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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 세계의 1+1은 2가 아니다.
작가 : 요동치는하트
작품등록일 : 2016.8.31

무공과 마법, 과학과 오컬트가 공존하는 시대.
극동반도의 항구도시, 대산시에서 퇴역군인 유지, 광검사 유미, 전투인형 유나는 서가삼랑이라는 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한 의뢰가 들어오는데...
검이 춤추고 화약이 노래하는 슈퍼액션활극, 지금 시작!

 
- Chapter. 3 - 접촉 (4)
작성일 : 16-10-31 14:49     조회 : 567     추천 : 0     분량 : 7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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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이 깜깜하다. 신경계통에 충격이 간 듯 감각이 온통 엉망이다.

 

 하지만 유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몸이 튼튼하고 팔다리가 날아가도 싸울 수 있는 것이 인형의 장점이다. 정신이 들자마자 송곳에 꿰뚫리는 듯한 텔레파시가 머리를 두들겼다.

 

 <<막아!>>

 

 시야가 확보되자마자 보인 건 코앞까지 들이닥친 칼날. 유나는 기겁을 하며 팔을 들어 막았다. 아름다운 머리칼을 휘날리는 악마가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칼날에 흐르는 기력이 장갑을 뚫고 밀고 들어온다. 최속으로 오른팔의 방어진식에서 얼음방패를 짜내어 덧대었다. 방패가 시간을 버는 사이 머리를 젖혀 칼을 피했다.

 

 “...으윽?”

 

 뒷걸음질을 치는데 균형이 안 맞는다. 그녀는 뒤로 나동그라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머리가 있던 자리로 무시무시한 발차기가 스치고 지나갔다.

 

 운이 좋았다. 그대로 있었으면 초합금으로 만들어진 그녀의 두개골이라도 박살이 났을 것이다.

 

 거리를 벌려야 한다.

 

 급한대로 비장의 수를 꺼냈다. 유나는 자신의 옆구리를 세게 쳤다. 버튼이 눌리는 감촉. 그녀의 배가 부풀었다. 폭파. 가죽으로 만들어진 전투복을 찢고 뛰쳐나온 것은 폭발력을 등에 업은 수 백 수 천 개의 볼베어링이었다.

 

 유나는 자신의 아랫배에 클레이모어를 장착해 두었던 것이다!

 

 “...무슨!?”

 

 다음 발차기를 날리려 하던 이라는 피하지도 못하고 쇠구슬의 세례에 휩쓸렸다.

 

 바바바바바!

 

 급하게 끌어올린 호신강기와 구슬이 충돌하며 엄청난 불꽃이 튀었다. 몸에 부딪히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날아간다.

 

 유나는 충격파와 후폭풍을 타고 몸을 뒤로 굴렸다. 서둘러 몸의 상태를 확인. 상체는 멀쩡하지만 한쪽 다리가 발목부터 날아가 있다. 마음을 가다듬기도 전에 머리 위로 그림자.

 

 몸을 굴려 하늘에서 떨어지는 대검을 피했다. 엄청난 위력. 대지가 폭발하며 충격만으로도 엉덩이가 공중에 뜬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일격을 막은, 아니 방해한 것은 유지였다. 뱌하카라가 유나를 노리자 날카로운 창날로 관자놀이를 찔러 들어간다.

 

 꿰뚫리면 죽고 막아도 충격을 남기는 부위다. 뱌하카라는 공격을 포기하고 고개를 틀었다. 뿔로 창날을 빗겨낸다. 유지가 창을 뿌렸다. 작고 빠른 견제.

 

 “이 놈!”

 

 성을 내며 칼을 휘두르지만 소용없다. 귀신처럼 흘려내며 반격을 해온다. 그리고 공격. 공격! 공격! 미세하지만 창을 잡은 유지 쪽이 사거리가 더 길다. 작은 동작으로 계속해서 견제를 날린다.

 

 힘은 없지만 조금씩, 조금씩 쉬지 않고 숨통을 조여오는 싸움 방식.

 

 당장은 막아낼 수 있지만 안 그래도 큰 기술을 연발해서 지친 뱌하카라였다. 이제는 성가신게 아니라 피가 마르는 느낌이다.

 

 “미꾸라지 같은 놈이…!”

