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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 세계의 1+1은 2가 아니다.
작가 : 요동치는하트
작품등록일 : 2016.8.31

무공과 마법, 과학과 오컬트가 공존하는 시대.
극동반도의 항구도시, 대산시에서 퇴역군인 유지, 광검사 유미, 전투인형 유나는 서가삼랑이라는 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한 의뢰가 들어오는데...
검이 춤추고 화약이 노래하는 슈퍼액션활극, 지금 시작!

 
- Chapter. 3 - 접촉 (3)
작성일 : 16-10-31 14:48     조회 : 432     추천 : 0     분량 : 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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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이 승천하는 듯한 수직 각도의 뒷차기.

 

 맞으면 금강귀고 호신강기고 없다. 머리가 터져나간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 조금만 더 힘을 주면 몸이 움직일 것 같은데, 끝내 움직이지 않는다.

 

 유미는 눈을 크게 뜨고 턱 아래로 솟구치는 뒤꿈치를 보았다.

 

 “......!”

 

 발차기의 충격파가 코끝을 스치며 눈앞을 빠져나갔다. 살짝 닿은 것 만으로도 코피가 철철 흐른다. 하지만 머리가 박살나는 것은 피했다. 어느새 다가온 유지가 유미의 뒷덜미를 잡아당겨 발차기를 피한 것이다.

 

 위기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 개자식이 감히 한눈을 팔아?”

 

 유지가 자신을 내버려두고 유미에게 달려간 것에 어지간히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뱌하카라가 허리를 뒤틀었다. 분노의 일검을 쏟아낸다. 불꽃을 등에 메단 광폭한 일격이 유지와 유미를 동시에 썰어버릴 기세로 날아든다.

 

 회피?

 

 늦었다. 너무 가깝다.

 

 방어?

 

 안된다. 유지의 평범한 내공과 기기동장비의 내구도로 공격력이 뛰어난 절정고수의 일격을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유지는 칼날을 향해 자신의 동생을 들이밀었다.

 

 카콰악!

 

 유지는 기기동장비와 금강귀를 걸친 유미의 몸으로 칼을 막았다. 하나 하나였으면 일도양단이 되었을 위력을, 타점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반으로 죽인다. 비스듬하게 칼날 안쪽으로 따라 들어가며 충격을 흡수하고, 동시에 밀어붙이는 힘을 역이용. 후방으로 도약한다.

 

 유지는 유미의 뒷덜미를 낚아 챈 상태로 공중을 날아 바닥에 착지했다.

 

 사람을 방패로 사용한다는 상식을 초월한 방어에 적인 이라와 뱌하카라마저 얼이 빠져 공격을 멈췄다.

 

 염동속박을 풀어낸 유미가 유지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와 바닥을 구른다. 뱌하카라의 검을 막아낸 등짝이 부서질 것같이 아팠다. 몸을 일으키자마자 잔뜩 골이 난 얼굴로 유지를 쏘아보았다.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는지 큼직한 눈에 눈물이 글썽거린다.

 

 “이런 쓰레기가! 동생 몸을 방패로 써?”

 

 “덕분에 살았잖아? 오라버니의 냉철한 판단력에 감탄해!”

 

 “웃기지 마! 죽어! 개자식!”

 

 유지는 유나와 말싸움을 벌이면서 흘낏 성현의 위치를 파악했다. 성현은 그들로부터 30미터쯤 떨어진 골목에 숨어있었다. 총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이 싸움에 낄까 말까 고민하는 눈치다. 그러다 유지와 눈이 마주쳤다.

 

 유지는 그대로 숨어있으라고 손짓을 했다.

 

 앞에서는 패천역륜몰옥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뱌하카라가 말했다.

 

 “저 놈, 겉보기보다 훨씬 괜찮군. 생각보다 재미있겠어.”

 

 이라는 입술을 쓰다듬으며 유미에게 미소를 보냈다. 유미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난 저 꼬마가 마음에 드는데. 인상쓰면서 노려보는 게 너무 귀여워.”

 

 유지가 이죽거렸다.

