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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의 작은 마법사에게
작가 : 파란안개
작품등록일 : 2022.2.1

"내가 사랑한, 나의 작은 마법사."
불타버린 마을.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이사벨은 자신을 구해준 마법사의 저택으로 가게 된다. 그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이고, 자신의 어머니는 세상을 구한 영웅이라는 사실은 평생 고아로 살아온 이사벨에게 어색한 일이다.
이것은 어떤 마법의 이야기.
"어쩌겠어. 사랑한 순간, 질 수밖에 없어. 내가 널 사랑하니까,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싶은 거지."
세상을 사랑하여 구하려는 자. 사랑하는 이들이 살아가는 세계이기에 구하려는 자. 그런 이를 사랑하던 자들.
우리는 당신이 사랑하는 세계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어.
"당신은, 이 세상 그 무수한 것을 사랑하지만… 그중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 그거면 충분해요."
사랑과 마법이 피워낸 성장 판타지
#마법사여주, #성장하는여주, #인외남주, #성장물, #마법사_부모의_사랑은_덤

 
1. 작은 손님
작성일 : 22-02-03 21:30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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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덟 해 평생을 제국 끄트머리의 고요하고 작은 마을에서 살아온 아이가 황제를 알현하게 될 가능성을 고르라는 문제가 있다면 사람들은 망설이지 않고서 0을 답이라 말할 것이다.

  "우선 조사를 진행하던 이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폐하를 알현하러 가면 된답니다."

  그렇다면 이사벨의 경우는 무엇인가? 이것은 가능성과 지문과 정답으로 이뤄진 세상에 대한 반기나 마찬가지다. 이 하나를 두고서 무어 그리 거창히 칭하냐는 이들이 필시 존재할터이나, 이 작은 아이에게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거대한 일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일평생 겪을 리 없는 일의 연속, 심지어 황제의 알현보다 더욱더 무겁고 위태로운 어둠은 그 자체로 두려움을 키워주었기에 무서움은 덜했다. 이사벨은 제 생애 그것보다 무서운 일이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너무나 거대한 무서움은 스스로 장막을 쳐 먼 시선에서 보게 만들고 있었음에도.

  그러나 세상에는 이것과 그것이 별개라고 말하는 자들이 있다. 지금 이사벨의 단장을 도와주고 속성으로 예의를 가르쳐주는 이들이 그러했다.

  시녀의 발걸음은 이사벨보다 한참은 커서, 이사벨은 그 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반쯤 뛰듯이 움직여야만 했다. 서두르는 걸음을 이해 할 수 있었기에, 아이는 별다른 불만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보일 수 있는 정신마저 없던 것에 가까울 것이다.

  허나 조사라고 할 것도 없었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기에도 그들은 대충 묻고 있었다. 그것이 이사벨이 무언가를 볼 수 없는 상황과 정신이었음을 배려하여 나온 것이 아님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쓸데없는 것을 하는 이들의 귀찮음이 섞인 행위다.

  이사벨의 감상은 상황의 개선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저 시녀의 다급함에 밀려 그 뒤를 따라 알현을 위해 가야 했다. 아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왔는데, 아이를 부른 황제는 갑작스러운 업무에 당장 볼 수 없다고 한다. 다들 차라리 잘된 일이라 하였다. 그사이에 다시 외우면 된다면서 말이다.

  이사벨은 손에 들린 종이를 바라보았다.

  황제 폐하.

  제국의 지배자. 모든 백성의 부모. 가장 자비롭고 가장 높으며…

  "그런 존재 아니에요. 어디서 저런 게 시작된 거지?"

  "끄앗!"

  엉성한 비명은 자리한 이들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것에 충분했다. 집무실과 이어진 방에서 기다리던 시녀와 문을 지키던 기사와 비명을 지른 이사벨 자신과 그 원흉인 오스카 전부 놀라 눈이 커졌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허나, 그가 허둥거리고 당황하고 있음은 그것이 일부러가 아니라는 증거였다.

  "…미, 미안해요. 미카한테 하던 버릇이…"

  "아,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저, 근데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건…"

  "아아."

  당혹 지난 오스카의 손가락이 이사벨의 손에 들린 종이를 향했다. 그 행위는, 이사벨의 주의를 돌리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실려 있었다.

 시녀가 쥐여준 종이에는 황제를 알현할 때 해야 하는 일과 예의에 대해 적혀 있다. 절을 하는 행위는 처음이라 모를 터이니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못 배운 것 일터이니 개의치 않으리라는 것이 시녀의 설명이었다.

  그것은 상대가 여덟 살 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고한 황제답지 않게 배려한 것이지만, 오스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황제면 뭐해요. 제국 내 가장 높은 존재면 뭐하나요. 어린아이 한 명에게 양해의 말도 없이 한참 기다리게 하는 것이 뭐가 대단한 놈인가요."