 

 성질이 급한 뱌하카라다. 그는 체력분배고 뭐고 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반응이 없다. 몸끝이 흐릿하게 흔들린다. 악마는 이를 악물었다.

 

 기를 너무 많이 끌어다 썼다. 그 대가로 흑마법사가 부여한 영력이 바닥을 보이는 것이다.

 그는 포기하고 칼을 크게 휘둘러 유지를 떨쳐냈다. 아무리 불같은 성정이어도 오랜 시간을 살아온 전사다. 냉정하게 물러서서 아군의 합류를 기다렸다.

 

 뱌하카라와 크레모아에 날아간 이라가 합류하기까지 잠깐의 시간이 생겼다.

 

 유나는 잘린 발목으로 엉거주춤 균형감각을 잡았다. 상당한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전차도 쳐부술 것 같은 일격에 휩쓸린 것치고는 피해가 적다. 유지에게 텔레파시로 물었다.

 

 <<분명 그 무식한 공격에 당한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거에요?>>

 

 <<유미가 너를 밀쳐내면서 몸으로 그걸 받아냈어.>>

 

 <<뭐라고요?>>

 

 유나가 눈을 크게 뜨며 주위를 살폈다. 폐허더미에 파묻혀 있는 핏덩어리를 발견한다.

 

 유나는 입을 막았다.

 

 엄청난 자국이 소녀의 몸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어깨부터 허벅지까지 무언가에 갈려나간 것 같은 홈이 파여있다. 그만한 공격을 대체 어떻게 버텼는지, 사람의 형태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누워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유미를 향해 달려나가는 유나를 유지가 제지했다

 .

 <<안돼. 눈앞의 일에 집중해.>>

 

 유나의 눈이 사나워졌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성난 텔레파시를 쏘았다.

 

 <<그럼 저렇게 아가씨를 내버려둬요?>>

 

 <<너무 걱정하지 마. 아직 살아있으니까.>>

 

 유지는 방금 전에 유미가 어떻게 공격을 버텨냈는지 보았다. 유미는 아까 유지가 했던 방식으로 공격을 받아냈다. 대력귀검을 뽑으며 금강귀를 신체빙의. 거기에 호신강기를 전력으로 펼쳐 자신의 몸과 칼을 동시에 덩치의 검에 가져다 대어 위력을 줄인 것이다.

 

 <<확실한 거에요?>>

 

 <<아니. 직접 확인은 못했어. 하지만 유미가 저 정도 상처를 입고도 살아있는 걸 본 적은 있지. 살아있을 거야.>>

 

 유나도 본 적이야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유미는 4미터짜리 로봇이 뿜어낸 초음속 펀치를 맞고 만신창이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지금처럼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쌓아온 행적이 없었더라면 유나는 화를 냈을 것이다. 동생이 저렇게 다쳤는데 걱정도 되지 않느냐고, 어떻게 그런 무신경한 말을 하느냐고.

 

 하지만 유미를 찾기 위해 수많은 군부와 PMC의 제안을 거절하고 일개 용병이 되어 세계를 떠돌기로 결정한 것은 유지였다.

 

 도화쟁투의 투기장에서 유미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것도 유지고, 억 만금의 빚을 떠안은 것도 유지였다.

 

 언제나 유미를 믿고 그녀의 선택을 떠받쳐왔던 것 역시 유지였다.

 

 유나는 그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이성을 되찾았다. 분노의 방향을 전방으로 향한다.

 

 <<명령을 내리시죠. 주인님.>>

 

 유지는 품에서 금속통을 꺼냈다. 엊그제 은신처의 정보와 함께 은지에게 받았던 물건이다.

 통 안에는 작은 막대모양의 주사기 3개가 꽂혀있었다. 유지는 그 중 하나를 빼내 허벅지에 쏘았다. 약물이 주입되며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일시적으로 잠력을 격발시켜 신체능력을 향상 시키고 내공을 상승 시켜주는 비약이다. 강한 부작용과 마약 성분 때문에 불법적인 방법으로 밖에 구할 수 없지만 효과만큼은 확실하다.

 

 유지는 약 기운이 몸에 돌도록 기를 활성화시키면서 텔레파시를 이었다. 단 몇 초, 음성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의사를 교환해 나갔다.