 

 “이 자식들아. 여기가 무슨 품평회인줄 알아?”

 

 그는 원래의 계획을 갈아치웠다. 성현을 끌어안고 도망치면서 싸우는 것보다는 저 싸움 바보들이 성현에게 관심이 없을 때 정면으로 부딪히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유지는 슬쩍 눈짓을 보냈다. 유미는 심통난 표정이었지만 고개를 끄떡였다.

 

 완전히 회복한 유나가 둘의 뒤에서 몸을 일으켰다. 유지의 텔레파시를 받은 그녀의 손에는 어느새 거대한 쇳덩이가 있었다.

 

 “두 분 다, 잠시 비켜주세요.”

 

 싸늘한 인형의 말. 무언가를 감지한 유지와 유미가 다급하게 사선에서 벗어난다.

 

 8개의 총구가 전방을 향했다. 유나의 손에 들린 무기를 본 패천역륜몰옥자들의 눈이 크게 뜨였다. 좌우로 흩어지며 회피동작을 취한다. 하지만 건물이라곤 나무판을 대충 얽어놓은 것이 다인 달동네다. 제대로 된 엄폐물이 있을리 없다. 유나는 동작이 굼뜬 뱌하카라를 조준했다. 방아쇠를 당겼다.

 

 불꽃이 터져 나왔다.

 

 바아아아아아아!

 

 총탄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모터에 전류가 공급. 원통형의 총열이 회전, 수 개의 노리쇠가 후퇴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분당 3000발의 탄환을 토해낸다!

 

 유지의 기기동무기와 함께 구매한 기관총. 미니건의 위력에 모든 것이 파괴되어갔다.

 

 파바바바바바!

 

 총탄의 빛줄기가 판자집을 가로로 횡단. 건물을 반으로 잘라버린다. 집이 무너지며 나무 파편이 튀고 허리가 끊어진 가로등이 허공을 난다. 무시무시한 파괴의 세례가 뱌하카라의 꽁무니를 따라잡았다. 뱌하카라는 대검을 세워 총탄의 비를 막았다. 엄청난 불꽃이 일어났다.

 

 기를 부어 넣은 대검이 총알을 퉁겨내며 붉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뱌하카라의 덩치가 너무 컸다. 대검의 옆면으로는 몸 전체를 숨길 수가 없었다.

 

 무게와 그 반동 때문에 일반인은 조준은커녕 들고 쏠 수도 없는 미니건이지만 유나는 강력한 근력과 체중을 가진 인형이었다. 미니건을 난사하면서도 부드럽게 옆으로 이동. 총구를 틀어 대검 밖으로 드러난 뱌하카라의 몸을 정밀사격했다.

 

 뱌하카라는 미친듯이 쏟아지는 탄환에 전신을 두들겨 맞았다. 하나 하나는 대단치 않지만 그것이 수 백, 수 천이 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의 입에서 고통어린 신음이 새어나왔다.

 

 “제, 제기랄!”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어지간한 차량까지 센치미터 단위로 갈아버릴 포화를 맞았는데도 뱌하카라는 버텼다. 수백 년 간 내공을 쌓아온 패천역륜몰옥자다운 내공이다.

 

 그렇게 뱌하카라가 버티는 동안 이라가 움직였다. 어검이 허공을 수놓으며 징검다리를 만들었다. 화려한 복장의 악마가 그것을 밟고 새처럼 날아오른다. 매처럼 날개를 접고 유나를 습격했다. 그런 그녀를 유미와 유지가 막아섰다.

 

 “멈추지 말고 계속 쏟아부어!”

 

 유지가 외치면서 화월풍접을 총 형태로 변형. 탄환으로 마녀를 견제했다. 날아드는 어검은 유미가 반시귀검을 휘둘러 막아낸다.

 

 “흥!”

 

 하지만 이라 역시 패천역륜몰옥자. 그녀는 소모를 각오한 듯 호신강기를 피워올려 총알을 막았다. 손바닥에 작은 구멍이 뚫린다. 기공이 실린 대구경탄환을 얻어맞았는데도 속도가 줄지 않는다. 최단거리로 공간을 가로질러 거리를 좁혔다. 유지는 순식간에 총을 창으로 바꿔 곧게 내찔렀다. 이라는 어검 하나를 불러들여 창날을 쳐내고 돌진해왔다.

