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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의 작은 마법사에게
작가 : 파란안개
작품등록일 : 2022.2.1

"내가 사랑한, 나의 작은 마법사."
불타버린 마을.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이사벨은 자신을 구해준 마법사의 저택으로 가게 된다. 그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이고, 자신의 어머니는 세상을 구한 영웅이라는 사실은 평생 고아로 살아온 이사벨에게 어색한 일이다.
이것은 어떤 마법의 이야기.
"어쩌겠어. 사랑한 순간, 질 수밖에 없어. 내가 널 사랑하니까,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싶은 거지."
세상을 사랑하여 구하려는 자. 사랑하는 이들이 살아가는 세계이기에 구하려는 자. 그런 이를 사랑하던 자들.
우리는 당신이 사랑하는 세계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어.
"당신은, 이 세상 그 무수한 것을 사랑하지만… 그중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 그거면 충분해요."
사랑과 마법이 피워낸 성장 판타지
#마법사여주, #성장하는여주, #인외남주, #성장물, #마법사_부모의_사랑은_덤

 
1. 작은 손님
작성일 : 22-02-02 21:25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5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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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벨은 멍하니 아득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온 사방 눈부시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2층까지 훤히 뚫린 홀의 천장은 샹들리에의 찬란함은 보석이 아닌 마법의 것이다. 이사벨은 그제야 오스카의 곁에 자리하던 빛무리가 마법임을 온전히 인지 할 수 있었다. 두려움과 피로는 상식의 떠올림을 늦춘다.

  마법. 세계의 질서인 동시에 세계의 질서를 무너트려 재구축하는 힘. 자연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을 현실에 만들어내는 그것은, 오래 전에는 기적이라 칭해졌던 것이다.

  '그럼, 오스카는 마법사구나…'

  촌장 할아버지의 서재에는 이상할 만큼 마법에 대한 서적이 많았다. 밤 중 몰래 나와 훔쳐볼 때 외에는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던 것들. 관심을 가진 것을 보이면 온화한 할아버지답지 않게 무척이나 화를 내셨다. 몰래 읽는 것으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가득하여 제대로 기억하지도 못한다.

  그것들은 무사할까? 자신이 있던 곳은 전부 무너진 집의 아주 작은 공간이라고 했다. 이사벨은 그 막막한 어둠을 온전히 떠올릴 수 없었다. 떠올려지지 않았다.

  이사벨은 그것이 이 거대한 공간 때문이라 생각했다. 좁은 어둠과, 푸른 장막 너머에 빙 둘러 서 있던 사람들. 작은 공간에서 갑작스레 거대한 공간으로 나온 탓일 것이다.

  거대한 공간을 멀거니 바라보던 시선이 오스카에게로 향했다. 그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재촉 없는 느긋함은 기다리는 것이 반드시, 그리고 아주 빠르게 올 것이란 확신 위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 확신은 정확하였다.

  거대한 홀의 저편에서부터 울리는 발걸음이 매우 다급하였고, 서너 걸음 앞에 도착한 이는 숨이 차 헐떡이는 소리를 내었다. 내뱉는 소리에도 그것이 섞여 있다.

  "아이고, 오스카 님! 황성 내 마법 사용은 금지라고 몇 번을 말씀드립니까!"

  "닥… …시끄러워요."

  "오늘따라 말이 부드러우십니다? 기분이 바닥을 치셨으리라 생각했는데…"

  달려온 이는 황실의 시종이었고, 이사벨은 몰랐으나 오스카와 가벼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높은 사람인 동시에 나름 친밀한 사람이었다.

  시종이 그럴 수 있던 이유 중에는, 기민한 눈치가 포함되어 있다. 그는 굳이 말로 꺼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눈앞의 아이가 푸르고 큰 눈동자로 자신을 올려보고 있었다.

  "생존자인가요?"

  "…네."

  그 목소리에 담긴 참담함을 누가 모를까. 시종은 안타까움과 복잡함, 그리고 어떤 동경이 섞인 눈으로 이사벨을 바라보았다. 이사벨은 마지막 감정이 어째서 존재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이 어떤 방향의 동경인지는 알았다.

  마을에서 가장 큰 밭을 가졌던 집의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게서 그런 시선을 받곤 했다. 이사벨은 그것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그런 시선을 받을 이유는 없다. 특히나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그런 의문을 알아차리지 못한 시종이 몸을 낮췄다. 그제야 고개를 들지 않고서도 온전히 마주 할 수 있었다. 이사벨은 그 눈동자에 서린 안도를 읽었다.