 

 <<유미가 빠진 전력으로 정면승부는 불가능해. 도박이다. 목표는 이라. 다른 건 보지 마. 우리 둘이 협공을 해서 한번에 승기를 뒤집는다.>>

 

 <<동작이 너무 빨라서 쉽지 않은데… 제 다리도 성치 않고요. 뱌하카라 쪽을 노리는 게 어때요?>>

 

 <<녀석은 힘을 거의 다 썼어. 이제와서 쓰러트려도 의미가 없어. 혼자 남은 이라한테 다 당한다. 차라리 그 힘을 아껴서 이라를 쓰러트리는데 쓰는 게 나아.>>

 

 <<힘을 다 썼어도 괴물은 괴물이에요. 저희는 칼질 한방에 썰려나갈 걸요. 무시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에요.>>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지금부터 할 일이지.>>

 

 이라와 뱌하카라가 합류했다. 이라는 구멍이 숭숭 뚫린 치맛자락을 털었다.

 

 “이런, 옷이 엉망이 됐잖아? 깜찍한 것들이 여태까지 잘도 버텼네. 칭찬해 줄게. 그러니까 이제 죽어.”

 

 이라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자신의 실력에 절대적인 자신이 있는 자의 표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유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득의만면하게 웃었다. 지켜보던 악마들마저 고개를 갸우뚱거릴만한 미소다. 유지는 당당하게 이라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큰소리로 선고했다.

 

 “예고를 하도록 하지. 우리는 지금부터 너를 노린다. 단기결전. 일점집중! 너를 한 수 만에 끝내고 옆에 있는 돼지 녀석까지 박살내주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에요오?>>

 

 기겁을 한 유나가 텔레파시를 크게 터트렸다. 거짓 정보로 상대방을 교란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실행해야 할 작전을 있는 그대로 상대방 면전에 떠들다니! 약을 하시더니 머리에까지 약기운이 미친 모양이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아군마저 저런데 적군은 어떨까. 악마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라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하? 그건 무슨 장난질이지? 그리고, 너희 둘이 날 협공한다고 내가 당할 것 같아?”

 

 뱌하카라 역시 열이 올랐는지 뿔에서 불을 뿜으며 으르렁거렸다.

 

 “협공은 무슨. 그러면 나는 가만히 있을 것 같냐? 이 새끼들아?”

 

 유지는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는 뱌하카라를 향해 웃어 보인다.

 

 “넌 못 움직여. 이미 함정에 걸렸거든.”

 

 “함정?”

 

 “그래. 딱! 한순간 네 시선을 뺏을 수 있는 아~주 치밀한 함정이지. 넌 이미 그것에 걸렸고 빠져나올 수 없어. 그러니까 거기서 손가락이나 쪽쪽 빨고 계셔. 어차피 아무것도 못 할 거니까.”

 

 “이 씹어먹을 새끼가!”

 

 뱌하카라는 빨간 얼굴을 새하얗게 불태우며 흥분했지만 섣불리 움직이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곧장 달려들지는 않았다. 유지가 어깨를 으쓱했다.

 

 “왜? 내 말이 거짓말같아? 못 믿겠으면 한번 먼저 덤벼보시든가~. 아니면 뭐야? 설마 우리 둘한테 쫄았어?”

 

 뱌하카라의 손끝이 부들부들 떨렸다. 날카로운 이빨이 갈리며 불똥이 튄다. 분노하는 악귀의 모습에 공기가 일그러졌다. 상승하는 내력에 바닥이 주저앉는다. 눈에 보일 정도로 몸끝이 환영처럼 일그러지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악마가 그려내는 무시무시한 형상에 유나가 꿀꺽 침을 삼켰다.

 

 옆에 있던 이라가 싸늘하게 말했다.

 

 “쓸데없는 도발에 흔들리지 마. 멍청아.”

 

 뱌하카라의 기세가 누그러진다. 그러자 유지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풉하고 웃었다.

 

 “하긴, 약한 사람은 겁이라도 많아야지.”

 

 초댕달같이 휘어진 두 눈에는 비웃음이 가득하다. 유지는 생글생글 웃으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안 그래? 이 약. 골. 찌. 질. 아?”

 

 “-----!”

 

 분노가 폭발한 뱌하카라는 무시무시한 괴성을 내질렀다. 완갑을 걸친 손을 곧장 유지에게로 향한다. 흡기염장이 발휘되며 블랙홀을 연상시킬 정도의 인력이 발생. 유지를 빨아들이려했다.