 

 “쳇!”

 

 유미를 순식간에 제압한 검사와 육박전을 벌이고 싶지는 않지만 물러섰다간 유나가 당한다. 유지가 손목을 퉁겨 손잡이를 비틀었다. 긴 창대가 안쪽으로 접히며 검으로 변한다. 가슴을 향해 찔러 들어오는 악마의 검을 빗겨내고 동시에 발을 뻗어 하단차기를 차단. 크게 휘두르는 칼을 이라가 방어한다.

 

 유지가 내 뻗은 칼 끝에는 총구가 열려있다. 방아쇠를 당겨 기총격을 발사. 이라는 손으로 총알을 방어하며 동시에 팔을 뻗어 장력을 내쏘았다. 유지는 몸을 틀어 장풍을 피했다.

 

 콰앙!

 

 허공을 격해 지른 격공장이 뒤편의 벽에 부딪혔다. 목재를 쌓아 만든 벽에 손바닥 모양의 구멍이 뚫린다. 그리고 폭발.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졌다.

 

 염력과 강력한 영속력을 지닌 악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원거리 기공이다. 일반적인 무공 고수라고 생각하고 거리감을 쟀다간 한 순간에 당한다.

 

 유지가 칼을 막으며 옆으로 빠졌다. 이라의 쾌검에 군데군데 잔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고 있다.

 

 유지가 벌린 틈새로 유미가 파고들었다. 금강귀 신체빙의. 교아귀 도검빙의. 몸을 쏘는 어검을 무시하며 공격 일변도로 이라를 몰아붙였다.

 

 이라는 쌍검으로 태세를 전환. 두 개의 검으로 교아귀검을 얽으며 중단차기로 역공을 가한다. 유지가 창대를 찔러 넣어 발차기를 튕겨냈다.

 

 한쪽에서는 창이 질주하고 한쪽에서는 톱니검이 덮쳐왔다. 검날이 튀고 소매가 펄럭인다. 손과 발이 격결하게 부딪히며 공기가 터져나갔다.

 

 남매의 톱니바퀴같은 연계를 마녀는 잘 막아냈다. 유나에 대한 보호가 약해졌다.

 

 “이야아아아압!”

 

 뱌하카라가 우렁찬 기합소리를 내며 대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전신에서 피어오르는 기파. 불꽃처럼 넘실거리는 기운이 공간을 장악한다. 땅이 바싹 말라 갈라지고 나무조각에 불이 붙었다. 증발한 총알이 증기를 피워내며 추락. 솟아오른 칼 끝에 맺히는 막대한 기.

 

 미니건을 난사하던 유나의 머리속에 경종이 울려 퍼졌다.

 

 뱌하카라가 검을 내리쳤다. 대기가 갈라졌다. 대검이 그리는 궤적을 따라 빛의 띠가 생성. 반달모양의 칼날이 되어 공간을 가로지른다.

 

 싸아악!

 

 불꽃도 튀지 않았다. 무게감 없이 눈앞을 스쳐간 환상의 기술은 단숨에 미니건을 두 동강. 이어져 있는 탄띠를 흩어버리며 유나의 약지와 새끼 손가락을 자르고 지나갔다. 범위 안에 있던 전봇대가 스르륵 미끄러졌다. 무거운 울림을 내며 쓰러진다. 찢어진 전신줄이 땅을 구르며 푸른 전류를 흩뿌린다.

 

 미리 피하지 않았더라면 머리부터 사타구니까지 일직선으로 동강났다.

 

 원거리 기술에 약하다는 무공의 상식을 파괴하는 황당한 내공과 제어력이었다. 기계 몸을 가진 유나마저 소름이 돋는다는 표현을 실감할 정도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내 총이! 삼 천 만원짜리인데!”

 

 핀트가 벗어난 비명에 이라와 싸우던 유지마저 딴죽을 걸었다.