  "…살아있어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이에요."

  그 목소리도. 순수한 안도. 어째서? 영문을 모르는 이사벨을 두고서 시종이 오스카에게 물었다.

  "헌데, 왜 아이를 이곳에…"

  "…그 마을에서 쉬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황제 놈이 준 방, 정리되어 있죠?"

  "네, 물론입니다!"

  씩씩한 대답. 그는 곧장 준비하겠다며 달려갔다. 걸음 소리가 아주 작아져 들리지 않게 되었을 즈음, 곧장 걸음을 옮기려던 오스카는 여태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힘이 조금 더 강해졌음을 알아챘다.

  고개를 숙이자 이사벨이 하늘을 닮은 푸른 눈동자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무릎을 굽히며 시선을 맞췄다. 이사벨의 눈에는 그의 투명한 눈동자에 푸른 빛이 반사된 것이 보였다. 그의 흰 눈동자는 모든 것을 반사하곤 했다.

  "저… 오스카, 님…?"

  "…님은 붙일 필요 없어요. 무슨 일인가요? 많이 피곤한가요?"

  "그, 황성이나, 황제나… 그러니까, 여긴…"

  이 순간, 아니, 손을 잡고 이곳으로 온 그때부터. 오스카는 분명 실수를 하였다.

  "아, 맞아요. 수도의 황성이랍니다."

  자신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에 함께 온 이에 대해 적절한 배려를 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의 작은 입이 동그랗게 커졌다. 이사벨은 자신이 살던 마을이 제국 내에서도 특히 끄트머리 쪽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수도로 가려면 말을 타고서 몇 날 며칠을 가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황성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임을 잘 알았다. 자신과는 연이 전혀 없는 곳이다.

  그런 곳에 오게 되었다.

  하루종일 현실감이 하나도 없다. 애초 현실적인 것이 없었다.

  "오스카…. 님은, 높은 분이신가요…?"

  이사벨은 자신의 물음에 오스카가 쓴 미소를 그리는 것을 보았다. 어째서인지 알 수 없었다.

  "높은 사람은 아니랍니다. 단지 그가 시키는 일을 자주 해주다 보니 이 정도의 오감은 문제가 없는 정도에 불과하지요. 물론, 그처럼 잔소리하는 이들은 있으나 문제없답니다."

  무릎을 바닥에 대어 시선을 낮추었던 오스카가 그 몸을 일으켰다.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긴 금빛의 머리카락은 실크의 흔들림 같다.

  "오늘은 우선 이곳에서 자도록 해요. 내가 쓰는 방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면 될 거예요."

  "오스카 님은요…?"

  "나는 해야 할 일이 있답니다. 어른은 가끔 밤에도 잠들지 못할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아이는 밤에 푹 자야지요. 그래야 건강해지니까."

  오스카가 걸음을 한 발 디뎠다. 그것은 신호였다는 것처럼 앞서서 걷지는 않았다. 이사벨이 따라 바닥을 디디며 걷기 시작하자, 그제야 걸음을 맞추듯이 천천히 걸었다. 꼭, 이것을 아주 오래 해 온, 혹은 연습을 해온 사람인 것만 같았다.

  맞춰주는 걸음 사이로 섞인 목소리는 걱정을 실은 것이다. 무섭지는 않았나요. 아픈 곳은 없나요. 힘들었다거나, 다른 무언가 있으면 언제든 말해주세요. 그것이 진심이라는 것 정도는 이사벨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진솔하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이사벨의 의문은 말로 뱉어지지 않았다. 단지 자신을 살려준 이의 손을 꾹 잡고 있을 뿐이었다.

  그 손을, 화려한 문양이 그려진 문 앞에 당도할 때까지 놓지 않았다.

  손을 먼저 놓은 것은 오스카였다. 거대한 문을 열자, 그 안은 지나온 홀 못지않은 화려한 방이다. 한 사람이 쓰기에는 지나치게 크다. 가뜩이나 작은 이사벨이 안으로 들어서자, 이사벨은 더욱 작아 보였다.

  그런 이사벨이 방안을 둘러볼 수 있도록 기다린 오스카는, 마주한 이래 계속 그랬던 것처럼 시선을 낮춰 이사벨이 바라보기 편안하게 해주었다.

  "나는 이만 가봐야 해요. 아마 정오는 되어야 돌아올 수 있겠지요. 그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이들은 아마 없을 거예요. 그러니 원하는 때까지 푹 자도록 해요. 필요한 것은 저들이 챙겨줄 것이에요."