  이사벨은 어쩐지 그 목소리에 담긴 것이 조소라고 생각하였다. 그 눈동자가 약을 달여 만든 것처럼 쓰디쓰다.

  "하지만 폐하께서는 항상 바쁘시다고…"

  "다들 속으며 지낸다니까요. 저거 그렇게까지 바쁜 거 아니에요. 바쁘다면 바보들의 바보짓을 막지 못해서 그런 거지. 저 녀석이 알려진 것만큼 바빴으면, 제국이 훨씬 나은 모습이었을 텐데…"

  이 순간, 충직한 기사가 황제에 대해 함부로 논하는 이의 목을 치지 않은 이유는 상대가 오스카이기 때문이다.

  오스카 뷔체. 기사는 눈앞에 자리한 이의 이름을 다시금 되뇌었다.

  기나긴 역사는 마법으로 쓰여져 있다. 뷔체의 초대 가주는 마법사였으며, 그 피를 따라 마법사가 다수 나왔다. 그들 상당수가 마탑으로 갔으나, 그 안에 뷔체가 있으니. 마탑이 실력으로만 움직여지는 곳이 아니었으면 그들이 휩쓸었을 것이다.

  허나 눈앞의 이는 뷔체의 핏줄이 아니다.

  그는 데릴사위였으나, 그의 실력은 전 가주이던 아내가 죽자 그 자리에 앉게 만들었다. 그것이 오스카라는 개인이 지닌 힘을 잃을까 두려워한 뷔체의 방계가 자신들이 가주가 될 기회를 포기하며 만든 방도임을 모르는 이들이 없다. 재능의 포기를 원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것은 이름뿐인 자리이고 실질적인 것은 그에게 없으나, 이름은 그를 묶어두었다.

  미카엘라 뷔체가 죽은 이상, 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마법사이자 실질적 마탑주는 바로 오스카 뷔체였기에.

  영웅의 죽음 이후 은거한, 황제의 부름도 세상의 위험 같은 거창한 수준에 맞먹을 것이 아닌 이상 거부하던 이가 어찌하여 이리 왔는가.

  기사는 작은 아이를 바라보았다. 소파에 앉으니 그 발이 바닥에 닿지조차 않았다. 시선을 알아챈 아이가 고개를 들자, 새파란 눈동자를 마주하게 된다. 그 안에는 파도치는 생명력 깃들어 있다. '아.'

  기사는 알았다. 누군가의 죽음 위로 평화가 만들어진 과정 속에서 살아온 이는 눈치챌 수 밖에 없었다.

  이 아이는, 아마…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드디어 문 너머에서 들어오란 하명이 내려왔기 때문이다.

  "내가 데리고 가지요."

  함께 들어가려는 시녀도 만류하며, 오스카가 이사벨을 소파에서 내려주었다. 기사가 앞서 걸어가고, 그 뒤를 이사벨이, 그리고 오스카가 걸어간다.

  기나긴 기다림 후 열린 문 너머는 지나온 그 어느 장소보다도 작았지만, 그 안은 온통 책으로 가득하였다. 책과, 책과 책의 향연. 책이 모여서 회의를 여는 것만 같다. 짙은 종이 냄새 또한 나무와 책의 것이다.

  조금 전까지 일에 치여 지친 나머지 쓰러져 있다가 금방 일어난 것 같은 모습을 한 황제의 시선이 이사벨을 지나 오스카에게 향했다. 그의 눈에 깃든 것이 무엇인지, 이사벨도 오스카도 잘 알았다.

  위엄있는 모습을 할지, 허심탄회한 사람의 모습을 할지 고민하는 눈이다.

  "적당히 해요."

  그 고민을 끊어준 것은 당연하다는 듯 오스카였다. 그는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황제를 무시하며 집무실에 마련된 자리에 이사벨을 앉히고, 달콤한 간식거리를 쥐여주었다.

  "너, 그 아이에게 하는 것의 반의반의 반만큼이라도 나한테 해줄 수는 없냐?"

  "네가 잘하면 그것의 반 정도는 될지도 모르는데, 안 하잖아요?"

  "난 노력한다고!"

  이사벨은 생각했다. 저 사람이 진짜 황제라고?

  "너 같은 천재는 내 마음을 모른다는 거다, 이 멍청한 친구야!"

  "내가 왜 네 친구예요?"

  "그럼 누가 친구인데?! 걔는 일단 빼고. 그럼 남는 건… 누르? 걔는 친구 아니잖아!"