 

 그런 유지의 앞으로 유나가 끼어들었다. 그녀는 유지 대신 흡기염장을 맞았다. 뱌하카라를 향해 날아가며 마지막 남은 방패를 꺼내어 아까처럼 앞을 틀어 막는다.

 

 뱌하카라가 칼을 움켜쥐었다.

 

 멍청한 것! 고작 그딴 장난감으로 내 공격을 막겠다고?

 

 죽여주마!

 

 속으로 외치며 칼에 힘을 불어넣었다. 기공의 힘으로 작동하는 대검의 추진기가 열풍을 뿜었다. 아까와 달리 내공이란 내공을 있는 대로 쑤셔 넣는다. 붉은 강기가 줄기줄기 솟구쳤다.

 

 전심전력을 다한 일격이다. 그가 모시는 상위 악마인 데바투무라도 이 일격 만큼은 정면으로 막는 것을 꺼려했다. 잘난 방패가 있다고 해도 상관없다. 무공의 무자도 모르는 계집년이 막아낼 공격이 아니다.

 

 퍼어어엉!

 

 추진기가 불을 뿜는다. 거대한 칼날이 번개가 되어 쏘아졌다.

 

 그리고 유나와 유지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의 텔레파시가 교차했다.

 

 <<마스터 권한. 안전장치 일시해제.>>

 

 <<소울링크 시스템. 소울 싱크로 80퍼센트!>>

 

 유지와 유나는 소울링크 시스템이라 불리는 영리기술에 의해 하나의 영혼을 나누어 쓰는 운명공동체.

 

 나누어진 영혼 사이에는 소울링크라 칭하는 연결통로가 있다. 둘은 이 통로를 확장하거나 축소함으로써 서로가 주고받는 정보의 양을 조절 할 수 있다. 그것을 싱크로율이라 한다.

 

 싱크로율 10퍼센트 이상이면 텔레파시로 간단한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다.

 

 20퍼센트 이상이면 구체적인 대화와 머릿속의 이미지로 소통이 가능.

 

 50퍼센트 이상이면 각자의 시각, 청각, 촉각 등의 오감을 공유하며 서로의 사고가 섞이기 시작한다.

 

 80퍼센트 이상이 되면 연결고리는 더 이상 이어짐이 아니라 결합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기억이 뒤섞이고 감정이 합쳐진다. 영혼이 겹쳐져 누가 자신이고 누가 자신과 연결되어있는 타인인지 애매모호해지는 수준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 수준이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 있었다.

 

 유나가 방패로 무시무시한 일격을 막았다. 이전처럼 방패를 들이밀 뿐인 방어가 아니다. 방패의 각도, 칼이 휘둘러지는 각도를 순간적인 직감으로 인식. 힘을 흘러내기에 좋은 각도로 방향을 조절한다.

 

 타격하는 순간, 몸의 중심점을 이동시켜 칼이 나아가는 힘을 비스듬하게 흘려보냈다. 방어의 기본 이론에 충실한 동작. 그렇기에 더더욱 이상에 가까운 움직임이다.

 

 방패의 반응장갑이 터졌다. 폭음과 함께 유나의 몸이 날았다. 두 조각나는 방패. 속도가 죽은 대검의 옆면 위로 등을 댄다. 두 다리가 춤을 추듯 회전하고, 묵직한 몸이 물찬 제비처럼 날아올랐다. 화려하게 공중에서 몸을 틀어 무사히 지상에 착지한다.

 

 일류, 아니 초일류에 가까운 고수의 방어기술.

 

 유나는 소울링크 시스템을 이용해 유지의 기술을 빌려와 공격을 피한 것이다!

 

 그녀는 영혼이 완전히 뒤섞이기 전에 싱크로율을 낮췄다. 곧장 이라를 향해 뛰어들었다.

 

 이라가 손을 뻗어 어검을 날렸다.

 

 카카카카카!

 

 강철의 인형은 공격을 몸으로 때우며 캐스팅에 들어갔다. 유나의 오른팔에 박힌 검 모양의 문신으로부터 마력이 솟구친다.

 

 허나 공격을 피했다고 해서 뱌하카라가 무력화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칼 끝을 돌려 무방비상태인 유나의 등을 베어버리려 했다.