  이것은 무수한 배려였다. 이곳까지 데리고 온 것도, 그 전의 행동도. 전부 그랬다. 불편한 것 하나라도 없게 해주기 위해 조심스럽다.

  "고, 고맙습니다…"

  자그마한 물음에 대한 답은 작은 미소였다. 오스카는 그제야 몸을 일으켰고, 그는 곧 문 너머로 나갔다. 닫히는 문 틈새로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살아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분명히 들었으나, 곧이어 들린 문 닫히는 소리에 의해 온전히 닿기도 전에 흩어진 소리. 이사벨은 눈을 느릿히 끔뻑였다.

  홀로 남았다.

  이사벨은 촌장 할아버지와 살던 집보다 넓은 것만 같은 방을 동그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마법으로 작동되는 등이 달린 방안은 적당한 빛과 적당한 어둠으로 이뤄져 있다.

  내부에 자리한 물건은, 모르는 눈으로 보아도 온통 귀하고 값비싼 것들로만 이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주 작은 마을 출신인 이사벨은 자신의 환경을 부끄러워하는 아이가 아니었지만, 이 모든 것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상황이 그 누구에게도 어울리지 않았듯이.

  이사벨은 푹신한 카펫을 밟는 것조차 머뭇거렸다. 척 보아도 비싸 보였으니까. 허나 긴 고뇌 끝 발을 올린 순간, 그 감촉이 집에 있던 동그란 카펫의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하였으나, 익숙한 느낌은 안도를 부른다. 온갖 감정과 생각이 한 쪽으로 떠밀려져 있기에 그 안도는 기꺼운 것이었다.

  덕분에 이사벨은 커다란 침대 위에 놓인 풍성한 잠옷에 손을 뻗는 것 또한 망설이지 않았다. 그것 또한, 할아버지가 말한 후원자라는 사람이 보내주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후원자…'

  이사벨은 그것이 부모 없는 자신을 위해 할아버지가 한 거짓말이라고만 생각하였다. 그런 존재가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것들에 비하면 생김은 한없이 수수하지만, 감촉이며 흔들림의 차이가 전혀 없던 것들을 떠올리면 그 생각을 철회해야만 했다.

  갈아입은 옷은 부드러웠고, 손에 들린 입고 있던 옷은 이제 보니 온통 엉망이었다. 그런 상태임을 자각하지도 못하였다. 그것을 방에 놓인 의자 위로 걸쳐놓은 이사벨이 침대 위로 올랐다. 놀라울 만큼 푹신하였다.

  부드럽고 따뜻하며 푹신한 침대 위로 몸을 눕히자 그것이 온곤히 몸을 감싸온다. 따스함 속에서 이사벨은 생각했다.

  '오스카 님… 좋은 사람 같았으니까… 부탁드리면… 후원자…라던… 그 사람을… 찾아줄지도…'

  모른다고. 그 생각은 채 다 이어지지 못했다. 푹신한 침구가 이사벨을 따스히 감싸준 덕분에 금세 잠든 덕분이었다.

  *

  이사벨이 눈을 뜬 것은 한참이 지나, 세상이 새파란 하늘 아래에서 활기찬 사람들의 발자욱과 지붕에 서린 햇살이 모두 눈부신 시간이었다.

  이미 점심은 물론, 오후의 티타임 또한 챙기고도 남았을 시간. 피곤함과 지침과 불안함과 안타까운 온갖 것들은 이사벨을 꽁꽁 묶어두었고, 이사벨은 그것들이 제풀에 흩어질 수 있도록 긴 잠에 빠져 있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눈을 뜨자 흰 햇빛이 새파란 하늘 위로 하늘거리고 있음을 본 순간 몸을 벌떡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허둥거리는 몸이 침대에서 내려가려는 찰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깨어나셨나요?"

  "네, 넷…?!"

  아이의 목소리는 누가 듣더라도 당혹스러움이 실려 있었고, 그 때문에 문을 연 시녀의 낯은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 무엇 때문에 그리 당혹스러운 것인지 모르는 탓이다. 그것은, 침대에서 엉거주춤하게 내려서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막 깨어난 모습이라는 것을 보고서야 사라졌다.

  "평안히 주무셨나요?"

  "네, 네…! 덕분에…"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조금 서둘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도 될까요?"

  "무슨… 일이 있나요?"

  이사벨이 눈을 어리둥절히 깜빡이며 묻자, 시녀는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고민된다는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황제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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