  "너에 비하면 걔가 낫지. 넌 누르하고 대화도 제대로 못 나눴으면서 왜 그러는 거예요? 시끄러우니까 닥… …입 다물고 필요한 말만 해요."

  "너 입이 순해졌다?"

  "…벨, 잠시만 나가 있을래요?"

  오스카의 낯이 한껏 온화한 웃음을 그린다. 이사벨이 고개를 끄덕이기 직전, 황제는 두 손을 들었다. 항복 표시다.

  "너 때문에 아이에게 다정하면서도 위엄있는 황제 모습은 날아갔다. 아무튼,"

  건너편의 자리에 황제가 와 앉는다. 이사벨은 긴장에 의해 꾹 쥐어진 주먹에 부스러진 과자 조각으로 엉망 됨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렇게 불러서 미안하구나, 아이야. 자세한 상황은 저 녀석을 통해 들었단다. 조사원들도 네가 상황을 잘 모른다고 말하였고… 맞니?"

  이사벨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그들도 제대로 묻지 않았다지만, 애초에 사실이었다. 할아버지가 빠르게 숨겨주지 않았다면, 그는 살아남는 것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 아이야, 어떻게 하고 싶니? 갈 곳은 정했니?"

  "아뇨. 저, 근데… 할아버지께서 후원자께서 계신다고 하셨어요."

  "후원자?"

  황제, 아이리스는 이상한 말을 들은 사람처럼 눈을 둥글게 떴다. 그런 말이 나오리란 생각 자체를 못 한 사람 같았다.

  아이리스의 눈동자가 오스카를 향했다. 바스러지는 금이 간 낯을 한 친우의 얼굴을 보니 답이 절로 나왔다.

  "원… 말하지는 않은 거야?"

  "……"

  "그래. 알았다, 멍청한 친구야."

  모르는 것은 아이뿐이다. 그 의문을 채워줄 이는 이곳에 없다. 그것은 아이리스가 꺼내는 말이 확증이 되어 건네졌다.

  "그렇다면 그 후원자라는 사람을 알아봐야겠구나. 아는 것 있니?"

  "이것저것 잔뜩 보내주셨어요. 그것 외엔 몰라요…"

  "그래, 그럼 찾는데 약간 시간이 걸리겠구나. 그동안 지낼 곳은… 보통은 보육원으로 보내진단다."

  그 말에 반응한 것은 이사벨이 아닌 오스카였다. 그는 꼭 무언가에 콕 찔린 사람인 것만 같았다.

  "어떻게 할래, 오스카? 이번에도 네가 데려갈 건가?"

  "…애 앞에서 오해의 소지가 생겨나는 발언 하지 마세요, 아이리스."

  "…애초에 네가 그딴 범죄를 저지를 리가 없잖냐. 그래, 설명이 부족했구나. 저 녀석이 가끔 갈 곳 없는 아이 거둬 돌봐주곤 한단다. 또래가 저 녀석 개인 저택 안에 있겠지. 찾으며 기다리는 동안 머물러도 괜찮을 것이란다. 어찌하겠니?"

  의외의 선택지. 이사벨은 오스카를 바라보았다.

  "저, 오스카 님은, 어째서 아이를 거둬주시나요…?"

  물음에 의한 답은 곧장 나오지 못하고 침묵을 만들어냈다. 이윽고 입이 열리면, 동화책의 한 문구를 읽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태어나고 얼마 안 된 시절에는, 세상이 마물과 마왕에 의해 혼란스러웠어요. 그때 마물에 의해 홀로 남은 아이들이 많았지요. 이제 다 끝난 일이라 생각했는데…"

  다시금 생기다니. 오스카는 말을 삼켰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가. 그는 알 수 없으나 알아야 했다.

  "물론 강요는 아니에요. 천천히 정해도 괜찮아요. 썼던 그 방에서 지내도 괜찮으니까."

  "네?"

  "야, 오스카… …아무튼 그건 괜찮단다. 못 정하겠으면 나중에 말해주겠니? 내 바쁘기에…"

  이때 이사벨은 몰랐으나, 오스카나 다른 이들은 알았다. 애초에 그가, 어느 무너진 마을의 아이에게 신경 쓸 시간이 있겠는가. 무너진 곳에 대해 안타까움은 있을지언정, 일일이 만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은 있다. 이사벨은 그 가치는 몰랐으나, 호의는 알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 전부가 호의였다.

  문득 귓가에 속삭임이 들렸다.

  같이 가보는 게 어때?

  그것은 무너진 어둠 속에 있었을 때 들려온 소리와 꼭 닮은 것. 어째서 들리는지 알 수 없는 소리.

  그러나 이사벨은 그 소리를 믿기로 했다.

  "가볼래요."

  아이의 어떤 직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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