 

 “역시 우리 유나는 대단해! 자린고비가 울고 가겠어!”

 

 “이게 다 누구 때문인지 알기나 해요!?”

 

 입을 여느라 빈틈을 보인 유지의 구멍을 유미가 메꿨다. 양팔을 들어 발차기를 방어하며 소리친다.

 

 “시끄러워! 집중해! 이 바보들!”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전에 뱌하카라가 자세를 갖췄다. 놈은 미니건을 막아내고 무시무시한 검기를 뿜어낸 뒤에도 기력이 넘쳤다. 활화산같은 기운을 피워 올리며 몸을 낮췄다.

 

 안 그래도 붉은 피부가 달군 쇠처럼 달아오른다. 강력한 양강지기를 익혔는지 저절로 삼매진화가 일어났다. 황소같은 양뿔에 불이 붙었다. 불길의 화신이 되어 백열하는 눈동자를 전방으로 향했다. 포효가 터져나왔다.

 

 “뒈져라! 쥐새끼들아!”

 

 남매와 무기를 나누던 이라가 고속으로 후퇴. 뱌하카라의 전방에서 벗어났다. 그 모습을 본 유지가 외쳤다.

 

 “피해!”

 

 쾅!

 

 뱌하카라 주변의 사물이 폭발. 대검의 추진기가 울부짖는다.

 

 붉은 섬광이 서가삼랑의 사이를 가로 질렀다.

 

 콰콰콰콰콰!

 

 충격파가 휘몰아치며 부서진 나뭇가지가 폭풍우가 되어 휘날렸다. 지저분한 언덕배기의 달동네 가운데에 새빨간 줄이 그어졌다.

 

 상상을 초월하는 돌진으로 서가삼랑을 지나친 뱌하카라가 땅에 칼을 박으며 수십 미터를 미끄러져나간다. 놈이 지나간 자리는 모조리 폐허가 되었다. 건물이 쓰러지고 바닥이 뒤집혀 수도관이 터져 나왔다. 휘날리는 파편과 흙 먼지에 뿌연 안개가 피어올랐다. 거대한 괴수가 휩쓸고 지나간 것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단순한 휘두르기가 아니다. 전신의 모공을 통해 기력을 후방으로 급속 방출. 음속으로 내달리며 강기를 두른 몸을 탄환으로 해서 칼과 함께 돌격한다. 나약한 인간의 몸과 내공으로는 시전은커녕 생각해낼 수도 없는 무식한 기술이다.

 

 가까스로 공격을 피한 서가삼랑이지만 모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유미마저도 표정이 질려 중얼거렸다.

 

 “뭐야? 저 말도 안되는 공격은?”

 

 하지만 놀랄 틈도 없이 뱌하카라는 자세를 고쳐잡았다. 허리를 있는 대로 꺾으며 무릎을 굽히고 땅에 발을 박아 넣는다. 포구에 자리 잡는 포탄과도 같은 모습에 모두가 긴장.

 

 콰앙!

 

 다시 한번 예의 그 돌진공격을 실행하는 뱌하카라. 거구가 가속. 살아있는 포탄이 되어 날아간다.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의 과격한 돌진베기.

 

 하지만 저렇게 예비동작이 큰 공격이다. 피하는 건 간단.

 

 모두가 몸을 박차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이라는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빗발치는 어검이 유나에게 쏟아졌다. 순식간에 사지에 틀어박히며 염동속박을 전개. 몸을 묶는다. 동시에 본체는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처럼 유미에게 날아든다. 반사적으로 휘두르는 칼을 정강이받이로 흘려보내며 핑그르 돌아 공중회축을 꽂아 넣었다.

 

 “크윽!”

 

 뛰어오르던 유미가 추락.

 

 제일 성가신 상대와 제일 약한 상대를 동시에 제압한다.

 

 덩치가 휘두르는 검의 궤적에서 빠져나온 것은 유지 뿐이었다. 그가 아차 하는 표정으로 유미와 유나를 돌아보았다.

 

 아무리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감정표현정도는 한다. 그는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썩을!”

 

 거검이 유미와 유나를 동시에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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