자가 준 것이 무엇이옵니까?"

 

 

 

 휘연은 그제야 자신의 손을 펼쳐보았다.

 

 

 자신의 고운 손 위에는 작은 가락지 하나가 있었다.

 소지에 겨우 맞을 듯해 보이는 작은 가락지 하나가.

 

 

 

 휘연은 가락지를 유심히 살피다

 안 쪽에 작게 쓰여진 글씨를 발견했다.

 

 

 

 

 

 

 

 그 가락지 안 쪽에는 이리 쓰여있었다.

 

 

 

 

 

 

 

 

 

 

 

 

 

 

 

 

 因 緣

 

 '인연'

 

 

 

 

 

 

 

 

 

 

 

 

 

 

 

 

 
작가의 말
 

 인연.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23. 2022 / 2 / 27 193 0 6157   
23 22. 2022 / 2 / 26 206 0 7019   
22 21. 2022 / 2 / 24 206 0 3346   
21 20. 2022 / 2 / 22 186 0 6459   
20 19. 2022 / 2 / 20 191 0 3712   
19 18. 2022 / 2 / 16 197 0 6740   
18 17. 2022 / 2 / 14 189 0 5856   
17 16. 2022 / 2 / 13 192 0 4077   
16 15. 2022 / 2 / 13 187 0 4352   
15 14. 2022 / 2 / 11 198 0 3926   
14 13. 2022 / 2 / 10 195 0 3400   
13 12. 2022 / 2 / 9 190 0 4894   
12 11. 2022 / 2 / 7 198 0 6021   
11 10. 2022 / 2 / 6 178 0 4753   
10 09. 2022 / 2 / 4 186 0 4263   
9 08. 2022 / 2 / 2 196 0 3803   
8 07. 2022 / 2 / 2 194 0 3295   
7 06. 2022 / 1 / 30 207 0 3277   
6 05. 2022 / 1 / 29 215 0 3363   
5 04. 2022 / 1 / 27 197 0 2861   
4 03. 2022 / 1 / 26 204 0 3242   
3 02. 2022 / 1 / 21 212 0 2733   
2 01. 2022 / 1 / 20 221 0 1814   
1 서문 2022 / 1 / 20 319 0 92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