 

 타앙!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이 뱌하카라의 얼굴에 박혔다. 유지가 쏘아낸 것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의 공격에 반사적으로 총알이 날아온 곳을 돌아본다.

 

 그곳에는 계약 내용이었던 소년이 있었다. 부서진 폐허더미에 숨어서 앉아 쏴 자세로 이쪽을 겨누고 있다. 겁에 질려 떨고 있지만 그 눈 속에는 용기가 깃들어 있었다.

 

 성현이 총을 쏴서 덩치의 시선을 끌어준 것이다.

 

 그것이 유지가 준비한 함정.

 

 성현에게 작전을 전달하기 위해 큰소리로 예고 따위를 나불거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는 늦었다.

 

 유지는 성현이 만들어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의 허리가 당겨졌다. 비약으로 끌어올린 내공이 끓어오른다.

 

 궁신탄영. 그리고 이형환휘.

 

 궁신탄영은 몸을 활처럼 튕겨 순간적인 속도를 내는 가속기술.

 

 이형환위는 분신을 남기며 고속으로 이동하는 회피기술.

 

 몸을 활처럼 튕기며 동시에 분신을 생성. 신법과 기공을 조합한 이중가속으로 한 순간에 음속을 뛰어넘는다!

 

 엄청난 속도로 유지가 돌진했다.

 

 “......!”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속도. 그리고 어검에 신경이 집중되어 있을 때 생기는 본체의 빈틈.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방심.

 

 이라는 반응하지 못했다. 한순간에 유지의 칼이 목을 치고 지나갔다.

 

 푸화아악!

 

 피가 뿜어져나왔다. 인간과 동일한 새빨간 피다. 무의식적인 반탄기공과 회피로 머리가 떨어져나가는 것은 막았지만 급소를 당했다. 분수처럼 피가 뿜어진다.

 

 유지가 다시 칼을 휘둘렀다. 이라는 가까스로 어검을 회수해 막지만 실책이다. 덕택에 유나가 어검의 견제에서 해방되었다. 순식간에 캐스팅을 마쳤다.

 

 팔뚝의 문신이 빛을 뿜어내며 원통형의 마법진을 형성. 길게 뻗어나가며 기둥이 되었다. 그것이 임계점에 이르렀을 때, 유나가 손을 쳐들었다.

 

 마법진이 소실. 쭉 뻗은 팔을 중심으로 하얀 안개가 분무처럼 솟아 올랐다.

 

 거대한 얼음 망치가 허공에 출현했다.

 

 두께 1미터. 총 길이 6미터인 얼음기둥. 그 끝에 매달린 머리의 크기는 승용차를 두 개쯤 겹쳐 놓은 것 같다. 새하얀 얼음이 유리결정처럼 빛났다.

 

 원소계열 3서클 마법 글래셜 크러셔(glacier crusher)

 

 그것은 휘두르는 게 가능할까 싶은 거대한 얼음망치를 만들어내는 마법. 다른 고화력, 초장거리 마법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비효율적인 마법이지만 무공고수를 상대할 때 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

 

 유나는 이를 악물며 삐그덕 거리는 관절과 톱니바퀴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같은 3서클 마법. 그래비티를 이중으로 캐스팅. 더해지는 중력의 힘을 빌어 망치를 앞으로 기울였다. 유미를 엉망으로 만든 악마를 향해 울화를 쏟아낸다.

 

 “처먹어라아아!”

 

 유나가 망치를 휘둘렀다.

 

 쿠오오오오!

 

 엄청난 파공음과 함께 집채만한 철퇴가 떨어졌다. 거대한 크레인이 쓰러져 넘어지는 것 같은 광경.

 

 이라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운다. 이라는 머리 위로 양팔과 칼날을 교차시키며 호신강기를 펼쳤다.

 

 어지간한 마법은 씨알도 안 박힐 수준의 호신강기다. 하지만 대 무공고수 용으로 만들어진 얼음은 자연적으로 생성된 얼음보다 압도적인 밀도와 강도를 가졌으면서도 마력의 포함량이 적다. 기에 의한 중화현상을 무시하며 그저 압도적인 질량으로 이라를 깔아뭉갰다.

 

 악마와 망치가 충돌하며 굉음이 터졌다. 부서진 얼음파편이 사방으로 튀고 기화된 수증기가 흙먼지와 함께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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